동남 방언

李相揆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Ⅰ. 고대 국어의 기층 방언


  동남 방언1)

은 다른 지역 방언과 달리 성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고대-중세 국어로 소급되는 언어 특징이 많이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고대 신라의 중심지역이었다는 점에서 일찍부터 국어사 연구나 방언 연구의 측면에서 주목을 받아 왔다. 
  동남 방언은 한국어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다. 그러므로 동남 방언의 성격을 규명하는 데 있어서 이 방언의 형성 과정을 먼저 이해해 둘 필요가 있다.
알타이어 공통조어로부터 분리되어 나온 한어계는 마한, 변한, 진한이 있었는데 이들은 백제어, 가야어, 신라어로 발전되었으며, 이들은 상호 언어적 성격이 매우 가까웠던 것으로 추정된다. 동남 방언은 신라어와 가야어의 기층 언어였던 진한어와 변한어를 중심으로 발달된 방언이다. 곧 진한어에 뿌리를 둔 경상북도 방언과 변한어에 뿌리를 둔 경상남도 방언이 매우 유사한 것만은 사실이다. 
  진한계 12소국 가운데 육부로 구성된 사로국(斯盧國)이 신라로 성장 발전됨으로써 그 언어가 점차 신라어로 확대되는 과정으로 파악될 수 있다. 사로어에 바탕을 둔 신라어는 6세기에 가야를 통합함으로써 변한어를 유입하여 그 언어 영역을 확대하였다. 이후 신라 진흥왕 때(540-576년) 가야를 통합하였으며, 마침내 7세기(676년)에는 삼국을 통일함으로써 마한어까지 유입하여 한반도의 언어는 신라어를 중심으로 새롭게 통합되었다. 
  10세기초(918년)에 고려가 건국되고 936년에 후삼국을 통일함으로써 수도는 경주에서 개경으로 옮겨졌다. 이로써 중심 언어권이 경주에서 개경으로 옮아가게 되어 개경말을 중심으로 한 한반도의 중부 지역의 언어가 언어적 통합의 중심축이 되었다. 그러나 이 사건은 동남 방언이 기층어의 기능을 담당하다가 그 권위를 중부 방언인 개경 또는 한양의 방언으로 넘겨준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는 이러한 한국어의 형성 과정에서 경주 지역을 중심으로 한 신라어가 한국어의 모태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행정구역이 경남과 경북이 분할된지 겨우 100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언어적으로 보아도 경남 방언(특히 경남의 동부 방언)은 경북 방언과 상당한 구조적 차이를 보이고 있다.2) 이 단계는 동남 방언의 내적 변화라는 관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II. 동남 방언의 음운


1. 음운 체계

  (1) 음소 체계
  동남 방언의 모음 체계 가운데 '에'와 '애' 그리고 '으'와 '어'의 대립은 지역적 차이를 보여준다. 곧 경북 지역에서는 '에'와 '애'는 대립을 보이지 않지만 경남 방언에서는 서부 경남 지역인 '남해, 하동, 사천, 고성, 진주, 산청, 함양' 지역에서만 대립을 보인다.3)

이와 역으로 '으'와 '어'의 대립은 경남 지역에서는 대립을 보이는 지역이 없으나 경북 북부 지역인 '울진, 봉화, 영풍, 상주, 의성, 금릉' 등의 지역에서는 대립을 보여준다.4)  
  다음으로 '위', '외'는 동남 방언에서는 단모음이 아닌 이중모음으로 실현되는데 '외'가 모음 아래에서는 경남 서북 지역에서는 '웨'로 그 외의 지역에서는 '에'로 실현되며, 자음 아래에서는 주로 '에'로(되-데, 괴롭-게럽) 또는 '오'로(괴롭-고롭) 실현된다. 경북 방언에서 '외'는 모음 아래에서는 이중모음 '왜'로 자음 아래에서는 중화된 '애[E]'로 실현된다. 
따라서 동남 방언은 지역에 따라 단모음 체계는 6모음 내지 7-8모음 체계이며, 상관 대립 체계는 조음 위치에 따라 [전] : [후] 대립 체계와 [고] : [저] 대립 체계, 원순성 유무에 따라 [원순성] : [비원순성]의 대립 체계를 보이고 있다.
  이중모음은 대체로 /(yE), y∃, yu, yo, ya/와 /wi, wE, w∃, wa/와 같이 대략 9개가 있는데 자음 아래에서는 이들이 모두 단모음으로 실현된다. 자음 아래에서 이중모음이 실현되지 않는 것이 이 방언의 특징이다. 이 방언에서는 자음 아래에서 이중모음의 단모음화 시기는 선행자음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자음 체계에서는 'ㅅ'과 'ㅆ'의 대립이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경북 지역에서 /ㅆ/이 음소로 존재하지 않는 지역은 대구를 중심으로 하여 청도, 경산, 달성, 칠곡, 고령, 군위, 영천, 경주, 청송, 포항, 영덕 지역, 곧 낙동강의 동쪽 지역으로 'ㅅ'과 'ㅆ'이 비변별적이다.5) 이와 같은 맥락에서 경남 지역도 동북 지방에서는 'ㅅ'과 'ㅆ'이 변별되지 않고, 서남 지방에서는 변별된다.(金永泰, 1975:8) 곧 'ㅅ'과 'ㅆ'의 대립 유무는 경남북간에 걸쳐 분포되어 있는데 김해-밀양-창녕-의령-합천-고령-성주-칠곡-선산-상주로 이어지는 낙동강을 경계로 하여 동과 서로 구분되고 있어 자연 환경과 방언 분화의 상관 관계를 알 수 있다. 오늘날 이 방언에서는 'ㅅ' 과 'ㅆ'의 변별력은 학교 교육의 영향으로 세대간 차이를 보이고 있다.

  (2) 운소 체계
  동남 방언은 성조가 실현된다는 측면에서 다른 방언과 차이를 보여준다. 그런데 경상북도 지역과 경상남도 지역간에는 성조 체계의 차이가 있다. 곧 경북 방언에서는 '고조, 저조, 저·고조'의 세 가지 성조소가 있으나 경남 방언에서는 '고조'와 '저조'의 성조소가 대립을 보인다.(최명옥, 1998:426)

2. 음운 현상

  (1) 어중 유성자음
  역사적으로 ''에 대응하는 어형이 오늘날의 동남 방언에서 'ㅂ'으로 나타나는 예들은 명사(누부, 골뱅이, 말밤)와 동사(더럽-, 곱-, 눕-, 덥-)에서 흔히 관찰되며, 'ㅸ'이 탈락한 예도(->되-, 수->술, 돕[助]>도아) 함께 존재한다. 따라서 동남 방언에서는 형태소 내부의 환경에서나 형태소 경계의 환경에서 'ㅸ'이 'ㅂ'으로 대응되거나 또는 'ㅸ'이 '오/우'로 대응되기도 한다. 그리고 '굽-', '눕-'은 옛날 변한 지역이었던 서부 경남 지역인 창원, 함안, 의령, 산청, 함양, 거창 지역에서는 '꾸ᅙ-', '누ᅙ-'으로 어간이 재구조화되었다.(최명옥, 1998: 432)
  역사적으로 ''에 대응하는 어형이 오늘날의 경상 방언에서 'ㅅ'으로 실현되는 예들은 명사 '가실[秋], 지심[雜草], 부석[廚]' 등이 있고, 동사로는 '쪼사[琢], 주서[拾]' 등이 있다. 이 방언에서는 ''과 'ㅅ'의 대응(잇[繼]-, 젓(이)-, 낫[瘉]-, 붓[腫-])을 보이는 예와 ''과 '∅'의 대응(짓[作]-)을 보여 주는 예도 있다. 
  어중 '-g-'의 실현 양상은 어휘부 내부에서의 환경과 형태소 경계에서의 환경이 차이를 보인다. 곧 어휘부 내부에서는 '모래/몰개, 시다/시구럽다', '노루/놀래, 모래/몰개'에서처럼 어휘부 내부에서의 어중 '-g-'이 탈락하지 않고 잔존하는 현상은 동남 방언의 독특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형태소 경계 특히 파생 구조에서 어중 '-g-'의 탈락 현상은 중부 방언에서도 어휘에 따라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매우 많다. '얽-'에서 접사 '-개/게-'와 결합하여 파생된 '얽개'와 '빗[幯]'이 복합한 '얼레빗'과 '얽게빗'이 경기도 지역까지 분포된다.

  (3) '에 > 이'현상
  동남 방언 가운데 경북 지역과 경남 지역을 구분하는 또 하나의 큰 특징으로 들 수 있는 것은 '에'의 변이형 분포이다. 물론 '에>이'로 되는 현상은 전국에 두루 실현되지만 이 지역에서는 다른 어느 방언에서 보다도 더 강하게 일어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단순히 '에'만이 '이'로 바뀐 것이 아니라 이중모음이 단모음이 되어 나타난 '여>에'도 '이'로(비(베), 시금(세금), 태비;티비(퇴비), 메느리;미느리(며느리)) 바뀐다. 특히 경북 서북 지역에서 그렇다. 그러나 경남 지역에서는 '여>에' 변화에 의한 '에'는 '이'로 교체되지 않는다. 
  곧 '게[蟹]'가 서부 경남 지역에서는 '게'로 실현되며, 나머지 동남 방언에서는 '기', '끼:'로 실현된다. 특히 이중모음 '여'가 자음 아래에서 단모음화된 '병(甁)'은 경남 울산, 양산, 김해, 창원, 거창, 함안, 의령, 산청, 함양, 거창 지역에서는 '뱅'으로 나머지 지역은 '빙'으로 실현된다.
  이처럼 경북 지역에서는 '에'나 자음 아래에서 '여'에서 축약된 '에'나 이중모음 '웨'나, '외'에서 변화된 '웨'가 자음 아래에서 변화된 '에'도 모두 '이'로 실현된다(최명옥, 1998:433 참조. 게[蟹]/기, 병(甁)/빙, 메[膽]-/미-, 펴[伸]-/피-, 쇠[老]-/시-) 그러나 경남 지역에서는 경북과 인접한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에'로 실현되고 있어 '에>이' 변화는 경북 지역에서 경남 지역으로 확산되었음을 알 수 있으며, 이를 기준으로 하여 동남 방언의 하위 방언권 구분이 가능할 것이다. 

(4) 어말자음군
  어간말자음군 ''과 ' '은 'ㅂ'과 'ㄱ'으로 ''은 동남 방언에서는 'ㄹ'로(돐) 실현되며, ''은 대체로 동남 지역 및 동북 지역의 말에서는 'ㄹ'로, 서북지역 말에서는 'ㄱ' 또는 'ㄱㅎ'로 실현된다.(갑시[값이], 넉이[넋이], 달을, 닥을, 닥클[닭을], 흘을, 흑을, 흑클[흙을])로 실현된다. 

(5) 어간말자음의 재구조화
  동남 방언에서는 어말자음 'ㅎ'이 'ㄱ'으로 활발하게 실현된다. 예를 들면 '앍아도(앓아도), 닳아도(닭아도), 올기(오리), 문골기(문고리)' 등이 있다. 그리고 어말자음 'ㅅ'이 'ㄱ'으로 대응되는 '그륵(그릇)[器]', '짓다'의 옛말인 '찍다'의 '찍+아도'가 '찌:도'로 실현된다. 동남 방언에서는 중부 방언과 다른 어간말자음의 재구조형이 매우 많다. 어간말자음의 재구조화에 의해 방언 차이를 보이는 '떫-(뚫-), 헗-(싸-), 넣-(옇-), 짉우-(기르-), 야프-(얕-)'와 같은 예가 있다.

(6) 전설고모음화
  형태소 내부에서의 전설고모음화 현상은 통시적 결과로 형태소 경계에서 체언의 경우 어간과 격조사 간에는 전설고모음화가 제약을 받지만(빛을/*비칠) 용언에서 어간과 어미 사이에서는 전설고모음화가 적용된다(빗으니/삐시이)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방언 분화형에서 반영되는 이러한 형태음소론적인 제약의 원인에 대한 규명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III. 동남 방언의 문법


  이 방언의 문법 형식 가운데 격조사, 종결어미, 접속어미, 선어말어미에 대해 특징적인 것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격조사

  동남 방언의 격조사에서 몇 가지 특징을 들면 다음과 같다. 경북 북부 지역에서는 주격조사인 '-이가'가 '가심(가슴)이가 아푸다', '용이가 머리를 들고'처럼 자음으로 끝나는 명사에 두루 쓰인다.6)

  속격조사는 선행 음절이 자음인 경우 '-으'로 모음인 경우 '-이'로 실현되며, '-ㅣ'모음으로 끝난 경우에는 생략된다.
  이 지역의 독특한 대격조사로 '-로'와 '-으르(ㄹ)'가 있다. '-로'는 모음이나 '-ㄹ'로 끝나는 명사에서 실현되며, '-으르(ㄹ)'는 '바다로 보고', '물로 묵고', '사람으르(ㄹ)보고'에서처럼 동해안 지역을 따라 분포되어 있다. 
  여격조사로는 동남 방언에서는 '-한테, -인데, -더러, -대고, -잩에, -보고, -손에'와 같은 표지들이 실현되는데 이들은 여격조사 특수조사로서 실사에서 허사화 과정에 있는 것이다.
공동격조사는 '-하고'와 '-캉'이 있다. '니하고 내하고', '니캉 내캉'처럼 쓰인다. 표준말의 '-은' 또는 '-는'에 해당하는 이곳 말은 '-으느(ㄴ)', '-을랑'이다. '양으는 낮이고 음으는 밤이지', '그 사람을랑 두고 가자'처럼 쓰인다.
  이 방언에서 호격조사는 매우 특징적이다. 존칭호격인 경우 동남 방언에서는 '-예'가 주로 실현되며, 경남 방언에서는 '-요'가 실현된다.
동남 방언에서 또 하나의 특징인 문말에 실현되는 '-이'를(아베요 오늘 장아 가니대이)에 대해 權在一(1982)은 문종결격조사로 처리하고 있으나 다른 곡용의 패러다임에 적용되지 않으므로 격조사로 처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동남 방언에서의 특수조사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정인상, 1998:942. 참조.)

주제:
여격:
비교:
선택:
시발:
한도:
각각:
열거:
의문:
은, 는, 느, 노, 으는, 이노, 야, 사, 일랑
한테, 인데, 인테, 자테, 저테, 더러, 떠러, 뚜로, 손에, 대고, 보고
하고, 거치, 가치, 보다, 부다, 보담, 카마, 만, 만큼, 만쿰, 만침, 만치, 맨지로, 맨치로, 맨크로
도, (이)나, (이)나따나, 만, 마는, 마, 백께, 백끼
부터, 부텀, 부텅, 버턴
까지, 꺼지, 꺼정, 꺼징, 개정, 조치랑, 마장, 하부랑, 하고랑, 하고설랑
마다, 마당, 석, 썩
이니, 이야, 이고
로, 고, 가

  이 방언에서는 주제격조사의 변이형으로 '-으는', 대격조사가 '-으를'로나 '-으로' 실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격범주에 따른 격조사의 미분화 상태의 고형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부터'는 '-버텀', '-까지'는 '-꺼정', '-보다'는 '-보담', '-이야'는 '-이사', '-조차'는 '-조창', '-커녕'은 '-켕이는'로 실현된다.
특히 동남 방언은 한국어 방언에서 기층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특수조사에 대해서도 면밀한 형태소의 분석 작업과 이를 토대로 통시적인 격조사 형태 구성의 과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길 기대한다.


2. 종결어미

  설명형 어미를 보자. 해라체 어미로는 '간다, 가니더, 잡는다, 좋다, 거짓말이라, 거짓말이래'의 '-(는)다, -더, -라, -래'가 있다. 특히 '-ㅁ니더'와 '-심더'는 이 방언의 설명형 어미 가운데 가장 독특한 형식이다.
하게체 어미로는 '내가 아는 사람이네'의 '-네'가 있다. 하소체 어미로, 경북 남동 내륙 지역과 경남 지역에서는 '-음니다'와 '-심더'를, 경북 서북 지역에서는 '-여'가 실현된다. 그런데 대구 지역의 말에서는 '집에 가는 구마', '집에 가느마'라고 하여 '-는구마' 또는 '-느마'를 하소체 어미로 특별히 쓴다. 하이소체 어미로 경북 서북 지역 말에서는 '머리가 아파요', '날이 따시네요'라고 하여 '-(아, 지, 네)요'를 쓰며, 그 밖의 지역에서는 하소체 어미를 그대로 쓴다.
  의문형 어미를 보자. 해라체 어미로는 '-가' 또는 '-고', '-나' 또는 '-노', '-라' 또는 '-로'와 '-제', '-을까'와 '-을라', '-으레'와 젊은층에서 쓰는 '-을래'를 들 수 있다. 
하게체 어미로는 '-는가' 또는 '-는고', '-는강' 또는 '-는공', '-은가' 또는 '-은고', '-은강' 또는 '-은공' 따위가 있다. '-가' 또는 '-강'은 의문사가 없는 문에 쓰고 '-고' 또는 '-공'은 의문사가 있는 문에 쓴다. 그리고 '-는가' 또는 '-는고', '-는강' 또는 '-는공'은 동사 어간과 결합되고, '-은가' 또는 '-은고', '-은강' 또는 '-은공'은 계사나 형용사의 어간과 결합된다. 특히 '-는강' 또는 '-는공', '-은강' 또는 '-은공'은 해안 지역에서 쓰는데 '짐작'을 나타낸다. 
  하소체 어미로는 '-은교' 또는 '-는교', '-니(:)껴'와 '-이껴', '-소' 또는 '-요'가 있다.
하이소체 어미로는 '-음니꺼'와 '-심니껴', '-(는, 가, 아, 지, 이라)요'가 있다. 그러나 동북 지역과 경남 지역에서는 하소체의 어미를 그대로 쓴다.
명령형 어미를 보자. 해라체 어미로 '잡아라' 또는 '잡어라'와 '가거라'의 '-아라', '-거라'가 있다. 하게체 어미로 '자네 일 좀 하게'의 '-게'가 있다. 하소체 어미로 '이리 오소', '날 믿으소'의 '-으소'가 있다. 하이소체 어미로 '이리오이소', '이리 오시이소'의 '-으이소', '-으시이소'가 있다.
  특히 '오-' 동사는 경북 지역에서는 '온나', 경남 지역에서는 '오이라'가 실현되어 경남북간의 방언 차이를 보여준다.
  청유형 어미를 보자. 해라체 어미로 '집에 가자'의 '-자'가 있다. 하게체 어미로 '집에 가세'의 '-으세'가 있다. 하소체 어미로 '-읍시더', '-으시더', '-으소'가 있다. 하이소체 어미로 '-으입시더', '-아요'가 있다. 

3. 선어말어미

  동남 방언의 선어말어미 체계는 중부 방언과 형태소 배합 구조상 많은 차이를 보여 준다. 선어말어미 체계는 구조주의 관점에서 배합 구조상의 특징 규명도 중요한 연구 과제이지만 이들은 대개 시상법과 존대법, 사피동법이라는 통사적 범주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문법 연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1) 시상법
  19세기 경에 중부 방언에서 실현된 '-겠-'이 이 방언에서는 중부 방언과 다른 형태 배합 구조를 가진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중부 방언에서의 청자존대법소인 '-(으)ㅂ-'이 이 방언에서는 15세기 국어와 동일한 '--'가 실현되고 있기 때문에 중부 방언과는 달리 미확정을 나타내는 '-겠-' 대신 '-(으) -'의 훨씬 자유로운 형태소 배합 구조를 가진다.
  "오올 미칠이고?(= 오늘 몇일인가?), 그래가아 뒤가?(= 그래서 될까?), 나아 좀 있다가 가까?(= 나는 조금 있다가 갈까?)"의 예에서처럼 이 방언에서는 선어말어미나 어말어미에 의존하지 않고도 현재 시간이나 미래를 나타낸다.2인칭 청자가 주어인 경우 시상 선어말어미 '앗+더'는(니는 어데 갔더노?) 과거 회상이나 과거 사실에 대한 보고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과거'를 나타내기도 한다.
  존대를 나타내는 선어말어미로 '-(으)시-'와 '-(으)이-'가 과거 시상를 나타내는 '-앗-'이 실현되며 특히 미래 시상을 나타내는 '--'이 아래의 예에서처럼 '-겠-'에 대응된다. 또한 "가가 막이라도 묵을따?(=그 애는 밥이라도 먹겠더냐?), 니 죽을레"(=너 죽겠느냐?), 올 니는 그양 갈래?(=오늘 너는 그냥 가겠느냐?), 나아 앙갈래.(=나는 가지 않겠다.)"에서처럼 '--'이 가능의 의미로 '-다'가 의문형으로 실현되는 점 또한 이 방언의 특징이다. 또한 행동의 예정을 나타내거나 청자의 의도를 묻는 '-을래'형은 억양에 따라 의문이냐 설명이냐가 결정된다. "어지 박을 묵었는 사람은 오올 묵지마래이.(=어제 밥을 먹은 사람은 오늘 먹지 말라.)"의 예와 같이 관형절에서도 '-앗-+-는-'이 결합한 형태가 실현된다.
  이 방언에서 시상 선어말어미로는 과거 시제 어미인 '-앗-', 의도나 추측, 가능의 기능을 나타내는 어미인 '-겟-'과 '--'이 실현된다. 회상 어미인 '-더-', 의도를 나타내는 어미인 '-을라-'가 있다.7)

  특히 동남 방언에서 미확정법 '-겠-'은 경북 지역과 경남 지역 간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북 방언에서는 '좋[好]-'의 미확정법 결합형이 구형인 '조:을따'형이나 '조:캤다'형의 분포를 보인다. 특히 경북 지역은 동서부 지역으로 나누어 동부 지역에서는 이 양형이 다 나타나지만 동부 지역에서는 신형인 '-겠-'이 주로 실현되며, 경남 지역에서는 경북 지역과 같은 '조캤다'형은 경북과 인접한 지역인 울주, 창녕, 밀양, 거창 지역과 남해, 김해, 양산에서만 실현되고 나머지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조컸다'가 실현되어 경남북간의 형태 분화의 차이를 보인다.

2) 사·피동법
  또한 사·피동 형식도 단형 사·피동형식을 많이 취하며 사용되는 접사도 다른 방언에 비해 매우 특징적인 예들이 많다. 사·피동접사가 어기의 음운 환경에 음운론적으로 조건지워진 것이 아님은 방언간에 접사의 선택이 상당히 다르다는 사실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러나 사·피동접사가 통시적으로는 음운론적으로 조건지워진 단계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중부 방언과 사피동접사의 차이를 보여주는 예들을 면밀하게 검토해 보면 동일한 어기에 파생접사가 왜 이렇게 달리 실현되는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실기-'와 '알기-'가 16세기 방언을 반영하는 <七大萬法>에 나타나는데(오종갑, 1982) 공시적으로 '알구-'는 '알기-+-우'와 같이 사동접사의 중과형이라고 할 수 있다. '넘-', '남-'도 '-구-'가 '-기-'에 대응된다. 이러한 예들도 접사 '-기-'에 '-우-'가 중과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녹-', '삭-', '익-', '식-'은 '-이-', '-히-'에 '-쿠-'로 대응되는데 '익-', '식-'은 접사 '-히-'에 '-우-'가 중과된 것이다(백두현, 1990:10). 그러나 '줄-', '숨-'의 경우 통시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친 것인지는 명백하지 않다. '줄다-'의 경우도 '줄-+-기-+-우'의 접사 중복에 의해 생겨난 것이다. 이처럼 사동접사의 중복 과정은 통시적으로 확인될 수 있다. 곧 '자-'와 '서-'가 '재우다'와 '세우다'로 실현되는데 '자-', '서-'가 접사 '-이-'와 결합하고 또 '-우-'가 결합한 것이다.
  "中興主를 셰시니<용가 11>, 平等王 셰니<월석 1-15>, 훤히 새 들 셰도다<두초 6-2>"의 예문에서 '셰-'는 '셔-'의 사동형으로 중세어에서는 사동형으로 접사 '-이-'가 결합되던 것이 일반적인 규칙이었는데 다시 접사 '-우-'가 첨가되어 '세우-', '재우-'가 생겨난 것이다. 이 방언에서 접사 '-이-'나 '-히-'에 '-우-'가 중과된 시기와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측도를 나타내는 파생형용사 '높다, 깊다'는 통시적으로 '놉-', '깁-'에서 어간 재구조화가 이루어진 어휘들이다. 동남 방언에서는 이들의 기본형이 '노푸-', '지푸-'로 활용되지만 파생명사형은 '높이, 짚이'로 실현되므로 쌍형어간을 가진 어휘이다.

3) 존대법
  동남 방언에서 청자 경어를 나타내는 선어말어미 '--'가 실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부 방언과 많은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17세기를 기점으로 하여 청자존대를 나타내는 형태소 '--'이 중부 방언에서는 '-(으, 오)ㅂ-'으로 변화되었으며, 동시에 '--'는 쇠퇴하였지만 동남 방언에서는 '--'계열의 형태소가 나타나지 않고 '--'가 중부 방언의 '-(으)ㅂ-'의 기능과 대응을 보인다. 따라서 통시적으로는 선어말어미의 형태소 배합 구성도 중부 방언과 상당한 차이를 보여주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동남 방언에 잔존하고 있는 '--'의 기능 분석과 선어말어미 체계 내에서의 형태소 배합상의 특질이 규명되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는 동남 방언 가운데 동남 북부 민촌 방언에서는 '하이소체'와 '하소체'가 친밀도에 따라 등급 차이를 보여주지 않는다. 특히 '하게체'는 민반촌에 따라 경어 등급상 여러 가지 사회적 요인이 개재되어야 설명될 수 있으며 엄격한 어휘 선택 등 사회방언학적 접근이 불가피한 점 등을 들 수 있다.

4) 부정법
  방언 문법에서도 한국어의 일반적 문법 체계와 마찬가지로 부정법 전반에 대한 방언적 차이에 대한 규명이 이루어져야 하겠다. 이 방언에서는 단형부정이 장형부정보다 훨씬 많이 사용되며, '그렇지+않다'류의 경우만 축약되어 '글찬타'가 실현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동남 방언의 부정법 또한 다른 지역과 차이를 보여준다. 곧 동작동사의 부정문은 중부 지역에서는 '안 가겠다'와 '가지 않겠다'와 같이 두 가지 형식이 사용되지만 서술어가 '예쁘다'와 같은 상태동사인 경우는 '예쁘지 않다'와 같은 형식을 취한다. 그러나 동남 방언에서는 동사의 특성과 관계없이 '안 갈란다', '안 이뿌다'와 같이 짧은 형식의 부정문으로 실현된다.
  부가의문문 어미의 분포를 보면 '안그랬나?'형은 경북 북부 지역을 제외한 지역을 중심으로 경남 거창, 창녕, 밀양, 함양, 진양, 함안 사천 지역에 분포되며, '안했나?'형은 주로 동부 경남 지역인 남해, 의령, 울산, 거제, 김해, 양산 지역에 분포되어 방언 차이를 보여준다. '안그러했나', '안구루켔나?'형도 통영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그러나 동남 방언 가운데 중부 방언과 접경하는 경북 북부 지역인 울진, 영풍, 금릉 지역에서는 '그랬잖나'형이 실현되어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4. 접속어미와 보조동사

  접속어미에서 몇 가지 특이한 것을 들면 다음과 같다. '-(아)서'에 대응되는 '-(아)가주고, 가이고 가아'가 '-(으)니'에 대응하여 '-(으)이까네, -으이끼네, -응께' 등으로 실현되어 많은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남동 내륙 지역의 '-아갖고', 동북 지역과 남동 해안 지역의 '-아가주고', 서북지역의 '-아가이고', 남동 지역과 동북 지역의 '-으이까네'와 '-으이꺼네'와 '-으이끼네', 서북지역의 '-응께', 경상북도 전 지역에서 쓰는 '-으마(ㄴ)', '-으머(ㄴ)', '-은따나', '-으로' 따위가 있다. 동남 방언에서 접속어미의 기능이 체계적인 차이를 보여주지 않지만 다양한 분화형에 의해 방언 차이를 보여주기도 한다.
  예를 들면 '오[來]-'형의 경우 경북 지역에서는 '오먼, 오만, 오머, 오마'형이 모음조화와 관계없이 아주 복잡하게 분포되어 있어 뚜렷이 지역적인 분포와의 상관성을 찾기 힘든다. 그러나 경남 지역에서는 '오만, 오먼'형이 경북 지역과 인접한 일부 지역(밀양, 창녕)과 일부 하동, 양산, 김해, 함안, 함양 지역에서 실현되고 나머지 지역에서는 전부 '오모'형이 실현된다. 이외에도 '-고서'의 분화형이 매우 다양하다. 곧 '고서', '고설랑', '고설라므네'와 같은 변이형이 있다. 
  동남 방언에서 보조동사 '버리다'의 방언 분화는 경북 지역과 경남 지역 간에 남북간의 경계를 보여준다. 곧 경북 지역은 '-뿌라', '-뿌리라'로 실현되는데 경남 지역에서는 '-삐라', '-삐리라'로 주로 실현되는데 특히 경북 지역과 인접한 지역을 포함한 동부 지역(거창, 창녕, 밀양, 김해, 양산)에서는 경북 지역과 같은 '-뿌라'형이 실현된다. 


IV. 동남 방언의 어휘 성격


  이 방언의 어휘 특징을 어휘체계의 규칙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러나 다른 방언과 다른 독특한 고어형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많다. '동개다(포개다), 후비다, 도딕키다(훔치다), 까리비다(꼬집다), 맥지, 백지(공연히), 맹(역시), 하마(벌써), 그릉지(그림자), 수껑, 수꿍(숯), 다황(성냥), 짠지(김치), 능까, 능가(벼랑), 심장구, 멍장구, 싱거무(멍), 깝치다(재촉하다)' 따위에서 이 방언이 지닌 어휘의 독특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1. 조어법상의 특징

  조어법상 합성동사는 중세국어 형식과 마찬가지로 "드가다(=들어 가다), 띳부리고(=떼어버리고), 인나다(=일어나다), 주옇고(=주어넣고)"의 예에서처럼 '동사어간(V1)-+-아/어-+동사어간(V2)' 형식을 취하지 않고 '동사어간(V1)+동사어간(V2)'형식으로 실현된다. 
  이 방언에서 접두사 가운데 체계적인 차이를 보여주는 것으로 "날가루/생가리, 날김치/생김치, 날 것/생 거, 날반죽/생반죽, 날장작/생장작"의 예에서처럼 고유어 '날-'에 대해서 한자어 접두사 '생(生)-'이 매우 생산적이다.
  이 방언에서의 접미사 가운데 다른 방언보다 생산성이 높은 것으로는 "토깽이, 호맹이, 호랭이, 파랭이, 나생이, 방맹이" 또는 "깨구락지(개구리), 까악찌(갈퀴)", "고내기(고양이)"의 예에서처럼 "-앙이/엉이/앵이'와 '-랭이, -악지, -애기"가 매우 생산적인 접사이다. 

2. 어휘 체계상 특징

  이 방언과 다른 방언 간의 어휘 체계적인 측면에서 차이를 보여주기도 한다. 시간 계열어가 중부 방언에서는 아래의 1)과 같은 연쇄 배열을 보이는데 비해 경북 방언에서는 2)로, 경남 지역에서는 3)과 같은 대립 체계를 보여줌으로써 매우 상이한 어휘 대립 체계를 보여주고 있다. 

1) 
긋그제 그제 어제 <오늘> 내일 모래 글피 그글피 그그글피
2) 
저아래 아래 어제 <오늘> 내일 모래 저모래 공 백 공 백
3) 
그제 아래 어제 <오늘> 내일 모래 저모래 공 백 공 백


  동남 지역에서 경북 지역과 경남 지역 간에 시간 계열어가 오늘을 기준으로 하여 전·후 3일까지만 개념이 분화되어 있을 뿐이다. 곧 '긋그제'나 '그글피', '그그글피' 등은 계열관계의 체계적인 빈자리(lexical gap)를 보인다. 특히 지난 날에 대한 시간 계열은 분화의 차이가 없으나 미래에 대한 어휘 분화는 지역적인 차이를 보여주며, 또한 어휘 체계의 공백을 보이는 점이 특이하다. 아울러 그 대립 명칭도 아래의 예처럼 '모래', '아래'형에서 '저-' 또는 '그-'와의 복합어로 실현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어 다른 지역 방언보다 훨씬 간단하고 단순한 체계를 보여주고 있다. 

4)  
앳날, 잇날 <오늘> 후제, 후지

  동남 방언에서는 막연한 부정칭으로 오늘을 기준으로 하여 지난 과거는 4)에서처럼 '앳날', '잇날'로 그리고 막연한 미래는 '후제, 후지'라는 방언형이 있다. 이상규(1998). 「계열어의 방언분화양상」, 『어문학』 62, 한국어문학회.


3. 어휘 형성상 특징


  동남 방언 어휘에서 어휘 형성 과정을 분석해 보면 참으로 재미있는 고어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주걱'의 방언형이 '빡죽'은 '밥죽'<訓蒙字會>에서 확인되며 '혼수감'의 동남 방언형인 '우티'도 단순히 옷을 지칭하는 뜻으로 근대 국어에서 확인된다. '두드러기'의 방언형 '두다락지'도 13세기 어형인 '豆等良只'<鄕約救急方>에서 확인된다. '냉이'의 동남 방언형 '나생기'도 '나'<飜朴通事>에 접사 '-앙이'가 결합된 어형이다. 동남 방언에서 '달물 이우다.'의 '이우다'도 '에울 위 圍'<類合 下>에서 확인되는 고어형이다.
  '숯[炭]'에 대응되는 이 지역 방언형은 '수껑'이다. '수껑'이라는 말은 15세기에는 ''로서 '-이', '-을', '-으로'로 곡용되었는데 이 ''에다가 '-엉'이라는 접사가 첨가되어 '엉'형이 이 방언에서는 고스란히 남아있는 셈이다. 충청 방언에서는 어말 ''가 'ㄱ'이 탈락한 '숫'의 형태로 남아 있으며, 경기 방언에서는 어말파찰음화를 거쳐 '숯'으로 되었다. 이 방언에 잔존하는 이들 어휘들은 15세기 어형을 계승한 결과다.
동남 방언의 '그렁지(그림자)'는 중세국어의 '그르메'에서 그 어원이 확인되며, '지렁(간장)'도 16세기<閨壹是義方>에서 어형을 확인할 수 있다. 또 '가위[剪]'의 방언형인 '가시개'나 '그을음'에 대응되는 '끄시럼', '정수리'에 대응되는 '쩡바기'와 같은 동남 방언형은 모두 역사성을 지닌 고유한 우리말임을 알 수 있다. 곧 '젼'<訓蒙字會 중 14>, '그름'<訓蒙字會 하 35>, '뎡바기'<月印釋譜 18:16>에서 각각 그 말의 뿌리를 확인할 수있다. 또 '빡죽(주걱)'이라는 어형도<訓蒙字會>에 '밥죽'이라는 어형이 그대로 유지되어 온 결과이다. 또한 부정을 나타내는 '어은지/언은제'와 같은 어형도 鄕歌나 吏讀에 '不冬(안)', '不喩(안디)'와 연관을 맺고 있다.
  표준어에서 '떨어뜨리다'에 대응되는 동남 방언형은 '널쭈다'이다. '널쭈다'라는 어휘의 형태를 분석해 보면 중세 국어 단계의 조어형이 전해져 오는 매우 보수적인 동남 방언의 특징을 대변해 준다. 곧 '리[降]-+-디[落]-+-우(접사)-'의 파생 구조로서 중세 국어의 고유어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방언이더라도 이처럼 어원이 분명한 고유어로 구성된 어휘는 '떨어뜨리다'와 더불어 표준어로 선정해도 조금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