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도 국어학의 주요 일지
국어 정책 연구 동향 논저 목록
국어 교육  연구 동향 논저 목록
한국어 교육 연구 동향 논저 목록
음성학·음운론 연구 동향 논저 목록
형태론 연구 동향 논저 목록
통사론 연구 동향 논저 목록
어휘론·의미론·사전 편찬학
연구 동향 논저 목록
국어사·국어학사 연구 동향 논저 목록
문자·표기 연구 동향 논저 목록
방언·사회언어학 연구 동향 논저 목록
정기 간행물 목록 논저 목록
국어 단체 활동
국립국어원 동향
여론과 쟁점
국가기관의 한국어 국외 보급 실태
한국어 교육 실시 현황
번역활동의 성과
국어능력 시험의 실시 현황과 결과 분석
어 순화
전문 용어의 정비
특수 언어와 소수자의 문제
남북 언어 교류
  Ⅱ. 국어 분야별 동향
  음성학·음운론
이 진 호  / 전남대

  1. 머리말

  음성학과 음운론은 언어를 이루는 양대 요소 중 하나인 소리를 다루는 학문이다. 그만큼 언어학 내에서의 입지가 확고할 뿐만 아니라 연구의 역사도 매우 오래 되었고 연구 업적이나 연구자의 수도 매우 많다. 올해도 다른 해와 마찬가지로 이 분야의 연구물이 매우 많이 간행되었다. 저서와 학술논문 등을 모두 합쳐 200편이 넘으니 그 어느 해보다도 많은 연구물들이 나왔다고 할 수 있다.
  연구물의 외형만을 놓고 보면 예년에 비해 두 가지 특징이 눈에 뜨인다. 하나는 저서의 숫자가 적다는 점이다. 순수 음성학, 음운론 관련 저서는 10권이 채 되지 않으며 그나마도 학위논문이나 논문모음집 또는 개론서 성격의 것들에 불과하다. 다른 하나는 학위논문의 수가 거의 50편에 육박하고 있어 예년에 비해 그 수가 늘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국어교육 관련 학위논문의 수가 많아진 데 기인한 듯하다.
  이 글에서는 2005년에 나온 음성학, 음운론 관련 논저들을 그 내용에 따라 하위 분류하여 간략히 살피기로 한다. 이런 성격의 글에서는 각각의 논저들을 꼼꼼하게 고찰하고 엄정한 평가까지 덧붙이는 것이 이상적인 모습이 되겠지만 무엇보다도 지면이 한정되어 있고 논저의 수는 너무 많아 그 단계까지 이를 수는 없었음을 미리 밝혀 둔다. 독자들의 양해를 구한다.

  2. 음성학

  음성학은 아직 국어학에서 독립된 중심 분야로 인식되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많은 연구자들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이루어지는 국어 음성학 연구의 특징이라면 국어국문학이 아닌 다른 분야의 전공자들이 연구의 중심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점, 조음 음성학보다는 음향 음성학쪽 연구가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음성 공학의 발달로 실용적 목적을 가진 연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음성학 분야는 크게 음성 분석, 음성 인식, 음성 공학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 살피기로 한다.

   2.1. 음성 분석

  자음을 분석한 논문으로 우선 “Articulatory and Acoustic Correlates of Korea /l/”(권보영)은 한국어의 ‘l’의 조음적 특징이 음향적 특징과 어떤 관련성을 맺는지 살핀 논의로 영어의 ‘l’과 비교하고 있다. 한국어의 ‘l’은 영어의 ‘l’에 비해 F2가 더 높은데 이것은 설신은 올라가지만 설배는 별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조음적 특징 때문이라고 하였으며 또한 한국어의 ‘l’은 후설 모음에 후행할 때 F3가 매우 낮은데 후설 모음 뒤에서 권설화된다는 특징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았다.
  “한국어 음절 말 폐쇄음에 대한 음향 및 청각 음성학적 연구”(양순임)은 음절 말에 오는 폐쇄음의 특징을 음향, 청각적 실험으로 분석한 논문이다. 이 과정에서 ‘모음+평폐쇄음+경음+모음’ 연쇄와 ‘모음+경음+모음’ 연쇄가 음향적, 청각적으로 어떻게 구분되는지도 다루었다.
  “Durational Correlates of Prosodic Categories”(윤규철)은 ‘ㅅ, ㅆ’이 네 개의 서로 다른 운율 단위의 위치에 따라 어떻게 구별되는지를 다룬 논문이다. 그 결과 운율 단위의 위치에 따라 마찰의 길이, 유기성, 선행 모음과 후행 모음의 길이 등에 차이가 있음을 밝혔다.
  “VOT and Its Effect on the Syllable Duration in Busan Korean”(조용형)은 기존 논의와는 달리 치조 파열음의 VOT가 양순 파열음보다 더 짧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밝힌 후 양순유기음과 연구개유기음에서는 VOT와 음절 길이 사이에 대칭적인 영향 관계가 있지만 다른 파열음에서는 그 관계가 뒤바뀐다고 하였다.
  “한국어와 일본어의 유음에 관한 실험음성학적 연구”(전미주)는 대조 언어학적 관점에서 유음의 다양한 변이음을 분석한 것이다.
  모음을 분석한 논문으로 “성도 자기공명 영상과 음향정보(F1/ F2)를 이용한 한국어 단모음 [이, 에, 아, 오, 우, 으]의 판별”(성철재 외)는 모음들의 구분을 성도의 조음적 특징과 연관시킨 새로운 연구이다. 성도를 3차원으로 표현하여 각기 다른 모음들의 차이 나는 좁힘점에 따라 F1, F2, 체적값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수치화하였다.
  “충남지역 대학생들의 한국어 단모음 포먼트 분석”(성철재)는 ‘ㅏ, ㅓ, ㅗ, ㅜ, ㅡ, ㅐ, ㅔ, ㅣ’의 8개 단모음을 충남지역 20대 학생들이 어떻게 발음하는지를 실험음성학적으로 분석한 논문이다. 표준어 발음과 비교할 때 후설원순모음을 구별하는 데 F2 수치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차이가 있다. 그 외에 남녀 사이에도 음성적 차이가 나타났다.
  “제주방언에서 [ㆍ]음의 음향분석”(김원보)은 70대 이상 화자의 ‘ㆍ’를 음향 분석하여 ‘ㆍ’는 ‘ㅏ, ㅓ’보다는 후설이지만 ‘ㅗ’보다는 전설이며 ‘ㅏ’보다는 높낮이가 높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IPA 기호로는 [ɒ]보다는 원순성이 가미된 [ɔ]이 더 적절하다고 하였다.
  “Phonetic Analyses of the Korean Glide [w] and [ɥ]”(Yun, Yungdo)는 한국어에 ‘위, 외’ 단모음은 존재하지 않으며 같은 음절 내의 자음과 전설모음 사이에서는 [ɥ]가 실현되고 그 이외의 환경에서는 [w]가 실현됨을 실험음성학적으로 고찰한 논의이다.
  “한국어 모음 ‘ㅡ’의 음가 변화에 관한 실험음성학적 연구”(송창헌)은 20대 화자와 5-60대 화자의 ‘ㅡ’ 모음을 실험음성학적으로 분석하여 ‘ㅡ’가 전설화되는 쪽의 변화를 겪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여성성이 강할수록 이러한 전설화 경향이 더 짙어짐도 밝혔다.
  “제주방언 이중모음의 음향분석”(김원보)는 실험음성학적 방법을 활용하여 ‘외, 위’는 제주도 노년층에서 이중모음이라는 사실, ‘’가 ‘y+ㆍ’의 구성을 가졌다는 사실, ‘의’는 대부분 단모음으로만 실현된다는 사실, ‘예 : 얘’의 구별이 둔화되었다는 사실 등을 지적하였다.
  이 외에 정서 상태와 음성 실현의 관계 또는 언어 장애와 음성 실현의 관계를 다룬 논의도 있다. “음향 파라미터에 의한 정서적 음성의 음질 분석”(조철우 외)은 낭독, 기쁨, 화남, 슬픔, 공포, 지루함의 여섯 가지 정서에 따라 같은 발화가 어떤 음성적 차이를 나타내는지를 분석한 논문이다. 이것을 높낮이, 높낮이 변동 폭, 지속 시간 등 여섯 가지 음성 변수에 걸쳐 살폈는데 심리학을 비롯한 다른 분야와의 공동 연구도 가능한 흥미로운 주제이다. “한국어 말실행증에서 나타나는 단모음의 음향음성학적 특징”(하미영)은 언어 장애가 있는 경우의 단모음을 분석한 것이다.

   2.2. 음성 인식

  “단어빈도와 단어규칙성 효과에 기초한 합성음 평가”(남기춘 외)는 자연음과 합성음이 어휘정보처리에서 어떤 차이가 있으며 합성음의 품질이 여기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조사 연구이다. 단어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때는 자연음과 합성음의 차이가 없으나 단어 의미 등을 처리하는 데에는 합성음이 자연음에 비해 미흡하며 또한 합성음의 품질은 어휘정보처리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였다.
  “한국어 원거리 음성의 지속시간 연구”(김선희)는 원거리 음성 인식을 위해 원거리 음성의 특징을 분석한 논의이다. 원거리 음성은 지속시간이 일반적으로 증가하지만 화자의 단어의 음절수에 따라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지적하였다. 이와 비슷한 주제를 다룬 연구로 “한국어 원거리 음성의 모음의 음향적 특성”(이숙향 외)는 원거리 모음의 특징을 남녀별로 나누어 포먼트와 에너지, 지속 시간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한국어 단음절 낱말 인식에 미치는 어휘적 특성의 영향”(윤미선 외)는 단어의 인식에 그 단어의 어휘적 특성이 영향을 미침을 실험적으로 살피려는 논의이다. 특히 빈도가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았다. 반면 밀도와 친밀도는 별다른 영향 안 주는데 이것은 단음절 단어의 특성에 기인한다. 또한 단어 인식 검사에 이런 사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제언하였다.

   2.3. 음성 공학

  “한국어 대어휘 연속음성 인식용 발음사전 자동 생성 및 최적화”(이경님 외)는 형태소들의 연속된 음성을 인식할 수 있는 발음 사전을 구현하는데 필요한 내용들을 다룬 논문이다. 이를 위해 형태소 경계 사이에서 어떤 발음 변화가 있는지 분석한 후 여러 정보에 따라 음성이 변하는 규칙을 세분화하여 사전의 효율을 높였다.
  “음성합성 시스템 음질 향상을 위한 대체 트라이폰에 대한 연구”(송민규)는 음성 데이터베이스의 용량을 증가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음질 개선의 효과를 볼 수 있는 대체 트라이폰 시스템의 개발을 다루었다. 이 외에도 음성 합성을 위한 데이터 베이스 ‘한말’을 제안하고 있는 “‘Hanmal' Korean Language Diphone Database for Speech Synthesis”(서병수 외)이 있다.

  3. 공시음운론

  공시음운론 부분에서는 음운, 음절과 같은 음운론적 단위에 대한 연구, 음운 현상에 대한 연구, 음운론적 제약에 대한 연구, 방언음운론에 대한 연구, 운소에 대한 연구, 기타로 나누어 살펴보기로 한다.

   3.1. 음운 단위

  “‘의’의 실현에 대한 최적성이론의 고찰”(조성문)은 유일한 하향이중모음 ‘의’가 방언에 따라 달리 변화한 것이나 또는 환경에 따라 다르게 실현되는 것을 위치적 충실성 제약, 동일 제약들의 위계 차이, 어휘적 보수성의 원리를 도입하여 설명하였다.
  “경남 방언의 홀소리 체계 변화”(이근열)은 음운 체계의 변화는 언어 내적인 특성과 관련됨을 지적한 후, 경남 방언의 모음 수가 줄어든 것은 높낮이라는 운소가 발달했기 때문이며 운소의 변별력이 떨어지면 다시 모음이 분화되는 변화를 겪는다고 하였다.
  “국어 문법서에 나타난 음운 체계 고찰”(박대아)는 20세기 초반기에 나온 각종 문법서에서 말소리를 어떻게 인식하고 분류하였는지를 사적으로 고찰한 논의이다. 유길준의 ‘대한문전’에서부터 장지영의 ‘조선어전’까지 총 12개의 문법서를 대상으로 자음 체계와 모음 체계가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살폈다.
  “조선족과 한족 대학생의 중국어, 한국어의 음절구조 지각에 대한 연구”(윤혜경 외)는 지각 실험을 통해 중국어와 한국어 모두 음절 구조가 ‘음절체+각운’으로 분석된다고 하였다. 국어의 음절 구조를 좌분지 구조와 우분지 구조 중 어느 것으로 볼 것인지는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데 이 논의는 지각 실험을 통해 우분지 구조를 주장하고 있다.

   3.2. 음운 현상

  음운 현상의 전체적인 성격과 관련된 논의로 두 편을 들 수 있다. “한국어 음운규칙 적용의 한계와 그 대체 기제”(최명옥)은 대치에 속하는 경음소화, 활음소화, 그리고 탈락 규칙은 다른 탈락 규칙이 적용되고 나면 적용 환경이 만들어져도 적용될 수 없으며 음운 규칙은 어간, 어미의 의미를 파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용됨을 지적하였다. 기존 연구에서는 소홀히 한 음운 규칙의 적용 방식에 일정한 제약을 설정한 논의이다.
  “음운과정과 형태음운과정”(김경아)는 형태음소로부터 음성으로 발화되는 과정을 음운과정으로, 음성으로부터 형태음소를 인식하는 과정을 형태음운과정으로 보고 두 과정이 일치하는 음운 현상과 일치하지 않는 음운 현상을 차례대로 살핀 논문이다. 발화 중심의 음운론 연구에 대한 반성으로 인식의 과정까지 함께 고려했다는 의미가 있다.
  구체적인 음운 현상에 대한 논의 중 ㄴ-첨가에 대한 연구가 여러 편 있다. “선호도 조사를 통한 ㄴ첨가 현상의 실현 양상 연구”(국경아 외)는 서울 토박이들이 성별, 연령별대로 ㄴ-첨가를 어떻게 실현시키는지 조사한 것이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더 많이 적용되며 음절수와 적용 양상이 관련 있다고 하였다. 또한 ㅣ보다는 y 앞에서 더 잘 일어난다는 점 등을 지적하였는데 이를 바탕으로 현행 표준 발음법에서 규정하는 ㄴ-첨가의 내용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위치적 유표성과 한국어의 ㄴ삽입”(박선우)는 기존의 ㄴ삽입이 엄밀하게 말하면 ㄴ/ㄹ삽입이며 이것은 어두의 ㄴ/ㄹ이 두음법칙에 의해 사라지는 역사적 변화와 관련된다고 해석하였다. 이러한 자음 삽입은 형태 경계와 음절 경계의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충실성 제약을 위반하는 과정이라고 보았다.
  “Consonant copy in Korean”(강은경)은 ㄴ-첨가와 제주도 방언의 자음 복사 현상을 최적성 이론의 관점에서 살핀 논의이다. 이를 위해 형태소의 오른쪽 경계는 운율 단위 경계와 일치해야 한다는 제약과 음절 경계 사이에서 공명도가 높아질 수는 없다는 제약 둘을 설정하였다.
  최적성 이론의 관점에서 국어의 음운 현상을 살핀 논의도 있었다. 앞에서 본 강은경의 논문 외에 “불규칙용언의 역사적 변천과 제약서열의 변경”(이세창), “제약서열의 통시적 변경에 따른 공시적 음운과정의 불규칙성에 관한 연구”(이세창)은 각각 ㅂ-불규칙과 ㅅ-불규칙 용언의 불규칙성을 제약들의 위계 변화와 제약의 분화로 설명한 논문이다.
  “Deletion in cyberwords”(김종실)은 사이버 단어에 나타나는 탈락 현상을 최적성 이론의 관점에서 분석한 논문이다. 첫음절의 모음은 유지되는 경향이 강하며 고모음이 잘 탈락하고 탈락되는 모음에 인접한 자음도 잘 탈락한다는 사실을 제약의 위계로 설명하고 있다.
  “국어의 사잇소리 현상과 최적성 이론”(하세경 외)는 사잇소리는 단어표지 형태소이며 해석 용이성이라는 특징이 사잇소리의 적용 여부에 관여한다고 보았다. 또한 사잇소리가 적용되지 않는 것들에 대해 최적성 이론을 적용하여 해석을 시도하였다.
  “‘ㅎ’ 탈락 현상 연구”(김옥영)은 강릉 방언의 ㅎ-탈락과 관련된 세 가지 문제를 최적성 이론의 관점에서 살핀 논의이다. ㅎ-탈락 규칙은 세 가지 제약의 대립 때문에 적용되며 필수적 ㅎ-탈락과 수의적 ㅎ-탈락의 구별은 형태론적 제약과 관련되며, 이 중 수의적 ㅎ-탈락은 불완전한 제약 순위 때문에 적용된다고 주장하였다.
  “A Contrative Analysis of [h]-deletion”(서장국 외)는 영어와 한국어의 h-탈락을 최적성 이론으로 설명한 논의이다. 한국어의 h-탈락이 주로 음절 초에서 일어나지만 어두에서 일어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어두는 매우 강하게 발음되는 위치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Comparing English and Korean Consonantal Deletion”(이봉형)은 영어와 한국어의 자음 탈락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핀 논의이다. 두 언어의 자음 탈락은 모두 청차의 인식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음절말 자음 실현과 관련된 제약들의 순위 차이 때문에 영어와 한국어의 자음 탈락은 다른 모습을 보인다고 하였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음운 현상에 대한 논의가 있다. “복합어의 용언의 의미적 결합관계에 의한 후두음화 현상”(오정란)은 복합어와 용언 활용이라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일어나는 유성음화와 경음화가 융합과 대립이라는 일정한 원리에 의해 일어난 것임을 밝힌 논문이다. 의미 관계상 융합일 경우에는 연속성이 중시되어 유성음화가 일어나고 대립일 경우에는 지배성이 중시되어 경음화가 일어난다.
  “‘한자어의 경음화’에 대한 재론”(안소진)에서는 ‘價, 狀’과 같이 2음절 이하에 놓일 때 항상 경음화가 적용되는 한자들의 형태를 원래부터 경음인 ‘까, 짱’으로 설정해야 함을 논의하였다. 즉 이들 한자의 경음화를 음운 현상으로 설명하지 않고 처음부터 어휘부의 발음 정보에 반영하자는 입장인 것이다.
  “/ㄴ/의 /ㄹ/되기 발음 실태 연구”(이근영)는 ‘ㄴ+ㄹ’에 적용되는 음운 현상을 다룬 것으로 ‘ㄹ’에 인접한 ‘ㄴ’은 원래 유음화가 적용되어야 하지만 신형의 경우 또는 중심 어휘의 형태를 보존하기 위한 경우에는 ㄹ의 비음화가 적용된다고 주장하였다.
  “구개음화 현상에 대한 새로운 해석”(조오현)은 구개음화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다양한 현상들을 분류하여 그 환경과 성격에 따라 치조파찰음화, 구개음화, 구개화음, 구개변이음화의 네 가지 현상을 구분해야 한다고 보았다.
  “의주방언과 구개음화”(한성우)에서는 서북방언에 ㄷ, ㅈ-구개음화가 없는 이유를 자음 뒤에서의 y-탈락과 ㅈ의 구개변이음화 거부에서 찾았다. 또한 의주방언은 방언과의 접촉 과정에서 ㅈ-구개변이음화가 19세기 후반부터 일어남으로써 다른 서북방언과는 차이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고모음화의 실현과 방언 분화”(강희숙)은 ‘에>이, 어>으, 오>우’라는 세 개의 고모음화가 서울 방언과 전남 방언에서 어떻게 실현되는지를 살피고 그와 관련된 문제들을 다룬 논문이다. 고모음화의 실현에는 음장이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며 언어 규범으로의 수용 여부에 따라 방언 차용 양상이 달라질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또한 각각의 고모음화의 발생지가 다르다는 사실, 사회적인 변수에 따라 실현 여부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도 다루었다.
  “Consonant manner harmony in Child English and Korean”(초미희)는 한국어 아동들의 말에 나타나는 특이한 자음동화를 다루었다. 일반적으로 자음의 조음방식 동화는 장애음이 비음에 닮아가는 것이지만 아동들의 말에서는 비음이 장애음에 닮아가는 반대 현상도 있음을 지적하고 이와 관련된 몇 가지 사실들을 설명하였다. “조음장소 자음조화의 비대칭성에 대하여”(초미희) 역시 아동들의 말을 다루었는데 자음의 조음방식 동화가 일반적인 경우와는 정 반대로 연구개음이나 양순음이 치조음에 닮아 간다든지 양순음이 연구개음에 닮아가는 경우가 있음을 지적한 후 이것을 자음조화로 해석하였다.
  “20세기 초 서울말 모음 음운현상에 반영된 계층적 지표”(오새내)는 1930년대 중반에 녹음된 동화구연자료를 분석하여 당시의 서울말에는 ‘ㅏ, ㅗ’의 음성모음화, 움라우트, 모음상승, 전설모음화, 원순모음화, 중설모음화, 단모음화와 같은 모음 음운 현상이 존재했으며 이 중 음성모음화와 움라우트는 중하류 계층에서 더 우세하였으므로 사회적 계층을 판별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고 보았다.

   3.3. 음운론적 제약

  서구에서는 제약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최적성 이론이 음운 이론으로 각광 받고 있다. 이 이론이 국내 국어국문학 연구자 사이에서는 아직 널리 수용되지 못하였다. 그렇지만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듯 음운론적 제약을 다룬 논의는 여러 편 있다. 이 논의들은 공통적으로 최적성 이론에서의 제약 논의와는 약간의 거리를 두고 있다.
  “15세기 중기 우리말의 음소 결합 제약”(차재은)은 문헌 자료에 나타난 고유어에서 음소들이 어떤 결합 제약을 보이는지 분석한 후 그 의미를 살핀 논의이다. 7개의 음소 결합 제약을 설정한 후 그 제약이 나타난 원인을 음소의 무표성, 음절 유형의 복잡성 등에서 찾았다.
  “15세기 한국어의 어두음절제약에 관한 연구”(이태희)는 현대국어의 두음법칙을 포함하여 중세국어 시기에 존재했던 어두음절의 제약들을 대상으로 일부는 그 원인을 분석하고 또한 역사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변화했는지를 살핀 논문이다.
  “국어의 음운론적 제약 체계”(이진호)는 최적성 이론과 같이 제약을 전반적으로 이용하기에 앞서 먼저 제약들의 성격을 분류하고 체계화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고 국어의 음운론적 제약을 그 성격에 따라 체계화하였다. 순수 음운론적 정보만을 이용하는 제약들을 대상으로 음운론적 단위, 제약의 내용에 따라 ‘음소 구조 제약, 음소 배열 제약, 음절 구조 제약, 음절 배열 제약, 단어 구조 제약, 단어 배열 제약’을 설정하여 구체적인 제약의 내용을 살폈다.

   3.4. 방언음운론

  하위 방언의 음운 체계나 음운 현상을 전체적으로 살피는 논의도 여러 편 있었는데 학위논문이 많았다. “무주ㆍ영동ㆍ김천 방언의 음운론적 대비 연구”(이혁화)는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대방언권으로 분류되는 무주, 영동, 김천 방언을 음운 체계, 기저형, 음운 과정으로 나누어 대조적으로 살핀 논의이다. 자음 체계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일부 변이음의 실현에서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모음 체계에서는 무주, 영동이 같은 모습을 보이고 김천이 다른 모습을 보인다. 운소의 경우 무주, 영동은 음장이 있고 김천은 성조가 있다. 음운 현상의 경우 평폐쇄음화, 자음동화, 경음화는 세 방언에서 차이가 없지만 모음조화, 반모음화, 전설모음화, 움라우트 등은 세 방언 사이에 차이가 있다.
  “청송 지역어의 음운론적 연구”(김세환)은 경북의 하위 방언에 대한 연구이다. 음소론과 성조론으로 나누어 매우 자세하게 자료를 분석하였다. 자료를 대단히 폭넓게 제시하였다는 점, 성조소와 성조변동에 대해 자세하게 다루었다는 점 등을 높이 살 수 있다. 특히 곡용형과 활용형 자료가 매우 풍부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울산 공단 지역어의 음운에 대한 사회언어학적 연구”(장승두)는 직군, 연령, 성별, 지역과 같은 사회적 변수에 따라 음운 체계와 음운 현상이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살핀 논문이다. 음운 체계 부분에서는 ‘ㅅ : ㅆ, ㅐ : ㅔ, ㅡ : ㅓ’의 구별을 다루었고 음운 현상에서는 단모음화와 경음화, 약음화를 다루었다.
  “안동지역어의 음운 연구”(박종덕)은 석사논문 및 그 이후의 논문을 모은 책이다. 내용은 크게 2부로 되어 있다. 1부에서는 농촌 지역어의 음운을 살피고 2부에서는 도시 사회방언의 음운을 살핀다. 부록에는 안동 방언 조사 자료와 질문지를 제시하였다. 안동은 비교적 연구가 많이 이루어진 방언인데 이 논문과 기존의 다른 논문이 조사 자료가 조금씩 차이가 있다. 앞으로는 이러한 차이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보통학교 조선어독본’ 음성자료에 대한 음운론적 연구”(한성우)는 1935년에 녹음된 음성자료를 분석하여 당시의 음운 체계와 음운 규칙 등을 살핀 논문이다. 대체로 현대의 서울말과 큰 차이는 없지만 모음조화의 양상이나 높임의 ‘-시-’에서 보이는 y-탈락 등은 현재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영동 충청방언권의 음운적 특성 연구”(성희제)는 경상방언권과 충청방언권의 두 방언권이 혼재하는 영동 방언 중 충청방언권 언어의 음운론적 특성을 살핀 논의이다. 충청방언권의 음운 체계나 음운 규칙이 일반적인 충청 방언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운율적인 면에서는 인접한 경상도 방언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이 드러났다. “충북 영동 지역어의 음운론적 특징”(성희제)는 영동 방언을 충청방언권과 경상방언권으로 나누어 음운 체계, 음운 현상, 불규칙 활용 양상 등을 살핀 논의이다.

   3.5. 운소

  운소에 대한 연구는 성조와 억양에 집중된 반면 음장에 대한 연구는 별로 없다. 음장의 구별이 점차 소실되어 가는 언어적 상황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한다.
  성조에 대한 논의로 우선 “경북 동해안 방언의 성조 연구”(박숙희)는 울진, 영덕, 포항, 경주 방언의 성조를 비교 고찰한 논의이다. 성조 기술 방법을 개관한 후 성조 체계와 성조 결합, 그리고 성조 변동에 이르기까지 성조와 관련된 내용을 자세히 다루었다. 특히 부록으로 매우 다양한 방언 자료들이 성조와 함께 표시되어 있어 연구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척 방언과 울진ㆍ창원 방언의 성조 체계 비교”(김차균)은 세 방언의 성조를 대조 방언학적으로 고찰한 논의이다. 이 논문의 저자는 오래 전부터 방언 성조의 대조적 연구를 해 왔으며 이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형태ㆍ통사론적 구성체의 운율론적 결합도 분석”(이문규)은 성조를 이용하여 구성체의 결합 정도를 살필 수 있음을 주장하였다. 하나의 성조 어절로 실현되는 합성명사, 파생어, 관형어+명사 등은 매우 결합도가 강하고 두 개의 성조 어절로 실현되는 본용언+보조용언, X하다 등은 결합도가 약하다고 하였다.
  “강릉 방언 1음절 어간 풀이씨의 성조”(강흥구)는 강릉 방언의 1음절 어간 풀이씨의 성조를 네 유형으로 나눈 후 각 유형별로 어떤 성조 변동을 보이는지 살핀 논의이다.
  “한국 경상도 방언의 운율에 대한 연구(2)”(정원수)는 경북 예천 방언의 성조를 실험음성학적으로 분석한 후, 성조소는 고조, 저장조, 저조의 세 개가 있으며 측성 뒤를 비롯한 특정 환경에서 성조소 중화가 일어남을 지적하였다. 또한 성조 표시가 실제 음조로 실현되는 과정도 다루었다.
  “방언 간 성조변이와 방언 내 성조변이(황보영식)은 방언 사이의 성조 차이와 한 방언 내의 성조 변이를 제약들의 위계로 설명한 논의이다. 대구 방언과 고성 방언의 성조 차이는 성조 영역에 적용되는 제약의 순위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며 또한 각 방언 내의 성조변이는 음운구에 적용되는 제약들이 상위로 올라가면서 나타났다고 하였다.
  “A tone-domain interactive approach to binary spread and shift of high tone(김선회)”는 고조의 확산과 이동이 일정한 영역 안에서만 이루어지며 여기에 여러 제약들이 상호 작용하면서 고조가 표면에 실현된다고 보았다. 또한 이것을 회령, 삼척, 대구, 북청 방언의 성조에 적용하여 타당성을 제시하였다.
  “Phonetic evidence for phonological markedness of tone in North Kyungsang Korean”(장우혁)은 경북 방언의 고조 중 어디에 위치한 것이 무표적인지에 대한 두 가지 대립되는 견해 중 더 타당한 주장을 음성학적 분석을 통해 증명한 논문이다.
  “중세국어 성조와 경북방언의 성조”(김성환)은 중세국어의 평성, 거성이 경북 방언에서는 고저가 뒤바뀌어 대응되어 있으며 중세국어의 상성은 경북 방언에서 저장조로 나타남을 살핀 논의이다. 또한 어간 ‘가-, 오-, 나’ 또는 처격 조사 ‘-에, -에서’와 같이 중세국어 시기에 특이한 성조 변동을 보이는 형태소들은 경북 방언에서도 특별한 모습을 보임을 지적하였다.
  억양에 대한 연구로 “전북 익산 방언의 문미 억양 연구”(장은주)는 익산 방언의 의문문 문미 억양을 실험음성학적으로 분석한 논문이다. 의문문을 하위 유형화하여 각 의문문의 특성이 문미 억양의 실현과 어떤 관련성을 맺고 있는지 살폈다.
  “한국 동남방언과 일본 이즈모방언의 의문문 억양에 대한 대조 연구”(이병운)은 서로 다른 언어의 두 방언에서 의문문 억양이 어떻게 다른지를 살핀 논문이다.
  “경상도방언의 어절축약 현상과 억양”(김무식)은 경상도 방언의 억양을 실험음성학적으로 분석하여 경북방언 사이에도 미세한 억양의 차이가 존재함을 밝혔다. 또한 어절축약현상과 억양 사이에는 별다른 관계가 없으며 대신 성조가 억양 곡선에는 영향을 미침을 증명하였다.
  “제주방언의 억양구 경계성조 연구”(고미숙)은 실험음성학적 방법을 통해 제주도 방언의 문말 억양을 문장 유형별로 살핀 것이다. 제주도 방언은 서울말과 비교할 때, 나타나는 문말 억양의 종류는 비슷하나 문장 유형에 따른 실현 양상은 차이가 난다. 특히 마지막 음절의 장음화 경향이 매우 두드러진다.
  “현대 서울말 평서문에 나타나는 억양 연구”(유기원)은 라디오 토크쇼의 음성 자료를 바탕으로 어말어미 ‘-아/어, -지요, -ㅂ/습니다’의 억양 패턴을 실험음성학적으로 분석하여 억양 패턴을 유형화하였다.
  “충북 청원 지역어의 운율 특성 연구”(김상태)에서는 청원 지역어의 강세구 억양이, 강세구 첫음절에 강세가 있거나 또는 첫음절이 경음, 격음, 마찰음으로 시작하는 것을 뺀다면 저조로 시작하여 억양이 상승했다가 저조로 끝나는 구조임을 밝혔다. 또한 문장의 종류에 따라 평서문은 (고)저고저, 의문문과 명령문은 (고)저고, 감탄문은 고저의 억양 유형을 가진다고 했다.
  “대화참여자의 지위 관계에 따른 운율 특성 연구”(김태경 외)는 방송 드라마의 음성 자료를 바탕으로 억양구 경계성조의 유형, 발화 속도, 음높이의 변화 폭이 화자와 청자 사이의 관계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을 밝힌 논의이다.
  음장을 다룬 논의로는 “1930년대의 한국어 음장에 대한 연구”(차재은)을 들 수 있다. 1935년에 나온 ‘보통학교 조선어독본’의 음성 자료를 분석하여 당시에는 음장이 강세구의 첫음절에 주로 오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고, 현재와 비교해 음장이 다른 어휘도 있음을 밝혔다.
  이 외에 “전남 화순지역어에서의 운율 및 그와 관련된 음운변화”(정인호)는 화순지역어에서 장단, 고저, 강약의 기능을 검토한 후 이 지역어의 모음 장음화 현상을 환경별로 나누어 그 원인까지 제시한 논의이다. “제주 방언의 낱말 악센트”(박순복)에서는 제주도 방언의 악센트를 단어의 음절 수에 따라 실험 음성학적으로 조사한 결과 지역이나 연령대와 상관없이 2음절 단어는 첫번째 음절에, 3음절 이상 단어는 두번째 음절에 악센트가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러한 결과는 기존 연구 결과와 다르다는 것도 지적하였다.

   3.6. 기타

  국어 연구에 큰 족적을 남기고 돌아가신 허웅 선생님의 학문 세계를 살피는 논의가 여러 편 나왔다. 우선 “허웅 선생의 우리말 연구”(김차균 외)는 크게 세 부분(일반언어학, 음운, 문법)으로 되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음운론 연구에 대한 것이다. 분량이 전체의 절반에 해당한다. 현대국어 음운 체계, 현대국어 음운 변동, 15세기 국어 음운 체계, 국어 음운 변천사, 성조의 다섯 가지 주제로 나누어 살피고 있다. “허 웅 선생의 국어음운론 연구에 대하여”(임용기 학술), “허웅의 음운 변동 연구(권경근 학술)” 역시 허 웅 선생의 음운론 연구에 대한 글이다.
  재구조화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체언 어간말 중자음의 변화 양상”(김봉국)은 경북, 강원, 함북의 동해안 방언에 나타나는 체언 어간말 중자음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다룬 논의이다. 세 방언은 ㄷ-말음 체언이 존재한다는 점, ㄷ>ㅅ 변화가 보인다는 점, ㅅ-말음 체언의 변화가 나타난다는 점 등이 공통적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변화 양상에는 차이가 있으며 특히 ㅌ, ㅊ-말음의 변화에서 그 차이가 두드러진다.
  “어간 재구조화의 진행 과정(2)”(소신애)는 중국 훈춘 지역어의 활용 어간 재구조화의 진행 과정을 다루었다. 이 지역의 어간 재구조화는 재분석 및 유추에 의해 이루어진다. 재분석의 방향은 도출 과정의 간소화와 규칙의 최대 적용을 지향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유추는 표준어에 가까워지려는 방향으로 이루어진다. “A reconsideration of phonological leveling”(김진형)은 체언에서 보이는 평준화 현상을 어휘부 최적화라는 단일 원리로 설명하려는 논문이다.
  교체에 대한 연구도 있다. “형태소의 교체와 형태론의 범위”(고영근)에서는 교체와 관련된 네 가지 쟁점들을 다루었다. 결론을 요약하면 첫째, 형태소 교체의 환경은 음운론적인 것과 형태어휘론적인 것의 두 가지만 있어도 충분하며 둘째, 중세국어 시기에도 ㅂ, ㅅ-불규칙을 설정하는 것이 더 나으며 ㄱ~ㅇ 사이의 교체는 형태음운론적 교체에 속하며 높임의 선어말어미 ‘-샤-’와 ‘-시-’는 음운론적으로 조건 지어진 이형태로 이 둘 사이의 교체도 형태음운론적 교체에 속한다.
  “15세기 국어의 ‘ㄱ’탈락과 어형교체”(김영일)은 현대국어의 ‘나무, 노루’ 등과 같이 15세기 국어에 특수하게 교체하는 어형들에 대해 그 교체형을 ‘나모~남그, 노~놀’로 설정하고 ‘남그, 놀’가 기본형이며 여기에 모음 탈락이나 ㄱ-탈락이 적용되어 ‘나모, 노’와 같은 교체형이 나온다고 보았다.
  한편 유아어에 대한 연구가 여러 편 나왔다는 점도 특징이다. 3.2.에서 본 초미희의 연구 이외에 “3세~8세 아동의 자유 발화 분석을 바탕으로 한 한국어 말소리의 빈도 관련 정보”(신지영)은 유아들의 말소리 중 자음은 ‘n’이 가장 높은 비율을 이루고 그 다음으로 ‘k, l, m’인데 이 네 자음이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모음 중에는 ‘a, i, ʌ’의 순으로 빈도수가 높음을 분석한 논문이다.
  “한국어 음소의 전이 빈도”(신지영)은 두 음소의 결합형 중 실제로 나타나는 것을 유아들의 말에서 분석한 논의이다. 총 1165가지가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828가지만 나타났고 그 중 51가지가 전체의 50%를 넘게 차지하였다.
  “국어 자음 습득의 첫 단계에 대한 연구”(조성문)은 유아들의 자음 습득을 음절초와 음절말로 나누어 자세히 살핀 후 그러한 습득 과정을 최적성 이론의 제약 순위로 설명한 논의이다.
  “‘아동용 조음검사’를 이용한 연령별 자음정확도와 우리말 자음의 습득연령”(김민정 외)에서는 아동용 한국어 조음검사법을 이용해 ‘ㅅ, ㅆ’이 가장 늦게 습득되며 ㄹ은 초성보다 종성이 먼저 발달한다는 사실 등을 밝혔다.
  이 밖에도 다양한 주제를 다룬 논의들이 있다. “현대국어 음절축소형에 대한 연구”(박보연)는 음절 축소형의 개념과 음절 축소가 일어나는 범위를 자세히 다룬 후 조건과 방식, 형태의 변화까지도 논의하였다. 음절 축소는 다른 음운론적 변화와는 달리 규칙화를 하기 매우 어렵다. 그래서 여기에 대한 음운론적 차원의 논의가 부족했는데 이 논문에서 많은 사실들을 다루었다.
  “국어의 음운론적 세기에 대하여”(권경근)은 지금까지 설정된 음운론적 세기가 분절음 사이의 상대적인 강도를 설명해 주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음절의 위치 관점에서 음운론적 세기를 바라보아야 한다는 주장을 담았다.
  “현대국어의 음운론적 역사성”(권경근)은 현대국어에 남아 있는 통시적 흔적과 공시적 분석과의 관련성을 다룬 논의이다. 분절음, 초분절음, 음운 규칙으로 나누어 통시적인 흔적들을 살폈다.

  4. 통시음운론

  통시음운론 편에서는 음운 체계에 대한 논의, 음운 변화에 대한 논의, 한자음에 대한 논의, 개별 문헌에 대한 음운사적 논의, 기타의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 살피기로 한다.

   4.1. 음운 체계

  “경상도 방언의 모음체계 변천사”(박종덕)은 필자의 박사학위 논문을 수정하고 보완한 책이다. 15세기부터 20세기까지 각 세기별로 경상도 모음 체계의 변화를 살핀다. 논의의 초점은 역시 ‘ㆍ’의 변화, ‘ㅔ,, ㅐ, ㅟ, ㅚ’의 단모음화 및 이중모음화 또는 합류, ‘ㅡ, ㅓ’의 합류에 맞추어져 있다. 대단위권 방언이기는 하지만 경상도라는 방언권 내부의 음운사 연구라는 점에서 값어치가 있다.
  “고려시대 음운 체계 연구”(최중호)는 후기중세국어 이전의 음운 체계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다. 대장경의 각성인 259명의 인명 표기가 어떤 이표기 양상을 보이는지를 살핀 후 이를 바탕으로 당시의 한자음 특징은 물론 음운 체계를 재구하였다. 특수한 자료이기 때문에 음운 체계 전반을 다루기에 제한이 따르기는 하지만 그 시기의 자료 자체가 많지 않음을 생각한다면 중요한 연구이다.
  “15세기 국어의 중모음 연구”(김남미)는 15세기에 나온 문헌의 이중모음 음절을 유형화하고 그것을 제약의 관점에서 설명하고자 한 논의이다. 형태소 내부의 이중모음 음절에 대해 두 개의 음절 구조 제약을 설정하고 형태소 경계의 이중모음 음절에 대해 하나의 음절 구조 제약을 설정하였다. 또한 이 제약들의 상호 작용으로 인하여 15세기 이중모음 음절의 복잡 다양성이 나타났다고 설명하였다.
  “산포이론에 의한 국어 모음체계의 변이 고찰”(조성문)은 지역과 연령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모음 체계를 최적성 이론 중 산포 이론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논문이다. 모음의 변화를 대조의 수 최대화 제약과 원순성에 관련된 음성적 보편 제약, 조음노력의 최소화 제약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하였다. 그리하여 남한방언, 북한방언, 제주방언의 모음 체계 변화는 궁극적으로 대조의 수 최대화 제약이 점점 위계 상 아래로 밀려 나는 것과 관련된다고 결론지었다.
  고대 국어 특히 신라어의 음운 체계를 구체적으로 살핀 논의도 여러 편 있다. “고구려어의 홀소리 연구”(최남희)와 “고대국어 홀소리 ‘(ɐ)’의 존재에 관한 연구”(최남희)는 모두 고대국어의 모음 체계를 다룬 논의이다.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의 표기를 분석했을 때 고대국어 시기에도 ‘’가 존재했으며 특히 고구려어의 모음은 ‘i, ü, u, ə, ɐ, a’의 6모음 체계였음을 보였다. “고대 국어의 치음 체계에 대하여”(이장희)에서는 고대 국어 치음에 /s, ʦ, ʒ/가 있었음을 논의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유성음의 존재는 무성음의 존재를 함의한다고 할 때 ‘ʒ’의 설정이 특이하다. “고대 국어 /h/에 대한 역사적 연구”(이장희)는 삼국 시대와 통일 신라 시대의 표기를 검토하여 고유어의 어중에서는 8세기 이전에 ‘h’가 나타났고 8세기 중엽에서 9세기 초에는 신라 한자음에서도 ‘h’가 나타났다고 추정하였다. “고대 국어의 /ŋ/에 대하여”(이장희)에서는 한어의 운미 ‘ŋ’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ø - n - ŋ’의 순서로 표기에 반영되는 것을 확인한 후 이것은 고대 국어 시기에는 ‘ŋ’이 없었다가 7세기 전반기에 생겨났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4.2. 음운 변화

  음운 변화에서는 원순모음화와 관련된 변화에 대한 논의가 여러 편 있었다는 특징이 있다. 모두 학위논문으로 나온 것인데 “15ㆍ6세기 원순모음화와 비원순모음화 현상에 대한 연구”(오광근)은 원순모음화의 개념과 모음 체계와의 관련성을 먼저 고려한 뒤 원순모음화와 비원순모음화를 모음에 의한 것과 자음에 의한 것으로 구분하여 환경별로 매우 자세하게 고찰하였다. 이전에 많이 다루어진 17세기 이후의 원순모음화 대신 그 이전 시기의 음운 변화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원순모음화의 통시적 연구”(김요안), “국어의 원순모음화 연구”(이지욱)도 원순모음화에 대한 통시적 연구이다. 김요안의 논문은 원순모음화를 양순음에 의한 것과 원순모음에 의한 것으로 나누어 변화 과정을 정밀하게 고찰한 논의이다. 그리하여 원순모음화의 발생 시기를 좀 더 앞당겨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원순모음과 관련되는 비원순모음화, 원순성 환경이 없는 우-모음화 등도 살피고 있다. 이지욱의 논문은 양순음 뒤에서 일어난 ‘으>우, >오’의 변화가 사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살핀 후 그 변화 과정을 모음 체계와 연관 지어 설명하고 있다.
  “육진방언의 음운변화”(곽충구)는 함경북도 육진방언이 20세기 초부터 1세기에 걸쳐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살핀 논문이다. 음운 체계와 음운 규칙의 변화 중에서 규칙의 첨가가 가장 많았으며 대체로 문법의 단순화를 지향하는 변화가 많이 일어났다. 특히 구개음화는 현재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그 이전에 다른 방언에서 일어난 변화의 진행 과정도 살필 수 있다.
  “18세기 역서류 문헌과 왕실 문헌의 음운변화”(김주필)은 구개음화와 원순모음화가 두 부류의 문헌에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계량적으로 분석한 논문이다. 그 결과 두 문헌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발견되었다. 이것은 같은 시기의 문헌이라고 하더라도 그 성격에 따라 반영하는 언어가 다를 수 있음을 지적한 것으로 앞으로의 국어사 연구에 중요한 방법론적 암시를 던져 주고 있다.
  “고대국어의 i-breaking 현상에 대한 일고찰”(권인한)은 고대 자료를 바탕으로 ‘섬(島)’의 발달을 ‘시마>샤마>섀마>셰마>솀>셤’으로 보고 ‘섬’에 적용된 i-breaking이 6세기에 10세기 사이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였다.
  “개화기 한국어의 음운 연구”(박기영)는 일본에서 간행된 한국어 학습서를 검토하여 자음과 모음의 변화 양상을 살핀 논의이다. 자음 변화에서는 ㄷ-구개음화, ㅅ의 음성적 구개음화, ㄴ-탈락, 체언말 설단자음의 변화를 다루었고 모음 변화에서는 y-계 이중모음, 고모음화, 전설모음화, ‘이’ 모음 역행동화를 다루었다.
  “진행 중인 음운변화의 출현 빈도와 음운사적 의미”(백두현)는 17세기에 나온 ‘음식디미방’의 표기에 반영된 음운 변화를 통계적으로 분석하여 당시의 음운 변화가 어떤 진행 양상을 보이는지 살폈다. 점진적인 음운 변화의 본질을 밝히는 데에는 인상적인 방법보다 통계적 분석이 더 정확할 것이며 이 논문은 그러한 사실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중세국어 이중모음체계의 변화와 최적성 이론”(오정란)에서는 중세국어의 재출자에 속하는 이중모음은 1모라, 상합자에 속하는 이중모음은 2모라로 보고 상합자에 속하는 이중모음이 주로 단모음으로 바뀐 이유는 구조적 유표성에서 찾고 그 변화는 무표적 단모음으로의 지향이라고 해석하였다.
  “국어 부동음에 관한 연구”(조성문)은 지금까지 별개로 처리되어 온 어두자음군과 ㅎ종성체언의 변화가 음절 구조의 측면에서 부동음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여기에 입각하여 설명해야 함을 주장하였다. 또한 예외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들은 음절구조의 재정립을 통해 설명하였다.
  “‘ㅕ’의 음운론적 변화와 영남방언”(오종갑)은 어두 음절 ‘ㅕ’의 다양한 변화를 고찰하여 y-탈락과 y순행동화라는 두 가지 주된 변화를 확인한 후 탈락은 충남지역, 순행동화는 영남지역이 변화의 출발점이라고 해석하였다. 또한 y와는 상관 없는 ‘ㅕ’의 세 가지 변화(ə>∃, ə>ɜ, ə>ɨ)의 개신지는 각각 경북 북부, 경기 동남북, 경기 남부라고 주장하였다.
  “‘-거늘’, ‘-거든’ 통합형 표기의 음운론적 해석”(김남미)는 ‘-거늘, -거든’이 통합하면서 일어나는 ㄱ-탈락 규칙을 다루었다. ‘-거늘, -거든’이 ‘-어늘, -어든’으로 나타나는 것은 ㄱ-약화가 아니라 ㄱ-탈락이며 ㄱ-약화의 환경이 되는 ‘ㅣ’는 ‘iy’가 아니라 ‘i’로 분석하는 것이 타당하고 주장하였다.
  “국어 모음의 수평변이와 수직변이”(김정태)는 모음의 변화를 ‘움라우트 전설모음화, 원순모음화’와 같은 수평적 변이와 ‘에>이, 어>으, 오>우’와 같은 수직적 변이로 나눈 후, 전설모음화는 환경을 이루는 자음의 확대로 동화에서 비동화로 변화하였으며 움라우트가 모음 상승을 급여하거나 모음상승이 전설모음화와 원순모음화를 급여하는 경우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남부 방언의 양순음 아래 모음 ‘ㅗ’에 대하여”(조규태)는 ‘양순음+ㆍ’가 남부 방언에서 원순모음화의 적용을 받아 ‘ㆍ>ㅗ’로 바뀌었다는 종래의 견해를 부정하고 ‘ㆍ’는 존재하지 않은 모음이며 ‘ㆍ’의 원순모음화로 설명하던 예들은 원래부터 ‘양순음+ㅗ’였음을 주장한 논의이다. 흥미롭게도 이 논문에 대한 비판적 성격의 글이 같은 학술지에 실려 있다. “국어사 연구에서 언어 사실과 그 해석의 논리”(최전승)은 앞의 논문 내용을 꼼꼼하게 검토하고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지적한 글이다. 가령 ‘ㆍ’를 음소로서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 점, ‘ㆍ’의 원순모음화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설정해야 하는 ‘양순음 아래에서의 오>아’ 등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후음 ‘ㅇ’의 소실유형과 음운의식”(위진)은 후음 ‘ㅇ’의 소실 시기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소실된 것을 직접 보여 주는 표기도 중요하지만 과도교정된 표기도 중요함을 인식한 후 후음의 과도교정표기는 주로 과도분철의 형태로 나타나며 이를 바탕으로 후음의 소실 시기를 추정하면 약 18~19세기 무렵이 된다고 하였다.

   4.3. 한자음

  “‘향약채취월령’의 국어학적 연구”(윤장규)는 1431년에 간행된 향약채취월령의 차자 표기를 해독하고 차자 표기에 이용된 음차자의 음가를 규명하는 논문이다. 크게 세 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2장에서는 책에 나오는 차자 표기를 해독하였다. 3장에서는 음차자를 15세기의 동음과 비교하였다. 4장에서는 음차자를 한음과 비교하였다.
  “차자표기 ‘巴’의 대응 양상에 대하여”(최미현)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나타나는 ‘巴’의 복수 표기와 이표기 대응 양상을 살핀 논문이다. ‘巴’의 운모는 원래 원순모음이었기 때문에 대응되는 한자의 운모가 ‘오, 우’인 경우가 생긴 것이며 순음 아래에서 원순성의 대립이 상실되는 변화 때문에 ‘巴’의 운모가 ‘아’로 바뀌었다고 보았다.
  “한자음 설내 입성 운미의 유음화에 대하여”(이장희)는 고구려 지명 표기를 통해 한어의 t-운미가 ‘ø - di - ri - r’로 반영됨을 확인하고 그 원인을 t-운미의 변화와 고구려어 음절 구조에서 찾았다. 한어의 t-운미는 ‘di’로 수용된 후 ‘ri’로 변화하고 다시 모음 탈락을 거쳐 오늘날과 같이 r-말음으로 바뀌었다고 보았다.
  “고대 한국어 차자 표기 ‘尸’ 음가의 고찰”(한경호)는 ‘시’로 읽히는 ‘尸’가 차자 표기에서 ‘ㄹ’를 표기하게 된 원인을 중국 상고음의 반영에서 찾은 논의이다. ‘尸’의 성모가 상고음에서는 ‘hl-’로 재구된 사실을 들어 ‘尸’가 차자 표기에서 음절말 ‘-ㄹ’을 표기할 수 있었던 것은 상고음의 반영이라고 보았다.
  “동국정운식 한자음에서의 ‘ㆍ’의 음가”(김지형)은 동국정운이 중국의 중고음을 반영한다고 보고 ‘ㆍ’로 표기된 한자들의 중국 중고음을 바탕으로 그 음가를 살핀 결과 중설저모음으로 추정하였다.

   4.4. 문헌에 대한 음운사적 고찰

  “17세기 왕실언간의 국어학적 연구”(이종덕)은 왕실에서 보냈거나 왕실로 보낸 편지들을 대상으로 표기, 음운, 문법, 어휘적 특징을 살핀 논의이다. 한자음의 표기를 통해 한자음과 관련된 음운론적 특징들을 자세히 고찰하였다. 왕실 언간에는 전반적으로 음운 변화가 잘 반영되지 않았는데 이것은 자료의 보수성에 기인한 것이라고 하였다.
  “‘예수셩교젼셔’의 표기와 음운 현상(박순란)은 1887년에 간행된 ‘예수성교전서’의 표기와 음운을 다루었다. 표기편에서는 경음, 종성, 이중모음, ㆍ, 형태음소적 표기에 대해 살폈고 음운편에서는 두음법칙, 구개음화, 원순모음화, 움라우트, 단모음화, 모음조화를 살폈다. 이중모음 표기나 두음법칙, 구개음화에서 보이는 특이성은 평안 방언의 영향을 입은 것으로 해석하였다.
  “‘교린수지’의 서지와 음운론적 특징”(심보경)은 ‘교린수지’의 이본 중 심수관본과 명치14년본을 대조하여 심수관본에서는 구개음화, 어두자음군의 변화, 원순모음화에 대해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명치14년본은 이 변화들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하였다. 물론 이것은 표기법상의 문제일 뿐이며 변화 자체는 ‘교린수지’가 나오기 이전에 이미 있었다.
  “‘음식디미방’의 국어사적 고찰”(유현숙)은 17세기 후기 자료인 ‘음식디미방’에 대한 연구. 음운, 형태, 어휘로 나누어 내용을 고찰하였는데 표기 측면에서 보면 연철, 분철, 중철이 모두 나타나며 종성 ㅅ, ㄷ의 표기, 유기음 표기, 어중 ㄹㄹ-의 표기 등에서 시의 여러 문헌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 발견된다. 음운 측면에서는 ‘구개음화, ㆍ, ㄹ-탈락, 원순모음화’ 등이 나타나되 변화형과 변화하지 않은 형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인다.
  “소학의 언해본에 대한 국어학적 연구”(정영호)는 서지 사항과 번역 양상을 자세히 살핀 한 후 표기, 음운, 문법, 어휘적 특징을 다루었다. 음운 부분에서는 음절말 평폐쇄음화, 경음화, 자음동화 등 9개의 음운 현상에 걸쳐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고찰하였다. 판본에 따른 변화 양상의 차이를 자세히 논의하였다.
  “소학언해의 국어학적 연구”(김수현)은 소학언해를 표기와 음운 측면에서 살핀 논의이다. 표기에서는 초성, 중성, 종성의 표기 양상, 연철, 분철, 중철의 양상을 살폈다. 음운 부분에서는 ‘ㅿ’의 소실, ‘ㆍ’의 동요, 경음화, 유개음화, ㄱ-탈락과 복귀, 어두음 제약을 다루었다.
  “부모은중경언해(송광사본)의 국어학적 연구”(윤가영)은 16세기 중엽에 간행된 송광사판 부모은중경언해를 문자와 표기, 음운, 문법에 걸쳐 살핀 논의이다. 표기 부분에서는 초성과 종성의 표기 양상, 연철, 분철, 중철의 양상, 방점 표기 등을 살폈으며 음운 부분에서는 ‘ㅿ’의 소실, ‘’의 혼란, 된소리와 유기음 표기, 모음조화, 구개음화, 원순모음화, ㄱ-탈락을 살폈다.
  개별 문헌에 대한 음운사적 연구를 보면 앞으로 극복해야 할 몇 가지 문제점이 눈에 뜨인다. 하나는 너무 부분적인 논의만을 반복한다는 점이다. 음운론에서 다루는 주제는 몇 개로 한정되어 있을 뿐 좀 더 다양한 현상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 문헌의 성격에 따라 당연히 다루어야 할 내용도 달라져야 하는데 그런 차이가 별로 드러나지도 않는다. 또한 연속성의 측면을 간과하고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해당 문헌 이전의 변화들이 해당 문헌에서는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며 그 뒤로는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데 연구 대상으로 삼은 문헌만을 따로 떼어서 그 문헌에서 음운 변화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만을 다루는 경우가 너무 흔하다. 이런 점들은 앞으로 보완해야 할 것이다.

   4.5. 기타

  “국어 어간말 자음군에 대한 통시적 연구”(임보선)은 중세국어, 근대국어의 어간말 자음군 목록을 확정하고 자음군의 구성, 자음군 단순화의 양상, 자음군의 변화 등을 자세히 고찰하였다. 이 문제는 이전에도 다루어진 바가 없지 않다. 그러나 많은 자료들이 추가되어 더욱 정밀화되었고 방언 차이에 대한 고려를 추가. 자음군의 변화도 그 변화 기제를 더욱 다양화하였다.
  “‘ㅎ’-말음 어간의 재구조화 연구”(배영환)은 어간 재구조화에 대한 이론적 고찰을 한 후 ‘ㅎ’을 말음으로 가졌던 어간의 소멸이나 새롭게 ‘ㅎ’을 말음으로 가지게 된 어간의 형성을 그 변화 기제에 따라 정밀하게 살핀 논의이다. ㅎ-말음 체언의 변화는 교체형을 단일화시키려는 평준화에 의한 것으로 보았으며 ‘X-’로부터 변화한 ‘ㄴㅎ, ㄹㅎ’-자음군 어간은 -탈락에 이은 이형태 단일화의 결과로 보았다. 마지막으로 ‘끊-, 뚫-’이 ‘긏-/그치-’, ‘-’로부터 변화한 데에는 기존 활용형의 재분석이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하였다.
  “객체 존대 ‘--’의 이형태 교체에 대하여”(박종희)는 ‘, , ’으로 교체하는 객체 존대 선어말 어미의 기본형을 ‘’으로 보고 앞에 ‘-지속성’ 자질을 가진 자음이 오면 ‘’으로 바뀌고 유성음이 오면 ‘’으로 바뀐다고 하였다. 그 외의 예외적인 형태는 제약들의 위계로 설명하였다.
  “고구려어의 음절구조에 대하여”(이장희)는 삼국사기의 지명 표기를 대상으로 고구려어의 음절구조는 음절초 자음에 따라 개음절과 폐음절의 두 가지가 있었으며 음절말에는 ‘n, m, p, r’만이 올 수 있다고 하였다.
  “중세 국어 분철 표기 ‘ㄹ-ㅇ, ㅿ-ㅇ’의 음운론적 해석”(김무림)은 ‘ㄹ-ㅇ, ㅿ-ㅇ’으로 분철되는 것이 실은 탈락된 음운의 흔적과 관련되는 것일 뿐 후음자 ‘ㅇ’이 음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은 아님을 지적한 논의이다.
  “중세국어 ‘용언어간+용언어간’형 복합용언의 성조와 재구”(유필재)는 어간 말음과 성조 사이에는 체계적인 관계가 성립한다는 사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어간+어간’ 구조의 합성어에서는 성조가 변동하지 않는다는 사실 두 가지를 지적한 후 이를 통해 복합용언을 이루는 일부 용언의 성조 기저형을 재구한 논의이다.
  “‘ㅎ’-말음 체언과 관련 음운 현상”(배영환)은 ㅎ-말음 체언이 관여하는 유기음화, ㅎ-탈락, ㄹ-탈락, 유음화 등을 문헌 자료를 통해 검토한 후 ㅎ-말음 체언의 기저형과 이형태 분포 등을 공시적으로 어떻게 기술할 수 있는지를 살핀 논의이다.

  5. 음운 교육

  음운 교육 분야의 논문 수는 해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한국어 교육에 대한 열풍이 일차적으로 그런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보이지만 내국인을 위한 음운 교육 논의도 꽤 있다. 양적인 성장은 이루어졌지만 질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우려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비슷비슷한 주제들이 너무 많을 뿐만 아니라 관련 연구물에 대한 참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외국에서 한국으로 유학 온 연구자들에 의한 단순 대조 연구도 적지 않았다. 또한 교육대학원에서 나오는 음운 교육 관련 논의들도 내용의 충실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양적인 성장 못지 않게 질적인 뒷받침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5.1. 내국인을 위한 음운 교육

  발음 교육 전반에 대한 논의로 “국어과 발음 교육의 개선 방향에 대한 연구”(이문규)에서는 앞으로 학교에서의 발음 교육이 명확하고 효과적인 발음의 교육, 방언 차이나 학습자 개인 차이도 반영한 교육, 지속적인 교육, 다른 분야와의 통합적인 교육에 중점을 두어야 함을 주장하였다. “발음 교육에 대한 단상”(김현)은 학교 교육에서의 발음 교육 목적, 발음 교육을 위한 실태 조사의 필요성, 발음 교육의 방법, 발음 교육의 내용 등에 대해 다루었다.
  다른 논의들은 구체적인 교육 대상이 구분되어 있다. 초등학생의 음운 교육에 대한 논의로는 “초등학교 이중모음 발음 지도 방안 연구”(구정연), “이중모음 발음지도 방안”(구정연), “초등학교 국어과 발음 지도 연구”(최정미), “초등학교 국어과 발음 단원의 내용 연구”(리의도), “초등학교 국어과 발음 분야의 내용 구성 개선 방안 연구”(김혜영)을 들 수 있다. 주로 발음 지도법에 대한 논의와 교과서의 내용 분석에 대한 논의로 나눌 수 있다.
  중고등학생의 음운 교육에 대한 논의로는 “겹받침 체언의 표준 발음 교육에 관한 연구”(이수연), “7차 교육과정의 중학교 음운 교육 지도 방안 연구”(김혜영), “표준발음 형성을 위한 국어 음운지도 방안 연구”(안순례), “중학교 음운교육에 관한 연구”(장진)이 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음운 교육 논의는 주로 표준발음법에 중점이 맞추어져 있다. “우리말 표준 발음 연습”(백문식)은 발음 교육을 위한 책이다. 실제 발음 연습을 통해 올바른 발음을 익히도록 배려했으며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육에도 이용할 수 있다.
  “경상 방언 화자를 위한 국어 발음 교육 시안”(차재은)은 표준어와 비교해 상당히 다른 경상 방언 화자에게 어떻게 발음 교육을 실시할지를 논의하였다. 초등학교에서는 억양을, 중학교에서는 음운 체계를, 고등학교에서는 음운 규칙을 중심으로 가르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TV교양프로그램 진행자의 방송언어 오용사례 연구”(강현숙)은 표준 발음을 사용해야 할 대중매체의 진행자 발음에서 오류를 찾아 분석한 논문이다. 이 밖에 국립국어원에서 간행하는 ≪새국어소식≫에 실린 글들(최혜원, 김선철)에서는 국립국어원에서 근무하는 전문 연구자들이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발음 문제들을 하나씩 잡아서 소개하고 있다.

   5.2. 외국인을 위한 음운 교육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들의 모국어에 대한 분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외국어 교육을 위해서는 피교육자들의 모국어에 대한 분석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므로 이러한 흐름은 매우 바람직하다. 학습자의 출신 국가에 따라 크게 동남아권, 서양권으로 나눌 수 있는데 한류의 영향 때문인지 동남아권 학습자를 위한 연구가 대부분이다.
  “중국 학생들의 한국어 발음 오류 연구”(전원해)는 중국어와 한국어를 자음 체계, 음운 규칙의 측면에서 대조한 후 중국인들의 한국어 발음에서 나타나는 오류를 유형화하고 그 원인을 살폈다. 단음절 발음에서는 초성이든 종성이든 비음의 발음에 오류가 많았는데 이는 중국어 비음의 간섭 때문이라고 보았다. 단어 발음에서는 단음절 발음 때보다 더 오류 정도가 심하다. 대부분의 오류는 중국어 발음의 특징에 기인한 것이므로 중국어 학습자를 위해서는 중국어 발음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 외에도 “중국인을 위한 한국어 발음 교육 방안”(곡향봉), “중국어권 학습자를 위한 한국어 종성 발음 교육 방안”(김지혜)가 더 있다.
  “일본어와 영어권 학습자들의 어두 폐쇄음 발음 오류 유형 연구”(조민한)에서는 한국어와 다른 폐쇄음 체계를 가진 학습자들이 한국어의 어두 폐쇄음을 발음할 때 어떤 오류를 보이는지 분석한 후 이런 오류가 오랫동안 지속되므로 학습 초기부터 집중적으로 고쳐야 함을 주장하였다. “일본어권 학습자를 위한 한국어 강세구 억양 교육 방언”(이노우에)는 일본어 화자를 위한 억양 교육에 대한 논의이다. 능숙한 화자로서의 판별 여부가 억양에서 많이 드러나므로 이러한 논의도 한국어 교육을 위해서는 매우 중요하다.
  “베트남인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어 발음 교육을 위한 기초적 연구”(신정애)는 베트남어와 한국어를 음운 체계, 음절 구조, 음운 현상에 걸쳐 대조한 후 베트남어를 모어로 하는 사람들의 한국어 발음을 분석하였다.
  “체코인을 위한 한국어 발음교육 방안 연구”(박병철)은 체코 찰스대학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체코인에게 합당한 발음 교육 방법을 살핀 논문이다. 한국어와 체코어의 음운 체계 차이를 중심으로 어떤 점에 주목해서 발음 교육을 시켜야 할지를 다루었다.
  특정 국가의 학습자를 전제하지 않고 한국어 교육 전반에 대해 살핀 논의도 있었다. “다중매체를 이용한 한국어 표준발음 교육용 콘텐츠 모형”(채영희 외)는 외국인에게 한국어 표준발음을 가르칠 때 이용할 수 있는 교육용 콘텐츠에 대해 다루었다. 크게 텍스트 매체, 웹 매체, 시디 매체로 나누어 그 내용을 다루었으며 이러한 교육 매체는 국어 발음 교육에도 이용될 수 있다고 하였다.
  “한국어 운율 교육에 관한 연구”(지화숙)은 운율 교육. 객관적 교육을 위해 실험 음성학적 기법을 활용하였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의 운율적 특성을 비교한 후 실험 음성학적으로 국어의 운율을 분석. 운율이 매우 중요하므로 이런 연구는 꼭 필요하다.
  “외국인 학습자의 한국어 발음에 대한 이론적 고찰”(오문경)은 외국인의 한국어 발음 오류가 음운 체계의 차이는 물론이고 음절구조의 차이, 음운규칙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주장한 후 특히 음절구조와 음운규칙의 차이가 어떻게 오류를 만들어내는지 구체적인 유형별로 나누어 살핀 논의이다.
  “한국어 음절 종성의 발음 교육”(양순임)은 기존 논의에서 초성과 종성을 동일한 발음기호로 표기한 것, 종성 ‘ㄹ’의 음가를 [l]로 표시한 것, 종성 체계를 따로 제시하지 않은 것 등을 비판하고 종성 교육을 위해서는 종성만을 위한 체계와 음가를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6. 맺음말

  지금까지 주마간산(走馬看山)식으로 2005년에 나온 음성학ㆍ음운론 분야의 논저들을 살펴보았다. 전체적인 연구 경향과 관련하여 의미 있는 점과 미흡한 점을 간략히 지적하는 것으로 결론을 대신하고자 한다.
  우선 눈 여겨 보아야 할 점으로 과거와 달리 대상 자료가 매우 다양해졌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과거 국어 연구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었던 데에는 표준어 또는 중앙어 중심의 국어 연구를 극복하고 다양한 방언에 대한 독자적 연구가 등장한 것이 크게 작용하였다. 2005년에는 기존에 가끔씩 다루어지던 차용어는 물론이고 유아어, 사이버어까지 연구 대상으로 활용했으며 각종 사회적, 심리적 영향과 언어 사이의 관계까지도 다루었다. 또한 20세기 전반기에 나온 음성 자료를 바탕으로 한 연구도 이루어졌다. 이러한 연구가 축적되면 또 한 단계의 발전이 가능할 것이다.
  다음으로 실용성과 접목된 연구가 늘어난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다. 주로 음성학쪽 연구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지만 음운론 연구도 교육 방법과 접목된 논의들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 실용성이 전부는 아닐지라도 현실 속에서의 삶과 관련 있는 연구들이 많아진다면 국어학 연구자의 숫자가 줄고 있는 현실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반면 우려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 그 중 가장 걱정되는 것은 소통의 부재이다. 수많은 논의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전혀 다른 배경에서 기존 논의에는 큰 관심을 갖지 않고 이루어진 논저들이 적지 않다. 영어로 쓰인 논문과 국어로 쓰인 논문 사이의 소통 부재는 말할 것도 없고 영어로 쓰인 논문들 사이 또는 국어로 쓰인 논문들 사이에도 교류의 흔적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양적 팽창이 질적 발전을 수반하기 위해서는 논저들 사이의 활발한 소통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부끄럽지만 필자 자신도 이러한 문제점의 늪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음을 자인하면서 논의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