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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어 순화와 전문 용어 정비
 
국어 순화
박용찬 / 국립국어원

  1. 머리말

  이 글은 2004년 한 해 동안 이루어진 국어 순화의 성과와 국어 순화와 관련된 주요 언론의 관심을 정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국립국어원이 2004년 7월 5일부터 마련하여 운영한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 인터넷 사이트의 성과를 중심으로 하여 국립국어원 외부 기관에서 자생적으로 이루어진 국어 순화의 성과에 대해서도 간략하게나마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 그리고 주요 일간지를 중심으로 주요 언론이 국어 순화에 보인 관심을 상세히 소개하도록 하겠다.
  

  2. 2004년 국어 순화의 성과

    2.1.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의 성과

  우리나라는 광복 이후부터 줄기차게 국어 순화(우리말 다듬기) 운동을 펼쳐 왔다. 국립국어원이 1991년 1월 23일 개원한 이래 공식적으로 순화해서 내놓은 말만 해도 2,200여 개를 넘어선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것이 일반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국어 순화 자체에 대한 일반 국민의 관심도 극히 낮았다. 이는 무엇보다 주로 전문어를 순화 대상어로 삼았던 데다가 몇몇 관련 학자 중심으로 국어 순화가 이루어진 데 따른 것이다.
  몇몇 관련 학자 중심으로 국어 순화가 이루어지다 보니 전방위적인 순화 대상어 선정도 이루어지지 못했고 일반 국민의 언어 의식과 합치되는 순화어도 마련하지 못했다. 전방위적인 순화 대상어 선정이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 순화할 적절한 시기를 놓치기 일쑤였고, 그것은 결과적으로 일반 국민에게 국어 순화를 항시 뒷북치는 일쯤으로 보이도록 했다. 그리고 피드백 없이 다량으로 마련하여 일방적으로 보급되는 순화어는 일반 국민의 언어 의식과 다소 거리가 있는 경직된 것일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지금까지 몇몇 관련 학자 중심으로 이루어진 폐쇄적인 국어 순화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국립국어원은 2004년 7월 5일부터 국어 순화에 일반 국민을 직접 참여시키기로 하였다. 구체적으로 동아일보, 동아닷컴, 케이티(KT) 문화 재단 등과 함께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www.malteo.net)’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마련하여 일반 국민이 직접 순화어를 자유롭게 제안하여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정부나 전문가 집단 주도(위에서 아래로)’의 하향적, 일방적, 타율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일반 국민 참여(아래에서 위로)’의 상향적, 쌍방향적, 자율적인 방식으로 국어 순화의 방법을 혁신한 것이다. 이렇게 일반 국민을 직접 참여시켜서 마련한 순화어는 자연스럽게 일반 국민 사이에 보급할 수 있는 효과도 부수적으로 거둘 수 있었다.
  2004년 한 해 동안, 이 사이트를 통하여 일반 국민이 직접 순화한 말은 총 23개로 순화 대상어(다듬을 말)와 순화어(다듬은 말)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번호 순화 대상어  의 미  순화어
1 웰빙
(well-being)
몸과 마음의 안녕과 행복. 또는 그것을 추구하는 일.  참살이 
2 스크린 도어
(screen door)
기차나 지하철을 타는 사람이 찻길에 떨어지거나, 열차와 타는 곳 사이에 발이 끼는 따위의 사고를 막기 위해서 설치하는 문.  안전문 
3 스팸 메일
(spam mail)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널리 알리기 위하여 많은 사람에게 마구잡이로 보내는 전자 우편.  쓰레기편지
4 이모티콘
(emoticon)
감정이나 모양, 또는 소리 따위를 컴퓨터 자판의 각종 기호와 글자를 그림처럼 조합해서 나타낸 것.  그림말 
5 올인
(all-in)
선거나 정책 따위에 앞뒤 가리지 않고 자기 조직의 모든 힘을 쏟아 붓는 일.  다걸기 
6 콘텐츠
(contents)
각종 디지털 정보나 자료를 통틀어 가리키는 말.  꾸림정보 
7 파이팅
(fighting)
주로 응원하거나 격려할 때 쓰는 말.  아자 
8 네티즌
(netizen)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  누리꾼 
9 무빙 워크
(moving walk)
평지나 약간 비탈진 곳의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사람이 이동할 수 있게끔 자동으로 움직이는 길 모양의 기계 장치.  자동길 
10 슬로푸드
(slow food)
천천히 먹는 음식. 또는 ‘만들어서 먹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음식.  여유식 
11 방카쉬랑스(bancassurance) 은행에서 보험사와 연계하여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일.  은행연계보험
12 미션
(mission)
목표/목적. 임무/과업/의무. 중요한 일.  중요임무 
13 유비쿼터스
(ubiquitous)
어디서나 어떤 기기로든 자유롭게 통신망에 접속하여 갖은 자료들을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  두루누리 
14 퀵서비스
(quick service)
물건을 원하는 곳에 빠르게 배달함. 또는 그런 배달.  늘찬배달 
15 로밍
(roaming)
통신 회사끼리 제휴를 맺어 서로의 통신망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여 어느 곳에서든 품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  어울통신 
16 컬러링
(color ring)
통화 대기음 또는 통화 연결음을 기존의 단순한 기계음 대신 음악이나 음향 효과음으로 바꾸는 일. 또는 그런 음악이나 음향 효과음.  멋울림 
17 포스트잇
(Post-it)
한쪽 끝의 뒷면에 접착제가 붙어 있어 종이나 벽에 쉽게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도록 만든 조그마한 종이쪽.  붙임쪽지 
18 코드프리
(codefree)
디브이디(DVD) 플레이어에 설정해 놓은 코드를 해제하여 전 세계 어느 지역에서 만들어진 디브이디라도 모두 재생할 수 있도록 하는 일.  빗장풀기 
19 클린 센터
(clean center)
공직·공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받았을 때 공무원이 직접 그 사실을 신고할 수 있는 곳으로 지방 자치 단체의 내부 조직.  청백리마당 
20 내비게이션
(navigation)
지도를 보이거나 지름길을 찾아 주어 자동차 운전을 도와주는 장치나 프로그램.  길도우미 
21 하이브리드
(hybrid)
서로 다른 두 가지가 섞여 있음. 또는 그런 물건.  어우름 
22 블로그
(blog)
개인이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는 웹 사이트.  누리사랑방 
23 드라이브
(drive)
어느 한 방향으로 무리하게 힘이나 세력을 끌고 가거나 집중하는 일.  몰아가기 
  

   2.2. 국립국어원 외부 기관의 국어 순화 성과

  국립국어원 외부 기관에서도 적지 않은 국어 순화의 성과를 내었다. 이들은 사회 전반에 걸친, 국어 순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한 결과로 그 가운데에는 기존의 성과물을 재정리하거나 일회적인 행사 차원에 그친 것도 없지 않으나 심도 있는 성과물도 적지 않았다. 특히, 공공 기관에서 국민의 편익을 위하여 단순히 ‘순수 우리말 쓰기’가 아닌 ‘쉬운 우리말 쓰기’의 실질적인 차원에서 국어 순화에 접근한 경우가 그러했다. 이는 기존 국어 순화의 입장과 상당히 다른 것으로 이러한 순화 사례는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각 기관의 국어 순화 성과를 날짜순으로 차례대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우정사업본부는 2월 10일 우체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일본식 용어와 어려운 한자 용어를 쉬운 우리말 용어로 바뀌기로 했다고 밝혔다. ‘관제엽서’, ‘우체부’, ‘번지내 투입’, ‘행낭’ 등의 18개 일본식 용어와 한자 용어를 선정하여 이들을 각각 ‘우체국엽서’, ‘집배원’, ‘주소지배달’, ‘우편자류’로 바뀌기로 한 것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번에 선정한 용어를 각종 법규, 보고서, 약관, 광고물, 교육 자료 등을 작성할 때 적용하도록 하고 홈페이지(www.koreapost.go.kr)에도 게재해 일반 국민에게도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3월 24일 어렵고 딱딱한 건강 보험 관련 용어 193개를 쉬운 우리말로 바꿔서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식 법령이나 의학 교과서 등에서 비롯되어 과거 수십 년 동안 관습적으로 사용돼 왔던 ‘경구약’, ‘이중검수술’, ‘채당금’, ‘우식증’, ‘치주질환’ 등을 ‘먹는 약’, ‘쌍꺼풀 수술’, ‘미리 지급한 비용’, ‘충치’, ‘잇몸병’ 등으로 바꿔 쓰기로 한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민원인의 입장에서 어렵다거나 권위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 말, 일본어투 용어 등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계속하여 순화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건강가정시민연대는 4월 27일 ‘개선해야 할 가정 용어’를 선정해 발표했다. ‘주인양반’, ‘집사람’, ‘불우이웃’, ‘편부모’, ‘딸치우다’, ‘혼혈아’ 등을 각각 ‘남편’, ‘아내’, ‘나눔이웃’, ‘한부모’, ‘결혼시키다’, ‘다문화 가정 2세’ 등으로 고쳐 부르도록 권고하였다. 건강가정시민연대는 향후 ‘행복 가정 용어 개선 연구팀’을 구성해 용어 사전을 제작할 예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7월 12일 그간 보험 용어 순화 작업을 수차례 진행해 왔으나 아직도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어렵고 분쟁의 소지가 있는 보험 용어가 많다는 지적에 따라 어려운 한자어나 일본어식 보험 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2004년 하반기 보험 업계와 공동으로 ‘알기 쉬운 보험 용어 만들기’ 운동을 벌여 어려운 보험 및 의료 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그 결과 알기 어려운 보험 및 의료 용어 234개를 선정하여 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었다. ‘시방서’, ‘분할보험료’, ‘부보’ 등을 각각 ‘설명서’, ‘나눠 내는 보험료’, ‘보험가입’ 등으로 바뀌고 보험 관련 분쟁에 자주 등장하는, 어려운 의학 용어에 속하는 ‘강직’, ‘경추’, ‘흉추’ 등을 각각 ‘관절굳음’, ‘목뼈’, ‘등뼈’ 등으로 바꾼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번에 바꾼 보험 및 의료 용어 앞으로 보험 약관과 보험업 감독 규정 개정 때 우선 반영시킬 뿐만 아니라 생명 및 손해 보험협회의 홈페이지에 바뀐 보험 및 의료 용어 해설 코너를 마련해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 이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임도 밝혔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가 7월 27일 건설 현장에서 일본어와 각종 외래어에 의한 우리말 오염이 심각하다며 ‘건설 용어 우리말 쓰기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우선 8월 13일까지 시범 현장을 선정하여 이들 현장에 392개 건설 용어를 우리말로 순화한 ‘우리말 건성 용어집’을 배포하였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지난 1999년부터 건설 용어 우리말 쓰기를 전개하여 현장 관계자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특허청은 9월 15일 민원인들에게 발송하는 각종 통지서의 명칭 가운데 지나치게 권위적인 것을 순화하여 정비한다고 밝혔다. 그리하여 ‘명령’, ‘통보’, ‘지시’ 등 통지서의 명칭이 지나치게 권위적이라는 의견이 자주 제기됨에 따라 이들 용어를 각각 ‘요구’, ‘안내’, ‘통지’ 등으로 순화하여 쓰기로 하였다.
  검찰은 11월 4일 내년부터 검찰 결정문의 용어를 순화해서 쓰기로 했다. 지금까지 검사의 입장에서 작성돼 왔던 일부 결정문의 용어를 사건 당사자의 입장을 고려해 바꿔 나가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 결정문에 상투적으로 등장하던 ‘변명’은 ‘주장’으로, ‘믿기 어렵다’는 ‘의심이 간다’ 등으로 대체하여 쓰기로 했다.
  통일부가 11월 5일 ‘탈북자’라는 용어가 주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그동안 많은 국민들뿐만 아니라, 특히 당사자들로부터 끊임없이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탈북자’를 대체할 용어의 최종 후보로 ‘새터민’, ‘이향민’ 두 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지난 9월부터 총 1만 7,000여 명의 국민들로부터 탈북자를 대신할 명칭에 대한 제안을 받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전자 공청회, 전문가 회의, 토론회, 총 14회의 여론 조사, 탈북자 여론 수렴 등을 통하여 ‘새터민’, ‘이향민’, ‘자유민’, ‘이주민’, ‘하나민’ 등 다섯을 제1차 후보로 선정한 바 있다. 그리고 이 가운데 ‘탈북자’를 대체할 용어로 ‘새터민’과 ‘이향민’ 2개를 최종 후보로 선정한 것이다. 앞으로 통일부는 여론 수렴을 거쳐 하나의 용어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이 11월 24일 ‘콘돔’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하여 ‘콘돔’의 애칭을 ‘사랑할 때[愛] 필요한 것[必]’이라는 뜻을 담아서 새로이 만든 말인 ‘애필(愛必)’로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10월 한 달간 콘돔의 애칭을 일반 국민에게 공모한 결과 1만 9천여 건의 후보작 중 전문가의 심사와 일반인 선호도 조사를 거쳐 ‘애필’을 최종적으로 선정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은 12월 6일 ‘애필’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혀 ‘애필’의 선정을 철회하였다.
  대한당구연맹이 11월 29일 ‘당구 용어 이제는 바꾸자’라는 캠페인을 벌여 내년 초부터 일선 당구장에 건전한 우리말로 표현된 당구 용어를 보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당구를 학원 스포츠로 육성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는 대한당구연맹은 비속어와 국적 불명의 외래어 온통 뒤덮여 있는 현실을 바로 잡기 위해 우선 당구 용어 순화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똥창’, ‘겐세이’, ‘닉구’, ‘마세’, ‘히키’ 등은 ‘코너’, ‘수비’, ‘드리블’, ‘찍어치기’, ‘끌어치기’ 등으로 바꿔 쓰기로 했다.
  

  3. 국어 순화와 언론

    3.1.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에 대한 주요 언론의 관심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 사이트에 대한 주요 언론의 관심이 아주 높았다. 한국방송(KBS) 제2 텔레비전의 8시 뉴스에서는 ‘우리말 다듬기’ 사이트 개설 소식이 인터넷 10대 뉴스에 선정되는가 하면 티브이(TV) 퀴즈 프로그램에서 몇 번 문제화되면서 ‘웰빙’의 순화어인 ‘참살이’가 스포츠서울 및 주요 포털사이트에서는 주간 검색어 순위 10위권에 들기도 했고 ‘네티즌’의 순화어인 ‘누리꾼’과 ‘파이팅’의 순화어인 ‘아자’도 이에 못지않게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동아일보는 2004년 7월부터 ‘우리말 다듬기’ 꼭지를 마련하여 총 22회에 걸쳐 매주 수요일 국립국어원과 함께 진행하는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의 결과를 알려서 일반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였다. 날짜 및 기사 제목만 뽑아 보면 다음과 같다.
7월 14일 첫 순화 대상 ‘웰빙’ 모두 104건 제안
7월 21일 순화 용어 제안자 이름 사전에
7월 28일 ‘스크린 도어’ 순화 용어 ‘안전문’으로 결정
8월 4일 ‘스팸메일’ 순화 용어 ‘쓰레기편지’로 결정
8월 25일 ‘콘텐츠’ 순화 용어 ‘꾸림정보’로 결정
9월 1일 ‘파이팅’ 순화 용어 ‘아자’로 결정
9월 8일 ‘네티즌’ 순화 용어 ‘누리꾼’으로 결정
9월 15일 ‘스크린 도어’ 순화 용어 ‘안전문’으로 결정
9월 22일 ‘슬로푸드’ 순화 용어 ‘여유식’으로 결정
10월 6일 ‘방카쉬랑스’ 순화 용어 ‘은행연계보험’으로 결정
10월 13일 ‘미션’ 순화 용어 ‘중요임무’로 결정
10월 20일 ‘유비쿼터스’ 순화 용어 ‘두루누리’로 결정
10월 27일 ‘퀵서비스’ 순화 용어 ‘늘찬배달’로 결정
11월 3일 ‘로밍’ 순화 용어 ‘어울통신’으로 결정
11월 10일 ‘컬러링’ 순화 용어 ‘멋울림’으로 결정
11월 17일 ‘포스트잇’ 순화 용어 ‘붙임쪽지’로 결정
11월 24일 ‘코드프리’ 순화 용어 ‘빗장풀기’로 결정
12월 1일 ‘클린센터’ 순화 용어 ‘청백리마당’으로 결정
12월 8일 ‘내비게이션’ 순화 용어 ‘길도우미’로 결정
12월 15일 ‘하이브리드’ 순화 용어 ‘어우름’으로 결정
12월 22일 ‘블로그’ 순화 용어 ‘누리사랑방’으로 결정
12월 29일 ‘드라이브’ 순화 용어 ‘몰아가기’로 결정
  전자 신문도 3월부터 매주 목요일 ‘미니 캠페인’ 꼭지를 마련하여 외래어, 외국어로 넘쳐 나고 있는 정보 통신 용어 가운데 하나씩 선정하여 우리말로 순화해 왔는데 7월 이후에는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 사이트를 통하여 결정된 순화어를 적극적으로 소개해 주었다. 인터넷 신문인 ‘아이뉴스24’, ‘머니투데이’도 매주 순화 결과에 널리 소개하는 데 동참했다.
  이 밖에도 부정기적이긴 하지만 조선일보, 중앙일보, 경향신문, 내일신문,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한겨레, 매일경제: 일간스포츠, 굿데이, 스포츠투데이, 스포츠조선, 스포츠서울: 어린이동아, 소년한국일보 등의 여타 언론에서도 빈번하게 ‘우리말 다듬기’ 결과를 기사화했다.
  이렇듯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국어 순화 운동을 일으키는 것에 대하여 대다수의 언론 및 학자들이 절대적으로 지지해 주었다. 최정기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 감사는 ‘국어 순화 운동을 국민운동으로 펼쳐 나가야’ 할 것을 주장했고<동아일보 10월 10일 ‘발언대’에서> 민현식 서울대 교수는 ‘1920년대 말의 문맹 퇴치 사업이 제1의 국어 문화 운동이었다면 이번의 국어 순화 운동이 제2의 국어 문화 운동이 될’ 수 있기를 바랐다. <동아일보 8월 2일 ‘여론 마당’에서>
  그러나 몇몇 언론 및 학자들은 전문성이 부족한 일반 국민을 국어 순화에 직접 참여시키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조선일보는 7월 26일 기사에서 ‘전문성이 부족한 네티즌을 대상으로 인기몰이’ 식으로 순화어를 결정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신연숙 서울신문 논설위원도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며 ‘좀 더 치밀하게 국어 순화 사업이 이루어지길’ 당부했다. <서울신문 9월 3일 ‘씨줄 날줄’에서>
  한편, 이 사이트를 통하여 결정된 각각의 순화어에 대한 불만도 줄곧 제기되었다. ‘참살이’의 ‘참’은 ‘거짓’과 상대되는, 다소 윤리적인 말이라서 ‘참살이’는 ‘웰빙’의 순화어로 크게 부족하다는 점이 지적되기도 하였고 ‘아자(‘파이팅’의 순화어)’는 그 어원이 불명확할 뿐만 아니라 인기 티브이(TV) 드라마에서 유행어로 쓰인 말이라서 권장하여 쓸 만한 말이 아니라는 점이 지적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노동꾼’, ‘소개꾼’에서처럼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을 낮잡는 의미로 쓰이는 ‘-꾼’을 포함하고 있는 ‘누리꾼(‘네티즌’의 순화어)’은 순화어로서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 밖에도 ‘스팸 메일’은 ‘여러 사람에게 한꺼번에 다량으로 보내는 편지’일 뿐 그런 편지가 모두 ‘쓰레기’는 아니므로 이를 ‘쓰레기편지’로 순화하는 것이 잘못이라고 하는 지적도 있었고 ‘늘찬배달(‘퀵서비스’의 순화어)’처럼 대부분의 사람이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고유어로 순화어를 정하는 것이 잘못이라고 하는 지적도 있었다.
  

    3.2. 국어 순화에 대한 주요 언론의 관심

  세계일보는 국립국어원과 공동으로 2003년 11월부터 2004년 4월까지 ‘우리말 바르게’ 꼭지를 마련하여 총 25차에 걸쳐 기획 기사 및 전문가 진단 기고문을 연재하였는데 이 가운데에는 ‘국어 순화’와 관련된 기획 기사도 몇몇 포함되었다. 제22주차 기획 기사인 “전문 용어를 일상어로[우리말 바르게(22)]”에서는 ‘전문 용어를 일반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일상용어로 바꿔야 함’을, 전문가 진단 기고문에서 김하수 연세대 교수는 그렇게 함으로서 ‘전문 지식의 생산과 재생산에 일반 대중의 참여시켜야 함’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제23주차 기획 기사인 “‘외래어로 얼룩’ 간판들[우리말 바르게(23)]”에서는 ‘주변에서 흔한 기업명이나 상점 간판, 안내 표지판이 외국어 또는 국적 불명의 외래어로 온통 뒤덮여 있음’을, 전문가 진단 기고문에서 이병규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는 ‘이런 간판들이 일반 국민들의 언어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큼’을 지적하였다.
  경향신문은 국립국어원, 한글문화연대와 공동으로 2004년 5월부터 2004년 12월까지 ‘우리 말글이 흔들린다’ 꼭지를 마련하여 총 31차에 걸쳐 전문가 진단 기획 기고문을 연재하였는데 이 가운데에는 ‘국어 순화’와 관련된 전문가 진단 기획 기고문도 여럿 포함되었다. 특히, 최용기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은 “국어 순화로 정체성 찾아야[우리 말글이 흔들린다(8)]”라는 기고문을 통해 ‘정부가 국어 순화에 대하여 강한 의지를 보여야 하며, 언론 기관과 교육 기관도 협조하여 순화 용어를 보급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함’을, 허철구 창원대 교수는 “문학 박사도 잘 모르는 단어들[우리 말글이 흔들린다(14)]”라는 기고문을 통해 ‘어휘뿐만 아니라 발음, 문장, 경어법도 국어 순화의 대상이 되지만 이 가운데 어휘의 순화가 가장 기초가 되는 국어 순화임’을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소설가 고정욱 씨는 “영어, 일어식 번역투 문장 넘쳐[우리 말글이 흔들린다(16)]”라는 기고문을 통하여 ‘영어, 일본어 등 외국어를 직역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번역투 문장이 우리 말과 글을 크게 훼손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한겨레 신문은 2002년 5월부터 ‘말이 올라야 나라가 오른다’ 꼭지를 마련하여 매일 전문가의 기고문을 내보냈다. 2004년 한 해 동안에 내보낸 글 가운데 권재일 서울대 교수, 최인호 한겨레신문 교열부장, 최용기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이수열 국어 순화 운동가, 정재도 한말글연구회 회장의 글이 국어 순화와 관련하여 주목할 만하다. 연재되는 글이 대개 어떤 말을 어떻게 순화해 쓸 것인지 소개하는 데 초점에 맞추어져 있다. 그렇지만, 권재일 서울대 교수의 글들은 국어 순화에 대한 원론적인 문제에 대하여 지적하였다. ‘우리 문화에 바탕을 두면서 우리말 체계에 맞는 새말을 만들어 낼’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하고, ‘대한의사협회 의학용어위원회가 거의 알아들을 수 없는 기존의 질병 용어를 쉬운 용어로 순화해 쓰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는 국민의 의료 편익을 크게 높이는 일로써 아주 고무적인 일’임을 언급한 것이다. 그리고 국립국어원이 지금까지 학자들이 모여 외래어를 순화하던 방법 대신에 일반인들의 여론을 바탕 삼아 순화하기로 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국어 순화에 대한 노력은 ‘온 국민의 몫’임도 강변하였다.
  중앙일보는 2003년 3월부터 ‘우리말 바루기’ 꼭지를 마련하여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소속 기자들이 우리의 언어 실생활과 관련된 문제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 주는 글을 매일 내보냈다. 이들 가운데에는 일본어투 용어나 순화 용어데 대한 간단한 소개 글도 적지 않게 포함돼 있다.
  

  4. 맺음말

  이상으로 지난 2004년 한 해 동안 이루어진 국어 순화의 성과와 국어 순화와 관련된 주요 언론의 관심을 정리해 봤다. 특히, 국립국어원에서는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마련하여 국어 순화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였다. 이에 대하여 주요 언론은 높은 관심을 보였고 후한 평가를 내려 주었다. 그러나 그것에 비하여 일반 국민의 관심 및 참여는 아주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어떤 면에서 열렬 마니아층만 만들어 낸 셈이다.
  한편, 국립국어원 외부 기관에서도 적지 않은 국어 순화의 성과를 내었다. 특히, 공공 기관에서 국민의 편익을 위하여 단순히 ‘순수 우리말 쓰기’가 아닌 ‘쉬운 우리말 쓰기’의 실질적인 차원에서 국어 순화에 접근하였다. 이는 기존 국어 순화의 입장과 상당히 다른 것으로 이러한 순화 사례는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