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속담 이야기

우수(雨水) 경칩(驚蟄)에 대동강(大洞江)도 풀린다 / 우수와 경칩이 지나면 아무리 춥던 날씨도 누그러진다는 뜻.

정이월(正二月)에 대독 터진다 / 음력으로 정월이나 이월쯤 되면 으레 날씨가 풀릴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이따금 몹시 추운 날도 있다는 뜻. ‘대독’은 ‘다릿골독’과 같은 말로, 몸체가 크고 가운데는 훨씬 부르게 만든 독을 가리킨다.

봄눈 녹듯 한다 / ① 무엇이 빠르게 사라져 버린다는 뜻. ② 먹는 것이 쉬 삭는다는 뜻.

봄볕에 그을리면 보던 님도 몰라본다 / 따사로운 봄볕에는 뜨거운지도 모르는 사이에 까맣게 그을린다는 뜻.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 알아듣지 못하게 중얼거리는 소리. ‘씨나락’은 ‘볍씨’의 방언형임.


어원 이야기

싸다 : ‘싸다’의 중세국어 어형은 ‘ 다/다’로 현대국어와 달리 ‘값이나 가치가 있다. 또는 값나가다’의 의미를 가지는 말이었다. 중세국어에서 ‘값싸다’의 의미를 가지는 말은 ‘디다’와 합성어 ‘빋디다’였다. ‘다’는 ‘빚(債) 또는 값(價)’을 의미하는 ‘빋’에 결합하여 ‘빋다/빋다’라는 합성어를 만들기도 하였는데 그 의미는 ‘다/다’와 같았다. 그런데 ‘빋다’는 근대국어 시기에 ‘빋다/빗다>비싸다’로 변화하면서 그 의미도 ‘값나가다’의 의미로 굳어졌다. 이 시기에 ‘값이 저렴하다’는 의미를 가진 ‘디다’와 ‘ 디다’가 소멸한다. 이로 인해 ‘비싸다’의 ‘*비-’가 접두사로 인식되면서 ‘싸다’가 ‘값이 저렴하다’는 의미를 가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조그맣다: ‘조그맣다’는 ‘조그마하다’의 준말로 이것의 중세국어 어형은 ‘죠고마다‘이다. ‘죠고마다’의 ‘죠고마’는 ‘작다(小)’를 의미하는 ‘*죡-’에 파생접미사 ‘-옴’이 결합한 ‘죠곰’에 다시 의존명사로 쓰이는 ‘마’가 통합한 것이다. 즉, ‘*죠곰마’에서 자음탈락현상이 적용되어 ‘죠고마’가 형성된 것이다. ‘죠고마’에 다시 파생접미사 ‘다’가 결합한 것이 ‘죠고마다’이고 이것이 현대국어의 ‘조그마하다’로 이어졌다. ‘죠곰’은 현대국어에 ‘조금’으로 이어졌고 ‘죠고마’는 부사 ‘조그만큼/조그만치’의 형성과 관계가 있다. ([[[죡-옴]-마]-다]→*죠곰마다>죠고마다>조그마하다)

시내 : ‘곡(谷)’을 의미하는 ‘실’과 ‘천(川)’을 의미하는 ‘냏’(이것은 ‘나맇’으로부터 변화한 형태)의 합성어이다. 중세국어에서 ‘곡(谷)’의 새김이 모두 ’골‘로 되어 있고 ‘*실’이라는 어형이 존재하진 않지만 지금도 ’곡(谷)‘이 들어간 지명인 ‘율곡(栗谷)’, ‘석곡(石谷)’을 각각 ‘밤실’, ‘돌실’이라는 우리말 이름으로 부르는 점으로 볼 때 ‘*실’의 존재는 확인된다. 결국, ‘*실+냏’에서 ‘ㄴ’앞에서의 ‘ㄹ’탈락규칙의 적용을 받아 ‘시냏’가 되었고 15세기 말엽부터 ‘ㅎ’종성이 나타나지 않게 되는 경향에 따라 ‘시내’가 된 것이다.(*실냏>시냏>시내)


살려 쓰고 싶은 우리말

암기(―氣) : 암상궂고 시기하는 마음. 감때는 그리 사납지 않으나 암기 좀 있어 보이는 듯한 그 낯짝이 적이 사람깨나 잡을 듯하다. [김유정의 「솥」에서]

물색(物色) : 물건의 빛깔. 송화색(松花色) 물색이 곱게 물든 저고리.

삽삽하다 : 태도나 마음씨 따위가 매우 부드럽고 사근사근하다. 그는 온화한 얼굴에 말씨까지 삽삽하였다.

변(邊)죽 : 그릇, 세간들의 가장자리. 우리는 속이 갑갑해서, 그렇게 변죽만 울리는 소리를 듣고는 가슴에 불이 일어나서 못 견디어. (변죽(을) 울리다: “곧바로 직접 말을 하지 않고 둘러서 말을 하여 짐작하게 하다”라는 뜻의 관용구.) [이광수의 「무명」에서]

망발(妄發) : 망령(妄靈)이나 실수로 잘못하여 자기 또는 조상에게 욕이 되게 하는 말이나 행동. 또는 그런 말이나 행동을 하는 것. 다른 사람의 사표(師表)가 되어야 할 교육자가 그런 추악한 말을 입에 담다니 그 무슨 망발이냐.

호구(糊口· 口)하다: 겨우 끼니를 이어가며 살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구들도 고쳐 주고 가마도 붙여 주었다. 이리하여 호구하게 되었다. 최서해의 「탈출기」에서

용훼(容喙)하다 : 간섭하고 참견하여 말하다. 죽어도 단념할 수는 없다니, 자네 나갈 탓이지 제3자가 뭐라고 용훼하나? [이태준의 「장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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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자는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문예진흥기금으로 발간된 것입니다.)

제자(題字):송은 심우식(松隱 沈禹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