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예절

부모에 대한 호칭어·지칭어

정호성(鄭虎聲) 국립국어연구원

누구나 이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사람은 자기 부모일 것이다. 그렇기에 누구나 자기 부모를 최고로 높여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국어에서 부모를 올바로 부르고(호칭) 가리키는(지칭)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 부모와 남의 부모를 호칭하고 지칭하는 말이 다르고, 부모가 살아 계실 때와 돌아가셨을 때의 지칭하는 말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살아 계신 부모에게는 ‘-님’ 자를 안 붙여

“저희 아버님은 등산을 좋아하십니다.”
“어머님, 어디 편찮으십니까?”

흔히들 자기 부모를 이를 때 ‘아버님, 어머님’과 같이 ‘-님’ 자를 붙여 높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는 존대가 지나쳐 잘못 사용한 것이다. 편지 글을 제외하고는 살아 계신 자기 부모를 호칭하거나 지칭할 때는 ‘-님’ 자를 붙이지 않는 것이 표준 화법이다. 그러므로 위의 경우는 ‘아버지, 어머니’를 써야 한다.

한편, 남의 부모를 높여 이르거나 돌아가신 자기 부모를 지칭할 때, 그리고 며느리나 사위가 시부모나 처부모를 부를 때는 ‘아버님, 어머님’을 써야 한다. 그러므로 남의 부모를 높여 이를 때는 “너희 아버님께서는 건강하시니?”, “철수 어머님, 안녕하세요?”와 같이 ‘-님’ 자를 붙여야 언어 예절에 맞는 표현이 된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어머니와 조부모께 지칭할 때는 살아 계실 때와 같이 ‘아버지’라 하고, 그 밖에는 상황에 따라 ‘아버님, 아버지’로 지칭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아버지와 조부모께 지칭할 때는 ‘어머니’라 이르고, 그 밖에는 상황에 따라 ‘어머님, 어머니’를 사용할 수 있다.

‘선(先)-’ 자는 돌아가신 부모를 지칭해

한편, 한자에 익숙하지 못한 젊은 세대들은 “이번 주 토요일에 저희 선친의 환갑 잔치가 있습니다”와 같이 살아 계신 자기 아버지를 ‘선친’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선친(先親)’은 ‘돌아가신 자기 아버지’를 지칭하는 말이므로 이렇게 말하면 살아 계시는 자기 아버지에게 큰 결례이다.
옛날부터 써 내려오는 한자어가 익히기 번거롭고 미세한 의미 차이를 구별해서 말하기가 쉽지 않더라도, 살아 계시는 부모와 돌아가신 부모를 지칭하는 한자어 정도는 구별해서 쓸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구 분 자기 부모 남의 부모  
살아 계시는 경우 아버지 아버지
가친(家親), 부친(父親), 엄친(嚴親)
아버지, 아버님
춘부장(春府丈/椿府丈)
어머니 어머니
모친(母親), 자친(慈親)
어머니, 어머님
자당(慈堂)
돌아가신 경우 아버지 아버지, 아버님
선고(先考), 선군(先君), 선친(先親)
아버지, 아버님
선대인(先大人)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선비(先 ), 선자(先慈)
어머니, 어머님
선대부인(先大夫人)
(※한자어는 비교적 사용 빈도가 높은 말만 제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