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학·음운론]
김 종 규 / 홍 익 대

1. 서론
    이 글은 2001년도에 발표된 국어학 분야의 연구들 중 음성학과 음운론 분야의 업적들을 개괄함으로써 그 성과와 흐름을 정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단행본 8편, 학위 논문 21편, 일반 논문 161편, 기타 2편 등 총 192편의 연구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연구 업적 목록은 국립국어연구원에서 제공한 것을 바탕으로 하여 필자가 추가하였는데, 여기에는 물론 많은 논문들이 누락되었을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하겠다. 이 점 미리 양해를 구하고자 한다.
    음성학·음운론 분야의 연구 업적들은 예년에 비교해 볼 때 전체적인 양의 측면에서 괄목할만한 증가를 보여주는데, 이는 학문 분야 전반에 걸쳐 양적 팽창을 거듭하고 있는 우리 학계의 현황을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논의의 전개는 크게 음성학과 음운론의 두 분야로 나누어서 진행하였다. 음성학 분야는 주로 실험음성학적 연구들을 중심으로 서술하면서 응용음성학적 연구들을 덧붙였다. 음운론 분야는 크게 현대국어 음운론, 방언 음운론, 음운사, 주제별 연구사 및 기타 등으로 나누어, 현대국어 음운론 분야는 다시 이론과 현상으로 나누어 서술하였다. 물론 이와 같은 하위 구분에 의한 서술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음운론적 연구가 공시적 연구와 통시적 연구, 또는 중앙어 연구와 지역 방언 연구 등과 같이 이분법적으로 말끔히 구분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 대부분의 음운론적 연구들은 통시적 고찰과 공시적 고찰을 포괄하고 있고, 대상 언어 자료에 있어서도 중앙어와 다양한 지역어들을 동시에 다루는 것이 일반적임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하위 분야의 구분은 온전히 서술의 편의를 위하여 논의의 중심이 어디에 놓여 있는가에 따라 이루어진 것일 뿐이지 다른 기준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하겠다. 분야별 서술은 필자명의 한글 자모순에 따라서 진행되었음을 아울러 밝혀 두고자 한다. 아울러 이 글의 성격상 개별 논문의 논의 내용이나 의의 등에 대한 비판이나 가치평가는 철저히 배제하고 연구 내용의 소개에 주안점을 두었다.

2. 음성학
    『북한어 모음체계의 실험 음성학적 연구』(강순경)은 북한어 모음 음성학에 관련된 논문들을 모은 단행본이다. 1994년 이후 북한으로부터 귀순한 탈북자의 발음을 토대로 하여, 북한의 평양 방언(문화어)과 함경도 및 황해도 방언의 모음체계를 서울 표준어의 모음체계와 실험 음성학적 방법으로 비교 분석한 연구서이다.
    『음성 및 언어 분석기기 활용법』(고도흥·정옥란 외)은 음성언어학, 언어병리학, 청각학, 음성공학 등 음성학 관련 분야의 전공자들이 연구와 실습에 사용하는 실험기기들 17종의 활용 방법에 대한 글들을 모아 두고 있다. CSL(Computerized Speech Lab), MDVP(Voice Program) 등의 음향 분석기들과, EGG(Electroglottography), EMG (Electromyography) 등의 조음분석기들은 외에도 의사소통장애 평가 및 치료 프로그램(Speech Viewer), 청능검사와 청각재활을 위한 도구(Audiometer), FMRI(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와 같은 의료기기까지 최근의 음성연구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기자재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음성과학 용어 번역 사전』(구희산·고도흥 외)는 음성학, 청각학, 언어병리학, 음향학(음성공학) 등의 분야 전공자들을 위해 관련 제반 용어들의 일관성있는 번역을 제공하고 있는 번역사전이다.
    "음형대 분석을 이용한 이중모음 'ㅢ'의 특징 연구"(김무식)는 이중모음 'ㅢ'의 음성학적 성격을 음향음성학전 연구 방법인 음형태 분석(formant analysis)을 통해 논의하고 있다.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국어의 이중모음 'ㅢ'는 다른 상향이중모음(on-glide)들과 같은 음성학적 구조를 가지는 상향이중모음이라고 한다. 즉, 지속시간 지표상으로 볼 때, 'ㅢ'는 '반모음+단모음'의 구조를 가진다는 것이다. 음절부음에 해당하는 반모음은 음성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 ɰ ]로 실현되고, 음절주음인 단모음은 [i]로 실현된다고 한다.
    『현대 국어의 음장』(김수형)은 현대국어에서 모음 위에 얹히는 지속(duration)을 변별적 자질로 인정하여 음운으로 세우는 일이 타당한 것인지 여부를 광범위한 실제 조사자료를 바탕으로 검토해 보고 있다. 그리고 음장 실현에 관한 지역간, 세대간의 공시적 비교와 동일 세대 내에서의 통시적 변화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 저자는 17개 조사 지역 내 모두, 성인군과 학생군 모두, 음장의 존재는 발견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따라서, 음장의 유무로 의미가 분화되는 최소대립어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즉, 지역과 세대를 가리지 않고 국어 화자들에 있어 음장에 대한 의식은 지극히 희박하다고 한다.
    "일본어 모어 화자의 한국어 장애음 오류 분석"(김현)은 한국어를 학습하는 일본어 모어 화자가 보이는 오류들 중 장애음의 오류를 확인하고 그 원인을 고찰하고 있다. 제2언어 학습과 관련된 현상을 밝혀 온 두 가지의 큰 기제인 모어의 전이와 언어보편소가 각각 이들 오류 속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의 문제에 논의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본어 모어 화자의 한국어 발음 오류에 대한 일고찰"(박기영)은 제2언어 학습에 나타나는 모어로부터의 전이라는 측면과 중간언어적인 특성을 바탕으로 하여 일본어 모어 화자의 한국어 자음 발음 중 특히 공명자음들의 발음에서 보이는 오류를 살펴보고 그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한국어 무성모음화 현상의 실현 환경과 그 양상"(신지영)은 한 화자가 발화한 낭독체 자료의 분석을 통하여 국어 무성모음화 현상의 음성적 환경을 살펴보고 있다. 무성모음화에서 선행자음의 분절음적 환경이 후행자음의 분절음적 환경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한다. 그리고 무성모음화를 일으키는 선행자음의 음성적 자질로서 치찰성과 기식성을 들고 있다.
    "음절말 자음 중화의 원인"(양순임)은 국어의 음절말 자음의 중화가 일어나는 원인을 조음음성학적 측면에서 설명하고 있다. 폐쇄음 조음의 3단계로 언급되어 온 '폐쇄, 폐쇄·지속, 파열'은 모든 소리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개념이라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폐쇄음 뿐만 아니라, '파찰음, 비음, 유음'도 동일한 세 단계를 거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 외 '마찰음, 반자음은 '접근, 접근·지속, 개방'의 단계를, 모음은 '개방, 개방·지속·접근'의 단계를 각각 거친다고 한다. '지속' 단계에서 능동부와 고정부간의 거리를 [조음부 열림도]라고 하고, 음들마다 상이한 값을 부여하고 있다(0도:폐쇄음, 파찰음, 비음, 탄설음, 설측음;1도:마찰음, ㅎ;2도:반자음;3도:고모음;4도:반고모음;5도:저모음). 이와 같은 논의를 바탕으로 음절말 자음 중화는 [조음부 열림도] 0도로의 동화 작용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무성폐쇄음과 무성음화의 두 유형"(이석재)은 유성폐쇄음이 음절 말에서 무성폐쇄음으로 실현되는 무성음화의 원인이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파악되어야 하며, 이 두 유형이 음운론에서 분리 분석되어야함을 제안하고 있다. 즉 한 유형의 언어에서는 무성음화의 원인이 폐쇄음의 비파열(nonrelease)에 따른 공기 흐름의 장애(수동적 무성음화)로 파악되어야 하며, 다른 유형의 언어에서는 그 원인이 성대의 열림에 따른 것(능동적 무성음화)으로 파악되어야 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무성음화의 상이한 음성학적 원인을 최적성 이론의 틀 속에서 상이한 제약으로 설정하여 음운론에서 무성음화의 원인이 직접적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음성학적 사실의 고려로 음운론의 자연성을 높이려는 시도라고 한다.
    "영어 차용어 음절 말 폐쇄음의 파열 여부와 모음 삽입에 관한 실험적 연구"(전은)는 국어의 영어 차용어에 나타나는 모음 삽입에 해당 폐쇄음의 파열 여부가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통계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음절 말 폐쇄음과 모음 삽입에는 발음/철자, 파열/불파열, 긴장/이완 모음, 자음의 유/무성, 음절의 강세 유무, 음절 수, 긴장 모음의 종류, 자음의 조음 위치 등 많은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파열과 불파열에 의한 영향이 가장 크게 나타났고, 그 다음으로 긴장 모음 유무, 음절 수, 자음의 유/무성 등의 요인들이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A comparative study of stops and affricates in Korean and Thai"(Kang, Kyung-shim)는 국어와 타이어의 장애음들을 음성적 특성에 초점을 맞추어 비교·고찰하고 있다. VOT(Voice Onset Time)가 국어와 타이어의 장애음의 음성 특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타이어의 경우 위치에 무관하게 세 유형의 장애음들이 VOT에 의해 구분되는 반면, 국어의 경우에는 장애음의 세 유형이 VOT 실현에 있어 부분적으로 중복을 보인다고 한다. 후자의 경우에는 음의 길이가 부차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한다. 따라서, VOT에 대응되는 [spread glottis], [constricted glottis], [voice] 등의 후두 자질만이 필요한 타이어와는 달리, 국어의 경우에는 장애음의 기저 표시에 음의 길이와 관련 있는 자질인 [long]도 명시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위에 언급된 연구들 외에도 국어 화자들의 발음에 대한 연구들이 많았는데, 대표적으로 『외래어 발음 실태 조사』(국립국어연구원)과 『외래어 표준 발음 조사 질문지』(국립국어연구원), "한국어의 음운현상이 영어 발음 습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강석근·이희천), "방송언어와 표준발음"(김상준), "외래어의 표기와 발음법"(김흥수), "한국어 표준발음법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유재원), "표준 발음 이중모음의 단모음화"(최혜원), "표준 발음법의 이해­한글 자모의 발음­"(최혜원), "한국어 발음 교육의 현황과 문제점"(한재영), "우리말 발음에 대한 한국어교육적 접근"(허용), "방송 언어의 발음 문제"(허춘), "우리말 표준 발음법 보완"(허춘) 등을 들 수 있다.
    <국어 마찰음 연구>(이경희), <음성기호 연구­IPA와 IKPA를 중심으로­>(조운일), <한·중 여성화자의 한국어 발음의 실험음성학적 대조분석>(박진원), <국어 장애음의 청취 판단에 있어서 후행 모음이 갖는 중요성 연구>(서승완), <한국어 접속문의 운율 경계에 관한 실험음성학적 연구>(윤수연), <국어 모음이 포먼트 비율에 대한 연구>(구자경) 등은 음성학 분야를 다루고 있는 학위 논문들이다.
    "음성 언어 정보처리의 방법과 실제"(신지영), "음성 자료의 수집·조사 방법"(신지영), "한국어 음성인식 응용서비스 및 연구 과제"(구명완), "일본의 음성 자료 구축 사례"(민광준), "음성자료의 데이터베이스화 방안"(이숙향), "한국어 음성 자료의 수집과 정리"(이호영), "음성 자료 구축의 필요성과 활용 분야"(이호영), "음성공학 분야의 자료 구축과 활용 현황" 등은 국어정보학의 관점에서 음성자료의 구축 방법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그 외 "국어의 운율적 자질에 대한 실험음성학적 분석"(조성문)을 들 수 있다.

3. 음운론
    3.1 현대국어 음운론
    『국어의 변별적 자질체계 연구­위치자질을 중심으로­』(김경아)는 국어의 변별적 자질체계가 국어 음운과정들을 타당하게 설명해내기 위해서는 조음음성학적인 기준과 음향음성학적인 기준이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는 전제 아래서, 자음과 모음의 위치자질을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다. 특히 생성음운론 연구에서 주로 [coronal] 또는 [peripheral]로 대체되어 온, 음향자질인 [grave]의 위상을 재검토하고 그 설정의 필요성에 논의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변자음화, 후부변자음화, 원순모음화, ㄷ구개음화, ㄱ구개음화, ㅎ구개음화 등의 음운과정의 기술에 대한 논의를 통해서, 국어의 모음과 자음의 공통자질로서 [grave], [labial], [high], [low]의 네 가지 위치자질을 제시하고 있다.
    "'이-'의 음운론적 특성"(김성규)은 '이-'의 환경에 따른 탈락 유형과 후행하는 형태소의 변형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공시적 관찰과 통시적 기술을 병행하고 있다. 현대국어에서 '이-'는 특수조사류에서는 필수적으로 탈락을 보이지만, 관형형 앞에 올 경우에는, 그것이 관계화된 것이라면 탈락이 일어날 수 없고, 보문 구성이라면 탈락이 가능하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이-' 뒤에서 일어나는 형태소의 변화 윈인이 모두 동일하지는 않음을 밝히고 있다. '이고→이오'의 유형은 '이-'의 음운론적 특성에 기인한 것이지만, '이어→이라'유형은 음운론적으로 규칙화할 수 없는 현상들로, 별도의 동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음성 언어 층위와 문자 언어 층위의 위상에 대한 연구"(김성규)는 음성 언어(구어)와 문자 언어(문어)의 관계에 대한 기존 연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언어가 사용되는 환경을 음성 언어 층위와 문자 언어 층위를 구분하는 새로운 모형을 제시하고 있다. 발화가 실현되는 매개체에 의해 문자 언어와 음성 언어로 구분함과 동시에 각각의 발화는 2차로 다른 층위에서 사용될 수 있으므로 1차 언어 실현과 2차 언어 실현 역시 구분해야 함을 논의하고 있다. 이러한 언어 모형의 틀 속에서 음성 언어에서 1차로 실현되는 대표적인 장르라고 할 수 있는 일상 대화의 특징적인 어형들을 음운론적 관점에서 분류하고 있다. 아울러 그와 같은 자료를 토대로 컴퓨터 통신에서 사용되는 언어에 대한 이해도 간략히 서술하고 있다.
    "음운 변화와 변별 자질 체계"(김정우)는 구조주의 음운론에서의 '체계의 균형' 개념과 생성 음운론에서의 '자질 명세의 일반성' 개념을 바탕으로 국어 파찰음 /ㅈ/의 통시적 음가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파찰음의 조음점 이동 변화는 같은 치음 계열에 속하는 음소 /ㅅ/의 조음점이 설음 /ㄷ/의 조음점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촉발되기 시작해서, 체계 내부적으로 간직되어 있던 변화의 요인과 맞물려 진행된 것이라고 한다. /ㅅ/ 조음점과 /ㄷ/ 조음점의 합류는 동일한 음향 효과의 결과로 두 미파음이 먼저 합류된 다음, 음소 자체의 조음점 이동이 일어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 음운 변화는 15세기 자음 체계의 불안정성에서 비롯된 것, 즉 범어적인 무표성 내지 자연성을 지향하는 경향의 일단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어 음운론과 변별 자질 체계의 설명력"(김정우)은 변별 자질 체계 이론이 국어 음운론에 수용되어 다양한 음운 현상의 해명에 생산적으로 적용된 양상을 정리하고 있다. SPE에서 시작하여 비단선 모형을 제시한 자립 분절 음운론과 자질의 입체 배열에 기반을 둔 자질 계층 이론을 거치면서 생성음운론의 변별 자질 이론은 음운론적 설명력을 확대시켜주는 발전적 변화 과정을 보여주었고, 이는 국어 음운론의 설명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이 논문에서는 두 개 층렬로 이루어진 파찰음의 구조, 양음절적 성문 폐쇄음을 가진 사이시옷의 기저형, 양음절적 내부 구조를 가진 경음과 격음, 음향 자질 체계, 후두 층렬의 조음 작용 등의 성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활용형의 재분석에 의한 용언 어간 재구조화"(김현)는 화자가 발화한 활용형에 대해 청자가 화자의 의도와는 달리 분석함으로써 용언 어간이 변화하게 되었을 가능성에 바탕을 두고 국어 용언 어간의 후음 말음으로의 재구조화에 대한 새로운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매개모음어미 결합형과 모음어미 결합형에서 나타나는 '...VV~GV:~VGV...'나 '...VㄹV...'의 구성을 어간말에 후음 'ㅎ/ㆆ'이 있는 것으로 재분석함으로써 재구조화된다고 한다. 반면에, '...VNV...'는 후음 말음으로 재분석되지 않는다고 한다. 재분석이 가능한 활용형이 많을수록 재구조화는 더욱 활발하게 일어난다고 한다. 또한, 매개모음 어미결합형의 재분석보다는 모음어미 결합형의 재분석이 재구조화에 더욱 큰 역할을 수행한다고 한다. 그리고 후음탈락과 모음순행동화가 모두 적용되어야 하는 재분석에 의한 재구조화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오름 활음(onglide) 'j'의 음절 내부 위치"(박종희)는 국어 상향이중모음의 활음 /j/가 음절 내부 구조에서 핵음(nucleus)의 위치에 존재한다는 핵음 가설의 입장에서, 국어의 음소배열제약, /j/ 활음화, /jƏ/의 축약 현상 등을 바탕으로 하여 /j/는 이중모음의 부분임을 논의하고 있다. 국어의 음소배열론은 중세국어의 CjV 연속체에서, /j/ 앞에 /n, m, l/과 같은 공명음은 물론 모든 자음이 올 수 잇으므로, /j/는 그를 선행하는 C와 공명도 거리 제약(sonority distance constraint)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j/는 핵음에 속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 동시에 현대국어의 어두에서 나타나는 /j/ 앞에서의 설정음 /n, l/의 출현 제약은 통시적 구개음화의 결과이지 음절 구조와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운율 계층을 이루는 음절과 모라(mora) 사이에 핵음의 존재를 인정함으로써 /j/ 활음화와 /jƏ→e/의 축약 현상이 각각 핵음의 통합과 단순화로 설명될 수 있다고 한다. 즉, /j/ 활음화는 어간말 모음 /i/를 지배하는 핵음과 접사 모음 /Ə/를 지배하는 핵음이 통합한 결과 /i/가 핵음성을 잃고 비핵 모라가 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17세기 후기의 비경구개음 뒤에서의 /jƏ→e/ 축약 과정은 핵음 내부의 단순화로 보고 있다. 이 모든 음운론적 현상들은 자연스럽게 /j/를 핵음의 일부로 보는 것을 뒷받침해준다고 한다.
    "지정사 활용의 형태음운론"(배주채)은 국어의 지정사 '이다'와 '아니다'의 복잡한 활용 양상을 형태음운론적 면에서 전반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다'의 활용은 크게 어간 모음 '이'가 탈락하는 경우와 후행 모음과 축약되는 경우로 구분되는데, 이와 같은 어간의 교체에는 음운론적 요인뿐만 아니라 문법적인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동시에 '이다' 활용에 가담하는 어미들도 다양한 교체 양상을 보여준다고 한다. 또 '이어도~여도~이라도'와 같은 무조건적인 교체는 문어체/구어체, 고형/신형, 표준발음/현실발음, 어감 등의 관점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한다.
    "국어 비모음화(鼻母音化)와 관련된 이론적 문제"(이진호)는 국어의 비모음화 현상에 관련해서 기존의 연구에서 제외되었던 문제들을 논의하고 있다. 도출이라는 기제를 통해 기저와 표면의 관계를 상정하는 생성이론의 틀 속에서 국어 비모음화는 두 가지 중요한 문제를 제기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형태소 내부에서 나타나는 비모음화의 경우 비모음을 기저 표시에 반영해야 하는가 아니면 비모음화라는 공시적 과정을 통해서 이끌어 내야 하는가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고, 형태소 경계에서 적용되는 비모음화는 국어 음운론에서 층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 것인가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고 한다. 전자의 문제에 대해서는, 비모음은 비자음을 기저 표시에 인정하고 도출의 과정을 통해 이끌어 내기보다는 어휘부에 그대로 표시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후자의 문제에 대해서는, 발화 과정과 인식 과정의 음운론적 층위가 서로 다르다는 관점을 바탕으로 하여, 발화 과정에서는 음소 층위를 설정하지 않고 인식 과정에서는 음성 층위를 설정하지 않음으로써 비모음화 기술에서 음성적 과정이 음운론적 과정에 선행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Korean vowel shortening is a lengthening process"(Chung, Young-hee)는 국어의 용언 활용에 나타나는 단모음화 현상을 기존의 논의와는 달리 장모음화로 해석하고 있다. 즉 모음 어미 앞에서 단모음화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공명자음 앞에서 장모음을 요구하는 *son]와 같은 제약의 자연스러운 결과로 설명하고 있다. 즉, 공명음으로 끝나는 어간만이 모음 음장의 교체를 보인다는 점과 폐음절(closed syllable)에는 장모음이 나타난다는 점을 근거로 하여, 국어에 모음의 음장과 음절말 자음(coda) 사이에 상호 의존 관계가 존재한다고 한다.
    "Korean palatalization in Optimality Theory:against the strict parallelism"(Kim, Gyung-ran)은 음운과정에서 복수의 층위(level)를 인정하는 어휘음운론·어휘형태론의 모형을 최적성 이론에서 받아 들여야 할 필요성을 논의하고 있다. 국어의 구개음화를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두 층위의 제약 위계가 필요하다고 한다. 즉 t-구개음화와 s-, n-, l-구개음화는 각각 다른 층위에서 다루어져야 한다고 한다.
    "Underlying representations in glide formation in Korean:A reply to Cho(2000)"(Kim Hyung-soo)는 국어 w-활음화와 그에 따른 보상적 장음화 현상에서 예외적인 존재로 남아 있는 '오-아→와'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와'가 다른 어간들의 활용형과는 달리 유일하게 필수적인 활음화와 보상적 장음화의 부재를 보여주는데, 그 이유로 어간 '오'의 기저형이 /o/가 아니라 추상적인 /wΛ/로 설정되어야 함을 지적하면서 여러 가지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3.2 국어사
    "중세국어 '이긔, 긔긔, 뎌긔'에 대하여"(김양진·김유범)는 중세국어 문헌에 나타나는 '이긔, 긔긔, 뎌긔' 및 이와 관련된 '이, 그, 뎌', '예, 게, 뎨' 등의 형태들을 대상으로 이들의 통사적 지위와 형태론적 구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 그, 뎌'의 대용사적 의미가 계열적으로 보장되는 통사론적 단위로서의 '이긔, 긔긔, 뎌긔'를 대상으로 주로 이들의 통사적 특성에 대한 검토와 성조론적인 측면에서의 고찰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의 통사적 구성과 {지시대명사+파생접미사+처격조사}의 형태론적 구성을 가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15세기에 장소성 지시대명사들의 형성이 통시적으로 시기를 달리하여 두 가지 양상으로 진행되었는데, 역사적으로 연속성을 갖는 '이/그/뎌:이/그/뎌'와 '-의/-:-에/-애'가 동시대에 상호 배타적으로 결합되어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공시적 분석은 '이, 그, 뎌'과는 역사적으로 다른 발달 과정을 거친 '이, 그, 뎌'라는 지시대명사의 존재를 전제함으로써 '이, 그, 뎌'라는 통사적 실현형과 '여긔, 거긔, 뎌긔' 및 '예, 게, 뎨'라는 형태적 실현형의 성조 변화에서 나타나는 특성을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三國史記」 「三國遺事」 異文의 音韻論的 硏究 - 韻尾의 對應을 中心으로"(김무림)는 「史記」와 「遺事」에서의 284 대응례의 이문(異文)에 나타나는 운미(韻尾)의 대응 관계를 논의하고 있다. 한자의 운미는 '-i, -u, -ø(zero)' 등의 모음 및 무운미로 부류되는 음운미(陰韻尾), '-m, -n, -ŋ' 등의 비음으로 분류되는 양운미(陽韻尾), 그리고 '-k, -t, -p' 등의 파열음으로 분류되는 입운미(入韻尾) 등의 세 종류로 나누어진다고 한다. 기존의 논의에서는 주로 상고적 상황을 보여주는 음운미와 입운미 간의 대응관계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에 반하여, 이 연구는 중고음적 상황까지를 보여주는 음운미 대 음운미의 대응관계까지도 다루고 있다. 운미의 탈락이라는 기제는 이문의 동음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한다. 따라서 운미의 탈락은 공시적인 규칙이라기보다는 공시적 경향, 또는 어느 정도의 통시적 변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한다.
    <15세기 국어 문법형태소의 형태론과 음운론>(김유범)은 15세기 국어 문법형태소들의 이형태들의 교체양상을 형태론적, 음운론적 특성에 초점을 맞추어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학위 논문이다. 문법형태소들의 이형태 교체를 교체의 조건과 내용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고 각 문법형태소들이 어떠한 조건과 내용을 가지며 이형태 교체를 이행하는지를 문법형태소의 범주별로 그 유형을 정리하고 있다. 이형태 교체의 조건은 주로 음운론적 조건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것은 음운론적인 조건이 이형태 교체 조건의 가장 보편적인 조건으로서 문법형태소 전체의 이형태 교체를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ᄫ의 [순음성] 관련 현상과 ɦ로의 약화"(김주필)은 중세국어의 ᄫ의 통시적 변화를 음운 자질의 관점에서 논의하고 있다. 즉 ᄫ의 변화 현상은, 유성·양순·마찰음으로서 ᄫ이 가지고 있던 [유성성]·[순음성]·[지속성] 가운데, [순음성]이 후행 모음에 [원순성] 관련 현상으로 영향을 미치자, ᄫ이 가지고 있던 [순음성]은 잉여자질이 됨으로써 [유성성]과 [지속성]을 가진 ㅇ(ɦ)로 약화되어 결국 탈락된 현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와 같이 ᄫ은 국어의 자음체계에서 사라졌지만, 그것이 가지고 있던 [순음성]은 후행 모음에 남기고, [유성성]과 [지속성]은 ɦ에 남기게 됨으로써 ᄫ의 변화 과정은 결국 자질 변경의 과정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변화의 과정이 표기에 반영된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특히 ᄫ이 후행 모음에 원순성 관련 변화를 일으켰다고 할 때, ᄫ이 남아 있으면서, 후행 모음의 [원순성] 관련 변화를 보여주는 표기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국어 음운사 연구』(박종희)는 국어 음운사에서 제기된 몇 가지 주제들에 대한 논의들을 묶은 책이다. 원순모음화의 발생 원인, 중세국어 활음 'j'의 음운론적 기능, 중세국어 이중모음의 통시적 발달 과정, 중세국어 특수어간 교체의 음운론적 성격, ㅂ계 합용병서의 음가, 중세국어 활용형 '야'의 음운론적 해석 등에 관해서 논의하고 있다.
    "중세국어 활용형 '야'(爲)의 음운론적 고찰"(박종희)는 중세국어 동사 어간 '-'(爲)에 부사형 어미 '-아'가 결합할 때, '아'나 '하'로 나타나지 않고 '야'로 나타나는 이유를 '-' 자체의 특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는 잠재모음 /i/를 말음으로 가지는 어간이라고 한다. 잠재음은 분절음의 자질도형에서 뿌리마디(root node)를 가지지 않는 것으로, 삽입된 뿌리마디에만 연결되어 음성 실현이 되므로 No Root Node와 같은 제약을 요구한다고 한다. 제약 위계 관계를 통해 설명한다면, 잠재음이 음성 실현되기 위해서는 이 제약을 위배해야한다고 한다. 이 제약을 위배함으로써 상위 등급의 제약인 /앞열뒤열' 제약이 준수되는 경우에 잠재모음이 음성 실현된다고 한다. 이때 음성으로 실현된 잠재음 /i/는 뒤 음절의 초성으로 재음절화하므로 자연스럽게 '야'형이 출현한다고 한다.
    <국어의 모음추이에 대한 통시적 연구>(김태헌)은 국어 모음체계의 변천 과정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는 학위논문이고, "신라국호 이표기와 한국한자음이 관계"(권인한)과 "한국 고대어의 단모음화에 대하여"(남풍현)은 고대국어를 직접·간접적으로 다루고 있는 논문들이다.
    그 외 "중세국어 'ᄫ'의 음소적 지위에 대하여"(변용우), "한국 한자음의 특성"(이돈주), "<장수경언해>의 표기·음운사적 연구"(이문규) 등이 국어 음운사 분야의 연구에 포함된다.

3.3 방언 음운론
    "구개음화 규칙의 발생과 그 확산"(곽충구)은 구개음화에 대한 기존의 연구가 주로 근대국어 문헌자료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구개음화의 발생 과정과 진원지, 확산 양상, 그리고 규칙의 변화 과정 등을 방언자료를 중심으로 하여 재검토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방언자료 중심의 접근은 음성층위에서 점진적으로 전개되는 음변화의 과정을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문헌자료 중심의 기술과 방언자료 중심의 기술에서 나타나는 불합치를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고 한다. 논의의 결과에 따르면, 치조음 [ts]였던 'ㅈ'이 /i, y/ 앞에서 구개음화하는 이음규칙이 발생한 후 국어에서 t구개음화가 출현하였고, 그 뒤 [ts]가 [ʧ]로 합류되었다고 한다. 구개음화 규칙은 h구개음화, t구개음화, k구개음화의 순서로 발생하였고, t구개음화 규칙은 형태소 내부에서 형태소 경계로 그 적용 영역을 확장해 같다고 한다. 그리고 구개음화의 발생과 지리적 확산에 대해서는 다원발생의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고성 방언과 성주 방언의 성조 비교"(김차균), "고성 방언과 성주 방언 풀이씨 성조의 비교"(김차균), "담양 방언의 운율"(김차균) 등의 일련의 논문들은 경남, 경북, 전남의 특정 지역 방언의 성조 및 성조형의 체계를 비교하고, 성조형의 실현인 음조형의 특징을 청취음성학과 음향음성학의 두 가지 측면에서 대조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성조 층위의 비교에서는 접사와 어미 등의 문법 형태소의 기저 성조를 분석하는 법을 제시하고 있고, 단어 내부의 어휘 형태소와 문법 형태소의 결합, 그리고 어휘 형태소끼리의 결합, 또는 단어와 단어의 결합에 나타나는 성조의 변동 현상을 기술하고 있다.
    <서울지역어의 음운론적 연구>(유필재)는 현대 서울지역어에 관한 음운론적, 형태음운론적 현상들을 공시론적 입장에서 정리·기술한 학위 논문이다. 우선, 서울지역어의 자음·모음의 음운목록과 그것을 이루고 있는 음운체계를 제시하고 음운들 사이의 배열 관계에 대한 제약들을 검토하고 있다. 음운 배열 제약들을 자음과 모음의 결합, 자음과 자음의 결합, 모음과 모음의 결합으로 구분하여 그 분포를 결정하는 일반적 경향을 상술하고 있다. 이어서 형태음운론적 교체를 보여주는 네 가지 부류 즉 체언 어간, 용언 어간, 체언 어미(조사), 용언 어미에 대한 음운 구조를 제시하고 있다. 자음의 경우에는 특히 장애음을 중심으로 하여 체언 어간이 활발한 재구조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는 반면 모음의 경우에는 용언 어간의 재구조화를 보여 준다고 한다.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하여 기본형과 이형태들을 연결시켜 주는 음운과정들을 다루고 있다. 평음화, 치조폐쇄음화, 자음군단순화, 경음화, 비음화, 유음화, 격음화, 후부변자음화 등의 자음간 음운과정과 'ㅡ' 탈락, 'ㅏ, ㅓ' 탈락, 반모음화, j 삽입 등의 모음간 음운과정, 그리고 'ㅎ' 탈락, w 탈락, 구개음화, 원순모음화, 'ㄴ' 삽입 등의 자음과 모음간의 음운과정이 세밀하게 기술되고 있다. 음운과정에는 음운배열제약을 반영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는데, 전자는 환경만 주어지면 어떤 경우에나 무조건 적용되므로 단어 내부뿐 아니라 단어 사이에서도 관찰된다고 한다.
    "서울 토박이말의 홀소리 체계에 대하여"(조규태)는 국립국어연구원 발간 『서울 토박이말 자료집 (1)』(1997)을 자료로 하여, 'ü'와 'ö'의 존재와 'e'와 'ε'의 변별성에 초점을 맞추어 서울 방언의 모음 체계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제시하고 있는 통계자료에 따르면, 현재 서울 방언에서 'ü'와 'ö'의 변별률이 낮아, 음소로서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e'와 'ε'는 높은 변별률을 가지고 있어 여전히 음소로서의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현대 서울 방언은 전설모음 계열에서 원순모음들을 배제한 8모음 체계를 가진다고 한다.
    "The vowels of Cheju"(Cho, Taehong et al.)는 제주도 방언의 단모음들의 음가를 음향학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논문이다. 개별 모음의 음형대(F1과 F2) 분석을 바탕으로 하여, 아직도 많은 제주 방언 화자들이 'e'와 'æ', 'o'와 'Λ'의 차이를 발화를 통해 분명히 구분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물론, 제주 방언에서도 'e/æ', 'o/Λ'의 합류가 진행중이라는 점, 합류가 도시지역에서 농촌지역으로 확산되어 간다는 점, 'e/æ'의 합류가 시기적으로 'o/Λ'의 합류를 선행했다는 점 등도 아울러 논의되고 있다.
    <부안지역어의 음운론적 연구>(김옥화), <진천지역어의 음운론적 연구>(김은명), <홍천지역어의 음운론적 연구>(윤혜영) 등은 개별 지역의 방언를 전반적으로 기술하고 있는 학위 논문들이다. 그 외 방언 음운 현상을 다루고 있는 학위 논문들로 <의성·예천·상주지역어이 움라우트 연구>(장원섭)과 <남해 지역어의 움라우트 연구>(최상홍)를 들 수 있다.
    방언에 나타나는 성조에 대한 논문도 많았는데, "Contour tone in the North Kyungsang dialect:evidence for its existence"(Chung, Young-hee)는 경북 방언의 성조체계에 복합성조가 존재하는가의 문제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그 외, "우리말 성조 이론과 그 전망"(김차균), "경북 방언 의문문의 성조 연구"(이문규) 등을 들 수 있다.

3.4 연구사 및 기타
    "국어 움라우트 연구사"(신중진)는 국어 움라우트 실현에 직접 참여하는 동화주, 피동화주, 개재자음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존의 연구성과를 개념별로 검토하고 있다. 동화주의 경우에는 순정의 'i' 이외에 'j'도 동화주가 될 수 있는지의 문제가, 피동화주에 대해서는 후설 고모음 'u, ɨ'의 경우 움라우트가 약화되는 문제와 장음이나 저조를 가진 음절에서의 운소적 제약의 문제가 논의의 초점이 되어 왔다. 개재자음의 경우에는 움라우트가 가능한 개재자음의 음운 자질에 대한 논의가 중심이 되어 왔다. 움라우트에 대한 연구사에서 피동화주에 대한 견해는 대체로 학계의 의견 일치를 수렴해내었으나, 동화주에 대한 견해는 여전히 많은 논란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개재자음에 대한 견해는 예외형이라고 할 수 있는 'ㄹ' 개재 움라우트형에 대한 설명에서 의견이 나누어지고 있으나, 확실한 대안을 제시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중세국어 성조 연구사"(유필재)는 성조 단위, 성조의 형태음운론, 율동규칙, 성조의 역사, 유형론 등의 다섯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중세국어 성조에 관련된 논의들을 연구사적으로 정리하고 있는 논문이다. 성조 단위에 대해서는 상성의 독자적 존재를 인정하느냐의 문제가, 성조의 형태음운론에 대해서는 굴절과 단어형성에서의 성조의 기본형의 문제가 논의의 초점이 되고 있다. 율동규칙에 대해서는 기저성조와 표면성조의 구분과 그 도출과정에 작용하는 규칙의 문제가, 성조의 역사에 대해서는 중세국어 이전 시기의 성조의 존재 가능성의 문제가, 그리고 유형론에 대해서는 중세국어가 진정한 성조언어인가의 문제가 역시 논의의 초점을 이루고 있다.
    그 외 음운론 분야의 연구사와 관련된 논문으로 "음운론 연구의 흐름"(권경근)을 들 수 있다.
    "한국어 음운론과 계량적 방법론"(이봉원)은 한국어의 자소와 음소에 대한 계량적 연구의 성과를 검토하고,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구조주의 언어학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음운론에 대한 계량적 연구는 최근 들어 활성화되고 있으나, 여러 한계를 갖고 있음을 전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자소에 대한 연구를 넘어서 음소, 음성에 대한 연구로, 사전 표제어에 대한 연구에서 실제 사용 양상을 반영하는 연구로 전환되어야 함을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발음 변환, 대상 자료 선정 등의 방법론적 보완을 거친다면 한국어 음운 단위의 빈도 정보를 더욱 신뢰성 있게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음성학 분야에서 음성 자료 구축에 관련된 대부분의 연구들은 계량적 방법론을 사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외 "한국어 음소와 이음의 분포 연구"(배희숙), "한국어 음소 결합 제약에 대한 계량언어학적 연구"(유재원), "국어의 이음 음소와 자모의 출현빈도수 조사 대비 및 분석"(이상억), "국어 음운 현상고가 관련된 제약들이 기능 부담량에 대한 연구"(이상억), "사회 집단에 따른 어두 경음화 양상"(이선웅) 등은 모두 음운론 연구에 있어서 통계적 방법의 효율성과 필요성을 논의하고 있는 연구들이다.
    그 외 제1언어, 즉 모국어 습득이나 제2언어, 즉 외국어 습득 과정에 나타나는 음운론적 현상을 다루고 있는 논문들로서, "한국어의 음운현상이 영어 발음 습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강석근·이희천), "외국인의 한국어음운의 발음과 교육 방법 연구"(성희제), "아동음운발달에서의 유표성"(이기석), "한국인과 일본인의 한국어 모음 분석"(이재강), "중국 학생의 한국어 청취난에 대한 분석"(장광근), "Phonological transparency and opacity in the sound substitutions of interlanguage"(Cho, Mi-hui·Lee, Shinsook), "Evidence for constraint promotion in acquisition:cases of vowel lengthening and onset constraints"(Chung, Young-hee), "Phonological acquisition"(Lee, Shinsook) 등을 대표적인 논문들로 들 수 있다.

4. 결론
    지금까지 이 글에서 지난 한 해 동안의 음성학과 음운론 분야의 연구를 개략적으로 정리해 보았다. 여느 해보다 많은 연구 실적이 쌓인 한 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간략하게 연구의 흐름에 관해 몇 가지 사실을 지적함으로써 맺음말을 대신하고자 한다.
    우선 음운론 분야에서 이론적인 주제에 관한 논의가 활발했다고 할 수 있다. 변별적 자질 체계의 문제, 음운론에서의 표시 층위의 문제, 공시적인 음운 기술의 문제 등이 그것이다. 오랜 세월 동안 음운론 논의의 중심에 있어 왔던 근본적인 주제들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논의의 여지를 안고 있는 주제들이라고 하겠다. 이와 같은 음운론 이론의 근본 주제들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 바람직한 연구의 흐름을 반영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최근의 국어 음운론 분야에서 관심이 높아가고 있는 분야로 최적성 이론에 의한 연구를 들 수 있다. 오랜 시간 음운론 이론을 주도해 왔던 생성 이론의 틀을 완전히 바꾸고, 제약 중심의 병렬적 언어 모델을 주창하는 최적성 이론은 언어학(특히 음운론)의 이론적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꾼 혁신적인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이론의 틀 속에서 국어 음운 현상을 다시 논의한다는 것은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작업들이 단순한 이론의 적용 차원에 머문다면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최근 양산되고 있는 최적성 이론에 의한 연구들 가운데, 언어 이론 자체의 본질적 문제를 밀도 있게 다루고 있는 연구는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왜 언어 과정이 병렬적이어야 하는지, 왜 제약이 규칙을 대체해야 하는지, 제약은 어떻게 기술되어야 하는지, 과연 제약 중심의 분석이 규칙 중심의 분석보다 설명적 타당성을 더 가지는지 등등 수많은 문제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하겠다. 새로운 이론의 적용 이전에 그 이론의 본질에 대한 치열한 논의가 선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고 싶다.
    음성학과 음운론을 포함한 국어학 전 분야에 걸쳐서 연구 업적들의 급속한 양적 팽창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일견 바람직한 현상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연구 업적의 증가는 대학이나 연구 기관들에서 요구하는 연구 업적 기준의 상승과 밀접한 관련성을 맺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논문의 양산과 질적 저하라는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최근의 음운론 연구는 지나치게 단편적인 논의에 의존하는 소논문 위주로 이루어지는 경향을 보여 주고 있다. 물론 논문의 길이와 수준 사이에 상관 관계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소주제를 다루는 소논문의 가치를 절하시키고자 함도 아니다. 다만, 국어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개별 주제를 특정한 관점에서 집중적으로 다루는 단편논문들과 하나의 주제 속에서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장편논문들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양적 팽창과는 달리 현재의 국어학계는 국어학의 기반을 닦아 준 선학들에게 부끄러울 정도로 침체기를 보내고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음운론 분야로 좁혀 말해 보면, 80년대까지의 연구 성과들로부터 몇 걸음을 더했는지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하겠다. 함께 반성하고 분발을 다짐하는 기회로 삼고 싶다.
    필자의 단견과 게으름으로 해서 많은 옥고들이 논의에 포함되지 못한 점에 대해 너그러운 용서를 구하고자 한다. 또한 논의에 포함된 논문들의 경우에도, 단순한 내용 소개의 수준에만 머물러 논문의 핵심적 내용이나 성과를 소홀히 다루기도 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죄송한 마음을 표하고 싶다. 지면과 시간의 제약을 변명의 구실로 들며, 글을 맺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