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방송 언어 발음 문제
- 언어 규범 몰각한 KBS 1TV 뉴스 사투리 범벅을 중심으로 ―
실마리
우리나라처럼 온 백성이 같은 母語를 국어로 하며 한 겨레로 구성되어 있는 나라는 이 세상에 많지 않다. 우리 경우는 오히려 같은 말 쓰는 한 겨레가 한 나라를 이루지 못하고 두 동강 난 것이 문제라 장차 우리나라가 통일되면 아마 소수 민족 언어 문제가 없는 나라 중 세상에서 가장 큰 나라일는지 모른다. 글쎄, 종교가 같건만 국어 문제 때문에 처참한 전쟁을 치르고, 한 나라가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두 나라로 갈라져 각각 국어를 달리하며 서로 철천지원수가 된 것을 보아도 우리나라는 우선 이 점에서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 그런데 이것은 방언 차이를 무시하고 크게 본 것이고 좀 더 정밀하게 보아 언어 규범으로서의 방송 언어 발음 문제에 이르면 이야기가 그것으로 끝날 만큼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다. 이제부터 우리나라 방송 언어 발음 문제를 살펴보기로 하는데 우선 문명국에서 ‘방송 언어’와 거의 같은 뜻처럼 되어 있는 ‘표준말’의 성격부터 생각해 보기로 하자.Ⅰ. 나라와 표준말
역사가 오랜 나라에는 방언이 많이 있게 마련이고, 또 학문적 연구 대상으로야 다듬은 표준말보다 오히려 자연 그대로의 방언이 더 가치가 있는 수도 있다. 그러나 학자들의 학문적 관심사인 언어 ‘이론’ 면을 잠시 떠나 실제 언어 ‘사용’ 면으로 와서 ‘국가 통치/국민 단결/선진국 지향’ 같은 언어와 긴밀히 관계된 나라 문제에 이르면 국어 정리, 표준어 확립·보급처럼 중요한 것이 없다. 그래서 표준어 문제는 어느 나라에서나 학자들보다 통치자, 정치가들이 더 큰 관심을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그 좋은 예로 불란서 루이 13세 왕과 리셜리외 공작(duc de Armand Jean du Plessis Richelieu, 추기경/재상, 1585~1642) 이 일찌감치 17세기에 불어 표준화 작업을 시작하여 오늘날까지 줄기차게 이어오고 있는데 그 일을 맡아 해 온 것이 바로 불란서 한림원(L'Academie française)이라는 기관이다.Ⅱ. 영국과 BBC영어
잡다한 여러 민족으로 이루어진 영국에 표준어 확립·사용이 없었다면 아마 대영제국 건설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영국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지역 감정/민족 감정 대결로 불을 뿜는 정도가 우리나라 지역 감정 갈등보다 훨씬 더 격렬한 곳이건만 정치가·공직자·장교·사회각계 지도층이 표준어 발음 사용을 필수 의무로 여기고 거기에 더해서 ‘끼리끼리’ 정신이 아닌 fair play 정신(심지어 敵에게도 公正해야 한다고 가르침)으로 국민적 단결을 성취해 왔다. 그것으로 대명제국을 건설했었고 그 제국은 역사상 딴 제국처럼 일시에 붕괴된 것이 아니라 지금도 51개 영연방 국가를 영도하고 있다. 단일 민족이라도 공공 생활에서 표준어 사용을 못하면 불행하게 지역 감정의 노예가 되지만 복수 민족이라도 똑같은 표준어 발음을 쓰는 사람들끼리는 神奇하게도 일체감이 조성되어 즐겁게 협동이 잘 되는 데에 표준어 사용의 필수성이 있는 것이다. 이때 강력 접착제 같은 표준말 발음의 마술적 기능은 대단한 것이다. 이것을 유럽 선진국 정치 지도자들은 일찍 알았던 것이다.Ⅲ. 표준말과 사투리의 방송 효과 차이
표준어 발음 방송은 정부가 어느 지역 국민한테서도 불필요한 미움을 사지 않고 정치적 안정을 이루는 데 크게 주효할 뿐 아니라 실제로 행정적 능률을 높이는 데도 그게 기여한다. 표준어 발음 사용이 행정 公報나 교육 내용 전달에 얼마나 큰 작용을 하는지 잘 알려 주는 과학적 보고서가 있다.1985년 12월 13일 런던 타임스(The Times) 제9면 머리기사를 보면 방송에서 사투리로 뉴스를 들을 때 표준말 발음으로 들을 때보다 전달 효과가 20% 감소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영국 랑카스타 대학 심리학과에서 실험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인데 뉴스를 들려 준 직후 실시한 내용 파악 시험 성적을 보면 보통 그렇다는 것이다. 뉴스를 들은 직후에도 그렇지만 여러 달 후에 과거에 들은 내용을 회상시켜 보아도 역시 사투리로 들은 것은 기억이 훨씬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니 사투리 방송 때문에 생기는 민심 이반, 행정 비능률에 대한 인식이 있다면 어느 정부가 사투리투성이 공영 방송 또는 봉공 방송(public service broadcasting)을 마냥 보고 그냥 놓아두겠는가? 오로지 이런 엄연한 사실을 모르는 무식한 사람들의 정부만이 사투리 방송을 방관·묵인·허용할 것이다.Ⅳ. 우리나라 표준말
우리나라 표준말은 천 년 이상 수도권 지역인 경기도 복판 서울말이다. 그러나 수도권 말이 항상 자동적으로 표준말이 되는 것은 아니다. 표준말 조건은 어느 나라에서나 결코 가장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방언이라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많은 사람이 잘 이해하고 “듣기 좋다”고 하는 방언이라야 한다. 그것이 영국에서는 BBC 영어인데 이것은 결코 런던 지역 방언이 아닌 것이다. 이태리 표준말은 수도 로마 지역 방언이 아니라 훌륭한 문학 전통을 가진 피렌체 말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듣기 싫다고 하는 지역 방언은 수도를 그리 옮기고 수백 년이 지나도 표준말이 되지 않는다.V. 우리나라 TV뉴스 발음
짧은 기간 동안에 단 한 사람이 방송 언어 발음을 관찰할 때 방송 전체를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지 않은가? 관찰 초점을 어디에 맞출 것인가? 우선 이 방송, 저 방송, 라디오, 텔레비전3) 이런 프로, 저런 프로를 예비적으로 두루 대강 들어 보다가 뉴스 방송, 그중에도 심한 사투리가 가장 많이 쏟아지는 KBS lTV 저녁 9시 뉴스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1. MBC TV 밤 9시 뉴스 발음
’95. | 10. 25. (水) 잘한다 (90점) 웬만하다 (70〃) 모자란다 (50〃) 안 되겠다 (10〃) |
21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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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인 평균: 65점 |
’95. | 10. 27. (金) 잘한다 (90점) 웬만하다(70〃) 모자란다(50〃) 안 되겠다(10〃) |
25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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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인 평균: 66점 |
’95. | 10. 28. (土) 잘한다 (90점) 웬만하다(70〃) 모자란다(50〃) 안 되겠다(10〃) |
16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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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인 평균: 64점 |
2. SBS 저녁 8시 뉴스 발음
’95. | 8. 8. (火) 잘한다 (90점) 웬만하다(70〃) 모자란다(50〃) 안 되겠다(10〃) |
13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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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인 평균: 73점 |
’95. | 8. 25. (金) 잘한다 (90점) 웬만하다(70〃) 모자란다(50〃) 안 되겠다(10〃) |
25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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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인 평균: 80점 |
’95. | 8. 30. (水) 잘한다 (90점) 웬만하다(70〃) 모자란다(50〃) 안되겠다(10〃) |
18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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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인 평균: 68점 |
’95. | 8. 31. (木) 잘한다 (90점) 웬만하다(70〃) 모자란다(50〃) 안되겠다(10〃) |
23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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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인 평균: 66점 |
’95. | 9. 12. (火) 잘한다 (90점) 웬만하다(70〃) 모자란다(50〃) 안 되겠다(10〃) |
16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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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인 평균: 58점 |
’95. | 10. 23. (月) 잘한다 (90점) 웬만하다(70〃) 모자란다(50〃) 안 되겠다(10〃) |
17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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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인 평균: 70점 |
’95. | 8. 11. (金) 잘한다 (90점) 웬만하다(70〃) 모자란다(50〃) 안 되겠다(10〃) |
23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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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인 평균: 56점 |
’95. | 8. 22. (火) 잘한다 (90점) 웬만하다(70〃) 모자란다(50〃) 안 되겠다(10〃) |
22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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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인 평균: 47점 |
’95. | 8. 25. (金) 잘한다 (90점) 웬만하다(70〃) 모자란다(50〃) 안 되겠다(10〃) |
29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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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인 평균: 42점 |
’95. | 8. 8. (月) 잘한다 (90점) 웬만하다(70〃) 모자란다(50〃) 안 되겠다(10〃) |
24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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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인 평균: 50점 |
’95. | 8. 29 (火) 잘한다 (90점) 웬만하다(70〃) 모자란다(50〃) 안 되겠다(10〃) |
24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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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인 평균: 38점 |
’95. | 8. 30. (水) 잘한다 (90점) 웬만하다(70〃) 모자란다(50〃) 안 되겠다(10〃) |
23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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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인 평균: 36점 |
’95. | 8. 31. (木) 잘한다 (90점) 웬만하다(70〃) 모자란다(50〃) 안 되겠다(10〃) |
26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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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인 평균: 43점 |
’95. | 9. 1. (金) 잘한다 (90점) 웬만하다(70〃) 모자란다(50〃) 안 되겠다(10〃) |
24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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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인 평균: 43점 |
’95. | 10. 23. (月) 잘한다 (90점) 웬만하다(70〃) 모자란다(50〃) 안 되겠다(10〃) |
23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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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인 평균: 52점 |
’95. | 10. 24. (火) 잘한다 (90점) 웬만하다 (70〃) 모자란다(50〃) 안 되겠다(10〃) |
21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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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인 평균: 48점 |
4. 발음 문제점 분석
문학 평론가가 작가에게 자극을 주듯 음성학자가 방송 언어 발음을 체계적으로 비판하면 개선에 도움을 주겠건만 우리나라에서는 음성학자 수도 너무 적고 외국 학자들처럼 개인 말씨 발음을 표기하거나 그것을 주제로 논문을 쓴 예도 아직 없는 듯하다. 그러나 딴 나라에서는 특정인의 발음을 음성학적 고찰 대상으로 삼아 저서나 논문에 소개하는 수가 많다. 가령 워드(Ida C. Ward)가 60년 전 영국왕 조지 5세의 1935년 성탄절 담화와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의 1937년 의회 연설을 표기해서 자기 저서에 실은 것을 비롯해서 (Ward 1945/1962 참조), 몇 년 전에 반 뷔런(Luke van Buuren)이 국제 음성학회 논문집에 발표한 영국 수상 대처 여사의 방송 대담 발음 정밀 분석(van Buuren. 1988)에 이르기까지 음성학적 고찰 결과를 볼 수 있다.’95. | 6. 4.(이청수) | [금모습]→[건모습](겉모습) | |
8. 4.(안일만) | 정폭→ 증폭(增幅) | ||
8. 29.(이춘호) | 극정→걱정 | ||
8. 30.(강석훈) | 서물다섬명→[스물따선명](스물다섯명) |
’95. | 8. 25.(성창경) | 채고→ [:췌고](最高) | |
8. 28.(장한식) | 새력→ [:세력](勢力) | ||
8. 30.(김성모) | 새명→ [:세명] (三名) | ||
8. 31.(김인영) | 제정(制定?)→[재정](財政) | ||
11. 6.(용태영) | 데여섬명→[:대여선명](대여섯명) |
’95. | 8. 4.(용태영) | 대검(帶劍?)→:대검(大檢) | |
8. 1.(박영환) | 상공(商工?)→:상공(上空) | ||
8. 22.(성창경) | :바다→바다(海) | ||
8. 28.(권순범) | :방안(訪-?)→방만(方案) | ||
8. ″ (박태서) | :군(郡?)병력→군(軍)병력 | ||
8. 28.(김형근) | 한정(閒靜?)→:한정(限定) | ||
8. 29.(박태서) | :가재(石蟹?)→가재(家財) | ||
8. ″ (홍지명) | :가전(假傳?)제품→가전(家電)제품 | ||
8. 31.(김형근) | 고철(高哲?)→:고철(古鐵) | ||
8. ″ (안형환) | 조기(石首魚?)→:조기(早期) | ||
10. 24.(sbs김형민) | 무장(無腸?)→:무장(武裝) |
’95. | 5. 15.(김홍) | 잘 싸는 → 잘:사는(生) | |
5. 26.(성창경) | [소립]혹파리→[솔립]혹파리(솔잎~) | ||
8. 4.(박재용) | 원껵(元格?)→:원격(違隔) | ||
8. 22.(박태서) | 원껵(元格?)→:원격(違隔) |
* |
漢字 모르는 사람들이 隔과 格을 구별 못하는 데서 유추 현상으로 생긴 착오인데, KBS 편저 ‘한국어 발음 대사전’ 자체에 이 발음이 틀려 있다. | |
<참고> | [간격] (間隔) [인껵] (人格) |
8. 7.(용태영) | 부정쩍(不正쩍?)→:부정적 (否定的) | ||
8. 22.(장혜윤) | 일쌈(1·3)은 →:일(事)삼은 | ||
8. 30.(이창룡) | 창꼬→창고(倉庫) | ||
8. 28.(안형환) | 금본쩍→근본적(根本的) | ||
8. 29.(임장훈) | 불뻡→불법(不法) | ||
10. 24.(이일화) | 〃 → 〃 | ||
10. ″(강석훈) | 방뻡→방법(方法) | ||
10. ″(이동채) | 정껵(正格?)→전격(電擊) |
* |
「電擊」의 경우도 漢字 모르는 사람들이 擊과 格을 구별 못하는 데서 생긴 착오인데 KBS 편저 발음 대사전 자체에도 틀려 있다. | |
<참고> | [:진격, 반격, :공격…](-擊) [:인껵, 품격, :성껵…](-格) |
’95. | 5. 15.(이청수) 5. 25.(용태영) 5. 〃 ( 〃 ) 8. 7.(김명화) 8. 8.(이준희) 8. 〃 (장기철) 8. 14.(김인영) 8. 22.(김성모) 8. 〃 (안일만) 8. 28.(장한식) 8. 〃 (안형환) 8. 〃 (김형근) 8. 28.(정수원) 8. 〃 (박승규) 8. 29.(김의철) 8. 30.(임창근) 8. 〃 (박상범) 8. 31.(장동훈) 8. 〃 (엄경철) 8. 〃 (강석훈) 10. 23.(성창경) |
급보기→겉보기 첨만윈→천만원 형금→:현금(現金) 남민→난민(難民) 점면→전변(全面) 이름바→이른바 함반도→한반도 땀판→딴판 정국(政局?)→전국(全國) 줌비→:준비(準備) 금본쩍→근본적(根本的) 섬물→:선물(膳物) 왕강히→완강히 돔봉투→:돈봉투 검물→:건물(建物) 섬발→선발(選拔) 점북→전북(全北) 위암부→위안부(慰安婦) 유엥가→:유엔(UN)과 유임물→유인물(油印物) 앙코→않고[안코] |
’95. | 8. 8.(안형환) 8. 9.(백운기) 8. 25.(조석준) 8. 29.(김형근) 8. 30.(장기철) 8. 30.(용태영) 10. 24.(김의철) |
육악년→육학년[-캉-] 회복알→회복할[-칼] 시작아는→:시작하는[-카는] 고집에서→고집해서 [-:패서] 시작안→:시작한[-칸] 참석에서→참석해서 [-:캐서] 추적아는→추적하는[-카는] |
* 유근찬 씨도 ‘핵확산’을 ‘핵왁산’으로 발음한 적이 더러 있었다. |
’95. | 5. 14.(송지헌) 6. 4.(이청수) 언제나 (용태영) 〃 〃 8. 4.(유근찬) 8. 9.(박승규) 8. 〃 (이준희) 8. 11.(백운기) 8. 22.(김종진) 8. 〃 (이흥철) 8. 25.(이재호) 8. " (이정훈) 8. 25.(용태영) 8. 〃 (강석훈) 8. 26.(장현규) 8. 〃 (백수연) 8. 30.(서영명) 8. 〃 (이춘호) 8. 〃 ( 〃 ) 8. 〃 ( 〃 ) 9. 1.(성창경) 9. 〃 (sbs서쌍기) 10. 25.(최기화) |
맨날→만날 올말→월말(月末) [하미다]→[함니다](합니다) [이쓰미다]→[이씀니다] (있습니다) 벅구→복구(復舊) 새벽→새벽(晨) [복사]→[복싸](複寫) 시운→:쉰(50) [넙께]→[널께](넓게) 서슴치→[서슴찌](서슴지) 시운→:쉰(50) 시운→:쉰(50) [발생]→[발쌩](發生) 만하→:만화(漫畵) [일사]→[일싸](1-4) 이언하→:이원화(二元化) [발사체]→[발싸체] 문시→문씨(文氏) 고시→고씨(高氏) [활룡]→[화룡](活用) [색소]→[색쏘] 퍼셴트→퍼센트(%) [필료]→[피료](必要) |
* | 10월 23일 KBS 유근찬 씨가 ‘赤裸裸’를 ‘적나나’로 발음한 것은 잘한 것이다(李熙昇: ‘국어 대사전’ 修正 增補版. 1982 참조). 더러 ‘적나라’로 표기한 사전이 있지만 그것은 국어 二重頭音法則을 모르고 잘못 적은 것이다. 같은 예로, ‘내내주’(來來週)를 ‘내래주’라 하면 말이 되는가? (兪萬根. 1991b. 참조) |
’95. | 8. 9.(정규웅) | [끈기다] | |
8. 28.(구병회) | [끈긴] |
Ⅵ. KBS의 寶石과 雜石
KBS는 1927년에 방송을 시작한 경성방송국을 前身으로 한다. 1933년 4월 26일 우리말 방송을 제2방송이라 하여 따로 시작한 J0DK시절을 논외로 하더라도 KBS는 가장 오랫동안 우리 정통 표준말 전통을 이어오는 우리나라 대표적 방송 기관이다. 역대 유명한 최상급 방송인의 일터였으며 지금도 아마 표준말 발음 면에서 가장 우수한 인력을 제일 많이 확보하고 있을 것이다. 1983년부터는 KBS 한국어 연구회라는 방송 언어 자체 연구 기구도 가지고 있으면서 방송 언어 순화에 온갖 정성과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비웃듯 같은 방송국 안에 완전히 다른 부류가 있다. 최근 삼사십 년 동안 방송 기구가 급격히 거대하게 되면서 무슨 기준으로 방송인을 뽑는지 음성 언어 발음 기준 없이 뽑혀 들어온 사람이 많다. 그래서 KBS는 발음상 최상급 방송인을 확보하고 있는 반면에 한 지붕 아래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최하급 방송인을 아울러 모아놓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날그날 소식을 종합 보도하는 밤 9시 뉴스에 등장하는 특파원이나 방송 기자의 음성 언어 실태를 듣고 보노라면, 위에서 수많은 항목을 들어 지적했듯이 실로 기가 차고 지긋지긋할 정도로 저질인 것이다. 얼마 전까지도 불경스러운 표정으로 시청자들을 노려보면서, 한 문장 안에서 말하는 속도가 빨랐다 느렸다 변덕스러워 알아듣기 힘든 데다가 모음을 무성음화하는 이상스러운 개인적 버릇 때문에 특히 청력이 나쁜 노인들 간에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아듣지 못하겠다고 불평이 드높았는데도, 그런 방송인이 언어 밖, 화면 밖 딴 쪽에 무슨 매력과 능력이 있었는지 몇 년씩이나 뉴스 진행을 맡은 예도 있었다. 음성 언어 면에서 KBS는 옥석혼효(玉石混淆)로 명예를 잃었다.Ⅶ.휘갑: 제언
1. 방송 기자 선발 기준
KBS에서 방송 기자 모집을 하면 10명 뽑을 때 600명 이상, 20명을 뽑을 때 1,200명 이상씩이나 응모자가 몰려온다고 하는데 이 60:1이 넘는 경쟁률을 가지고 저다지도 형편없는 방송 기자를 뽑은 것은 선발 기준이 상식이하로 잘못 되어 있기 때문이다. 방송인을 뽑는데 음성 국어 실력, 표준어 발음 실력을 제일 먼저 보지 않고 도대체 무엇을 보는가? 영어나 일반 상식은 2차, 3차 문제인데 그것만 보고 뽑는가, 얼굴만 보고 뽑는가? 제안컨대, 우선 응모자의 음성 녹음 카세트만으로 정밀 예비 심사를 거쳐 모집인원의 10배수로 족할 테지만 넉넉잡고 20배수를 뽑아 그 사람들만 가지고 영어건, 상식이건 다시 시험을 보여 최종 선발을 할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문명 사회 시청자를 모욕하는 사투리 방송 대신 선진국답게 모두가 듣기 좋아하는 표준말 발음 뉴스 방송을 못 할 리가 없다.2. 최상급 방송인에 대한 예우
방송에시 우리 정통 표준말의 맥을 잇는 사람들은 우리한테 보석 같이 귀한 존재요, 우리 문화의 가장 높은 가지에 핀 아름다운 꽃이다. 이들은 스스로 크나 큰 자부심을 가질 만하지만, 그보다도 우리 사회가 그들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경해야 한다. 그들에게 합당한 예우를 할 줄 알아야 우리가 인문 상식을 갖춘 문명 사회인 이라 할 수 있다. 任宅根 씨 이래 천재적 방송인이 한창 일할 나이에 방송 제1선을 버리고 더 좋다는 곳을 찾아 나선 예는 무엇을 말하는가? 명료 정확한 발음으로 명성이 별처럼 찬연하던 방송 천재들이 무슨 상무니, 전무니, 무슨 위원이니, 의원이니 하는 다른 차원으로 내려가거나 심지어 딴 나라로 이민까지 가는 것을 보면 참으로 섭섭하고 가슴 아프다. ‘人間文化財’ (무형 문화재 보유자) 이상의 값진 존재들에게 방송국이나 사회나 문화계가 어떤 대우를 했기에 그들이 마이크를 놓을까? 딴 나라 같으면 백화점 점원도 되지 못할 발음상 저질인 방송인들 때문에 날마다 괴로움을 당하는 우리 국민이 이제 다 같이 반성하고 대책을 세울 때가 왔다.3. 사투리 발음 방송 기자에게 드리는 충언
표준말 발음이 몸에 밴 사람도 한글로 된 방송 원고를 실수 없이 잘 읽자면 上聲點(:)으로 긴소리 표시 올린半點(’)으로 사이된소리 표시, 밑줄 세 가지(강한 정도에 따라 한 줄, 두 줄, 석 줄짜리 밑줄)로 강조 표시를 해야 한다. 그런데 표준말 발음이 아예 안 되는 사람에게는 특별히 충언을 드리고 싶다. 표준말 발음의 어느 한 요소라도 제대로 안 되는 것이 있으면 무슨 노력을 해서라도 고쳐야 한다. 다행히 음성학 훈련을 받을 수 있으면 뜻밖으로 효과가 빠르다. 우리나라에 음성학 전문가가 새벽 하늘 별보다도 더 드물지만 그래도 있기는 있으니까 방송인이 뜻만 있으면 길은 있다. 혹시 노력해 고칠 생각이 없는 사람은 어서 마이크를 놓고 제2선으로 물러나 방송국 딴 업무를 맡거나 아주 방송을 떠나 적에 맞는 딴 직업을 택할 것이다. 왜냐하면 방송인은 시청자의 반응이 좋아야 말할 맛이 나고 그날그날 즐거운데, 표준말 발음 요소 중 한 항목만 결여되어도 시청자의 불만을 사는 것은 둘째요, 첫째, 말하는 사람 스스로 느낌이 찜찜할 것이다. 그것이 여러 해 누적되면 결국 그 사람 인생을 그늘지게 하고 만다.4. 허술한 한글 맞춤법을 서둘러 補完하자.
서울말/표준말 발음이 몸에 밴 사람도 한글 원고를 읽을 때면 말하듯 자연스럽게 되지 않는 것은 한글 맞춤법 表音未備點 탓이 크다. 漢字나 영어 단어는 일단 배워 놓으면 대개 언제나 제대로 읽을 수 있지만 한글 단어 경우는 서양 각국 로마자 철자에 비해 허술하기 짝이 없는 현행 맞춤법 때문에 아무리 유식한 사람도 문맥 없이는 제대로 못 읽는다.5. 김영상 대통령께 드리는 건의
巨山 金泳三 대통령의 우리말 발음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느꼈지만 지금 필자의 생각은 이제 와서 巨山이 발음 훈련을 받고 있기엔 너무 바쁘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지금 자기 한 사람의 발음을 고치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더 보람 있는 일을 할 수 있고, 마땅히 해야 할 지위에 있다. 그가 마음만 먹으면 국어 순화, 표준어 발음 보급에 큰 공을 세울 수 있다. 그리고 대통령은 정말 정치만 잘하면 자신의 이상한 발음쯤은 용서받을 수 있다. 그와 비슷한 취지의 글을 필자가 이미 1987년에 ‘방송과 사투리’라는 수필로 발표한 적이 있다. 거기서 조금 인용하면,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