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도 국어학의 주요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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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동향
  Ⅱ. 국어 분야별 동향
  국어(학)사․계통론
윤 용 선 / 명지대학교
  1. 머리말

  이 글은 2006년에 이루어진 국어학 연구 논저 중, 국어사와 국어학사의 성과를 정리하여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국어사는 좁은 의미에서는 통시적 연구를 지칭하나 일반적으로 옛말과 글을 다룬 것은 모두 국어사에 넣기 때문에 국어사의 영역은 매우 넓다. 여기서는 이 모두를 다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관계로 문법사와 문헌 자료, 문자와 표기에 대한 성과만을 대상으로 삼고자 한다. 음운의 변화나 어휘의 변화에 대해서는 다른 분야에서 언급할 것이라 믿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글은 연구 성과들의 경향을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고 지면의 제한도 있는 관계로 연구 성과의 결론이나 주요 요지를 간략히 제시하는 방식으로 기술하고자 한다. 연구의 의의를 평가하거나 논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의 평가적 기술은 지양하고자 한다. 다만 필자가 주관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판단한 논저에 대해서는 간략한 의견을 덧붙인다.
  모든 논문을 나열하고 요약하는 것은 번거롭기만 할 뿐이고 이 글의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으므로 단행본(저서), 학위 논문(박사), 학술지 게재 논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여기에 일반 논문집의 논문이나 석사학위논문, 잡지의 글 들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을 보충하기로 한다. 이 글에서 다루지 못한 연구 성과는 목록을 참고하기 바란다. 

  2. 문법사 연구

  문법사 연구는 문법형태소나 형식을 중심으로 그 기능과 형태의 변화를 다룬 성과가 주를 이루었다. 구문과 통사구성을 다룬 성과는 아주 미비했다. 여기서는 연구 경향을 파악하기 위해 주제(문법 현상)를 중심으로 연구 성과를 분류하여 정리하기로 한다. 

   2.1. 총설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국어사 전반에 걸친 다양한 주제를 다룬 업적이 이에 포함된다. 총설적 성격의 성과는 대부분 논문집 혹은 공저의 형식으로 발간되었다. 

  <국어사 연구 어디까지 와 있는가>(임용기·홍윤표 편)은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과 국어사학회가 주관한 학술 대회의 발표 논문을 모은 논문집이다. 각 분야별로 가장 뛰어난 업적을 쌓으신 국내외 원로 석학들이 모두 참여함으로써 국어사 연구의 흐름과 방법을 회고하고, 연구 성과를 총체적으로 이해함은 물론 앞으로의 전망과 과제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문헌 자료 연구, 표기법, 한국어의 계통, 음운사, 문법사, 어휘사, 방언사, 지명 연구, 연구사 등 국어사 전반을 포괄하는 논문 27편이 수록되어 있다. 수록 논문을 간략히 살펴 본다. 
  <우리말의 ‘역사 연구’와 ‘연구 역사’의 한 시각>(김석득)은 연구 태도와 방법론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국어사와 국어학사의 상생적 연구 태도, 세기별 공시적 체계를 바탕으로 개별 범주의 통시 체계를 추구하는 연구 방법론, 연구 중심의 국어학사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어사 연구의 회고와 전망>(이기문)은 개별적인 사례를 통해 국어사 연구의 전개 과정과 문제점을 언급하고 향후 연구의 방향과 과제에 대해 제언하고 있다. 문헌 자료의 철저한 검토와 활용, 현대적 편견을 극복하기 위한 연구 자세, 방언 연구의 가치, 알타이어 연구를 통한 비교 연구의 체계화 등 국어사 연구의 과제와 후학들에 대한 警戒를 담고 있다. 
  <국어사연구와 한글資料>(안병희)는 언해 양식의 차이, 언어 자료의 고증(오자와 교정), 자료의 문헌학적 窮究 등 한글자료의 이용에 있어서 주의해야 할 점을 설명한 글이다. <국어사 연구를 위한 전자자료 구축의 현황과 과제>(홍윤표)는 국어사 자료 말뭉치의 구축 현황과 문제점, 이를 국어사 연구에 활용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기술한 글이다. <석보상절 제24와 월인석보 제25의 대비 연구>(김영배), <왜학서 자료에 대하여>(정광), <천자문에 대하여>(후지모토 유키오)는 구체적인 문헌 자료 연구이다. <석보상절 제24와 월인석보 제25의 대비 연구>(김영배)는 두 문헌의 서술 내용을 대비하여 차이를 검토한 문헌학적 연구에 해당한다. <왜학서 자료에 대하여>(정광)는 조선시대 전기에 사용되던 일본어 학습교재의 목록을 역사 기록을 통해 확인하고, 그것은 일본에서 건너온 훈몽 교과서였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천자문에 대하여>(후지모토 유키오)는 천자문의 서지 사항과 기술 내용을 토대로 異本 관계를 규명한 연구이다. <근대국어 음운사와 ‘가나’ 表記 資料>(송민) 역시 문헌 자료 연구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일본 자료인 雨森芳洲의 全一道人(1729)이 음운사 연구에 여하히 활용될 수 있으며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를 검토함으로써 외국인에 의한 국어 자료의 이용 방법과 연구 태도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시상법의 변천에 대한 연구사적 검토>(고영근)는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상법 변천 양상에 관련된 논의와 쟁점을 고찰한 글이다. 고대어와 중세어는 서법과 동작상 중심의 시상법 체계이고 근대국어는 시제 체계 중심의 시상법이 형성되고 서법 중심의 체계가 위축되는 과도기이며 현대어는 시제, 서법, 동작상의 3원적 시상법이 완성된 시기로 보고 있다.
  <현대 국어사 연구의 회고와 전망>(김민수)는 국어사 연구의 성과를 대상으로 한 국어학사의 논문이다. 우리의 현대 국어학 연구를 초기(1945-59), 2기(1960-79), 3기(1980-99)로 나누어 개관하고, 북한의 업적도 같은 시기 구분에 따라 조망하고 있다. 
  <훈민정음 「해례」의 설명에 나타난 몇 가지 문제>(강신항)은 훈민정음(해례본) 연구에 있어 검토가 미진했던 사항을 검토한 글이다. 성리대전으로 대표되는 송학의 영향 관계, 자음자와 모음자에 나타나는 비체계적인 요소, 성조와 방점의 본질 등이 훈민정음에서 불명료하게 설명된 부분으로 이에 대한 세밀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하고 있다.
  <국어 표기법의 두 원리>(이익섭)은 훈민정음 창제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표음주의 원리와 표의주의 원리의 어느 쪽으로 움직여 왔는가를 검토하고, 그 위에서 현행 한글맞춤법의 원리가 타당함을 입증하고 있다. <국어표기법의 전개와 변천>(지춘수)는 훈민정음 창제 이후 표기법의 혼란상을 검토하고 그 원인을 설명한 글이다. 분철의 등장은 한자음을 정음으로 적기 시작한 데 원인이 있으며, 음운 변화에 표기가 제대로 따라 가지 못함으로써 신,구형이 공존하는 혼란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韓國의 古代口訣資料와 그 變遷에 대하여>(남풍현)은 국어사 자료에서 확인되는 여러 구결 체계의 역사적 변천 과정과 연관 관계에 대해 정리한 글이다. 자토석독구결은 7세기 후반부터 발달하기 시작하여 널리 사용되었으며, 점토석독구결은 자토를 바탕으로 형성된 것으로 2계통(화엄경계와 유식론계)이 있었는데 주로 제한된 식자층에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순독구결은 한문의 보급에 따라 12세기부터 발달해 석독구결을 쇠퇴시키고 14세기부터는 구결의 주된 양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불경 언해에 나타난 구결의 변천>(김문웅)은 한글 구결이 문헌에 따라 변화하는 양상을 검토한 글이다. 부정법, 의문법, ‘與’구문, 속격의 구결 ‘ㅅ’, 목적어 표지 ‘-ㄴ’에 있어 능엄경언해(1462)에서 선가귀감언해(1610)까지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가를 살피고, 후대로 갈수록 단순화하는 경향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 
  필자의 담당 분야가 아니어서 내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방언사를 다룬 <全羅北道 方言 硏究와 方言史>(전광현), 어휘를 다룬 <四字成語와 韓國語文法>(심재기), <國語 同義語의 通時的 考察>(남성우), 지명을 주제로 한 <지명 해석과 고어 탐색법>(도수희), <우륵의 고향 ‘省熱’은 어디인가>(김종택), 성조와 한자음을 다룬 <우리말 성조사 오백년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김차균), <한국한자음의 몇 가지 특징>(이돈주), 우리말의 계통을 다룬 <알타이어족의 비교언어학>(송기중), <이른바 알타이 조어의 모음 체계와 한국어 모음 체계>(김동소)도 넓은 의미의 국어사 연구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후기 근대국어 형태의 연구>(홍종선 외 공저)와 <후기 근대국어 통사의 연구>(홍종선 외 공저)는 후기 근대국어의 문법 체계를 정리한 책이다. <형태>편에서는 조어법과 문법 형태, 문법화를, <통사>편에서는 문법 현상과 통사 구성, 문체를 다루었는데, 후기 근대국어의 형태·통사의 특징적 사실을 조망한 후, 특정 주제별로 논의·검토하는 체재를 취하고 있다. 논문집 성격의 공저인 관계로 통일성은 결여되어 있지만, 의미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근대국어에 대한 국어학계의 연구 성과와 과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2006년에는 해외에서의 국어사 연구 성과와 경향을 엿볼 수 있는 저서가 2권 나왔다. 해외의 자료인 관계로 실제 연구보다는 뒤에 소개된 셈이다. <조선어언어력사연구>(리득춘 편)와 <조선어 발달사>(리득춘 외 공저)가 그것이다. <조선어언어력사연구>는 크게 연구 논문을 실은 연구편과 문헌 해독 자료를 실은 자료편으로 나뉜다. 연구편에서는 고대, 중세, 근대, 현대로 나뉘어 다양한 분야의 논문 21편이 수록되어 있다. <조선어 발달사>는 고대조선어(선사시대~통일신라말), 중고조선어(신라 멸망~고려말), 중세조선어(조선왕조 건립~임진전쟁 이전), 근대조선어(임진전쟁~갑오경장 이전), 현대조선어(갑오경장~현재)로 나누어 각 시대별로 역사 개관과 자료, 문자, 음운, 문법, 어휘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공저인 관계로 술어나 체재, 영역별 기술 내용이나 사실이 통일되지 않은 면이 있다. 
  이 밖에 국어사 전반에 걸치는 총설적 성격의 책으로는 <역학서와 국어사 연구>(정광 외 공저)가 있다. 정광 선생의 정년퇴임 논문집으로 역학서 연구와 국어학 연구 논문 20편이 수록되어 있다. 수록 논문의 목록은 아래와 같다. <譯學書와 國語史 연구>(정광), <朝鮮時代 多重 言語辭典類에 대하여>(양오진), <東京大 小倉文庫 소장 諺文에 대하여>(정승혜), <飜譯朴通事와 박통사언해의 번역 양상 차이>(장향실), <捷解新語의 언어 교재로서의 특징과 언어 기능 분석>(김유정), <19세기 한학서 화음계몽언해 연구>(이승연), <京都大學 河合文庫 소장 司譯院 관련 고문서>(박진완), <역학서의 문체 특징 연구>(박미영), <飜譯『老乞大.刪改『老乞大.『老乞大諺解』의 한문원문 對照>(김현주. 정경재), <1880년 刊『韓語入門』의 韓語表記에 대하여>(사이토 아케미), <月印釋譜 編刊 再考>(정광), <慕竹旨郞歌의 ‘目煙廻於尸’는 ‘눈의 감’이다>(이창호), <한자와 한자어 수용 과정>(이준석), <용비어천가의 훈민정음 주음 어휘 연구>(김양진), <훈민정음, 언문, 반절, 그리고 한글의 역사적 의미>(이상혁),<新約全書 국한문』의 저본에 대하여>(히로 다카시), <Ramstedt의「Studies In Korean Etymology」에 나타난 한국어 표기 방식>(배성우), <러시아 학자의 알타이어 주석>(꼬미싸로바 빅토리야), <주어적 속격과 명사형 어미의 상관성>(김일환), <표기법 규정과 문자 생활>(최정혜)

  총설 성격의 논문으로는, <국어사 연구의 새로운 방향 설정을 위하여>(백두현), <한국어 변천사 연구의 문제점>(김동소), <고대국어 연구 방법에 대하여>(배대온)를 들 수 있다.
  <국어사 연구의 새로운 방향 설정을 위하여>(백두현)에서는 실용 위주의 현 교육 상황에 걸맞은 국어사 연구를 위해서는 실증적 연구를 강화하여 언어 변화에 관한 일반 이론의 발전에 기여하면서, 인접 학문과 소통하는 연구를 통해 현실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한국어 변천사 연구의 문제점>(김동소)은 국어사의 시대 구분은 역사적 사실이 아닌 언어 자체의 변화를 기준으로 삼아야 함과 ‘ㆍ’가 실재 존재하지 않았던 비음소적 과잉 문자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고대국어 연구 방법에 대하여>(배대온)은 고대국어 연구에 있어 자료의 신중한 사용을 강조하고 차자표기 자료를 시대별로 정리하여 제시한 글이다. 10세기를 기점으로 차자표기의 양상이 달라짐을 강조하였다.



   2.2. 조어법

  조어법에 관한 연구로는 모두 파생 접미사의 목록을 작성하기 위한 연구였다.
  <고대국어의 파생 접미사 연구>(장윤희)는 차자표기 자료를 분석하여 파생 접미사의 목록을 확인하고 그 기능에 대해 정리한 논문이다. 명사 파생 접미사로는 ‘-/음’, 부사 파생 접미사로는 ‘-거/긔, -고, -뎌, -디, -/득, -, -며, -아, -오, -이, -히, -ㅅ’와 영파생, 동사 파생 접미사는 ‘--’와 사동의 ‘-이-, -오/우-, -호-, -히-, -기-’의 목록을 제시하고 있다. 부사 파생 접미사는 어미적 성격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예가 다수 있으며, 피동 접미사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연구 방법론으로서 고대국어의 자료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중세국어의 언어사실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함도 강조하고 있다. <우리말 접사의 국어사적 고찰>(김유범)는 파생 접사에 대한 연구를 개관하고 기존 연구의 성과를 바탕으로 시대별 접사 목록을 정리·제시하면서 특징적 사실을 검토하고 미해결의 연구 과제에 대해 논하고 있다. 피·사동접미사의 역사적 발달 양상과 중첩 현상, 부사 파생접미사 ‘-이’와 ‘-히’의 발달 양상 등을 향후 연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부사 형성 접미사 ‘-시-’에 대하여>(박석문)는 ‘애야시’를 ‘애야라, 애아라이’와 비교하여 접미사 ‘-시’를 추출하고, ‘애오라지’의 ‘-지’는 이 ‘-시’가 변화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2.3. 조사

  조사에 관한 연구 성과는 특정 형태의 발달 과정을 실증적으로 검토한 성과가 돋보인다.
  <‘-도록’의 의미와 문법에 대한 통시적 고찰>(석주연)은 후기 중세국어에서 “도급”과 “익심”의 의미를 지닌 ‘-도록’이 현대국어와 같은 의미 기능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자료를 통해 확인한 논문이다. “익심”의 의미는 점차 쇠퇴하여 19세기 이후 보이지 않으며, “도급”의 의미는 문맥적 의미와 화용적 의미가 “정도”와 “결과”의 독립적 의미로 분화되고, 분화의 결과 ‘-도록 -’와 ‘-게 -’의 대치 관계를 형성하게 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복합조사 ‘이라고’의 생성과 분화>(이규호)는 ‘-이라고’의 용법을 부사격조사, 글 인용조사, 말 인용조사, 보조사의 넷으로 나누고, 각각의 생성 과정에 대해 검토한 논문이다. ‘-이라고’는 기원적으로 지칭문의 ‘-이라야 V’가 문법화하여 형성된 것이며, 이 형식이 현대국어의 네 용법으로 분화되었다고 설명하고, 각각의 최초 출현 시기를 種德新編(1758), 독립신문(1896), 신학월보(1901), 순천 김씨묘 간찰(1565)로 밝히고 있다.
  <고대국어의 처격 조사>(황선엽)는 이두와 향가 자료를 대상으로 사용 글자와 형태소의 대응 관계를 중점적으로 검토하여 처격조사의 목록(-中, -良, -良中, -矣/衣)을 확인하고 고대국어 처격 조사 연구에 있어 향후 과제를 제시한 글이다. <處所副詞格助詞의 用法 考察>(조재형)도 같은 주제를 다룬 논문이다. 석독구결 자료를 검토하고 각 자료별로 용법을 정리한 점과 ‘良中’을 문법 기능의 변화와 독음의 변화로 보아 ‘아>아>아>아ㅣ’의 가설을 세운 점, 15세기 국어와의 연관성을 해명하려 한 점이 구분된다. 후자에 대해서 <고대국어의 처격 조사>(황선엽)은 향후 과제로 보고 있다.

   2.4. 높임법

  <통합형어미 ‘-습니다’류의 통시적 형성과 형태 분석>(정언학)은 최상위 대우 표현인 ‘-습니다’류 어미의 형성 과정을 형태적 측면에서 검토하고 공시적 분석 문제에 대해 논의한 논문이다. 평서형 어미 ‘-습니다,-습디다’와 의문형 ‘-습니까’는 ‘이다>이다>다>늬다>습니다’, 문어적인 ‘-리다’와 ‘-리까’는 ‘()리다>(오)리이다>(오)리다’, 청유형 어미 ‘-읍시다’는 ‘()사다>()새이다>ㅂ새다/ㅂ세다>ㅂ시다’, 명령형 어미 ‘-읍시오’는 청유형 어미 성립 후 ‘-다’가 명령형 ‘-오’로 교체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국어에서 ‘이’와 ‘습’은 형태 분석할 수 없으나 겸양의 ‘-습-’은 분석될 수 있음을 논의하고 있다. 
  <국어 대우법의 통시적 이해>(윤용선)는 고대국어로부터 근대국어에 이르기까지의 대우법 체계의 통시적 변화와 종결어미의 형태 변화에 대해 논의한 글이다. 형태의 출현이 체계의 정착으로 이어졌다는 전제 위에서 청자 높임법 체계의 확대와 분화 과정을 정리하고, 새로운 형태의 출현은 절단 현상에 의해 이루어지며 그 방식은 후대로 갈수록 절단 범위가 확대된다고 설명하였다. 종결어미의 형태 변화에 대해서는 미해결 분야를 정리하고 가설을 제기하였다. 
  <후기 중세국어 ‘--’의 기능>(김현주)은 ‘--’의 존대 대상이 특정한 형식적 단위나 문법 관계로 범주화하기 어려움을 지적하고, 의미역 이론에 기대여 ‘수동자’의 의미역에 해당하는 존재가 존대의 대상이라 기술하고 있다.

   2.5. 시상법

  시상법 분야는 의미 있는 논저가 많이 발표되었다. 차후 연구에 있어 많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한국어 미래성 표현의 역사적 연구>(이병기)은 미래성의 문법 표현들을 확인하고 그 문법 표현들이 형태적으로 서로 연관되어 형성된 것임을 입증하려 하였다. 논문은 미래성을 사태 미래와 인식 미래와 관련된 특성으로 규정하고, 미래성의 의미 범주를 추측과 예정, 의도와 약속, 명령과 청원, 조건과 목적으로 규정한 후 이 의미 범주를 나타내는 문법 표현을 문헌 자료에서 확인하는 순으로 전개되었다. 선어말어미 ‘-리-’와 선어말 구성으로서 명사구 보문 구성 ‘- 거시-, - 양이-, -디-, - -’, 동사구보문 구성 ‘-고져 -, 오려 -, -으라 -, -게 -, -게 되-’ ‘-을가 식부-’, ‘-아/어 가-’, 종결어미로서 명령형, 청유형, 약속형 어미와 ‘-읋’계 의문형어미, 접속어미로서 조건의 ‘-거든, -으면, -뎬’, 목적의 ‘-오려, -으라, -고져, -과뎌’, 관형사형어미 ‘-읋’을 미래성의 문법 표현으로 확인하고, 이들 문법 표현이 기본 형태 ‘-, -게(거), -고-’가 확대되어 발달하는 과정을 논의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무관한 형태들을 공통 특징으로 묶음으로써 형태적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는 설명적인 문법 체계를 구성하는 데 의의를 지니는 작업이라 판단된다. 다만 각 문법 표현들의 통시적 변화 과정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상 이론과 보조 용언의 역사적 연구>(정언학)은 현대 일반 언어학의 상 이론을 정리한 위에 보조 용언 구성의 상적 특성에 대해 논의한 연구이다. 이 책은 크게 중세국어의 보조 용언의 상적 특성과 문법화를 다룬 1부와 보조용언으로서의 ‘시-’와 ‘-고 잇-’구성의 역사적 변천에 대해 연구한 논문을 수록한 2부로 나뉜다. 2부는 기존의 연구 성과이므로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1부는 ‘V-어 V’, ‘V-고 V’의 형식으로 실현되는 중세국어의 보조용언 구성의 용례를 검토하고, 그 기능을 상적 관점에서 고찰하였다. 보조용언 구성을 크게 비상적(非相的)인 것과 상적(相的)인 것으로 분류한 후, 상적 구성을 미완료의 상과 완료상으로 구분하고, 다시 미완료의 상을 결과 상태 지속과 과정 지속으로 나누고 있다. 또 문법화의 정도에 따라 ‘발전된 단계의 구성’, ‘분포의 제약을 지닌 구성’, ‘초기적 발달 단계의 구성’으로 분류하여 문법화의 과정성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 중세국어 보조용언 구성에 대한 자료 분석과 체계화의 방법은 차후 관련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세국어에서 형용사와 결합하는 ‘-어 잇-’의 상적 의미>(박진호)에서는 형용사와 결합한 ‘-어 잇-’은 일시적인 상태를 나타내는 상적 의미를 나타내고, 결합하지 않는 형용사는 항구적 속성을 나타내는 것임을 논증하고 있다. ‘일시성 - 항구성’의 의미 대립은 세계 여러 언어에서 확인되는 것이며, 현대국어의 정태동사에 결합한 ‘-고 있-’도 일시적인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하고 있다.
이 밖에, 중세국어의 선어말어미 ‘-과-’를 실현 환경이 ‘-거-’와 다르고 감탄문에서는 ‘-오-’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음을 근거로 통합형이 아닌 단일 어미로 보고, 문법적 의미를 “강한 감탄”으로 파악한 <어미 ‘-과-’의 의미 기능에 대한 고찰>(장요한), 중세국어 ‘-니-’의 기능을 명제 내용에 대한 화자의 진술 태도를 드러내는 것으로 ‘단정 지어 일러주고자’ 할 때 사용하는 ‘단정법’이라 규정하고, 둘째 설명법어미로 ‘-니라’의 ‘-니-’도 동일한 것이며, [+상관성] 장면이라는 사용 제약이 없다고 주장한 <중세 국어의 선어말 어미 ‘-으니-’에 대하여>(조규태)는 서법에 관한 연구이나 중세국어에서는 시상법이 서법에 바탕하여 표현되므로 시상법과 같이 다룰 수 있다. 

   2.6. 종결어미

  <인용문 형식의 문법화>(이금희)는 인용문 형식에서 발생한 연결어미와 종결어미의 문법화 과정과 문법화 정도를 검토한 논문이다. 문법화에 관계하는 규칙으로 재구조화, 탈락, 축약, 융합, 생략을 들고 종결어미 ‘-단다’류와 연결어미 ‘-다고’류는 ‘재구조화>탈락>축약>융합’의 과정을, 종결어미 ‘-다고’류는 위 과정에 ‘생략’이 더 포함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근대국어의 종결어미 연구>(김성란)는 노걸대의 언해본 4종(번역노걸대, 노걸대언해, 몽어노걸대, 청어노걸대)에 나타내는 종결어미를 비교하여, 비대우의 종결어미(명령법은 예외)의 통합 양상을 검토하고 문헌별 분포를 통계 수치로 제시한 논의이다. 특정 문헌에 국한된 조사이고, 한정된 형태에 대한 검토이기 때문에 근대국어 종결어미 체계에 대한 기술은 아니고, 문법화나 기능 변화 등의 통시적 변화를 밝히는 데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장숙영 씨의 <노걸대·박통사류에 나타난 국어의 이음씨끝의 소멸>과 <노걸대·박통사류에 나타난 국어의 이음씨끝 변화 연구>는 서로 관련된다. 노걸대, 박통사의 언해본 사이에 나타나는 연결어미의 교체 자료를 전자는 연결어미의 소멸로 파악하고 소멸 과정과 이유에 대해 검토한 것이고, 후자는 연결어미의 생성과 음 변화, 기능 축소의 유형으로 정리한 것이다. 

   2.7. 연결어미

  <15세기 국어 연결 어미와 보조사의 통합형 연구>(박용찬)는 15세기 자료에서 확인되는 연결어미와 보조사가 통합된 형식을 대상으로 각각의 형태·통사론적 특징과 기능을 검토한 논문이다. 논문은 통합형 30개의 목록을 밝히고, 각각을 분류를 달리하여 구성 형식과의 상관성을 검토하였다. 즉 연결어미를 기준으로 분류하여 연결어미와의 관련성을 검토하고, 보조사를 기준으로 분류하여 보조사와의 관련성을 검토하고 있다. 논의의 결과 통합형의 의미 기능은 각 구성 형식이 본래 지녔던 기능의 총합에 해당하며, 형태론적으로는 공시적 분석에 있어서 통합형을 연결어미와 보조사로 분석하여 설명하는 것이 연결어미의 체계화에 유용함을 밝히고 있다. 이 논문은 자료를 공시적 관점에서 정밀하게 검토함으로써 연결어미의 문법화를 궁구함에 있어 기초 자료로서 가치를 지닌다고 판단된다. 다만 의미 기능을 분석하는 기준이 좀 더 명료하게 제시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근대국어 연결어미의 기능 연구>(고은숙)은 동일 원문을 시기에 따라 달리 언해한 역학서의 교체 예를 바탕으로, 새로운 연결어미의 생성과 연결어미 간의 기능 조정에 따른 체계의 변화를 다룬 글이다. 전자의 예로는 “원인”의 ‘-매ㅡ -기에, -므로’의 등장으로 ‘-니, -거늘, -ㄹ, -아’의 사용이 위축되는 현상을, 후자로는 중세국어 ‘-니’가 “전제”, “대조”의 의미에서 “원인”으로 변화한 것을 들었다. 

   2.8. 구문 연구

  통사구성에 대한 연구는 매우 적었다. 예년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 분야라 하겠다. 
  <인용동사의 문법적 고찰>(안주호)는 근대국어의 인용동사를 분류하고 각각의 문법적 특징을 밝힌 글이다. 인용동사는 크게 대화 인용동사와 혼잣말 인용동사로 분류하고, 대화 인용동사를 다시 고유어계와 한자어계로 나누었다. 문법적 특징으로는 구문 형식과 피인용문(보문)의 문체법, 간접인용과 직접인용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釋讀口訣의 被動 表現>(김성주)는 중국어의 ‘爲A所B’ 피동문이 석독구결 자료에서 현토된 양상을 고찰한 논문이다. 이 구문의 현토 양상은 화엄경 계열과 유가사지론 계열이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화엄경의 ‘-’와 유가사지론의 ‘爲’ 모두 피동만을 위한 형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고려 시대에 피동이 문법 범주로 존재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2.9. 단어

  특정 단어의 문법적 기능이나 형성 과정을 다룬 성과가 이에 포함된다. 어휘론의 연구와 구별하기 어려웠으나 의미보다 문법 기능 규명에 치우친 연구로 제한했다. 

  <형용사 ‘지다’의 형성과 역문법화>(김유범)은 ‘-고 지고’에 나타나는 ‘지-’를 중세국어의 ‘-져, -져라, -거지다, -고져, -아져’의 ‘-지’와 연관시켜 설명한 글이다. 소망의 형태소 ‘ㅈ’과 계사 ‘이-’가 결합해 생성된 선어말어미 ‘지’가 역문법화에 의해 어휘형태소로 쓰이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타동사 ‘*식다’를 찾아서>(김양진)은 중세국어 ‘식브다’와 ‘시기다’에서 ‘*식다’를 재구하고자 한 글이다. 근거로는 ‘-브다’와 ‘-이-’의 구성 방식과 ‘시기다’의 형태구조, 중세국어의 ‘고디식다’와 구결자료의 ‘爲, 爲只’를 들고 있다. 
  <국어 의존명사 ‘것’의 사적 연구>(홍사만)는 중세·근대국어에 나타나는 ‘것’의 용례를 중심으로 통합 관계와 의미를 분석한 논문이다. 어휘사적으로 ‘것’은 실질 명사가 추상화에 의해 외연이 확장된 것으로 ‘物(물건)’의 의미에서 ‘事(사실)’의 의미로 확대된다. 중세·근대국어에서 ‘것’의 통합관계는 현대국어와 큰 차이가 없으나 유의적 의존명사 ‘, , 줄, 이’와 동명사 표현에 위축되어 ‘사실’의 ‘것’의 출현 빈도가 높지 않았다. ‘것이다’와 ‘것다’의 통합형은 현대국어와 차이가 없었다는 점 등을 밝히고 있다.
  양영희 씨의 일련의 논문은 내용이 서로 관련되어 있다. <15세기 2인칭 대명사 ‘너’와 ‘그듸’의 기능 비교>에서는 ‘유대’ 자질을 도입하여 ‘너’와 ‘그듸’의 기능을 구분하고 있다. <중세 국어 ‘재귀대명사’ 설정에 대한 재고>와 <중세국어 3인칭 대명사의 부류와 기능>에서는 재귀대명사 ‘갸, 자내, 저’를 ‘3인칭대명사’로 보고 3인칭 대명사 체계를 [+재귀성], [+주관성]을 지닌 1류와 [-재귀성], [-주관성]을 지닌 2류로 나누고 있다. <16세기 2인칭 대명사 체계>는 ‘자내’가 2인칭 대명사로 편입된 체계를 제시하고, <인칭대명사의 기능 변화 유형과 원인>에서는 ‘3인칭 대명사>2인칭 대명사’의 변화 양상과 원인을 정리하고 있다. <15세기 호칭어 체계 구축을 위한 시론>에서는 15세기 국어의 호칭어를 ‘명사형’과 ‘대명사형’으로 구분하고 ‘유대’와 ‘서열(power)’의 관점에서 체계화하려 하였으며, <중세국어 호칭어와 종결어미의 호응에 대한 재고>에서는 호칭어와 종결어미의 호응 양상을 사회언어학적 관점에서 설명하려 하였다. <중세국어 시기 설정에 대한 단상-존대법과 인칭대명사를 중심으로>에서는 씨가 주장한 높임법과 대명사 체계의 차이를 근거로 15세기와 16세기를 구분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2.10. 번역 양상

  중세국어 문헌을 번역의 관점에서 검토한 성과가 이에 해당한다. 자료 연구에 포함시킬 수도 있으나 언어 사실과의 영향 관계를 중시하므로 구별해 보고자 했다. 

  <諺解와 諺解書의 史的 考察>(이호권)은 언해의 절차, 언해서의 체재, 번역 양상을 검토하고 이들이 서로 관련되는 관계에 있음을 논의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언해 사업을 5기(1기 한글 창제~세조 2기 성종~임란 3기 임란~경종 4기 영조~정조 5기 순조~갑오경장)로 나누어 각 시기의 특징을 기술하였다.
  <소학언해의 구결체계에 대한 검토>(윤용선)은 소학언해의 한글 구결 목록과 체계를 확인하고 불교 문헌과 비교하여 구결 체계의 사적 변화에 대해 검토한 글이다. 소학언해의 구결 체계는 전대에 비해 간결화된 경향을 보이는데 이를 구결문의 문법체계가 언해문의 문법체계와 독립되는 과정으로 인식하여 소학언해의 구결 체계가 정착 고정된 단계임을 밝혔다. 
순수 번역학적 관점에서 국어사 자료를 다룬 논의로는 <中庸栗谷先生諺解의 번역전략 연구>(여찬영), <中庸諺解의 번역언어학적 연구>(여찬영), <大學栗谷先生諺解의 번역학적 연구>(여찬영)가 있다. 모두 언해 자료에 나타나는 번역상의 특성을 정리한 글이다. 중용언해, 대학언해 모두 한문 원문에 정음 구결을 첨가하고 원의(原義) 유지를 위해 직역을 기본으로 하며, 그것은 한문 원문 한자를 적극적으로 연용하는 방식(연용법)으로 실현된다. 연용법에도 일정 경향이 있어 체언류 그대로, 용언류의 연용 한자는 ‘-(다)’, 부사류는 ‘-히’를 접미하는 형식을 취한다. 한자 독음은 전통조선 한자음을 쓴다는 특성이 언해문의 언어 사실을 파악함에 있어 고려할 사항이다. 

  3. 국어사 자료 연구

  특정 문헌이나 제한된 문헌을 대상으로 한 성과가 이 분야에 해당한다. 자료가 반영하는 언어 현상을 다룬 국어학적 연구와 문헌의 서지 사항을 다룬 문헌학적 연구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자는 문법사 연구와도 연결되나, 언어 체계를 논의하기보다 특정 문헌의 언어적 성격을 밝히기 위한 목적으로 행해진 연구는 자료 연구로 보았다. 
  문헌 연구로는 차자표기, 특히 석독 구결에 관한 연구가 많이 발표되었는데 여기서는 다루지 않는다. 차자표기의 문헌은 한정되어 있고 연구 목적이 차자표기 체계의 정밀화에 있기 때문에 여타 문헌 연구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또 차자표기는 함께 묶어 정리하는 것이 흐름을 파악하기 쉽다는 점도 고려했다. 
  또 새로운 자료가 아닌 기존 자료를 역주한 성과도 다루지 않았다. 역주 작업은 국어사 지식이 총체적으로 반영되어 있고 자료의 교정 등을 통해 정확한 자료 이용에 도움을 주는 등 가치 있는 활동이지만 순수 연구 논문이라 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다만 논저 목록에는 실어 2006년에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는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3.1 국어학적 연구

  <대명률직해의 국어학적 연구>(박철주)는 박사학위 논문 ‘대명률직해의 구문에 대한 구조 분석'을 바탕으로 14세기 중엽 이후의 국어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 것이다. 대명률직해의 특정 이두 서술어가 보이는 구문을 분석한 논의가 중심을 이루며, 문법형태 ‘-乙, -果, -及’와 현대국어와의 표현 차이에 대한 논의, 부정사(否定辭)와 처격 및 구격에 대한 논의를 담고 있다. 씨가 발표한 일련의 논문 <대명률직해 구문의 형식에 대한 연구>, <대명률직해의 구문과 현대구문 간 표현 차이에 대한 연구>, <대명률직해에 쓰인 이두 ‘급(及)’의 의미>, <대명률직해의 구문상 표현 차이 연구>, <대명률직해와 현대국어 간의 조사 ‘과(果)’의 쓰임 차이에 대한 연구>, <대명률직해의 부정사에 대한 연구 -‘부득(不得)’과 ‘안서(安徐’를 중심으로->은 이 책의 내용에 해당하므로 별도로 언급하지 않는다.
  특정 문헌에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사서언해 5종을 비교 검토한 <사서언해의 비교 연구>(김해정)도 문헌 연구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율곡본(1749), 교정청본(1590), 내각장판(1820), 전주본(1810), 영영 중간본(1862)의 5종을 문헌학적으로 고찰한 후. 번역 양식, 구결, 표기법, 음운, 문법, 어휘, 문장으로 나누어 언어적 사실에 대해 비교 검토하였다. 결과 문헌학적으로는 다양한 판본이나, 국어학적으로는 ‘율곡본’과 ‘비율곡본’으로 대분되며, ‘비율곡본’은 교정청본이 근간이 되어 이루어진 것으로 후대의 내각장판, 전주본, 영영 중간본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 유교에서의 사서가 지니는 위상 때문에 지극히 보수적이어서 언해의 변개가 별로 나타나지 않음을 지적하고, 19세기의 자료라도 그 안에는 중세국어의 요소가 상당 부분 들어 있음을 강조하였다.
  <조선후기 한글 간찰의 형식과 내용>(백낙천)은 언간 자료 5종(고령 박씨 언간, 창원 황씨 언간, 순흥 황씨 언간, 연안 이씨 언간, 광산 김씨 언간)을 대상으로 표기 양상과 특징적 언어 사실을 검토한 글이다. 특히 재점(再點)을 적극적으로 해석하여 유형화하고 기능을 밝히려 한 점이 주목된다.
  <영건의궤(營建儀軌)류 차자표기 용자의 특성 연구>(김연주)는 17세기 자료인 14개의 영건의궤 자료에 나타난 차자표기를 해독하고 251개 용자를 분석하여 표기법상의 특징을 검토한 글이다. 음가자의 비중이 높고, 독자(정차)의 사용이 여타 차자 자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으며, 고유 한자의 출현과 종성표기의 변화를 특징으로 제시하고 있다. 
  <육조법보단경(六祖法寶檀經) 언해(諺解)(상·중·하)에서의 ‘을/를’ 표지, 무표지 양상에 대한 연구>(박철주)는 ‘을/를’의 사용이 통사 구성에 따라 일정 경향을 보임을 밝힌 글이다. 지시관형사 ‘이, 그, 뎌’, ‘므슴’, ‘여러’, ‘제’가 통합된 명사, 명사 ‘(年)’와 ‘날’, 대명사 ‘너’, 동명사 ‘홈’의 지배를 받는 명사구에는 ‘을/를’이 반드시 쓰이며, 의존명사 ‘이’와 ‘번’ 뒤에서는 ‘을/를’이 쓰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하고 있다. 
  <明治時期 日本의 韓語 學習書 硏究>(齊藤明美)는 일본 明治 시대의 한어 학습서 6종(明治13年刊 韓語入門, 明治13年刊 日韓善隣通語, 明治25年刊 日韓英三對話, 明治26年刊 日韓通話, 明治37年刊 韓語會話, 明治42年刊 韓語通)을 소개하고, 일본어 면에서 明治37年本 交隣須知와 비교한 것이다. 부분적으로 한국어에 대한 언급이 있으나 체계적인 기술은 아니고 주로 일본어의 개신 양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909刊 韓語通의 일본어와 한국어>(齊藤明美)는 1909년 田間恭作이 간행한 韓語通의 서지 사항을 소개하고, 交隣須知와의 비교를 통해 사용된 일본어· 한국어 공히 당시의 언어를 반영하고 있다고 결론짓고 있다. 

  특정 문헌의 표기 양상에 주목한 연구로는 <근대국어 시기의 진언표기 연구>(안주호)와 <온주법의 표기법 연구>(서보월)이 있다. 
  <근대국어 시기의 진언표기 연구>(안주호)는 이제까지 다루어지지 않은 진언집(봉정사본 眞言集, 日用集, 불정심관세음보살 대다라니경, 結印法室)을 대상으로 표기 양상을 고찰한 글이다. 작은 사찰에서 독송용으로 제작된 자료였기 때문에, 표기가 정제되지 못하고 실제 발음을 그대로 적은 관계로 현실적인 음 변화가 반영되어, 원 범어음이나 한자음과 달라졌다고 한다. <온주법의 표기법 연구>(서보월)는 18세기 후반의 필사 자료 온주법의 표기 양상을 검토한 글이다. 연철·중철·분철 표기, 모음 사이의 유기음 표기, ‘ㄹㄴ, ㄹㄹ, ㄹㅇ’의 표기를 중심으로 검토하여 근대국어 표기법과의 연계성을 고찰하고 있다. 

  <문예독본류와 한글 문체의 형성>(문혜윤)은 관점이 독특하다. 최남선의 시문독본과 이윤재의 문예독본을 비교하여, 시문독본은 한글과 한문을 혼용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문예독본은 한글을 위주로 한 문장을 지향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이런 변화는 시대적 추이 외에 개인이 지향했던 문체가 반영된 것으로 이해하였다. 

   3.2. 문헌학적 연구

  새로이 발견된 국어사 자료에 대한 소개로는 화암사판 부모은중경(1441)의 문헌학적 특징을 논하고 필사로 기록된 구결과 언해문의 특성을 검토하여 여타 언해본과의 이본 관계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佛甲寺 所藏의 花岩寺版 父母恩重經에 대하여>(정재영), 후기 근대국어의 편지 자료를 발굴하여 서지적 사항과 방언적 성격(대구지역 중심의 남부 경북 방언)을 밝힌 <동래정씨 소장편지급문집(便紙及祭文集)의 자료적 성격과 특징>(김무식)이 있다. 한글 반절표를 원용한 가요 자료를 소개한 <월본산월언셔상가>(황선엽)도 같은 성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자료의 발굴과 해석은 국어사 자료의 질적· 양적 확대에 기여하는 것으로, 학계의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경주되어야 할 것이다. 

  자료에 대한 재평가로는 <한글고문서의 연구 현황과 과제>(홍윤표)이 두드러진다. 논문이지만 단행본에 필적할 만큼 방대한 분량이다. 이 논문에서는 한글 고문서의 개념과 역사, 연구 현황과 과제, 효용 가치에 대해 논의하고, 국어사 연구에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고문서 자료를 소개하고 있다. 고문서의 개념을 공적 성격을 지닌 문서로 제한하지 않고 사료로서 가치가 있는 성책(成冊)되지 않은 기록류로 확대하고, 일반인의 생활 속에 사용된 한글 기록들은 언어생활을 반영하는 것인 만큼 언어 연구 자료로서 뿐만 아니라 언어 생활사의 정립을 위해서도 체계적으로 연구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서지 사항에 대한 연구로는 <純國文 이태리건국삼걸젼(1908)에 대하여>(정승철), <속사씨남정기의 서지·국어학적 연구>(백두현),<‘陋巷詞’의 文獻學的 考察>(김석배)를 들 수 있다. <純國文 이태리건국삼걸젼(1908)에 대하여>(정승철)는 본서의 번역자가 주시경이 아니고 ‘리현셕’임을 「월남망국」와의 번역 태도, 표기 양상의 비교를 통해 논증하고, 근대적 개념어와 문명어의 번역과 정착 과정에 있어 순국문자료가 지니는 가치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속사씨남정기의 서지· 국어학적 연구>(백두현)는 필사 양태와 언어학적 특징을 검토함으로써 속사씨남정기의 필사 연대가 18세기 중기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陋巷詞’의 文獻學的 考察>(김석배)은 ‘누항사’의 원전 확정을 위한 논의로, ‘누항사’가 실린 네 문헌(목판본 노계가집, 고사본노계집, 노계선생문집, 악부)의 서지적 사항을 밝히고 각 이본 사이의 차이를 검토하여, 노계선생문집에서 노계가집의 원전이 의도적으로 변개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 밖의 문헌 연구로는 불교 강독 자료에 치중된 현 중세국어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으로서 삼강행실도가 가지는 가치와 활용 방안에 대해 기술한 <중세국어 문법 교육과 언해본 三綱行實圖>(김유범)와 石峰 千字文과 비교·검토하여 註解 千字文의 새김이 제시 구문 안에서의 문맥 의미를 중시하는 새김을 다는 특색이 있음을 밝힌 <註解 千字文의 單數字釋과 文脈之釋의 반영에 관하여>(박병철)이 있다.

  4. 문자 · 표기법

  이 분야에서는 차자표기에 대한 연구가 특히 활발하였다. 반면 한글(훈민정음)과 표기법의 연구는 단편적인 언급에 그친 느낌이 없지 않다.



   4.1. 차자표기

  차자표기 특히 석독구결(자토, 점토)에 대한 연구는 그 성과가 괄목할 만하다. 2006년의 연구 성과는 석독구결의 해독과 체계 수립에 있어 국어학계의 연구 능력이 일정 단계에 올라섰음을 보여 준다. 

  많은 연구 중에서도 <角筆口訣의 解讀과 飜譯2>(이승재 외 공저)은 특히 주목할 가치가 있다. 이 책은 11세기말엽 혹은 12세기 초엽 자료인 성암고서박물관 소장의 周本 華嚴經 권36의 각필구결을 해독하여 정리한 업적으로, 연구논문, 판독과 해독 및 번역, 각필 점토 색인의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의 연구논문에는 <付點口訣의 記入 位置에 대하여>(이승재), <佐藤本 華嚴文義要訣의 新羅時代 點吐口訣 硏究>(김영욱), <周本 華嚴經 권제36 點吐口訣의 解讀>(박진호), <연세대 소장 각필 묘법연화경의 조사(助詞)>(이전경), <구결자 ‘’와 구결점 ‘43(∖)’>(김성주)이 실려 있어, 각필 구결의 체계와 해독에 대한 논의와 연구 성과에 대해 알 수 있다. 2부의 해독 부분에서는 화엄경 권36의 모든 각필 구결을 문자 구결로 옮기고 현대어로 번역하였다. 공동연구회의 작업을 통해 이루어진 결과이므로 현 학계의 衆智가 반영된 것으로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이 책은 2005년에 나온 <角筆口訣의 解讀과 飜譯1>(이승재 외 공저)과 더불어 각필 구결의 체계를 규명하였다는 가치 외에 후기 중세국어 이전의 국어사 연구를 위한 언어 자료를 확보했다는 의의를 가진다.

  구결 자료를 확보하고 해독 체계를 확립하고자 한 노력도 꾸준히 집적되었다.
  <六祖大師法寶檀經의 구결 연구>(남경란)은 아직 학계에 소개되지 않은 檀經의 구결 자료를 대상으로 각 이본의 문자 체계와 형태 서지 및 구결의 특징을 고찰하였다. <高峰和尙禪要의 구결 연구>(고정의)는 이본 6종 8권에 나타난 문자 체계와 구결의 표기 양상을 살피고 구결의 목록을 정리하였다. <晉本 華嚴經 卷第20의 點吐 解讀>(박진호)는 周本 華嚴經의 점토 체계와 비교하고 字吐 석독구결 자료의 연구 성과를 활용해 진본 화엄경의 점토를 해독하고, 점토와 자토의 대응관계를 제시하고 있다. 
  구결학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월례 강독회의 성과를 정리한 <유가사지론 점토석독구결 해독 연구(11)~(14)>도 같은 유형의 연구로 볼 수 있다. 이 일련의 논문은 황선엽, 김선영, 이병기, 정진원 씨가 권8의 15장 4행부터 권8의 끝인 21장 15행까지를 담당하여 세밀하게 정리한 것으로, 학계의 점토 석독구결 연구의 성과가 잘 반영되어 있다. 
  문헌 자료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아니지만 고대국어의 자료를 차자표기의 관점에서 검토한 <武寧大王 出土 銘文들에 대한 語學的 考察>(권인한)과 <廣開土大王碑文의 吏讀的 要素>(이용)도 유사한 범주에 넣을 수 있다. 위 논문은 모두 이두와 한문의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구별 기준을 정립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고대 국어 자료의 이두적 요소를 밝히기 위해서는 한문 한자 표현에 대한 정밀한 검토 위에서 결론을 내리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하고 있다.
  차자표기의 정확한 해독을 위한 연구로는 점토구결의 체계가 유가사지론과 화엄경의 두 계열로 구분됨을 밝히고 그러한 점토 체계의 특징이 부호의 사용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찰한 <점토 체계의 특징이 부호의 사용에 미치는 영향>(장경준), 점토석독구결의 체계를 자토석독구결의 체계와 비교·검토하여 독법을 명확히 하고자 한 <유가사지론 점토석독구결에서 ‘故’자에 현토된 구결점의 해석>(장경준), 舊譯仁王經의 ‘’는 ‘’으로 읽어야 함을 설명한 <석독구결의 구결자 ‘火’과 ‘’에 대하여>(장경준)이 있다. <願往生歌의 해독에 대하여>(황선엽)는 석독구결 자료 및 15세기 국어 연구 성과를 활용하여 향가 원왕생가의 해독을 검토하고 정밀한 해독을 시도한 논문이다.

  차자표기의 연구 체계를 정립하기 위한 노력으로는 <韓國의 口訣>(정재영), <上古時代에 있어서 借字表記法의 발달>(남풍현), <吏文과 漢吏文>(정광), <角筆의 起源에 대하여>(김영욱)를 들 수 있다. <韓國의 口訣>(정재영)은 그간의 구결 자료에 대한 연구 성과를 체계화하고 정리한 논문이다. 구결 연구 입문의 역할과 차후 연구에 대한 제안으로서의 성격을 띄고 있다. <上古時代에 있어서 借字表記法의 발달>(남풍현)은 금석문 자료를 통하여 차자표기법이 발달양상을 고찰한 논문으로, 한국어적 어순, 국어의 특수한 용법으로 쓰인 한자, 한자의 훈을 이용한 표기의 세 특징을 구체적 자료를 통해 검토하고 있다. <吏文과 漢吏文>(정광)은 조선시대의 ‘이문’이 중국 元나라에서 사용한 공식 문어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히고, 이문과 이두의 차이에 대해 논하고 있다. <角筆의 起源에 대하여>(김영욱)은 인도의 구술문화에 이용되던 각필이 7세기경 중국 유학승을 통해 전파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4.2. 훈민정음

  훈민정음에 대한 연구는 문자 연구, 문헌 연구, 외적 사실에 대한 연구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각각 그 성격이 다르나 훈민정음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강조하여 함께 묶어 정리하고자 한다. 

  문자 연구로는 <훈민정음 제자 원리와 육서(六書)>(안명철)이 있다. 육서의 원리가 훈민정음 제자 원리에 여하히 반영되었는가를 논의한 글로서, 상형은 자음의 기본자, 지사는 자음의 가획자, 모음자, 회의는 병서와 연서, 모음의 합용자에 대응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제자해의 원문을 태극사상과 음양오행 등의 역학적 관점에서 해설한 <訓民正音 制字解와 초성의 易學思想>(황경수)도 이에 포함될 것이다. 
  문헌 연구로는 훈민정음 혜례본의 배면 문자 등 서지적 사항을 검토한 <훈민정음 해례본의 겉과 속>(김주원)이 있다.
  외적 사실을 다룬 논문으로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유출 과정 연구>(박종덕)가 있다. 해례본 훈민정음의 소장 경위와 세간에 알려지기까지의 과정을 논증한 글이다. 경상북도 안동시의 긍구당이 출처이며, 이용준이 무단으로 유출하여 매도함으로써 전형필 씨에게 전달된 것이라 밝히고 있다. 
  김슬옹 씨의 일련의 논문은 독특한 관점에서 기술되었다. <훈민정음 해례본의 ‘우리나라와 말글’ 명칭 번역 담론>는 훈민정음(해례본)을 현대어로 번역한 자료를 비교· 검토하여 그 문제점을 지적하고, ‘國之語音, 東方, 諺語, 諺-, 方言俚語’를 ‘우리나라 말, 동방겨레, 토박이말, 우리나라말/토박이 말, 우리나라 세속말’로 옮길 것을 제안하고 있다. <‘훈민정음’의 명칭 맥락과 의미>은 문자 체계 ‘훈민정음’의 명칭이 세종의 다중 전략에 의해 명명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訓民正音(해례본)의 간행 책으로서의 담론과 교육 전략>은 창제일과 한글날의 관계, 원본 발견의 과정, 저술자에 대한 논의, 해례본의 구성 체재 등 책자로서의 훈민정음에 대한 교육이 좀 더 수행되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4.3. 표기법

  연구 논문으로서 표기법에 관한 성과는 미비했다. 특히 현대국어의 표기법에 대한 논의가 빈약한데, 현 대학생들의 작문 자료를 대상으로 띄어쓰기의 오류 양상을 검토한 <국어의 띄어쓰기 오류 분석>(김상태)이 유일할 듯하다. 
  <상해판 독립신문 국문시의 문체와 표기법 양상>(호광수)는 1920년대 전후의 자료인 국문시가의 사용 문자와 표기 양상(구두점, 띄어쓰기, 종성표기, 분철 표기)을 검토한 것이다. 한문, 국한문, 국문의 세 문체가 공존하며, 표기 양상은 후기근대국어의 표기법 경향을 보인다고 밝히고 있다. 
  <개화기 교과서의 종성표기와 어간 어미 분리표기에 관하여>(정길남)는 개화기에 간행된 교과서(국민소학독본(1895), 소학독본(1895), 신정심상소학(1896), 녀독본(1908), 부유독습(1908), 초목필지(1903))를 대상으로 종성 표기와 분철 표기의 양상에 대해 검토한 글이다. 

  5. 국어학사

  국어학사는 연구 대상 무엇으로 잡느냐에 따라 기술 범위가 달라진다. 여기서는 좁은 의미의 정의에 따른다. 문자 체계와 표기법은 전장에서 다루었으므로 여기서는 국어 연구의 경향이나 논저, 국어학자, 언어 정책, 국어생활을 대상으로 한 연구만을 다루기로 한다.

  국어생활에 관한 연구로는 <조선시대 여성의 문자생활 연구>(백두현)와 <근대계몽기 여성의 문자 생활>(허재영)을 들 수 있다. 
  <조선시대 여성의 문자생활 연구>(백두현)는 음식조리서와 여성교육서를 대상으로 여성 교육 측면의 문자 생활에 대해 논의한 글이다. 조선 시대에 간행된 음식조리서(필사본 30종)과 여성교육서(간본7종, 필사본29종)의 문헌 정보를 밝힌 후, 필사본의 필사 관련 요소(저자, 필사자, 필사자수, 서문, 발문, 필사기, 사용문자(서명, 본문), 서체와 필치 등)를 세밀히 정리하여 실증적 자료를 제공하고, 각 요소별로 특징적 사실을 분석하였다. 또한 각 문헌의 내용을 검토하여 생활적 측면에 대해서도 검토하였다. 논문에서 검토된 결과와 실증적 연구 방법은 차후 국어생활사 연구의 기초 자료로서 큰 가치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근대계몽기 여성의 문자 생활>(허재영)은 19세기후반부터 20세기 초반의 여성 교육 교재를 분석하여 여성의 문자 생활을 검토한 글이다. 근대식 여학 제도가 확립되기 전에는 가정 중심의 교육으로 한글 필사본의 교재가 주를 이루었고, 제도 확립 이후에는 한자가 포함된 교재가 사용되었는데 이는 여성들의 문식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연구 논저를 대상으로 한 성과로는, 주시경의 국어문법(1910) 짬듬갈의 기술 내용을 현대 언어학의 관점과 접목하여 고찰하고 재해석하여, ‘끗’은 서술구, 복합동사구, 서술절을, ‘잇’은 명제문을, 전성어미 ‘-기, -은/을, -게, -이’는 명시적이지 않지만 명제문을 지배하는 요소로 인식되고 있음을 밝힌 <어미의 지배 범위에 대한 주시경(1910)의 인식>(김정대), 「국어문법」, 「우리말본」, 「신편고등국어문법」의 조사 체계를 비교하여 그 차이를 설명하고, 상관관계를 밝힌 <주시경, 최현배, 정열모의 조사 체계 비교>(이정택), 국어 연구 초기의 학자, 이완응의 朝鮮語發音及文法(1926)과 (中等敎科)朝鮮語文典(1929)를 비교하고 국어학사적 의미를 재조명한 <朝鮮語發音及文法의 ‘문법’편과 (中等敎科)朝鮮語文典>(최웅환)이 있다.
  연구사를 다룬 논의는 3편이 검출되었는데, 기술 방식에 약간 문제가 있었다. 
  <국어 사동 범주의 연구사>(최성덕)는 사동법과 관련된 형태론과 통사론의 기존 연구를 총괄하여 개관한 글이다. 현대국어에 대한 연구와 중세·근대국어에 대한 연구로 구분하여 기존 논저들의 내용을 요약·기술하고 있다. 나열식 기술이어서 연구 경향 및 과제와 같은 흐름을 파악하기에 미흡했다. 
  <국어 조어론 연구의 어제·오늘>(하치근)은 주시경에서부터 현대까지의 조어법 연구를 전통문법적 연구(1910년 이후), 구조·기술문법적 연구(60년 이후), 변형생성문법적 연구(80년 이후), 인지문법적 연구(90년 이후)로 나누어 시기별 연구 경향에 대해 검토하였다. 앞 두 장은 연구사적 기술이나, 뒤 두 장은 형태론의 이론 소개에 치우쳐 있어 전형적인 연구사로 보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국어 문법론 연구의 어제와 오늘>(한영목)은 품사 분류, 조사와 격실현, 구문도해에 대한 현황과 과제, 외국 이론의 수용 태도를 비판하고 자생적 체계를 정립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객관적인 사실보다 비판적 시각에 중점을 두고 있다.
  언어 정책을 다룬 성과로는 1934년 ‘한글’ 11호부터 19호에 실린 기사들을 중심으로 조선어학회의 통일안 보급 노력에 대해 검토한 <‘한글 마춤법 통일안’(1933) 보급을 위한 조선어학회의 활동>(김덕신)이 있다. 
  이 밖에 한글날 관계, 한글의 가치 등에 관한 기사가 다수 있으나, 연구 논문의 성격이 아니므로 여기서는 개별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이 분야에 대해서는 논저 목록을 참고하기 바란다. 

  6. 맺음말

  2006년의 국어사 관련 연구 성과를 문법사 연구, 국어사 자료 연구, 문자·표기법, 국어학사로 나누어 보면 국어사 자료 연구와 문자·표기법의 비중이 높고, 본격적인 국어학사 연구는 상대적으로 빈약함을 알 수 있다. 문자·표기법 연구의 대부분은 석독구결에 관한 것인데 넓은 의미에서는 국어사 자료 연구와 통하므로 자료를 중심으로 한 연구가 2006년의 추세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향은 비단 2006년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고 최근 몇 년간의 추세이므로 2006년이라 해서 특별한 변화한 것은 없다고 하겠다. 
  문법사 연구는 주제 면에서 대체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다만 통사구성이나 구문에 관한 연구가 예년에 비해 줄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또 차자표기 자료를 이용한 고대국어에 대한 연구가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舊譯仁王經 발견 이후 꾸준히 집적된 석독구결의 해독과 자료 발굴의 성과가 본격적인 국어 연구로 정착되어 가는 단계라고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국어사 자료 연구는 가장 활발한 연구를 보인 분야이다. 그러나 차자표기(특히 석독구결)에 대한 연구를 제외하면 풍족했다고 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개별 문헌들의 연구 성과가 쌓임으로써 시대별 공시적 연구가 충실해질 수 있음을 고려한다면 한글 자료에 대한 문헌 연구에도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문자, 표기법 역시 차자표기를 빼면 두드러진 성과가 보이지 않으며 양적으로도 많지 않다. 기존의 연구 성과가 일정 수준에 올랐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으나, 학계의 관심이 너무 한 쪽으로만 쏠린 것은 아닌가 하는 감을 지울 수 없다.
  국어학사 연구는 양적으로 많지 않았으나, 언어·문자 생활에 대한 관심과 논저가 눈에 띈다. 차후 좀 더 많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된다. 또 현대의 언어 생활, 언어 교육과 관계된 연구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상에서 2006년의 국어사 분야의 연구 성과를 대략적으로 정리하였으나 필자가 미처 다루지 못한 귀중한 업적이 다수 있으리라 생각되며, 다룬 연구 역시 그 내용을 잘못 전달하지 않았나 하는 우려가 있다. 필자의 준비가 부족하고 능력이 미흡하여 발생한 일이므로 전적으로 필자의 책임이며 널리 양해를 구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