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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Ⅱ. 국어학의 연구 동향
  문자·표기
박진호 / 한양대
  본고는 2003년 한 해 동안 발표된 국어학 관련 연구물 중, 문자 및 표기와 관련된 것들을 개관하고자 한다. 즉 우리말을 문자화하여 표기하는 일과 관련된 문제에 대한 연구 성과들을 개관하여 연구 동향을 드러내려는 것이다.


  1. 차자 표기

  2000년에 한국에서 각필로 기입된 점토 구결(부호 구결이라고도 함) 자료가 발굴된 이후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2003년에도 이와 관련된 연구 성과가 많이 나왔다. 이들 자료 및 그에 대한 연구 동향은 일본의 몇몇 학자들도 관심을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구결 연구자들과 일본의 훈점 연구자들이 두 나라를 오가며 잇따라 국제 학술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2001년 8월 홋카이도대학(北海道大學), 2001년 12월 서울시립대에서의 국제 학술회의에 이어, 2003년 7월 일본 도야마대학(富山大學)에서 “일한 한자·한문 수용에 관한 국제 학술회의”가 개최되었다. 한국의 구결학회 소속 연구자들이 다수 이 회의에 참석하여 연구 성과를 발표하였고, 이 논문들 중 다수가 구결연구 11집에 수록되었다.
  “한반도에서 한자의 수용과 차자 표기의 변천”(정광)은 한반도에 한자와 한문이 들어온 뒤 삼국에서 한자를 이용하여 자국어를 표기하는 차자 표기가 발달하게 된 사실, 삼국 중 가장 늦었던 신라에서 차자 표기가 고유명사 표기에 그치지 않고 석독 구결로 나아간 양상 등을 여러 사료를 바탕으로 하여 서술하였다. “백제의 문자 생활”(정재영)은 백제가 남긴 문자 관련 유물들을 한성 시대, 웅진 시대, 사비 시대로 나누어 소개하였다. 한자의 다양한 이체자 및 반자(半字) 등에 대해 논하고, 특히 무령왕 왕비 은팔찌의 명문(銘文)을 초기 이두문으로 보았다. “백제 이두에 대하여”(김영욱)는 백제의 문자 자료들 중에서 특히 무령왕 지석의 명문 일부를 백제 이두문으로 해석하였으며, 부여 능사(陵寺) 터에서 출토된 목간 중 하나에 기입된 글을 백제 고유의 어법으로 이루어진 시가로 보았다. 백제 이두에 관한 이 두 글은 국내외에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체자로 본 고려본 능엄경의 계통”(이승재)은 고려본 능엄경의 여러 이본들을 대조하고 특히 이체자에 주목하여 계통을 세워 보려는 시도이다. “유가사지론 점토 석독 구결의 ‘지시선’에 대하여”(장경준)는 점토 구결 자료 유가사지론에 기입된 부호 중 종래에 교정선(잘못 기입한 점토를 교정하는 선)이라고 보았던 것에 대해, 실수로 잘못 기입된 경우는 극소수이고 대개의 경우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 의도적으로 아래나 위의 다른 한자를 빌려서 점토를 기입했음을 나타내는 부호임을 밝혔다. “주본 화엄경 권제36 점토 구결의 해독: 자토 구결과의 대응을 중심으로”(박진호)는 점토 구결 자료 주본 화엄경 권36과 자토 석독 구결 자료 화엄경 권14를 구문별로 대조하여 전자의 점토들이 후자의 자토들과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밝히고자 한 시도이다.
  이 외에도 점토 구결에 대한 주목할 만한 연구물이 여럿 나왔다. “한국 각필 부호 구결 자료와 일본 훈점 자료 연구”(정재영 외 6인)는 점토 구결 자료인 진본 화엄경 권20, 주본 화엄경 권6, 22, 36, 57의 이점본 및 해제를 싣고 있다. 점토가 누락되거나 잘못 이점된 경우도 있기는 하나, 사진본과 대조하여 보면 연구자들에게 좋은 기초 자료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주본 화엄경 권제57의 서지와 각필 부점 구결에 대하여”(이승재)는 점토 구결 자료 주본 화엄경 권57을 서지적으로 고찰하고 거기에 기입된 점토의 판독 및 해독 과정을 예시하고 점도를 제시하였다. “점토 석독 구결에서 구결자 ‘’에 대응되는 구결점에 대하여: 유가사지론 권5, 8을 대상으로”(장경준)는 유가사지론 점토 구결에서 ‘者’자 등에 현토되는 단점을 한자의 한가운데에 기입되는 단점(‘’에 해당함)으로 보아 온 종래의 견해를 뒤집고, 이 두 단점의 위치는 구별되며 전자는 ‘’에 해당함을 밝힌 것이다. 이 단점을 비롯해서, 장경준의 논의는 다른 연구자에 비해 단점의 위치가 훨씬 더 세분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특징인데, 구결 연구자들 사이에서 장경준의 주장이 점차 수용되고 있다. “11세기 국어 문법 형태 연구: 유가사지론을 중심으로”(김영욱)은 유가사지론 점토 구결을 11세기의 언어 자료로 보고, 이를 바탕으로 당시의 문법 형태들의 존재와 용법을 살펴보려는 시론이라 할 수 있다. “한문 독법에 쓰여진 한국의 각필 부호 구결과 일본의 오코토점의 비교: 유가사지론의 점토 구결과 문자 구결을 중심으로”(윤행순)는 한국의 유가사지론 점토 구결 자료와 일본의 오코 토점 자료를 비교하여, 구절말 현토 원칙, 단점의 기입 위치, 각종 부호의 차이 등을 살펴본 것이다. “佐藤本 華嚴文義要訣의 국어학적 연구”(김영욱)는 일본에 있는 자료이면서도 일본의 여타 훈점 자료와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는 화엄문의요결이라는 문헌에 대해 다룬 것인데, 이것이 신라인의 저술이고 여기에 기입된 점토가 일본 훈점의 성립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고바야시 요시노리(小林芳規)의 주장을 발전시켜서, 이 자료에 기입된 점토와 훈점들을 우리말로 해독하고자 시도한 것이다. “신라 경전에 기입된 각필 문자와 부호: 京都 大谷大學藏 判比量論에서의 발견”(小林芳規)은 원효의 저술로서 일본 교토 오타니대학에 소장되어 있는 판비량론이라는 문헌에 각필로 기입된 문자와 부호에 대해 논하고 있는데, 특히 ‘根’자에 기입된 ‘マリ’가 신라어를 표기한 것이라는 주장이 주목할 만하다.
  구결 연구자들의 관심이 점토 구결 쪽으로 쏠림에 따라 자토 구결에 대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주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다. “구결자 ‘’의 해독에 대하여”(황선엽)는 구결자 ‘’의 독음을 ‘’로 보아 왔던 종래의 견해를 뒤집고 ‘/근’으로 보아야 함을 밝혔다. “석독 구결에 나타난 부정사의 기능”(이용)은 석독 구결의 부정문에 대해 다루었는데, ‘不’이 능력 부정을 나타낸다는 것을 밝힌 것과 화엄경 계통의 ‘不能’ 구문에 나타나는 특징적인 현토 양상을 지적한 것이 주목할 만하다. “대방광불화엄경소(권35) 석독 입겿문의 동사 ‘삼-’에 대하여”(이은규)는 자토 석독 구결 자료 화엄경소 권35의 동사 ‘三’(삼)의 의미 기능을 [되게 하다(삼다)], [위하다], [원인이 되다(말미암다)]로 나누어 고찰하였다. “대방광불화엄경소(권35) 입겿 연구”(남경란)은 화엄경소 권35에 나타나는 구결자들을 하나하나 면밀히 검토하였고, 全訓讀을 충실히 한 경향이 있다는 것과 ‘’, ‘’, ‘’, ‘’, ‘’ 등이 결합된 구결토가 한글 문헌의 어형과 대응되는 것이 많다는 것 등의 몇 가지 특징을 지적하였다. “대방광불화엄경소(권35) 입겿의 독음 연구”(김동소, 남경란)는 화엄경소 권35의 구결자 중 ‘’, ‘’, ‘’의 용례들을 검토하여 이들의 독음을 각각 ‘ㄱ’, ‘거’, ‘ㄷ’으로 추정하였다. 음독 구결은 석독 구결에 밀려 연구가 더 뜸하지만, “여말선초 음독 입겿(訣)의 종합적 고찰(2): 음독 입겿의 문자 체계”(남경란)가 나왔다. 능엄경, 범망경, 불설사십이장경의 여러 이본별로 구결자들의 목록을 작성하고 구결자의 형성 및 쓰임에 대해 논하였다. 특히 기림사본 법화경 권2, 3에 묵서로 기입된 부호 구결을 정리하고 해독을 시도하였다.
  향찰과 이두에 대한 연구도 적게나마 있었다. “보현십원가(普賢十願歌) 난해구 5제: 구결을 기반하여”(박재민)는 향가 ‘보현십원가’에 나오는 ‘毛叱所只’, ‘去良·去耶’, ‘顚倒逸耶’, ‘將來’, ‘音叱多’에 대해 석독 구결 자료를 근거로 하여 그 나름대로의 해석을 제시하였다. 구결 자료가 향가 해독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예시한 연구라 할 수 있다. “향찰 ‘于萬(隱)’과 ‘于音毛’의 해독”(양희철)은 ‘于萬(隱)’을 ‘가만’으로 읽고 그 의미를 ‘흐린, 희미한’,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먼’으로 파악하였으며 ‘于音毛’(감모)는 후자의 의미를 나타내는 ‘감-’에 이유를 나타내는 부동사 어미 ‘-오’가 결합된 것으로 보았다. “이두 학습서의 이두와 독음”(고정의)는 현전 10여 종의 이두 학습서들을 소개하고 여기에 나타난 이두와 그 독음을 색인화한 것이다. 앞으로 차자 표기 연구자들에게 좋은 기초 자료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두의 생략 표기에 대한 연구: 대명률직해를 중심으로”(박용식)는 대명률직해의 이두에서 용언 어간 ‘爲, 是’, 동명사 어미 ‘隱, 乙’, 어말어미 ‘良’ 등이 표기상 생략되는 양상을 고찰하였다. “유서필지의 이두휘편”(박형익)은 유서필지에 부록으로 실려 있는 이두휘편을 영인하고 그것을 현대 활자화해서 제시하고 해제를 붙인 것이다.
  어휘 차자 표기에 대한 연구도 적지만 있었다. “신라 관등 이표기와 한국 한자음의 관계”(권인한)는 17개의 신라 관등(官等)이 국내외 사서류, 비문 등에서 다양하게 표기된 양상을 살피고 이를 바탕으로 신라의 한자음이 상고음, 위진남북조음, 중고음의 중층적 구조를 이루고 있음을 논했다. “신라 인명의 차자 표기 연구”(정성윤)는 신라 인명의 차자 표기 양상을 살핀 것이고, “영건의궤류의 차자 표기 어휘 연구”(김연주)는 조선 후기 영건의궤(營建儀軌)(국가에서 주관한 건설 공사의 종합 보고서)류에 나타난 건축 관련 용어들의 차자 표기 양상을 살폈다.
  “한국의 문자와 문자 연구”(송기중 외)는 송기중 교수의 회갑을 기념하여 문자에 관한 여러 학자들의 기존 논문들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총론(3편), 구결(7편), 이두(4편), 향찰(4편), 훈민정음(4편), 한글 표기법(5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편 첫머리에 연구사를 정리한 글이 실려 있고(구결: 정재영, 이두: 장윤희, 향찰: 한재영, 훈민정음: 이현희, 한글 표기법: 황문환) 수록 논문마다 해설이 붙어 있어서 많은 연구자들에게 길잡이 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2003년은 송나라의 손목이 계림유사(鷄林類事)를 편찬한 지 900주년 되는 해인데 이를 기념하여 한·중·일 3국의 많은 학자들이 모여 계림유사에 관한 국제 학술회의를 열었다. 여기서 발표된 21편의 논문이 “고려조어 연구 논문집”(진태하 편집, 한국국어교육학회 발행)에 실려 있다. 계림유사는 차자 표기 자료라고 할 수는 없지만, 고려 시대 우리말을 중국인이 한자로 표기한 자료이고, 이 논문집은 계림유사에 관한 연구가 집대성된 연구라는 점에서 언급해 둘 만하다. 또한 이 책 끝에는 계림유사의 이본 20종을 대교하여 고증한 자료가 실려 있다.


  2. 옛 문헌의 한글 표기법

  언해 문헌의 한글 구결에 대한 연구가 두 편 나왔다. “15세기 언해 자료와 구결문”(윤용선)은 한글 구결문을 한문 원문이 언해문에 영향을 미치는 중간 단계로 보고, 한글 구결문 나름의 독자적인 질서를 밝힌 다음, 이것이 언해문의 문법 형태나 통사 구조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폭넓게 고찰하였다. 또한 의역 문헌에 비해 직역 문헌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을 구결문과 관련지어 논하였다. “구결 ‘-’의 교체 현상에 대하여: 능엄경언해(1462)를 중심으로”(김문웅)는 ‘’가 ‘ㅎ’ 또는 Ø로 교체되는 양상을 언해문과 구결문에서 살펴 그 공통점과 차이점을 밝혔다. ‘ㄱ’으로 시작되는 어미와 ‘ㄷ’으로 시작되는 어미가 축약에 있어 매우 다른 행동을 보인다는 것이 흥미로운 지적이다.
  “한글 자형의 변천에 대한 연구: 15~19세기 활자본 및 목판본을 중심으로”(김두식)도 주목할 만하다. 국어학이 아닌 서체학의 관점에서 한글의 자형이 옛 문헌에서 어떻게 변천해 왔는지를 많은 사례를 들어 자세히 살피고 있다. 문헌학적 관점에서뿐 아니라 새로운 글꼴을 개발하는 등의 실용적인 관점에서도 꼭 필요한 기초적 연구라 평가할 만하다.
  훈민정음에 대한 연구도 있었다. “해례본(解例本)의 팔종성(八種聲)에 대하여”(안병희)는 훈민정음 해례본 종성해의 8종성 규정과 관련하여, 당시에 이미 ㄷ과 ㅅ이 중화되었지만 표기상 구별되었을 뿐이라는 최근 일부 학자의 주장을 비판하면서 당시 ㄷ과 ㅅ이 중화되지 않았음을 보여 주는 증거들을 제시하였다. 또한 훈몽자회 권두의 언문 자모가 중국의 운서나 현대의 맞춤법과 관련되는 측면을 살펴 언문 자모의 국어학사상의 위치를 재조명하였다. “훈민정음 연구”(강신항)의 수정 증보판이 간행된 것도 지적해 둘 만하다.
  한글 자모에 대한 비슷한 연구가 나온 것이 흥미롭다. “한글 낱자에 관한 통시적 고찰”(리의도)은 한글 창제로부터 한글 맞춤법 통일안에 이르기까지 한글 자모의 수효와 목록, 배열 순서, 명칭이 어떻게 변천해 왔는지를 살폈다. “한글 자모의 명칭에 대하여”(이승후)는 한글 자모의 명칭을 역사적으로 고찰하고 남북한 및 해외 동포들의 사용 양상까지 살펴본 뒤,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모 명칭을 정확히 알고 있는지 조사한 결과 ‘기역’, ‘디귿’, ‘시옷’ 등에서 특히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음을 지적하고서, ‘그, 느, 드, 르, ……’를 제안하고 있다.
  2003년에도 국어사 문헌 자료를 소개하거나 고찰하면서 표기법의 특징을 살핀 연구가 많이 나왔다. “두시언해 중간본의 판본과 언어에 대한 연구”(이호권)는 두시언해 중간본의 여러 이본들의 판본 및 언어 사실을 살펴 세 가지 계통으로 나눌 수 있음을 밝혔는데, 여기서 ‘ㅿ’이나 ‘ㆁ’ 등의 표기와 관련된 현상도 살피고 있다. 판하를 쓴 사람에 따라 ‘ㅿ’이나 ‘ㆁ’을 기계적으로 ‘ㅇ’으로 대치하기도 하고 적극적으로 당시의 현실 어형으로 바꾸어 쓰기도 하는 등의 차이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번역노걸대의 표기와 음운”(김무식)은 번역노걸대의 표기 및 음운상의 특징을 16세기의 다른 문헌들(특히 번역소학, 순천김씨언간)과 비교하여 제시하면서 이 문헌이 표기와 음운 현상에 있어서 보수적인 경향이 있음을 지적하였다. “백병구급신방의 표기와 음운 고찰”(이은규)은 백병구급신방(百病救急新方)이라는 19세기 중엽의 자료를 소개하면서 그 표기법과 음운을 고찰한 것이다. 이 밖에 “광재물보(廣才物譜)의 표기법 연구”(윤향림), “내훈(內訓)의 표기법과 어휘 연구”(이선영), “신약젼셔의 표기법 연구”(김정아) 등이 이 범주에 드는 연구물이다.
  우리말을 표기한 것은 아니지만 진언의 한글 표기를 다룬 것으로 “만연사본 <진언집(1777년)>의 표기법 연구”(안주호), “<비밀개간집>의 체계와 표기에 대한 연구”(이태승, 안주호) 등이 있고, “번역박통사(상)에 나타난 중국어 표기법의 역사적 이해”(이정일)는 번역박통사에서 중국어 음을 한글로 표기한 것(정음, 속음)에 대한 고찰이다.


  3. 현대의 한글 표기법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로 “국어 근대 표기법의 전개”(신창순)를 들 수 있다. 제1부에서는 개화기에 주시경 등의 노력을 통해 근대적인 한글 표기법에 대한 연구와 실천이 전개된 양상을 살폈고, 제2부에서는 일제 시대에 조선총독부의 주도로 제정된 철자법 및 한글 맞춤법 통일안의 제정 과정을 살폈다. 한글 전용론의 형성 과정 및 이에 대한 비판도 곁들여져 있다.
  최근 사이버 공간에서 새로운 형태의 의사소통 방식이 성행하고 있고 여기에 특수한 언어 현상, 특수한 표기 방식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연구로 “통신 언어 표기의 실태 연구”(안태형), “대구 지역 대학생들의 게시글에 나타난 통신 언어 분석”(이정복) 등이 나왔다. 사이버 공간의 의사소통 양식도 채팅, 이메일, 게시판 등으로 다양하고 이에 따라 다양한 문체 실험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것은 사회언어학, 형태론 등에도 흥미로운 연구거리를 많이 제공하지만, 이모티콘의 사용, 발음되는 대로 표기하기 등 문자론적 관점에서도 연구할 거리가 많아질 전망이다.
  이 밖에는 교육적, 실용적 관점에서 쓰여진 연구물이나 책이 많이 나왔다. 한글 표기 실태에 관한 것으로 “초등학생의 한글 표기 실태에 대한 연구”(정춘숙),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의 잘못된 표기와 표현 실태 연구”(조옥수) 등이 있고, 특히 받침 규정과 관련하여 시대별 변천 과정을 개관하고 현행 맞춤법의 문제 및 개선책을 제안한 것으로 “한글 맞춤법의 문제와 개선 방향: 시대별 변천 과정에서 본 받침 규정을 중심으로”(김정숙)가 있다. “한글 띄어쓰기 사전”(조영희), “올바른 띄어쓰기 방안: 한글 띄어쓰기 사전 편찬의 변”(조영희) 등 띄어쓰기만을 다룬 것도 있지만, 대개는 정서법 전반에 대해 다루거나 잘못 쓰기 쉬운 것들을 지적해 주는 실용적인 책들이 여럿 나왔다. “한글 정서법의 실제와 원리”(최병선), “쓰면서도 헷갈리는 우리말 오류 사전”(박유희, 이경수, 차재은, 최경봉), “우리말 바른 표기”(이성복), “국어의 맞춤법 표기”(이창운), “우리말 띄어쓰기 길잡이”(문태식)(제목과는 달리 맞춤법 전반도 함께 다루고 있음) 등이 이 범주에 드는 책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