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표기]
강 인 선 / 성공회대

1. 개관
    본고는 2001년에 발표된 문자 표기 부문의 단행본, 논문, 학위논문, 기사 등을 살펴보아 그 동향을 기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분야는 문자가 한글, 훈민정음, 차자(한자), 로마자인 경우의 것을 다루는데, 그 표기하는 바가 역사적인 것이면 국어사에서 다루어야 하며, 현대의 것이면 음운론 형태론에서 다루거나 규범과 관련이 되면 국어정책과 국어교육에서 다룸이 마땅하다. 이렇게 보면, 고유한 부문은 표기법 표기원리가 되므로 매우 한정된 영역이 된다. 수집된 단행본 17권, 논문 90여 편, 학위논문 11편 가운데 이를 중점적으로 하여, 전체적인 동향을 파악하기로 한다. 차자표기 가운데 부호구결과 구결 그리고 고유명사, 어휘 표기에 관한 논문이 많은 반면 향찰과 이두에 관한 논문은 매우 적은 편이다. 표기법에서는 맞춤법 관련 논문이 가장 많고, 옛 문헌의 한글표기 연구가 뒤를 잇고, 훈민정음, 외래어 표기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그리고 로마자 표기에 관한 논문이 비교적 많았다.
    2001년의 문자 표기 부문의 가장 주목되는 바는 구결학회를 중심으로 한 각필 문헌의 꾸준한 조사활동과 새로운 자료의 발굴과 보고이다. 그리고 일본 학자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꼽을 수 있다. 구결학회는 6월의 국내에서의 하계연구회에 이어, 8월에는 일본의 연구팀과 北海道大學에서 『漢字古版本とその受容(訓讀)』라는 제목의 國際워크숍을 가졌으며, 12월에는 서울시립대학교와 공동 주최로 국제 학술대회 "漢文의 受容과 讀法-韓國의 口訣과 日本의 訓点"을 여는 등 매우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이는 계속된 각필 문헌의 조사와 연구보고에 힘입은 것이다. 일본에서는 한국의 각필 부호구결 발견이 일본의 고유한 것으로 자랑하여 왔던 '오코토점', 가나 문자의 원형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여져 일본학계에 충격을 주기도 하였다. 2001년의 문자 표기 부문 나아가 국어학계의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것은 훈민정음의 각필 부호자 기원설이라고 할 수 있다. 구결학회의 제2회 국제학술대회 "漢文의 受容과 讀法-韓國의 口訣과 日本의 訓点"에서 발표된 "符號字의 文字論的 意義"(이승재)는 학자 간의 찬반 토론에 이어 신문지상에서의 찬반 기고로 이어져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그리고 부호구결의 정의와 위치에 대한 조사자들의 다양한 해석과 입장이 논문으로 속속 발표되고 그 내용이 정제되어 가는 성과를 보였다.
    전년에 있었던 개정된 로마자 표기법을 적극 홍보하기 위한 활동을 비롯하여, '로마자소식'도 발간하고, 국립국어연구원은 '도로명의 사이시옷 표기, 성씨의 로마자표기를 위한 공개 토론회' 개최와, '새국어소식'에 '한글맞춤법의 이해', '외래어 표기법의 이해', '광고언어의 외래어 표기', '문장부호의 이해' 등 계몽과 관심의 환기를 위한 칼럼을 통하여 논의거리를 제공하였다. 또한 제주도 영어 공용화론에 대한 논의가 학문적 차원에서도 이루어졌으며, 한글날 국경일 제정에 대한 요청도 있었다. 한국어문교열기자협회의 꾸준한 문제점 제기도 빼놓을 수 없다.

2. 차자 표기
    2.1. 차자 표기 일반
    "고대 삼국의 언어 표기관"(이기문)은 고대 삼국에서 한문으로 글을 쓸 때, 고유명의 표기에 음차자로 표기하고 한자의 새김을 이용한 석차법을 이용하다가 그 범위가 확대되어, 한문투의 글에 어순을 고치고 필요한 요소를 끼워 넣어 시가를 적게 되었다. 구결, 이두, 향가와 같은 차자표기는 우리 민족의 독창성을 드러내는 부분이며 그 천재적 창의성은 훈민정음의 창제로 이어졌다고 하는 요지의 글이다.
    "고전범어문법이 차자표기체계에 미친 영향"(이준석)은 고구려 역경승 僧朗이 중국의 불전 한역화에 참여하였던 것 들고, 범어 불전의 漢譯 과정에서 나타나는 訓借와 音借의 차자 표기 유형들의 영향이 우리 차자표기 체계에 영향을 주었다는 논지이다. 그러나, 音借字 목록 20개를 제시하고 있을 뿐 논평(안병희)에서도 지적되었듯이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 구체적 예증을 충분히 하고 있지는 않다.
    북해도대학의 국제워크숍에서 발표된 "高麗時代 口訣資料 分析을 위한 典籍刊行史"(남권희)는 정교한 '寶篋印陀羅尼經'을 비롯하여 10세기에서 14세기까지의 사찰간본의 서지적 해설과 '初雕大藏經', '續藏經', '再雕大藏經'의 성립 배경, 특성과 체재, 전래본 등을 자세히 소개하였다. "漢文古版本とその受容(訓讀)"(石塚晴通)는 기조보고로서 漢文古版本 11점과 일본의 訓點資料 6점을 슬라이드와 OHP로 소개하였다."加點稀薄な漢籍訓点資料における典據の問題"(小助川貞二)는 『春秋經傳集解卷第二』(藤井齊成會有鄰館藏)의 가점 상황이 훈점의 발생 전개의 극히 初期 단계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을 하고 있다. 또한 주목을 끈 것은 "ウイグル語における漢文訓讀"(庄垣內正弘)인데, 위글어에 한문 훈독이 존재했다는 추정은 본인이 1982년부터 시작하여, 몽골어학자 von Gabain이 '위글인은 불경을 중국어로 읽었다'(1967)고 한 이래 계속된 유럽학계의 오해를 바로잡아, 위글인은 위글 한자음을 가졌고 한자를 단어, 구, 문장 수준의 훈독을 할 수 있었다고 하는 것을 최근의 발견자료를 더하여 논증하였다.

2.2. 부호구결
    부호구결의 발견과 그 내용에 대해서는 김주원(2001)에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는데, 추가 발견을 포함한 그 내용이 일본에 소개가 되었다. "韓國의 點吐 口訣에 대하여"(이승재·남풍현·윤행순)는 2000년 7월말부터 조사작업을 한 각필 점토 구결자료 '瑜伽師地論 권8, 권5, 권3', '周本華嚴經 권6, 권22, 권32, 권36, 권57', '晉本華嚴經 卷第二十'의 점토구결의 기능과 점도, 묵서 점토 구결자료 '法華經 권7'의 것을 소개하여, 일본의 훈점자료와 같은 것이 실재함을 보였다. 일본어 번역문이 있으며, 같은 책에 고바야시 니시무라 교수의 "韓國遺存の角筆文獻調査硏究"(小林芳規·西村浩子) 에는 조사 경위와 그때까지 발견된 50점의 자료를 소개하였다.
    주목할 만한 일로, "周本 『華嚴經』 卷第22의 角筆 符號口訣에 대하여"(이승재)는 구결자료에서 나타나는, 合符와 逆讀線 등의 문자화할 수 없는, 소리값이 없는 부호를 '符標'라고 칭하여 새로운 용어를 제안하였다. 이로써 '點吐'는 문자화할 수 있는 부호로 한정하여, '符標'와 함께 '符號口訣'이라 한다. 이것에 대립되는 문자로 표기한 토인 文字口訣을 字吐(장경준의 제안)로 명명하였다. 그리고 한자 한 글자에 부호구결이 나타날 수 있는 최대 위치를 상하 좌우에 각각 5개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여 점토의 위치를 두 숫자의 결합으로 나타내는 방법을 제안하였다. 이는 일본의 오코토점 연구에서는 없었던 획기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誠巖古書博物館 所藏 晉本 『華嚴經』 卷二十에 대하여"(정재영)은 국제워크숍에서도 발표된 논문으로 공동 조사한 자료의 독자적 해석과 점도를 제시하였고, 세 점으로 된 토가 나타난 것을 보고하여 이후 연구과제를 제공하였다. 또한 본문의 異體字에 주목한 것도 의의있는 작업의 시작으로 보인다.
    "『유가사지론』 점토(點吐)의 해독방법 연구"(김영욱)도 국제워크숍에서 발표되었으며, 조사확인한 점토 18개, 쌍점토 28개, 선토 30개 가운데, 점토 18개의 해독을 시도하였다. 이어서 12월 국제학술대회에서 "『瑜伽師地論』 點吐의 解讀 方法 硏究"(김영욱)이 점토의 해독에 이은 쌍점토의 해독을 시도하였다. 자료에 나타난 수평쌍점토의 29예를 들어 쌍점토의 한 점은 본래 위치와 음가를 가지나, 한 점은 이동된 것이라는 점토의 '移動假說'을 내놓고 후속 작업을 기약하였다. "'者'字의 부호구결에 대하여"(서민욱)도 瑜伽師地論 권5와 권8에 나타난 '者'에 기입된 부호구결 목록을 제시하고 부호구결의 위치와 종류를 보이고 해독을 시도한 논문이다. "「瑜伽師地論」 각필 부호구결의 해독을 위하여"(이승재)에서도 부호의 위치와 종류에 대한 논의를 하고 같은 자료에 대한 해독의 견해 차이를 밝혔다.
    서울시립대학교와 구결학회가 공동주최한 제2회 국제학술대회(漢文의 受容과 讀法- 韓國의 口訣과 日本의 訓點)가 열리어 각필점에 관한 논문이 발표되었으나, 2002년 2월 『구결연구』(제8집)로 출간되었으므로 해설은 다음으로 미룬다.

2.3. 구결
    "高麗時代釋讀口訣의 特徵"(박진호) 석독구결의 특징을 논하고 '舊譯仁王經', '瑜伽師地論 卷20', '華嚴經 卷14', '合部金剛經 卷3', '華嚴經疏 卷35'에 나타난 구결자 255개의 출현빈도를 자료별로 일람표를 만들어 부록으로 제시하였다.
    "석독구결 ''에 대하여"(김두찬)은 「구역인왕경」에서 처음 발견된 ''자가 명사'佛子'의 줄임 표기임을 「華嚴經疏」와 「瑜伽師地論」에서의 용례 검토를 통하여 밝혔다. 이로써 미정이었던 구결자가 해독이 되는 성과를 얻었다. "「瑜伽師地論」 卷二十 口訣 機能體系"(김두찬)에서는 출현 구결자의 목록을 제시하였다.
    <「능엄경」의 음독 입겿 연구>(남경란)는 고려조에서 조선 초기에 이르는 시기에 토가 기입된 8종의 『능엄경』 異本을 대조하여, 서지학적 국어학적 관점에서 구결의 기입 시기를 밝히고, 능엄경의 내용 부분과 입겿의 결합유형이 상관적임을 보였고, 능엄경의 이본에 나타나는 음독 입겿의 자형과 결합 유형의 목록을 제시하였다. 전체에서 조사된 자형은 148종의 자형인데, 기존에 보고된 자형 외에 새로 34종의 자형과 기존 논의에서 빠진 4종을 추가하였다. 기입된 토가 오랜 것일수록 자형의 개수가 많아지는 경향을 보았다. 필자가 직접 조사한 6개의 문헌에 나타난 입겿의 결합 유형은 2,512개(단, 결론에서는 2,511개로 誤記)이며 그 빈도를 보였다. 「능엄경」에 기입된 토의 연구로서 역작일 뿐 아니라 앞으로의 형태론적 연구의 훌륭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된다. "음독 입겿의 몇 가지 자형"(남경란)은 앞 논문의 일부를 다시 쓴 것으로, 능엄경에 기입된 구결자형을 147개로 정리하고, 11개의 자형을 검토하였다.

2.4. 향찰
    "景幾體歌에 보이는 借字表記 小攷"(박희숙)은 고려와 조선초기의 景幾體歌 11曲에 사용된 借字表記를 뽑아서 분석 검토한 결과 景幾體歌를 적은 借字表記도 우리의 전통적 차자표기 형식과 구조를 따르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신라 향가의 뒤를 잇는 표기체계임을 보였다. 이 작업을 통해 후대의 歌集에 실려 있는 이 노래들이 근대어형으로 번역되어 있는 것을 표기에 따라 바로잡은 것 8예가 소개되고, 부록에는 작품별로 제시한 31개의 예문이 번역과 함께 실려있다.

2.5. 이두
    "古代 吏讀의 尊敬法 '-在[겨]-'에 대하여"(이승재)는 이두'-在-'를 존경법 선어말어미로 규정하며, 기존의 시상법 선어말어미로 규정한 것을 비판하여, 고대의 존경법 체계 '賜:在:ø'은 9세기 중엽에 흔들리기 시작하여 11세기까지는 명맥이 유지되다가, 이후의 자료에서는 賜나 在가 존경법 선어말어미로서는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고 논증하였다.
    『이두자료 읽기 사전』(장세경)은 예전의 『이두사전』(1976년)에 올림말과 풀이를 더하였을 뿐 아니라, 특수용어사전을 더하여 이두자료에는 나오나 한자어사전에는 나오지 않는 우리나라의 특수용어를 모아 올려서 이두자료를 읽는 사람의 이용 편의를 도모하였다. 권말에는 신라시대, 고려시대, 조선초기의 이두자료 목록과 기타 자료를 제시하였다. 이로써 내용이 알차고 이용하기에 편리한 이두사전을 갖게 되었다.

2.6. 고유명사와 어휘표기
    "「牛海異魚譜」에 나타난 借字表記法 硏究­漁名을 중심으로­"(김홍석)는 새로운 자료를 소개한 것이며, 「牛海異魚譜」에 수록된 51종의 漁名을 항목별로 고찰하고 차자표기체계는 1:音讀字, 2:訓讀字, 3:音假字, 4:訓假字로 파악한 결과를 일람표로 결론에 제시하였다.
    이외에 "近代 地名에 남은 訓讀 表記"(송기중)가 있고, "옛 지명형태소 '於乙-'에 대한 통시적 고찰"(황금연)과 "고구려말 표기자료 '於斯:斧'에 대하여"(임병준)은 '於'를 訓假字로 읽어 논지를 세웠다.
    "고구려어 표기 한자음 형성 과정과 그 어휘 연구"(최남희)는 연작 논문의 제2편으로서 15개의 지명 표기 자료의 분석 결과, 고구려한자음은 상고 한자음을 기층으로 형성되기는 하였으나, 상고 자음 운미가 반영된 글자가 3자밖에 없는 점으로 보아, 5, 6세기 경의 후기 상고음과 중고음 초기의 한자음이며, ≪삼국사기≫ 권 34의 신라 지명 표기에 쓰인 신라한자음보다 더 후기에 형성되었다고 하였다.
    전남대학교 박사학위 논문인 <<日本書紀>의 고대 한국어 표기 연구­특히 고유명사 차자표기의 한자음을 중심으로­>(미즈노 슌페이(水野俊平))는 『日本書紀』 일본 고유명사표기에 쓰인 音假名은 301개이며, 『日本書紀』 고대 한국어 표기에 쓰인 音假名은 466개인데, 이 466개 중 283개는 上代日本語 자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音假名인 것은 그 표기가 일본인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았을 개연성이 높고 한국인에 의해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았다. 그 가능성을 한자음의 聲母, 韻母, 有韻尾字 등의 운용과 구성비율에 의해 입증하고자 하여, 성과를 얻었다. 단 聯合假名이라고 한 것은 連合假名의 誤記로 보인다. 부록(1)로 『日本書紀』에 나타나는 고유명사를 출현하는 장차순으로 모두 수록하였고, 고유명사의 표기가 音假名이 확실한 것(A), 의문의 여지가 있는 것(B), 音假名이 아닐 가능성이 높은 것(C)을 크기와 굵기로 구별하여 제시하고 있어 참고하기에 매우 편리하게 되어 있다. 부록(2)는 방대한 양의 『日本書紀』 일본 고유명사 일람표가 제시되어 있다.
    <향명표기(鄕名表記) 연구­15C∼17C 문헌을 중심으로­>(윤천탁)은 기존의 연구 자료를 모아 고유어 표기 향명과 한어 차용어 표기 향명으로 나누어 각기 訓借 표기, 音借 표기가 많음을 보였다.

3. 표기법
    3.1. 훈민정음
    "세종임금이 훈민정음 창제 때 참고한 문자 연구­인도글자가 한국글자에 미친 영향에 대하여­"(조두상)은 세종이 뜻글자인 한자와는 다른 소리를 나타내는 글자인 梵字에서 찾았을 증거로 범자의 결합방식이 훈민정음의 결합방식과 유사성이 있고 음절표에서도 그 점이 크게 부합한다는 것이다. 인도의 구자라트어는 인구어와 달리 주어-목적어-동사 순서를 가진 언어여서 한국어와 유사하다는 등 유형적 유사성을 들고 있으나, 비슷해 보이는 현대 구자라트어의 어형은 변화를 겪은 것이므로 한글과의 유사성은 우연적인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영향 관계의 설득력 있는 구체적 증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앞에서도 언급하였으나, "符號字의 文字論的 意義"(이승재)는 훈민정음 기원론에 관한 부호자 기원설을 추가하였고, 찬반 논의를 불러 일으켰다. 부호자는 언어화할 수 없는 기능적 관계를 표시하는데, 부호자의 부표는 훈민정음의 초성자와 자형이 일치(ㄱ,ㄴ,ㄷ,ㅁ,ㅅ,ㅇ)하며, 점토는 훈민정음의 중성자와 일치한다. 점토의 기본형, 초출형, 재출형은 훈민정음 중성자의 기본자, 초출자, 재출자에 각각 대비될 수 있다. 그리고 기본형을 반복하거나 합성하여 자형의 수를 늘여가는 제작원리가 동일함 등을 기원설의 강력한 근거로 삼고 있다. 이에 대한 이현희, 이기문, 남풍현, 조두상 교수의 긍정적 견해 표명이 있었고 송석중 교수의 반대의견이 있었다.
    "『訓民正音』 한문본의 낙장 복원에 대한 재론"(정우영)은 기존 4종의 복원본의 문제를 지적하고, 권두서명, 병서 행의 글줄 안배, 구두점을 상고하여 새로운 복원안을 제시하였다.

3.2. 표기법
    "국어 표기법 연구의 몇 가지 과제"(강창석)는 현대 전자문서의 맞춤법 오류, 15세기의 대표적 세 문헌의 표기법을 살펴 본 후, 표기의 차이가 곧 표기 원리의 차이가 아니라, 15세기의 경우처럼 음가대로 적는 표기에서는 음가에 대한 판단 내용에 따라 표기가 달라질 수 있고, 현대 맞춤법처럼 어간과 어미를 구분해 적는 표기에서는 형태론적 판단에 따라 표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하는 사실을 표기법 논의에서 간과되어 왔음을 강조하였다. 한글과 한글맞춤법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거기에 내재된 이론을 명시화하는 작업이며 그것은 곧 문자 표기에 관한 일반 이론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일이기도 하다고 주장하였다.
    "언어 규범의 해석과 집행에 대하여­도로명의 사이시옷 표기 문제를 중심으로­"(민현식)는 국립국어연구원에서 개최한 6월의 공개토론회에서 발표된 "도로 이름의 사이시옷 표기에 대하여"(채완)와 "새로 짓는 길 이름의 사이시옷 표기"(권재일)에서 제안된 내용을 검토하고 필자는 규정의 개정이 없이도 도로명에 사이시옷을 쓰지 않을 수 있는 방안이 현 규정안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음을 주장하면서, 국어 규범에 관한 초기 정책 대응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공개토론회에서, 국어연구원의 계도형인 '개나릿길'과 현실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개나리길' 표기방식 가운데, 사이시옷을 쓰지 않는 쪽에 동의하고 있으나 그 논거와 논의 방향은 달랐다. 전자의 발표(채완)는 가능한 네 가지 방안-경음화 되지 않는 쪽을 표준발음으로, '개나리-길'을 구로 파악, 고유명사와 일반명사의 차별화, 사이시옷 규정의 수정-을 제시하였고, 후자의 발표는 '개나리길' 방식을 일반시민들이 선호하는 이유는 선행요소의 표의성과 고유성을 유지하고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기 때문이므로, 사이시옷 규정을 '새로 짓는 길 이름의 경우에 한하여' 사이시옷을 적지 아니한다는 「붙임」 조항을 넣자는 제안이다. 이 공개 토론회에서 안상순, 민현식이 토론을 하였다. 이에 대해 필자는 첫째 이들은 고유어이지만 문자론적 관점에서 단위 별로 띄어 써야 한다고 한다. 한글 맞춤법 49항의 고유명사 띄어쓰기 규정을 적용하여 '경찰서 길'로 하되 붙여 쓰기를 허용하면, 사이시옷을 적지 아니한다는 붙임 조항은 필요 없게 된다. '나룻길'인데 '광나루길'이 이상하다고 할 수 있으나 '셋방-전셋집-전세방'의 예로 설명된다. 둘째 음운론상으로 이들이 모두 사잇소리 환경으로 발음된다고 볼 수 없다. 사람에 따라 '개나리 길, 당고개 길, 재너머 길, 경찰서 길'을 다 사잇소리 환경으로 발음하는 것은 아니므로 굳이 사이시옷을 표기할 필요가 없다. '-길'류의 고유명사는 형태음운론적으로는 합성 고유명사로 다른 일반 합성 고유명사처럼 붙여 쓸 수 있으나, 문자론적 차원에서 인지의 편리성을 고려하여 띄어쓰기 논리를 적용하여야 한다. 8월 4일자 국어심의회의 심의 결과에서도 '개나리 길'이 원칙임을 강조해야 했고, 이들의 문제가 구(句)가 아니라 합성어 고유명사이나 인지의 편리성을 고려한 사이시옷 표기를 가급적 억제하려는 제30항과 관련되는 문자표기론적 문제임을 분명히 해야 했다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한글맞춤법의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게 적는다는 원칙의 표의주의 원리에 대한 재음미를 통하여 합성 고유명사의 사이시옷 표기 문제를 해결하였다.
    『국어의 문법과 맞춤법』(김기혁ㆍ최상진ㆍ김지형ㆍ호정은)은 경희대학교의 대학 국어 교재로서 개발된 것인데, 전체 15강으로 되어 있다. 3강 이후에는 도입부에 질문이 있고 그에 대한 답을 하는 형식으로 국어학의 제 개념을 소개하고 있으며, 장 끝에는 연습문제가 붙어 있는 장이 많다. 국어 문법을 표기법과 연관하여 잘 다루고 있어 강의교재로서 유용해 보인다.
    "1940年代 末期 北韓에서의 形態主義表記­漢字語 頭音 ㄴ및 ㄹ의 表記와 發音에 관하여­"(구마타니 아키히로(雄谷明泰))는 한자어두음 ㄴ,ㄹ의 형태주의표기가 『조선어신철자법』(1948)을 계기로 실시되었다고 하는 일부 주장에 대하여, 그 시기 이전에도 실제 '로동, 녀성' 같은 일부 어휘에서는 두음 ㄴ,ㄹ이 표기되었고, 『조선어신철자법』이 얼마만큼 사회적 통제력을 행사했는지 의문임을 내세워 『조선말규범집』(1966)이 공포될 때까지는 종래의 두음법칙이 적용된 발음이 옳은 것으로 인정되었던 것으로 추정하였다. 정치적 이유로 당시의 상황을 충분히 알 수 없고 또 평가를 제대로 할 수 없으나, 남북언어 이질화문제를 유연한 사고를 갖고 다루어야 유연한 현실적 해결책을 낼 것이라고 부언하였다.
    『새국어생활』의 특집 기획 '남북 언어 동질성 회복을 위하여'의 한 논문인 "서로 다른 표기법의 통일 방안"(전수태)는 남북의 '한글맞춤법'(1989)과 북한의 '조선말규범집'(1988)의 재조를 통하여, 1)자모의 수·차례·이름, 2)두음법칙, 3)사이시옷, 4)띄어쓰기, 5)문장부호 등의 차이를 밝히고, 그 통합 방안을 합리성과 규칙성, 기계화에 쉽도록 가능한 단순화하는 방향에서 마련하고 있다. 다만 2000년의 '조선말 띄여쓰기규범'을 대상으로 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
    『조선어표기편람』(안순남ㆍ박동혁)은, 국어학에 관한 북한의 중요 연구 업적을 65권으로 묶어 '조선어학전서'를 박이정에서 출간하는데, 그 전서의 제51권으로 출판되었다. 이 책은 "사람들의 언어생할 특히 서사생활에서 제기되는 문제점들에 정확한 해답을 줌으로써 서사규범에 맞게 말과 글을 올바르게 그리고 알아 보기 쉽게 쓰도록 이끌어 주기 위하여 편찬하였다"고 한다. 비슷한 말인 '섞갈리기 쉬운 단어 및 표현'에서는 비슷한 용법과 차이를 설명하고, 서사규범인 '맞춤법, 띄여쓰기, 문장부호'를 싣고 있다. 맞춤법에서는 틀린 단어를 먼저 제시하고 화살표로 바로 잡았으며, 용례 어구를 붙인 것도 있다. 띄여쓰기에는 "1.조선말 띄여쓰기규범"(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국어사정위원회 주체 89 (2000) 년 2월)은 총칙 " 단어를 단위로 띄여 쓰는것을 원칙으로 하고 특수한 어휘부류는 붙여 쓴다."에 제9항의 규정조항과 예가 있으며, "2. 띄여쓰기와 섞갈리기 쉬운 표현들"에는 "가거나말거나, 가건말건, 가느니오느니, 가다 붙다, 가드라들다, ...간다온다없이..."처럼 단어예들이 제시되었다. 문장부호에는 조선어자모의 차례와 그 이름과 '문장부호법'이 제시되는데, 17종의 문장부호의 종류와 이름을 준 후 각 쓰임과 예를 들고, 제목글에서의 부호사용법을 예를 들어 설명하고, 대목이나 장, 절, 문단 등을 가르는 부호와 그 차례를 제시하였으며, 그 이름도 다음과 같이 통일하여 부르기로 한다. ㄱ(그), ㄴ(느), ㄷ(드), *(꽃표) 등이 눈에 뜨인다. 북한의 표기법 관련 자료 가운데 가장 최근의 것이다. '조선어학전서 54'인 『조선지명편람 평양시』(방린봉 외)에는 1946년 평양특별시 4 개구로 지정한 이래 2000년 현재의 구역명, 동명, 천연 자연명 등이 수록되어 있다.
    국립국어연구원의 『새국어소식』의 고정 컬럼으로 "한글 맞춤법의 이해", "띄어쓰기의 이해", "문장부호의 이해" 등이 이해하기 쉽도록 문제점 등을 해설을 하고 있다.

3.3 옛 문헌의 한글 표기
    <『육조법보단경언해』의 표기법에 관한 연구>(권호진)은 자세한 서지적 고찰과 표기법 전반에 관한 고찰을 분절음 표기, 성조 표기, 한자음 표기로 나누어 행하였고, 문제점 등을 제기하였다. 그리고 부록1. 체언(1-194), 부록2. 수식언(195-256), 부록3. 용언(257-612), 부록4. 상중권 한자음, 부록5. 하권 한자음, 부록6 옥천사판 『육조법보단경』을 붙여 자료의 정확성을 기하고 연구자의 편의를 도모하였다.
    "『장수경언해』의 표기·음운사적 연구"(이문규)는 비교적 새로운 자료인 '장수경언해'의 표기법 고찰을 통하여 16세기 전반기의 문헌으로 추정함으로써 중기 또는 후기의 문헌이라는 추정을 배제하였다. "『번역노걸대』와 『노걸대언해』의 표기법 대조"(김성란)은 두 문헌의 표기법 대조를 통하여 16세기초와 17세기 후반의 국어의 변화를 살펴 보고자 한 논문이다.
    "『용비어천가』 표기법의 몇 가지 문제"(김영일)는 표기법이 정연하고 규범화되어 있는 듯하나 표기에 일관성이 없거나 예외적인 표기가 적잖이 있음을 지적하고, 그 예를 9항목으로 정리하였다. "『한청문감(漢淸文鑑)』속의 우리말 표기 문제"(김영일)도 있다.
    『交隣須知』의 系譜와 言語』(사이토 아케미)는 2000년 한양대학교에 제출한 박사학위논문을 한국어로 번역하여 출간한 것이다. 『交隣須知』는 19세기에서 20세기에 걸쳐 일본인이 가장 널리 사용한 한국어 학습서로서, 한국어 본문과 대역 일본어로 되어있다. 이 논저에서는 古寫本계 3種, 增補本계 6종, 간본 4종의 서지적 연구와 계보를 밝히고, 간본 3종에 쓰인 일본어의 방언적 특성을 검토하였으며, 한국어는 표기법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고사본, 증보본계, 간본에서의 된소리 표기, 구개음화 표기, 연철 중철 분철, 어간말 자음 표기가 어떠한 양상을 보이는지를 조사하였다. 각 표기법이 이본의 성립시기에 따라 변천하고 있음을 확인하여, 개화기의 국어자료를 충실히 보여주는 성과를 얻고 있다. "『交隣須知』の刊本三種表記法-明治14年本, 明治16年本(再刊本), 明治37年本『交隣須知』の韓國語表記法について"(齋藤明美)는 앞 책의 7장 한국어 표기법 부분을 따로 발표한 것이다.
    "신소설에 나타난 표기법과 변동 규칙 고찰"(원흥연)은 20세기 초의 신소설 번안소설 9편을 대상으로 8가지 표기법의 양상을 보이고 그 변동 규칙 29개 항을 정리하였다. 신소설 자료의 표기법 자료를 제공하려면 자료별로 각 표기법이 어떠하였는지는 볼 수 있는 것이면 더욱 좋을 것으로 보인다.
    <개화기 국어 표기법 연구­개화기 국어 교과서를 중심으로­>(남영주)는 1)어두자음 표기 2)어중자음 표기 3)어말자음 표기 4)구개음화 자음동화 표기 별로 자료를 제시하고, 개화기 국어의 표기법은 음소적 원리에 기초한 중세국어의 연철표기에서 형태소적 원리가 근간을 이루는 현대국어의 분철표기로 옮아가는 과도기적 성격을 지닌다는 뻔한 결론을 내렸다.

3.4 외래어 표기
    "외래어 표기법에 대하여"(이홍식)은 한 쪽에서는 외국어 표기법으로 이해하여 원음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고 비판을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원음을 추종한다고 비판을 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차분히 따지고 있다. 외래어의 개념을 분명히 할 것과 현행 외래어 표기법은 표준어 규정의 하위규정임을 인식해야 하는 것과 한글 맞춤법의 원칙에 따라 수정되어야 하며, 외래어의 발음과 외래어와 고유어가 결합했을 때의 발음도 표준발음법에서 밝혀 주어야 하는데 기능을 다하고 있지 못하다고 한다. 현행 외래어 표기법이 한편으로는 원음 중심주의를 택하여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하고, 한편으로는 '원단어의 발음(→우리 발음)→우리 표기'를 우리 발음의 단계 없이 되어 외국어 어휘를 표기하는 것으로 이해되도록 되어 있다. 문제 해결의 대안은 원음 중심주의와 표기 중심주의를 수정하여, 지금까지 외래어 표기법이 맡았던 역할을 표준어 사정 원칙으로 넘기고 표준 발음법에서 외래어 발음을 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과연 외국의 인명 지명의 표기까지 그 범위에 넣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는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인명 및 지명의 한글 표기 이론과 실제­러시아인 설문조사를 통한 연구­"(박춘은)은 일반 어휘가 아닌 인명 지명의 표기를 러시아어의 경우를 실제 소규모 단위로 고학력자 총 60명에게 러시아어를 모르는 한국 남학생이 해당 단어의 여러 표기 발음을 녹음한 것을 들려주어 고르게 한 결과를 가지고 분석하여, 표기 세칙을 마련한 것이다. 아직 음절 문제, 강세 문제 등을 보완해야 한다고 한다.
    3.5. 컴퓨터 처리와 자형
    연구 보고서인 『국제 문자 코드계의 한자 표준화에 대한 연구』(문화관광부)는 Extension B의 표준자형 연구와 Extension C의 한자 제안에 대한 연구로 이루어졌다. 전자는 한중일 대사전의 자형을 비교 검토하여, 마련된 기준에 의거하여 한자 42,718 자의 표준 자형을 제시하였다. 그 마련된 기준을 설명없이 대비표로 舊字形과 修正字形을 101종 보이고 있는데, 기존 한자를 다듬어 간편하게 한 일본의 當用漢字字体表(1948년)를 만들 때의 자료인 新舊字形 對比表 약 120종을 거꾸로 이용했으면 효율적이고 더욱 완벽한 기준을 만들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수정자형과 구자형의 차이를 부류별로 설명을 덧붙였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예를 들어 점 획의 방향이 바뀐 예:半→半, 兼→兼, 妥→妥, 羽→羽, 酋→酋 등.
    한글의 자형과 관련하여 "한글 下邊子音字의 字形變遷 고찰"(신경철)은 한글 子音字 중에서 글자의 아래 쪽에 자리한 것을 15세기 훈민정음부터 1930년대까지의 활자본과 목판본의 자료 71종에서 변천을 살폈다. 훈민정음에 나오는 둥근직선형(훈민정음 해례본의 자형. 양끝이 약간 둥근 모양의 직선으로 된 자형)이 기본 자형이며, 대체로 '둥근직선형→直角直線形·斜角直線形(시작이 좌상에서 우하로 사각인 직선으로 된 자형)→楷書體直線形(붓으로 楷書體로 쓴 듯한 모양의 자형)·楷書體曲線形'의 변화를 보인다. 자형 변화의 이유는 붓으로 쓰는 서사생활의 활성화가 영향을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연구는 한글과 국어의 이해는 물론 활자와 서체, 자판과 글자체 등의 연구와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다.

4. 로마자 표기
    "번역과 로마자 인명 표기"(김혜숙)은 영어 전공자의 이름 표기 현황을 조사하여 보고하고 있다. 철자는 "제4차 공식 표기법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2000)과 한국 인명의 로마자 표기"(김혜숙)도 조사를 통한 보고이다.
    "사람 이름도 로마자 표기법을 따라야"(최혜원), "성씨의 로마자 표기에 관하여"(허철구)와 같은 일괄 적용 입장에 대해서, "성씨의 로마자 표기 시안"(김세중), "인명의 로마자 표기"(변광수)는 현 사용 실태에 따라 예외를 인정하여 학교교육에서 표기법 교육을 하자고 한다. "한국 인명의 로마자 표기"(박형익)는 성씨 기존 자료를 모아 표기의 원칙과 허용 최대 2형을 제시하였다. 2001년도 최대과제의 하나인 성씨 로마자 표기법을 만들어 내기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 논의들이다.
    "음절단위 영자 표기법"(양병선), "언어간 음자번역으로서의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연구­음절단위 영자표기법­"(양병선)은 로마자 표기의 목적 언어를 영어로 하고, 음절을 정하여 기계적 변화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이다. "한국 지명의 로마자 표기"(박형익)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