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어 표기법에 대한 비판 분석
I. 서 론
신문이나 잡지를 보면 외래어 표기법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비판이 적지 않다. 그러나 많은 경우 그 비판은 외래어를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되고 있다. 외래어 표기법을 외국어 표기법으로 오해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표기대로 외국어를 발음했더니 외국인에게 의사가 안 통하더라면서 외래어 표기법을 개정하자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식당에 가서 “커피!”라고 종업원에게 아무리 소리를 쳐도 종업원이 이해를 못하더니 “코-휘!”라고 말하니 그제서야 알아 듣더라는 이야기가 그런 예이다. 따라서 ‘커피’ 대신에 ‘코-휘’라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래어 표기법은 국어 단어의 표기를 정한 규범이지 외국어 단어의 발음 표시를 위한 것이 아니다. 간혹 ‘외국어 표기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는데 존재하지도 않는 외국어 표기법을 개정하라는 주장은 성립할 수조차 없다. 외래어를 외국어로 보는 데서 온 잘못이다.II. 외래어 표기법에 대한 비판 사례
1994년 1월 서울 송파구 잠실2동에 사는 노초진 씨가 문화체육부장관 앞으로 외래어 표기법을 개정할 것을 요구하는 민원을 냈다. 노초진 씨의 민원은 외래어 표기법 중에서 일본어에서 온 외래어의 표기법에 관한 것이었다. 노초진 씨는 외래어 표기법 제2장 표5 일본어의 가나와 한글 대조표를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자신의 수정안을 제시하였다. 노초진 씨는 문화체육부에서 외래어 표기법 개정 계획이 없음을 밝히자 행정심판을 청구하였고 기각당하자 법원에 행정소송을 청구하였으나 대법원에서 기각당하였다.あなたは 運轉か | できますが | |
(1) 일본어 표기법 발음1) | 아나타와 운텐가 | 데키마스카 |
(2) 정확한 발음(개정안2)발음) | 아나다와 운뗑가" | 데"끼마스까 |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표기 | 조셉 이 씨의 표기 | |
Queens | 퀸즈 | 쿠인즈 |
Flushing | 플라싱 | 후라싱 |
Hudson | 허드슨 | 헛츤 |
III. 비판에 대한 비판
위에서 살펴 본 외래어 표기법에 대한 비판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점이 있다. 우선 외래어와 외국어를 구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외래어는 국어 단어이고 외국어는 말 그대로 외국어인데 외래어를 외국어와 동일시한다. 외래어를 외국어와 동일시하다 보니 외래어를 원음에 가깝게 표기하자고 주장하게 되고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표기대로 외국어 발음을 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국어에서 ‘커피’라고 하면 영어를 하면서도 ‘커피’라고 발음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영어를 하면서 ‘커피’라고 했더니 외국인이 못 알아들었으므로 따라서 국어 외래어인 ‘커피’도 ‘코휘’로 하거나 심지어 새 글자를 써서 ‘코’, ‘코ᅗㅣ’ 따위로 표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어 ‘커피’와 영어 coffee는 서로 다른 언어에 속하는단어라는 인식이 이들에게는 없다. 이들은 외래어 표기법을 외국어의 발음을 나타내는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지만 외래어 표기법은 국어 단어의 표기법이다.IV. 결론
외래어 표기법은 말 그대로 외래어의 표기법이다. 외래어는 국어의 일부이기 때문에 외래어 표기법은 국어 표기법이지 외국어 표기법이 아니다. 따라서 외국어 표기법을 고치라는 주장은 주장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외국어 표기법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어나 일본어의 표기는 영어의 경우는 영어 철자법, 일본어의 경우는 한자와 가나 문자로 하고 있고 그 발음을 나타내는 방법은 영어의 경우는 국제음성기호로 표기되는 것이 보통이고, 일본어의 경우는 가나가 곧 발음 기호이다. 따라서 영어나 일본어의 발음을 한글로 표기해야 할 이유가 없다. 외국어를 가르칠 때에 외국어의 발음은 음소 하나하나에 대해 그 음가를 소리를 통해 가르쳐야 하고 소리를 적는 방법은 한글이어야 할 까닭이 없다. 한글에 기대어 외국어 발음을 가르치는 것은 외국어 발음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것이 보통이다. 부득이한 경우 한국어의 발음과 비교해서 가르칠 수는 있으되 외국어의 발음 자체를 한글로 가르치려는 노력은 피해야 한다.참 고 문 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