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 속담 이야기

굴 우물에 말똥 쓸어 넣듯 하다 / 깊은 굴 우물에 말똥을 한없이 쓸어 넣듯이 음식을 되는 대로 많이 먹는다는 뜻.

서울 사람은 비만 오면 풍년 든다고 한다 / 서울 사람이 농사일에 대해 전혀 몰라 딴소리하는 것처럼 내용을 몰라 딴소리하는 사람을 비웃는 말.

소 탄 양반 송사(訟事)하듯 한다 / 소 탄 양반에게 물으면 이래도 끄떡, 저래도 끄떡하여 도무지 대중할 수가 없다는 뜻. 도무지 일의 결판이 나지 않는다는 뜻으로도 쓰임.

터주에 붙이고 조왕에 붙인다 / 넉넉지 못한 것을 여기 주고 저기 주고 한다는 뜻. 조왕(爬王)은 부엌의 길흉 화복(吉凶禍福)을 맡아보는 신을 말함.


§ 어원 이야기

: 오늘날 ‘얼’을 ‘넋’이나 ‘정신의 줏대’라는 뜻의 명사로 쓰고 있으나 중세국어에서는 ‘얼’이 단독으로 쓰인 적이 없다. ‘얼’은 의미상으로 중세국어의 ‘어리석다(愚)’라는 뜻의 ‘어리-’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현대국어의 ‘다부지지 못하고 어리숙해 보이다’라는 뜻의 ‘얼뜨다’나 ‘사람됨이 좀 모자라다’라는 뜻의 북한어 ‘얼되다’도 현대국어의 ‘얼’이 중세국어의 ‘어리-’와 관련이 있었음을 보여 준다(이 밖에도 ‘얼겁, 얼김에, 얼결에’ 등을 그 예로 더 들 수 있다). 이렇게 중세국어에서 ‘愚, 迷, 痴’의 의미를 가지던 ‘*어리(>얼)’가 현대국어에서 ‘넋’이나 ‘정신의 줏대’란 의미로 바뀌게 된 것은 아마도 ‘얼빠지다’를 ‘넋빠지다’에 유추하여 잘못 해석한 데 연유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러한 해석은 문세영의 『朝鮮語辭典』(1938)에 처음 보인다. 요컨대 ‘얼’은 단독으로 쓰이지 못하고 ‘얼빠지다’와 같은 한정된 문맥에 쓰이면서 ‘얼’의 의미를 ‘넋’으로 잘못 추출하여 오늘에 이른 것이다.

따로:‘따로’의 중세국어 형태는 ‘로/로(>로>따로)’이다. ‘로’는 ‘-(摘, 別)’에 접미사 ‘-로’가 결합한 것으로 보아 왔는데 중세국어에 용언 어간에 결합하여 부사를 형성하는 접미사로 ‘-로’가 실재하지 않으므로 이는 잘못이다. 명사나 부사끼리의 합성이나 중첩몯내, 나날, 다다)을 제외하면, 중세국어에서 부사를 형성하는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홀로(</올+로), 새로(새+로); 고대(곧+애)’처럼 조사가 통합된 것이 한 단어화하거나 ‘더불어(<더브러)’처럼 용언의 활용형이 한 단어화하거나 ‘거꾸로(<갓고로/갓로(갓골/갓-오), 바로(< -오), 고루(고-우), 너모/너무(넘-오/우)’ 등처럼 ‘-오/-우’와 같은 접미사에 의해 파생시키는 것을 들 수 있다. ‘로’는 이 가운데 ‘*-’나 ‘*-’이라는 용언에 ‘-오’가 결합한 세 번째 유형으로 보아야 한다. ‘로’는 ‘-’라는 용언 어간에 접미사 ‘-로’가 결합하여 형성된 단어가 아닌 것이다.


§ 살려 쓰고 싶은 우리말

호도깝스럽다: 언행이 경망하고 조급하다. (호도깝스럽게 표정을 누그러뜨리면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웃는 …)

이아치다 : 자연의 힘이 미쳐서 손해나 상해를 입다. (돌밭, 대밭, 단단한 땅에 이아쳐 자란 놈이라야 좋고 …)

버력 : 하늘이 인간의 죄악을 징계하기 위하여 내리는 벌. (은근히 무슨 버력이 언제 내릴지 몰라서 걱정걱정하던 것이다.)

몸가축 : 몸을 매만져서 잘 거두는 일. (어서 그러지 말고 빨리 몸가축을 해 두어요.)

되우 : 매우 심하게. (미미히 이는 골바람 되우 산뜻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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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자는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문예진흥기금으로 발간된 것입니다.)
제자(題字):송은 심우식(松隱 沈禹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