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방언의 경어법

李相揆 / 경북 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1. 서론
    본고는 경북 방언의 경어법 체계를 기술하려는 의도의 일부로서 화자와 청자 간의 대우 등급 체계를 정리하여 이 방언의 경어법 특징을 개관해 보고자 한다. 경북 방언에서의 경어법은 세 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첫째, 주체 존대법은 화제의 동작 주체(주어)에 대한 직접적인 존경 표시를 나타내기 위해 서술어 어간에 '-시-'를 첨가시키거나 주격으로 '께서' 또는 '가요'를 사용하거나 여격으로 '께'를 사용함으로써 성립된다. 그리고 어휘적으로 존경 형용사(편찮다, 계시다 따위)나 대명사, 호칭어를 사용하게 된다. 둘째, 동작 주체를 낮추어 동작 객체에 대하여 간접적으로 경의를 표시하는 겸양법은 주로 겸양어로 사용되는 체언과 용언을 이용한다. 따라서 겸양법은 어휘적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셋째, 화자 또는 행동 주체와 청자와의 관계에 따라 서술어의 종결 어미로 표현되는 청자 대우법으로 구분된다. 이들 가운데 본고에서는 청자 대우법에만 한정하여 경북 방언의 경어법의 특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청자 대우법은 화자 또는 행동 주체와 청자 간의 사회적인 관계 속에서 결정되는 대우법이다. 따라서 연령이나 사회적 신분 또는 계급의 차이나 친밀도 및 성별 등의 요인에 의해 등급이 결정된다. 특히 경북 방언에서의 청자 대우법은 화자나 행동 주체와 청자 사이가 친족 관계인지 아닌지에 따라 많은 차이가 나타남이 여타 방언과 다른 점이다.
    지금까지 청자 대우법은 주로 종결 어미의 형태소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그 등급을 '합쇼'체, '하오'체, '하게'체, '해라'체, '해요'체, '해'체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1) 이러한 경어 체계의 구분법은 중부 방언에는 대응될 수 있을지는 모르나 남부 방언 특히 경북 방언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주체 존대 형태소 '-시-', 객체 존대 형태소 '--'과 청자 존대 형태소 '-(으)-' 가운데 주체 존대를 나타내는 '-시-'와 청자 존대를 나타내는 '--'가 남아 있으나 객체 존대를 나타내는 '--'이 나타나지 않는 경북 방언과 '-습니다,' '-습니까'에 남아 있는 객체 존대 형태소 '--'이 청자 존대 형태소로 굳어진 중부 방언과 방언 차이를 보여 주고 있다.(2) 다시 말하자면 15세기 국어의 경어 체계와 대비해 보면 중부 방언은 객체 존대 형태인 '--'이 청자 존대 형태인 '--'의 기능을 맡아 주체 존대 '-시-'와 청자 존대 '-습니다'와 대응되지만 경북 방언에서는 객체 존대를 나타내는 '--' 계열이 실현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문법 체계의 변화는 17세기경에 실현된(서정목:1987) 것인데 방언 차이를 면밀하게 비교 검토한다면 문법사의 변화 과정을 유효하게 설명해 줄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중부 방언을 대상으로 한 기존의 연구에서는 청자 대우를 나타내는 형태소 '--'의 후계형이 '-습-'임에도 불구하고 '-습니다', '-습니까' 전체를 하나의 종결 어미로 처리하고 있다. '--' 계열의 형태소가 어미와 융합되어 있으나 이들의 형태소를 재분할하여 파악해야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청자 대우법 체계를 '합쇼,' '하오' 등의 등급 구분으로 파악하는 것을 그대로 방언형에 대비시키는 것도 잘못이라고 판단된다. 왜냐하면 경북 방언에서는 '--' 계열의 형태소가 방언형에서 실현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청자 대우의 등급도 달리 파악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검토하는 동시에 중부 방언과의 비교를 통하여 국어의 청자 대우법이 체계적으로 어떤 대립을 보여 주는지 검토하기 위한 예비적인 준비로 경북 방언에서의 청자 대우 체계를 검토해 보고자 한다.

2. 본론
    2.1. 청자 대우법의 등급 체계
    중부 방언에서 청자 대우법은 주로 종결 어미에 의해 표현되는 것으로 파악하여 왔으나 실제로 종결 어미 '-습니다'는 중세어에 실현되던 형태소 '--'의 후계형으로 파악될 수 있으므로 '/-/+/-니다/=/-습니다/'의 형태소 구성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화자가 청자에 대한 [존대], [하대]의 기능은 '-습니다'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습-'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7세기 국어에서 경어 체계는 중세 국어에서 현대 국어로 전환을 보이던 시기이다. 곧 15세기에 청자 대우를 나타내던 '--'의 기능이 상실되어 청자 대우의 기능을 보이던 형태소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객체 경어를 나타내던 형태소 '--'이 변신하여 새로운 청자 대우를 나타내는 형태소로 실현된 것이다.
    경북 방언에서의 청자 대우를 나타내는 형태소는 중부 방언과는 서로 다르다. 곧 객체 존대를 나타내던 형태소 '--'은 이 방언에서 실현되지 않고 청자 존대 형태소 '--'가 실현된다. 이러한 사실은 적어도 중부 방언과 경북 방언에서 경어법상 대응 형태소의 기능과 또 분포상의 차이를 보이던 단계가 있었을 것으로 추단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북 방언의 청자 대우법의 등급을 중부 방언과 동일한 기준으로 '해라,' '하게,' '하소,' '하이소,' '하시이소'체로 구분하여 대응 형태소를 확인하는 작업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제기될 수 있다.(3) 첫째, 경북 방언 가운데 서북부 방언(예천, 봉화, 문경)에서는 소위 '하소'체와 '하이소'체의 등급 차이가 없다. 이 사실은 경남 방언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되는데 그러한 이유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청자 대우법의 등급 구분을 새로이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둘째, 소위 '하게'체가 경북 북부 방언(안동, 예천, 봉화)에서는 민반층에 따라 '해라'체와 구분되고 있다. 곧 부계 혈통이 아닌 여성 친족에 대해 연령과 관계없이 민촌에서는 '해라'체를 사용하고 있는 데 비해 반촌에서는 '하게'체를 사용하고 있다. 셋째, 경북 방언의 경어 체계를 구분하는 데 중부 방언의 체계에 끼워 맞추는데 급급하여 '-시니이더'를 '합쇼'체로, '-니이더'를 '하소'체로 구분하고 있는데(배대온, 신창순), 이것은 청자 대우 등급상의 문제가 아니다. 즉, 화자가 '행동 주체'를 높일 의도가 있을 때 '-시-'의 개입이 이뤄질 뿐이며, '-시-'의 개입 유무가 청자 대우와는 상관이 없다고 봐야 옳다.
    청자 대우 등급의 일차적 기준은 화자나 행동 주체와 청자 간의 연령 차에 의해 [+수상], [-수상, -수하], [+수하]로 구분된다. 그리고 경북 북부 지역에서는 수상자인 청자에게 [+존대]와 [-존대]를 결정짓는 것은 청자가 친족 여성인 경우 반촌에서는 소위 '하게'체를, 민촌에서는 '해라'체를 사용하는 것이 이 방언의 특색이며 그 외의 지역에서는 '해라'체를 사용한다.
    청자가 [-수상, -수하]인 경우 [+존대]를 하는 경우는 친소 관계에 따라 결정되는바 친근한 관계가 아닌 경우에는 '하소'체나 '하이소'체가 사용되지만 친근한 관계인 경우 '해라'체가 사용된다. 특히 친근 관계에 있는 청자에게 격식을 차린 대우는 '하게'체를 사용하게 된다. 특히 대등 관계에 있는 사람들끼리 '하게'체를 쓰는 청자 대우 관계는 성인이 지나서야 성립되며 성인이 되기 전에는 '해라'체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수하]인 청자에게는 [-존대]인 '해라'체를 사용하게 되지만 화자가 여성이며 친근 관계가 없는 남성 청자에게는 [+존대]를 사용하여 '하소'체나 '하이소'체를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화자가 남성이며 [+수하]인 청자와 친근 관계가 없는 경우 '하게'체를 사용한다.

[+수상] [+존대]―하이소, (하소)
[-존대]―*하게,(4) 해라
[-수상, 수하] [+존대]―하소, (하이소), 하게
[-존대]―해라
[+수하] [-존대]―하소, (하이소), 하게
[-존대]―해라

이상에서 화자나 행동 주체와 청자 간의 대우 체계의 대립은 3등급으로 구분이 된다. 곧 (1) 수상 존대 체계와 (2) 대등 존대, 수하 존대 체계 (3) 수상 비존대(하대), 대등 하대, 수하 하대 체계로 대립되어 있다.

가.[+수상, +존대]와 [+수상, -존대]의 대립

화자나 행동 주체가 수상 청자에 대한 청자 대우는 경북 방언에서 [존대] 유무에 따른 대립을 보여 주고 있다. 먼저 수상 존대는 연령, 성별, 결혼 유무, 혈족 등의 요인에 따라 결정되기도 하며 친족이나 민반상의 차이에 따라 달리 실현되기도 한다. 청자가 남성인 경우 화자보다 수상자이더라도 결혼을 하지 않은 형이나 결혼을 했더라도 혈족 누이나 비혈족 친족인 할머니, 큰어머니, 종숙모 등은 수상 존대에서 제외된다.
    수상 비존대가 체계적인 차이를 보이는 경북 북부 반촌 방언에서는 비혈족 친족인 조모, 백모, 숙모, 종숙모에게 소위 '하게'체를 사용하고 민촌 방언에서는 '해라'체를 사용하고 있지만 나머지 경북 방언에서는 친족 여성 청자에게는 비록 수상자이더라도 '해라'체를 사용한다.

(1) (할배요,) 오늘 지가 자~아(市場에) 가니이더.(5)
(할배요,) 아배가 오늘 자~아 가시니더/가니더.
(2) (할배요,) 오늘 자~아 가시니이껴/가시니이꺼?
(할배요,) 오늘 자~아 가시능교/가시능게?
(3) (할배요,) 오늘 자~아 좀 가시이소/가이소/가시소.
(4) (할배요,) 오늘 자~아 가시더/가입시더.
(5) (할배요,) 오늘 지가 자~아 갈시더/감시더/가겠니더.

수상 존대를 나타내는 형태소는 경북 방언에서도 조금씩 차이를 보여 주고 있다. 서술의 '-니이더'는 경북 방언에 공통으로 실현되고 있다. 그리고 '-이더'와 '-니데이'와 '-시더(-ㅅ더)(주로 안동 지역 방언에서 쓰임),' '-디더,' '-ㄹ게니더,' '-ㄹ게시더,' '-ㄹ라니더'가 수상 존대 서술형으로 실현되고 있으며 후속 성분이 생략된 접속 어미에 존대 첨사(최명옥, 1980:71) '요'가 결합한 '-라/래요,' '-아요,' '-지요,' '-거든요'가 실현된다.
    의문의 '-니이껴/니꺼'는 경북 동북부 지역(안동, 의성, 영양, 봉화, 영주)에서 실현되는데 특히 '-니꺼'는 민촌 방언에서 주로 나타나기 때문에 현지 반촌인들은 '뭇진말, 엇진말'로 인식하고 있다. '-디(ㅅ)껴,' '-ㄹ라니꺼,' '-겻니껴'가 이 지역에서 의문형으로 실현된다. '-능교'는 경북 남동부 지역(대구, 영천, 군위, 청도, 포항)에서 실현되며 '-능게'는 경북 군위 서부 지역에서 실현된다. 이 밖에 접속 어미에 존대 첨사가 결합한 '-제요,' '-을까/꼬요,' '-을라요,' '-은데요,' '-을래요,' '-는가요(예)/고요(예)'가 실현된다.
    경북 북부 방언에서는 명령, 허락의 '-시이소'는 '-이소,' '-시소'와 등급상의 차이가 없이 자유로운 교체가 가능하다. 수상자에게 엄밀한 의미에서 명령이란 불가능한 것이지만 일종의 동의를 구하는 것으로서 '-으소'가 사용됨으로써 소위 '합쇼'체와 '하오'체 및 '하소'체의 구분이 존재하지 않는다.
    청유의 수상 존대는 '-시더'나 '-입시더'가 실현되는데 '-입시더'는 젊은 층에서 주로 사용된다.
    약속의 수상 존대는 '-ㄹ시더,' '-ㅁ시더,' '-겠니이더,' '-겠십니더'가 사용된다. '-겠니이더'와 '-겠십니더'는 경북 북부 방언에서 많이 사용되며 그 외 지역에서는 젊은 층에서 주로 사용되는데 이는 중부 방언의 영향으로 보인다. 접속 어미 '-을께'에 존대 첨사 '요'가 첨가된 '-을께요'는 '-ㄹ께예'와 같은 변이형이 방언에 따라 달리 실현된다.
    다음은 수상 비존대의 예들이다. 수상 비존대는 경북 방언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체계라고 할 수 있다. 앞에서도 언급되었던 바와 같이 경북 북부 방언에서는 청자가 친족 여성인 경우 민반촌에 따라 달리 표현된다. 곧 반촌에서는 소위 '하게'체를, 민촌에서는 '해라'체를 사용하게 된다. 또한, 수상 비존대(수상 하대)로 약속형 어미 '-구마'는 경북 동남부 지역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1) (할매,) 오늘 내가 자~아 간다. (민촌)
(할매,) 오늘 내가 자~아 가네. (반촌)
(어매,) 할매가 오늘 자~아 간다. (민촌)
(2) (할매,) 오늘 자~아 간다? (민촌)
(할매,) 오늘 자~아 가는가? (반촌)
(할매,) 오늘 머하노? (민촌)
(어매,) 이게 할매끼가? (민촌)
(할매,) 저기 머꼬? (민촌)
(3) (할매,) 할매가 오늘 자~아 가라/가래이. (민촌)
(할매,) 할매가 오늘 자~아 가게. (반촌)
(4) (할매,) 오늘 자~아 가자/가재이. (민촌)
(할매,) 오늘 자~아 가세. (반촌)
(5) (할매,) 오늘 내가 자~아 가께/가꾸마. (민촌)
(할매,) 오늘 내가 자~아 감세. (반촌)

경북 북부 반촌 방언에서 수상 비존대는 대등 비존대나 수하 비존대와 동일한 종결 어미에 의해 실현되며, 민촌 방언에서는 대등 비존대나 수하 비존대와 동일한 종결 어미에 의해 실현된다.

나. [-수상, -수하][+존대]와 [-수상, -수하][-존대]의 대립

[-수상, -수하]의 대상은 연령적으로나 사회 신분 계급이 대등 관계인 청자와의 관계로 사회적인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경어법이 달라진다. 예를 들면 성년이 되기 이전에는 [-존대]로 소위 '해라'체를 사용하지만 성년이 지나면 [+존대]를 하여 '하게'체를 사용한다. 그러나 화자와 청자 간에 친분이 없는 경우에는 '하소'체를 사용하게 된다.

(1) 영석아, 오늘 내가 자~아 간다. [-존대]
영석이, 오늘 내가 자~아 가네. [+존대]
(2) 영석아, 오늘 자~아 가나? [-존대]
영석아, 오늘 머 하노? [-존대]
영석아, 이기 너거 집이가? [-존대]
영석아, 이기 머꼬? [-존대]
영석이, 오늘 자~아 가능가? [+존대]
영석이, 오늘 머 하능가? [+존대]
영석이, 이기 자네 집인가? [+존대]
영석이, 이기 머인가? /머이공? [+존대]
(3) 영석이가 오늘 자~아 가라/가래이. [-존대]
영석이, 자네가 오늘 자~아 가게. [+존대]
(4) 영석이, 오늘 자~아 같이 가자/가재이. [-존대]
영석이, 오늘 자~아 같이 가세. [+존대]
(5) 영석아, 오늘 내가 자~아 가께. [-존대]
영석이, 오늘 내가 자~아 감세. [+존대]

화자나 혹은 행동 주체와 청자가 대등한 관계에 있을지라도 [-존대]를 하는 경우와 [+존대]를 하는 경우는 여러 가지 사회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대등 존대는 성년이 지난 이후 화자, 청자 간에 친밀성이 없는 경우나 격식을 갖춘 경우에 소위 '하게'체의 종결 어미로 실현된다. 그러나 성년이 되기 전에는 [-존대]인 '해라'체로 실현된다. 대등 비존대 체계는 수하 비존대 체계와 동일하기 때문에 다음 항에서 살펴보도록 하고 여기서는 대등 존대 체계에 대해서만 살펴보도록 한다.
    대등 존대의 서술형은 '-네,' '-세'와 '-ㄹ께래,' '-낀데,' '-데'가 실현된다. '-네'는 '-(현재 시상)-'+ '-오(의도법)-'+ '-(상대 존대)-'+ '-다'의 형태소 구성으로 대등 존대를 나타낸다. '-ㄹ께래'는 경북 북부 지방에서 주로 실현되며 이것은 '-ㄹ(관형사형)'+ '거(의존 명사)-'+ '-이(계사)-'+ '-라(서술형)'의 형태소 구성이다.
    의문형은 '-ㄴ가/ㄴ고'와 '-ㄴ강/ㄴ공'이 실현되며, 판정 의문의 경우 '-ㄴ가/ㄴ강'이 사용되며, 설명 의문의 경우 '-ㄴ고/ㄴ공'이 실현되며, '추측'(강신항, 1978:22)의 의미를 갖고 있는 경우 '-ㄴ강/ㄴ공'이 실현된다. '-아/어,' '-지,' '-제'는 대등 하대와 더불어 의문형으로 실현되고 있다.
    명령의 '-아라/래이'는 [-존대]를 하는 경우이고, '-게'는 [+존대]를 하는 경우 실현된다. '-지'는 어조에 따라 강한 명령이나 협조를 구하는 청유의 형식으로 대등 존대나 수하 존대에 다 실현된다. 그런데 화자나 행동 주체와 청자가 대등한 관계일지라도 친소 관계에 따라 '-게'와 '-으소,' '-이소'가 선택된다. 곧 친밀하지 않는 관계인 경우에는 '-으소'와 '-이소'가 사용되어 수상 존대와 같은 범주로 묶이지만 친밀한 관계이면서 격식을 갖추는 경우 '-게'가 실현된다. 화자가 여성인 경우에는 대등 관계이지만 '-게'를 사용하지 않고 '-소,' '-이소'를 사용하게 된다.
    약속의 '-ㄹ께,' '-ㅁ세,' 청유의 '-자/재이'와 '-세'는 [존대] 유무에 따라 결정된다. 약속의 경우도 '-ㅁ세,' '-겠네'가 화자와 청자가 덜 친숙할 때나 격식을 갖출 때나 또는 화자가 여성일 때 사용된다.

다. [+수하][-존대]와 [+수하][+존대]의 대립

연령적으로나 사회 신분상 아랫사람인 청자에게는 [-존대]로 소위 '해라'체를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비록 청자가 [+수하]자이더라도 성년이 지난 대상인 경우이면서 화자가 남성인 경우 주로 '하게'체를, 화자가 여성인 경우 '하소'체를 사용한다. 청자가 집단인 경우 '해요'체를 사용한다. 그리고 친족 관계에서 장모와 사위 간에는 비록 수하자이지만 반촌에서는 '하게'체를 사용하고 민촌에서는 '해라'체를 사용하게 된다.
    그리고 혈족의 경우 청자가 수하자인 경우 연령이 아무리 높아도 '해라'체를 사용한다.

(1) 영석아, 내가 오늘 자~아 간다. [-존대]
총각, 오늘 내가 자~아 가네. [+존대]
총각, 오늘 내가 자~아 가니더. [+존대]
(2) 영석아, 오늘 니가 자~아 가나/가여? [-존대]
영석아, 오늘 니는 머 하노/머 해여? [-존대]
영석아, 이기 너거 집이가? [-존대]
영석아, 이기 머꼬? [-존대]
총각이 오늘 자~아 가니껴/가능교? [+존대]
총각, 오늘 자네가 자~아 가능가? [+존대]
총각, 오늘 머 하니껴/하능교? [+존대]
총각, 오늘 자네는 머 하능고? [+존대]
총각, 이기 총각 집이니껴/집잉교? [+존대]
총각, 이기 자네 집인가? [+존대]
총각, 이기 머이니껴/머잉교? [+존대]
총각, 이기 머인가/머인공? [+존대]
(3) 영석이가 오늘 자~아 가라/가래이. [+존대]
총각이 오늘 자~아 가소. [+존대]
총각이 오늘 자~아 가게. [+존대]
(4) 영석아 오늘 자~아 같이 가자/가재이. [-존대]
총각, 오늘 자~아 같이 가시더. [+존대]
총각, 오늘 자~아 같이 가세/가게. [+존대]
(5) 영석아, 오늘 내가 자~아 가께. [-존대]
총각, 오늘 내가 자~아 감세/감시더. [+존대]

수하 하대의 서술형은 소위 '해라'체가 사용되며 [+존대]의 경우 화자와 청자 간에 친밀도가 적을 때 '하게'체나 '하소'체가 사용된다. '-ㄴ다'는 친밀한 수하자에게 사용되며 '-네'는 친밀도가 적은 [+수하] 청자를 높여 주는 상황에서 사용되며 반촌에서는 주로 장인과 사위 간에 사용된다. '-니이더'는 친밀도가 전혀 없는 성년이 지난 [+수하] 화자에게 [+존대]로 사용된다. [+수하][-존대]의 경우 서술의 종결 어미 '-다'와 '-라/래'와 '-ㄴ다'가 실현되며 접속 어미인 '-지,' '-지러'와 '-거든'도 사용된다. '-다'는 형용사나 존재사, 계사의 어간에 통합된다. 경북 안동 방언에서는 체언하에서 '-(이)ㅅ다'가 [+수하][-존대]로 사용된다. '-라'는 계사의 어간과 통합하는데 '-다'와는 '판정' 유무의 의미적인 차이를 보여 준다.
    의문의 경우 친밀도가 있거나 친척의 경우인 [+수하] 청자에게 '-나/노'와 '-ㄴ가/고'가 사용된다. 그러나 경북 봉화, 문경, 예천, 안동, 선산, 김천 지역에서는 '-여'가 사용되는데 이는 중부 방언의 '-아/어+요'에 대응된다. '-니껴'와 '-능교(-는교)'는 서술어의 어간이 용언이든지 체언의 용언형이든지 관계없이 지역에 따라 '-니껴'로 실현되는 지역과 '-능교'로 실현되는 지역으로 갈라져 달리 실현된다. 의문의 '-나/노'는 용언 어간 아래에서 사용되며 '-나'는 판정 의문문에서 실현되며 '-노'는 설명 의문문에서 실현된다. '-가/고'는 체언이 서술어일 때 쓰이고 '-가'는 판정 의문문에, '-고'는 설명 의문문에서 실현된다.
    명령의 '-라/래이'는 [+수하] 청자에게 [-존대]로 사용되며, '-고'는 '달-[授與]' 동사 어간에서만 실현된다. ('다고'의 형태로 실현됨.) '-ㄴ나'는 동사 '오[來]-'에서만 실현된다. '-자(-재이)'는 동사의 어간이나 존재사에만 실현된다.
    약속의 경우 '-꾸마,' '-ㄹ께(-ㄱ께),' '-ㄴ다,' '-ㄹ다,' '-ㄹ라,' '-ㄹ래' 어미가 실현된다.
    청자 존대의 등급은 종결 어미에 의해 주로 결정되기 때문에 지금까지 대부분의 학자들이 종결 어미 형태를 중심으로 문체법 가운데 명령법의 어미를 기준으로 하여 '합쇼,' '하오,' '하게,' '해라'체로 구분해 왔다. 그러나 경북 방언에서는 기존의 등급 구분과 전혀 관계없음을 알 수 있다. [+존대] 가능한 상대가 [+수상], [-수상]에 두루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존대] 가능한 상대도 [+수상], [-수상]에 두루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수상과 수하의 개념도 연령만이 절대적 기준이 되지 못하고 여러 가지 사회적 요인(친숙도, 혈족 관계, 성별 등)에 의해 결정되는 복합적인 개념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경북 방언의 존대 체계는 이원적인 상관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1) 수상 존대: 1. 서술법: -니이더/이더, -니데이, -시더/ㅅ더, -디더, -ㄹ게(ㅅ)니더, -ㄹ게(ㅅ)시더, -ㄹ라니더, -디더, -겻니더, -요, -라요(예)/래요(예), -아요(예), -지요(예), -거든요(예)
2. 의문법: -니이껴, -이껴/니꺼 -은/는기오(교), -는게, -디(ㅅ)껴, -ㄹ라니껴, -제요(예), -을까요(예)/을꼬요(예), -올라요(예), -은데요(예), -ㄴ가요(예), -ㄴ고요(예)
3. 명령(청유)법: -이소, -으소, -시(이)소
4. 약속법: -ㄹ께요(예), -ㅁ시더
5. 공동법: -시더, -입시더, -으시더
(2) 대등 존대: 1. 서술법: -네, -세, -(으)께레, -(이)ㄹ레, -낀데, -데
2. 의문법: -ㄴ가, -ㄴ고, -ㄴ강, -ㄴ공, -아/어, -지, -제
3. 명령법: -게, -지, -으소, -이소
4. 약속법: -ㅁ세, -(겠)네
5. 공동법: -세, -ㅁ세
(3) 수하 존대: (2) 대등 존대와 동일함.
(4) 수상 하대: 1. 서술법: -다/대이, -ㄴ다, -시ㅅ다, -라/래/래이, -지/지러, -여, -구마, -거든
2. 의문법: -나, -노, -가, -고, -이라/이로, -이래, -ㄹ라꼬, -다, -도, -여, -ㄴ강, -ㄴ공
3. 명령법: -아(어)라/아(어)래이, -ㄴ나
4. 약속법: -ㄹ(ㄱ)께, -ㄴ다, -마, -꾸마/꾸매이
5. 공동법: -자/재이
(5) 대등 하대: (4) 수상 하대와 동일함.
(6) 수하 하대: (4) 수상 하대와 동일함.

이상에서 이 방언의 경어 체계는 [+수상], [-수상], [+존대], [-존대]의 이원적 대립에 의해 결정되는데 수상 존대 체계와 대등 존대와 수하 존대를 묶는 체계와 수상 하대와 대등 하대, 수하 하대를 묶는 체계가 3단으로 대응되고 있다.

2.2. 청자 대우법을 나타내는 형태소 구성과 통합
    경북 방언의 청자 대우법을 결정해 주는 요소는 종결 어미에 의해 실현된다. 그런데 현재의 청자 대우를 나타내는 종결 어미는 역사적으로 존대나 겸양을 나타내는 선어말 어미가 종결(어말) 어미로 화석화한 예들임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접속 어미(-지, -거든 따위)나 내포화 어미['-는교' (-는+거+이+오)]에 포함된 '것(>거),' '-강,' '-공' 따위가 종결 어미로 굳어진 예들도 많이 나타나며 종결 어미에 다시 다른 성분들이 결합하여 종결 어미로 인식되는 요소들이 많이 나타난다.
    이처럼 중부 방언의 청자 대우법과는 체계적으로나 형태소 구성과 분포 통합상 많은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자 대우법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의 형태소 구성에 대한 정밀한 분석과 선어말 어미와의 통합 관계, 인칭 제약, 관계절과 내포문 또는 인용문에서의 형태소 구성 통합상의 특질에 대한 연구가 미진한 상태이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문제들 가운데 경북 방언에서 특징적인 것만 다루어 보고자 한다.
    먼저 수상 존대를 나타내는 종결 어미의 형태소 구성과 그 분포, 통합상의 특징에 대해 살펴보자. 서술형 '-니이더'는 '-ㄹ-'+'-니이더,' '-았-'+'-니이더,' '-디-'+'-이더,' '-았디-'+'-이더'와 같이 선행 시상 선어말 어미와의 통합이 가능하다. 특히 '-더-'나 '-았더-'와 통합이 되는 경우 '-니-'가 생략되며, '-더'가 하대의 경우 '-다'로 실현되므로 '-니이더'는 '-니(시상)-'+'-(상대 존대)-'+'-더(종결 어미)'로의 형태소 재분석이 가능하다. '-시더'가 '-시(주체 존대)-'+'-더(종결 어미)'로 재분석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이를 입증해 준다. 경북 북부 방언에서 실현되는 '-겻(존대 선어말 어미)-'+'-니더'로 분석 가능하므로(임지룡: 1982), 의문형 '-니이껴'는 '-니이더'와 동일하게 '-더-'나 '-엇더-'와 통합되는 경우 '-니'가 생략되어 '-이껴'와 연결된다.('-디ː껴,' '-었디ː껴'로 실현됨.) '-는 기오(교)'니 '-는 게'는 '-는'+'-거(의존 명사 것>거)-'+'-이(계사)-'+'-오(의문형)'의 축약형이다.
    명령형 '-시이소,' '-이소,' '시소'는 교체될 수 있는 것이되 청자가 화자보다 [+수상]인 경우 사용하며, [+수상][+존대]의 경우에 경북 서북부 방언(예천, 봉화, 문경 등지) 화자들에 의해 사용된 '-(으)소'는 '-시이소,' '-이소,' '-시소'와 등급 차이가 없다. 그러나 '-(으)소'는 대등 또는 수하 존대의 명령형에서도 사용되지만 '-시이소,' '-이소,' '-시소'는 대등 또는 수하 존대의 명령형에서 사용될 수 없다.
    청유형의 '-시더(-시데이)'는 동사 어간이나 존재사나 계사와 통합 가능하므로 서술형 어미 '-시더(주로 안동 방언에서 사용됨.)'와 구별된다.
    대등 존대의 경우 다양한 사회적 요인에 의해 대등 존대와 하대가 결정된다.
    서술형의 경우 '-네,' '-세'가 있다. '-네'는 '--'+'-오-'+'--'+'-다'의 축약으로 '-뇌다,' '-이다'에서 형태소가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 '-세'와 '-이'는 '-네'와 달리 선어말 어미와의 통합상 제약이 매우 크다. 곧 '추단 표시'(최명옥, 1980:71)의 선어말 어미 '-읋'과 '-음' 뒤에서만 실현될 수 있다. '-께레'와 '-ㄹ레'는 경북 북부 지역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의문형의 경우 '-ㄴ가'와 '-ㄴ고'가 있으며 '-ㄴ강,' '-ㄴ공'은 의문형 어미라기보다는 내포화 어미이다.

(1) 가아는 잘 사는강 (모르겠다)?
(2) 가아는 어디 있는공 (궁금하다)?

(1), (2)에서 '-ㄴ강,' '-ㄴ공'은 서술어가 생략되어 의문문으로 처리되기 쉬우나 상위문은 설명문이고 내포문이 의문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내포문에 의문사가 없는지 있는지에 따라 '-ㄴ강,' '-ㄴ공'이 결정된다. 그런데 이들 형태소의 구성이 무엇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명령형은 '-게'가 있다.
    청유형은 '-세'와 '-까'가 있는데 '-ㄹ까'는 원래 의문형 어미이지만 상대방의 의향이나 동의를 구할 때 에 청유형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예:그만 내려갈까? = 그만 내려가자.)
    수상 하대를 나타내는 종결 어미의 형태소 구성과 그 분포, 통합상의 특징에 대해 살펴보자. 서술형 '-다'는 수상 존대와 대등 존대 간에 대응을 보여 주고 있다. '책이시더(=표준말의 '책입니다' 정도에 대당, 수상 존대)/책이네(대등 존대)/책이다(수상 하대)'처럼 '-더'와 '-다'의 대응이 대우 체계상의 대립으로 파악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다'는 선어말 어미 '-더-'와의 직접 통합이 불가능하지만 '-라'는 계사나 선어말 어미 '-리-'와 통합된다. '-구마'는 수상 하대, 대등 하대에서만 실현되고 수하 하대에서는 실현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들의 분포도 경북 동남부 지역(대구 부근)에 한정되어 있다.
    약속법의 '-꾸마'는 선어말 어미 '-더-'와의 통합이 불가능하며 서술어의 어간에 직접 통합되기도 한다.

3. 결론
    필자는 본고에서 경북 방언의 형태론 체계를 기술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화자·청자 간의 대우상의 등급 체계의 기술을 통하여 이 방언에 실현되는 경어법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특히, 기존의 연구에서 방언의 독자성을 무시하고 중부 방언의 체계에 맞추어 설명하려는 모순점을 지양한다는 견지에서 본고의 논의를 전개해 왔다. 이제 그 내용을 요약함으로써 결론을 대신하고자 한다.
    경북 방언에서는, 기존의 중부 방언을 대상으로 연구한 '합쇼'체, '하오'체, '하게'체, '해라'체, '해요'체, '해'체 식의 경어 체계 구분이 그대로 적용되기 어려움을 알 수 있었다. 그 일례로 경북 서북부 지역에서는 '하시이소'체, '하이소'체, '하소'체를 모두 [+수상][+존대]의 경우에 쓰고 있다는 사실과 중부 방언에서는 객체 존대의 '--'이 청자 존대 형태소화한 것과 달리 경북 방언에선 15세기 중세어의 뿌리를 이어 '--'가 여전히 청자 존대 형태소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지적할 수 있다. 따라서, 경북 방언의 경어 체계는 3단 체계로, 즉 (1) 수상 존대 체계, (2) 대등 존대, 수하 존대 체계, (3) 수상 하대, 대등 하대, 수하 하대 체계로 구분할 수 있다. 또 경북 방언에서는 사회적인 요인인 화자와 청자와의 친숙도, 성별, 연령, 민반촌의 차 등이 복합적으로 경어 체계에 작용하여 체계적으로 변화함을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 경북 방언에서는 청자 대우를 나타내 주는 종결 어미는 역사적으로 존대나 겸양을 나타내는 선어말 어미가 종결 어미로 화석화한 예들이 많으며 기타 접속 어미나 내포화 어미가 결합되어 종결 어미로 인식되는 요소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끝으로, 이러한 경어법 체계가 중부 방언 내지 여타 방언 간의 관계를 규명하여 국어 경어법 체계의 전반적인 모습의 기술과, 청자 대우법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의 정밀한 분석을 통하여 경북 방언에서의 종결 어미 체계에 대한 기술은 앞으로의 과제로 남겨 둔다.

4. 참고 문헌
강신항(1980), 안동 방언의 경어법, 난정 남광우 박사 화갑 기념 논문집.
김종택(1981), 국어 대우법 체계를 재론함, 한글 172.
배대온(1979), 경북 안동 지역어의 경어법 연구, 영남 어문학 6.
서정목(1987), 국어 의문문 연구, 탑 출판사.
신창순(1963), 상대 존대어고, 문경 15, 중앙대.
최명옥(1980), 경북 동해안 방언 연구, 영남대 출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