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로 알기

곤조와 뗑깡

최용기 국립국어연구원

우리 일상 용어 속에는 아직도 적지 않은 일본말이 남아 있다. 그동안 국어 순화 운동과 국어 교육을 통하여 많이 바뀌었지만, 지금도 우리말 속에는 일본말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있다.

○ 곤조(こんじょう) → 본성(本性), 근성(根性), 심지(心地), 성깔
‘곤조(こんじょう)’는 일본식 한자어 ‘근성(根性)’을 일본말로 발음한 것이다. 우리말의 ‘본성(本性)’, ‘성깔’과 뜻이 비슷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좋지 않은 성격이나 심보, 나쁜 근성을 가리키는 말로 많이 쓰이고 있다. 또한 특수한 직업이나 일 때문에 생긴 날카로운 성질이나 성깔을 가리키는 비속어로도 널리 쓰이고 있다. 듣는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하고 말하는 사람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곤조(こんじょう)’는 이제 바꿔 써야 할 말이다. 『일본어투 생활용어 순화집』(1995)에서는 순화한 말로 ‘본성’, ‘근성’, ‘심지’를 쓰도록 하였으나, 때로는 좋지 않은 성질을 나타낼 때도 있으므로 ‘성깔’도 함께 쓰면 좋겠다.
○ 뗑깡(てんかん) → 생떼, 투정, 행패, 어거지
‘뗑깡(てんかん)’은 일본식 한자어 ‘전간(癲癎)’을 일본말로 발음한 것이다. 본래 ‘전간’은 의학 용어로 ‘간질병(癎疾病)’이나 ‘지랄병’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어린 아이가 심하게 투정을 부리거나 어떤 사람이 행패를 부릴 때 사용되고 있다. 또한 어거지를 써가며 우길 때도 이 말은 쓰이고 있다. 사실 지랄병을 일으키는 사람이나 생떼를 부리는 사람의 태도가 서로 비슷한 데서 온 말이겠지만, 본래의 뜻이 좋지 않으므로 이제는 이 말도 쓰지 말아야 한다. 상황에 따라 ‘생떼’, ‘투정’, ‘행패’, ‘어거지’ 등으로 바꿔 쓰면 좋겠다.

*말하는 사람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일본어는 바꿔써야

기 스(傷, きず) → 흠, 흠집

나 래 비(竝, ならび) → 줄서기

무 뎃 뽀(無鐵砲, むてっぱう) → 무모(無謀), 막무가내

소데나시(袖無, そでなし) → 민소매, 맨팔옷

우 와 기(上衣, うわぎ) → 윗도리, 상의, 저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