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교육


원 진 숙 / 서울교대

1. 머리말
    이 글은 지난 2000년도에 이루어진 국어교육 관련 연구들을 개괄함으로써 그 연구 성과를 정리하는 데 목적이 있다. 국어교육에 관한 연구는 해를 거듭할수록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분야가 워낙 넓어서 한 해의 연구 동향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일단 연구사적으로 의의가 인정되는 주요 단행본과 국어교육 관련 주요 학회지, 학회 학술 대회의 발표 논문, 학위 논문, 연구 보고서 등으로 범위를 제한하여 다음과 같은 분류 기준을 적용하여 각 하위 영역별로 두드러진 연구 경향을 보이는 성과들을 정리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본고에서는 2000년 한 해 동안의 연구물들을 크게 '국어 교육과정에 관한 연구'와 '국어교육의 영역별 연구', '한국어 교육'이라는 세 가지 분류 기준을 적용하여 정리하고자 한다. 우선 '국어 교육과정에 관한 연구' 범주에서는 국어교육 일반, 국어과 교육과정, 국어과 교수 학습 방법, 국어교육 평가, 국어과 교재론 등의 하위 분류를 통해서 국어교육 전반에 관한 논의를, '국어교육의 영역별 연구' 범주에서는 말하기·듣기, 읽기, 쓰기, 국어지식, 문학, 어휘, 기타 등의 하위 분류를 통해 각 영역에서 이루어진 연구 성과를, '한국어 교육' 범주에서는 자국어 교육과 구분되어 최근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 분야의 연구 성과를 중심으로 정리하기로 한다.

2. 국어 교육과정에 관한 연구

2.1. 국어 교육 일반
    국어교육의 학적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국어교육의 성격과 목표, 내용, 방법론 등을 탐색하는 국어교육 전반에 관한 연구는 2000년에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그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로 손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단행본 『국어교육학』(이삼형·김중신·김창원·이성영·정재찬·서혁·심영택·박수자)의 출판이다. 이 책은 국어교육을 언어교육과 문학교육의 두 가지 축이 아니라 하나의 축으로 바라보면서 국어교육의 본질은 종래의 기능 중심 국어교육관도, 지식 중심의 국어교육관도 아닌 사고 중심의 국어교육관에서 찾아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언어로 표현하고 이해하는 언어 활동 과정은 본질적으로 인간의 사고력을 기반으로 하여 이루어지며 국어교육의 본령은 바로 이러한 인지 중심적 사고와 정의 중심적 사고가 통합된 국어적 사고력 신장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소위 사고력 중심의 국어교육이라는 패러다임 안에서 국어교육의 본질과 성격을 정리하고, 국어적 사고력의 본질과 구조, 이해 및 표현의 본질과 과정, 인지 중심적 사고와 정의 중심적 사고가 통합된 이해·표현 교육의 문제, 교육과정, 교재, 교수 학습 방법, 평가 등을 중심으로 한 국어교육의 제반 실천적 문제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국어교육의 중핵적인 부분을 이루는 표현·이해교육 전반에 걸친 여러 논의들을 집대성한 『국어 표현·이해 교육』(박갑수 외)도 지난 한 해 동안의 주목할 만한 성과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남천 박갑수 교수의 정년을 기념하여 기획된 『국어 표현·이해 교육』은 '국어 표현·이해 교육의 관점', '국어 표현·이해 교육의 원리와 방법', '국어 표현·이해 교육의 실제 1, 2'의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연구사적 의의는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출신 학자들을 중심으로 이른바 '문화 원리'라는 이름으로 국어교육계의 한 학파를 형성해가고 있는 최근의 연구 동향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연구 경향은 "국어표현의 문화와 반문화-국어교육 철학의 가능성을 위하여-"(김창원)에서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김창원은 소위 '표현문화론'의 관점에서 언어와 사고, 문화를 바라보면서 표현문화론이 국어교육의 철학으로 정립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이러한 탐색 작업은 국어교육계에서 오랫동안 대립되어 왔던 언어교육과 문학 교육의 이분법을 넘어서 문화교육으로서의 국어교육을 지향하면서 텍스트학, 인지과학, 문화과학이 국어교육의 관점에서 재해석·통합될 수 있는 마당을 마련하고 문화 교육으로서의 국어교육의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국어교육의 학적 체계의 바탕을 다지는 데 기여한 주요 연구 성과로 『국어교육을 위한 응용국어학 연구』(민현식)을 들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우리의 국어교육학은 언어학 및 국어학의 교육적 적용과 응용이라는 점에서 국어교육은 곧 응용국어학의 핵심 분야이며, 이론 국어학의 성과를 국어교육 분야에 응용하는 응용국어학이 정립되고 발전되어야 국어교육학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이 책에서는 또한 국어교육을 위한 응용국어학의 연구 범위로 국어문화론, 어휘론적 탐구 학습, 문학과 어학의 통합적 운용을 꾀한 문체론, 사회언어학, 방송언어학, 텍스트 언어학적 방법을 응용한 문학과 언어의 통합교육론, 화용론의 관점에서 담화 지도론, 국제 한국어교육론 등을 설정함으로써 앞으로의 응용국어학의 연구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응용언어학을 국어교육학의 기반 학문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시각과 이에 대한 실천적 노력은 국어교육학의 학적 토대를 다지는 데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이외에도 교사 양성 대학의 강의용 교재로 개발된 『제7차 교육과정을 위한 초등 국어과 교육』(방인태·정길남·양태식·원진숙·엄해영·황정현)은 개정된 7차 교육과정에 맞춰 듣기·말하기, 읽기, 쓰기, 국어지식, 문학 영역별로 각 영역별 본질과 성격, 교수 학습 내용, 교수 학습 방법, 평가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초등 국어교육 분야의 성과로 특기할 만하다.
2.2. 국어과 교육과정
    국어과 교육과정 자체에 관한 논의로는 개정된 7차 국어과 수준별 교육과정을 국어교육학 안에서 전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한국초등국어교육학회의 성과를 들 수 있다. "제7차 국어과 교육과정과 수준별 교육"(이지호), "제7차 국어과 교육과정의 목표에 대한 검토(박인기)", "제7차 국어과 교육과정의 내용에 대한 비판적 고찰"(이도영), "제7차 국어과 교육과정의 교수·학습 방법"(김재봉), "제7차 국어과 교육과정의 평가"(원진숙), "제7차 초등학교 국어과 교과서에 대한 비판적 고찰"(서혁)을 주요 골자로 하는 이들 논의는 개정된 7차 국어과 교육과정의 내용과 문제점 등을 국어교육학의 관점에서 총체적으로 조망하고 평가하는 작업을 통해 바람직한 국어교육의 방향을 진지하게 탐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연구 성과라고 평가된다.
    또, 국어과 교육과정과 관련해서 그동안 그 중요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구나 관심이 부족했던 정의적 영역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서 주목을 요한다. 국어교육학회의 논문집 『국어교육학연구』 11호에서 특집으로 다룬 <국어교육과 정의교육>에서 "국어과 교육에서 정의교육의 향방과 재개념화"(박인기), "국어과 교육에서 정의적 교육 내용"(최지현), "국어과 정의적 영역의 평가 방법"(이도영) 등의 기획 논문이 바로 그것이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정의(情意)를 심리학적 인식의 틀에서만 개념화하지 말고 거시 인식론의 한 요소로 끌어내리고 인지와 결합된 정의의 양상을 국어교육적 필요에 의해 체계화하자는 박인기의 주장이다. 그는 또한 국어과 교육에서 정의 교육의 발전을 위한 방안으로 공학적 체제의 목표 분류학을 넘어서 태도 중심 교육과정을 반영할 것, 한국인의 일상 언어 생활에서 정의적 자질이 요청되는 국면을 개발할 것, 관계적 사고를 도울 수 있도록 '인지와 정의의 바람직한 관계 모형'을 계발할 것, 메타 정서 차원에서 교수 학습 활동을 전략화할 것 등을 제안하고 있다.
    이밖에도 읽기 매체 환경의 변화에 따른 교육 과정 설계의 필요성 인식에서 출발하여 '읽기와 보기'를 함께 영역 설정하고 교육과정화하는 방안을 모색한 "읽기 매체 환경의 변화와 <읽기와 보기> 교육과정 설계"(이경화)나 교육과정의 내용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위계' 개념을 중심으로 실제 문학 교육 과정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를 탐구한 "문학교육과정의 내용 선정과 그 조직화"(김상욱), "교육대학 국어과 교육과정(심화) 구성안"(방인태) 등은 바람직한 교육과정 설계를 위한 기초 연구 차원에서 눈여겨볼 만한 연구 성과로 보여진다.
2.3. 국어과 교수·학습 방법
    국어과 교수·학습 방법에 관해서는 제7차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수준별 교육을 도입하면서 이를 단위 시간에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교수 학습 방법을 모색한 논문들이 상당수 있다. "7차 국어과 교육과정의 교수 학습 방법"(김재봉)에서는 기본학습에서는 각 학년 단계에서 모든 학습자가 반드시 공통적인 내용을 학습해야 하며, 평가 학습에서는 진단 평가와 형성 평가를 모두 고려하되, 다음 과정인 보충 심화 학습을 위한 학생들의 선택권을 존중해 주는 학습이 되어야 하며, 심화 보충 학습에서는 학습 과제와 학습 목표의 성격, 운영하는 시기에 따라 능력형, 선택형, 통합형의 설정 취지에 타당하게 지도하되, 협동학습, 자기주도적 학습, 학습자의 흥미와 관심을 고려하여 다양한 과제를 제시한 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실제적인 논의를 하고 있어 주목된다.
    또한 '국어과 교수·학습 모형의 이론과 실제'라는 주제로 워크숍을 가진 현장 초등 교사들을 중심으로 한 경인초등국어교육학회의 활동도 7차 수준별 교육과정에 따른 교수 학습 방법에 대한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워크숍의 기조 연구에 해당하는 "국어과 교수·학습 모형의 체계화 방안"(최영환)에서는 기존의 교수 학습 모형을 체계화하고 교수 학습 상황에서 교수 학습 모형을 통합하여 적용할 수 있는 활용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워크숍은 또한 현장 교사들을 중심으로 전문가 협력 학습 모형, 역할놀이 수업 모형, 문제해결학습 모형, 가치 탐구 학습법, 창의성 계발 모형, 반응중심 수업 모형 등에 대한 이론적 논의와 함께 실제 현장에 적용한 사례를 중심으로 하고 있어 실제 교수 학습 현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긍정적인 시도라 할 만하다.
    이 외에도 국어과 교수·학습 방법에 관한 연구 논문으로 중심 내용 분석 원리를 활용하여 설명적 텍스트의 독해 지도 방법을 제시한 "설명적 텍스트의 중심 내용 분석 원리"(김봉순), 상호텍스트성을 활용한 읽기 수업의 개념과 특성, 지도 방법과 절차를 논의한 "상호텍스트성을 바탕으로 한 읽기 수업 방법 탐구"(김도남), 교육연극적 방법으로 동화교육에 접근한 "창의적 사고력 계발을 위한 동화교육 방법"(황정현), 지식 인지, 지식 탐구, 가치 형성 범주로 구분하여 계발한 교수 학습 모형을 적용하여 국어지식 교육 방법을 모색한 "국어지식 교육의 교수 학습 모형"(유성기) 등을 들 수 있다.
2.4. 국어교육 평가
    국어교육 평가에 대한 논의로 먼저 국어과 평가의 총체적 현상을 대상으로 하여 패러다임의 변화 차원에서 평가 문제를 논의한 "국어교육 평가의 패러다임 변화와 실천"(박인기)을 들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이제까지 인문학적 방법론과 그 기질이 주된 토양을 이루어 왔던 국어교육에서 평가는 연구의 대상이기보다는 기술 또는 처방의 범주에 가까운 것으로 치부되어 왔음을 지적하고 바람직한 국어교육 평가 패러다임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이 분야를 온전한 연구 분야로 인정하고 고무하는 일, 국어교육 평가 논의의 이론과 실천간의 역할 구분 및 그 연계를 합리적으로 확보해 나가는 일, 국어과 평가에 관한 제반 노력을 유기적으로 결집하여 하나의 실천적 힘으로 생성하는 일, 국어과 평가 연구의 개별성 확보하기 등에 대한 관여 주체들의 출발점 공유가 필요함을 역설하였다. 이 논문은 국어교육 평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철학·인식적 차원, 기획·개발의 차원, 기술·방법의 차원에서 구체적인 접근 방법을 제안하고 최근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국어교육 평가 연구가 지향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7차 수준별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바람직한 국어과 평가의 방향을 초등 단계를 중심으로 정리하고 그 구체적인 대안을 모색한 연구로 "제7차 국어과 교육과정의 평가"(원진숙)을 들 수 있다. 이 논문에서는 학습자의 개인차를 인정하고 각 학습자의 수준에 맞는 의미있는 학습 경험을 제공해 주고자 하는 제7차 교육과정에서의 평가는 무엇보다 학습자의 성장과 발달을 도모하는 발달적 관점에 토대를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바람직한 평가 대안으로 교수 학습 과정과 평가의 통합을 특성으로 하는 생태학적 평가 패러다임을 제안하고 그 구체적인 평가 원리-실제성의 원리, 지속성의 원리, 전인성의 원리, 과정 중심의 원리, 통합성의 원리, 개별화 원리, 대화성의 원리-를 제안하였다. 또 평가 방식도 일회적인 결과적 수행보다는 일정 기간을 두고 지속적으로 학습자들이 교수 학습 과정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언어적 수행 국면들을 포착하여 해석하고 기술해 가는 평가 방식을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였다.
    평가 방식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져 이채롭다. "서술식 평가의 유형과 실제 연구"(최미숙)에서는 글쓰기 주체의 개인적이면서도 자유로운 서술 반응을 존중해야 한다는 '서술 반응의 개별화 원리'를 제안하고 그 하위 유형으로 설명적 글쓰기, 논리적 글쓰기, 문학적 글쓰기를 제시하고 각 유형에 따라 평가의 중점이나 채점 기준이 달라져야 함과 이러한 평가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결과 보고 양식으로 학생 개개인이 지니고 있는 언어 능력의 특성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특성 진술형' 보고 방식을 제안하였다. "선택형 지필 평가의 한계와 가능성"(최지현)에서는 수행평가의 등장과 함께 선택형 검사는 무조건 낡고 제한된 평가 방식으로 보는 견해에 대해서 선택형 검사를 평가 방법과 진리관, 신뢰성, 타당성, 교육 효과 등의 차원에서 그 한계와 가능성을 검토한 다음, 문제는 평가 형태가 아니라 평가의 방향과 내용이 중요한 것이라는 의미있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밖에 국어과 각 영역별 평가 방안에 대한 연구로 "국어 이해 능력의 평가"(서혁), "표현과정으로서의 쓰기의 평가 방법 연구"(이은희), "문학 교육에서의 평가 연구"(최미숙)를 들 수 있다.
2.5. 국어과 교재론
    국어과 교재론에 관해서는 『국어교육학연구』 10호에서 특집으로 <21세기를 대비한 국어 교과서 개발 방향>이라는 주제하에 논의된 "교과서와 국어교육관"(김대행), "정보화 시대의 국어 교과서 개발 방향"(최미숙), "국어 전자 교과서 개발의 실제와 방향"(서유경), "독일의 자국어 교육: 교과서와 연구 동향 소개"(김혜정)가 주목된다. "교과서와 국어교육관"(김대행)에서는 '국어교육이란 무엇인가'라는 가장 근본적인 물음으로부터 출발하여 국어교육의 본질은 언어사용기능 교육이 아니라 국어 능력의 향상을 위한 교수 학습 행위로 보고 국어 교과서는 국어의 발전과 국어의 학습이라는 국어교육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고성, 도구성, 실용성, 문화성, 사회성이라는 본질에 입각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주장을 펴고 있어 참고가 된다. "정보화 시대의 국어 교과서 개발 방향"(최미숙)에서는 정보화 시대에 대응하는 국어교육은 매체 언어의 의사소통 방식에 대한 교육과 매체를 활용하는 교육이어야 함을 주장하고 이에 따른 국어 교과서 개발 방향으로 매체에 따라 달라지는 다양한 의사소통 방식의 원리를 제시하고 학습 원리와 다양한 활동을 제공하며 언어 활동 자료의 종류와 범위를 확대하여 제시할 수 있어야 함을 제안하고 있다. 또 "국어 전자 교과서 개발의 실제와 방향"(서유경)에서는 컴퓨터 관련 기술의 발달과 교과서의 개념이 기존의 지식 창고로서의 개념에서 정보의 원천을 발굴하고 추적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수행하는 방향키와 같은 개념으로 바뀌고 있는 흐름에 주목하여 전자 교과서의 개념을 정리하고 앞으로 개발될 국어 전자 교과서 개발 작업에서 고려해야 할 점을 개발 방향 설정 측면, 학습 내용의 설계 측면, 내용 구현의 측면에서 살펴보고 있다.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와 관련해서 "국어 교과서 제재 선정 및 수정 방안 연구"(최미숙)에서는 교과서 개발 과정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제재 선정 원칙으로 학습 목표 달성에 적합한 학습 활동 제재와 바람직한 가치 요소가 다양하게 고루 반영되어야 함을 주장하고 제재 수정 방안으로 작품의 본래 내용과 성격을 변화시키지 않는 한도 내에서 교육적 가치를 고려하여 수정해야 함을 논의하였다. 또 "제7차 초등학교 국어과 교과서에 대한 비판적 고찰"(서혁)에서는 7차 초등 국어과 교과서의 문제점을 검토하고 그 개선 방안으로 영역간 통합적 단원 구성의 확대, 정확한 삽화의 제시, 학습자의 인지심리적 적합성과 목표 적합성을 지닌 학습 과제 제시, 적절한 어휘 선정과 설명, 국어 지식의 단원 통합적 제시가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 '더 나아가기'의 보충 심화 활동은 과제 수준은 물론 실제 수업 상황과 분위기를 주의깊게 고려해야 한다는 점 등을 제안하였다. 아울러 교과서 개발 및 제작 과정상의 개선 방안을 단기와 장기적 측면에서 나누어서, 단기적 개선 방안으로 교과서 개발 기간의 확대, 실험용 교과서의 현장 검증 강화, 전체적인 집필 협의회의 활성화, 지역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국어교과서의 개발, 지속적인 교과서 평가 수정 체제의 구축 방안을, 장기적 개선 방안으로 좀더 길거나 온전한 텍스트의 게재, 영역통합적 교과서의 개발, 멀티미디어 교재의 개발, 검인정 체제로의 전환, 교재 개발 예산 확대, 교과서 대여 제도의 검토 등을 제안하였는 바 앞으로의 교과서 개발 작업과 관련하여 참고할 만한 논의라고 평가된다.

3. 국어교육 영역별 연구

3.1. 말하기·듣기
    이제까지 국어교육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연구가 부진했던 말하기·듣기 영역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이루어진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로 단행본 『삶과 화법-행복한 삶을 위한 화법 탐구-』(이창덕·임칠성·심영택·원진숙)을 들 수 있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 인간과 화법에서는 인간 의사소통과 화법의 본질적인 성격을 다루고 화법과 세계에 대해서 살폈다. 2부 의사소통의 원리와 방법에서는 의사소통의 원리-협력의 원리, 적절한 거리 유지의 원리, 공손성 원리-를 화법의 측면에서 다루고, 의사소통을 언어적 의사소통과 비언어적 의사소통으로 나누어 다루었다. 언어적 의사소통에서는 말하기를 통한 표현과 듣기를 통한 이해의 원리와 방법을 다루었다. 3부 화법의 유형과 구조에서는 화법을 유형별로 나누어 분류하고, 화법의 구조를 거시 구조와 미시 구조로 나누어 '시작하기, 펼치기, 끝맺기' 등 각 구조에 따른 원리와 방법을 고찰한 다음, 자신과 타인의 화법을 관찰하여 조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화법의 메타 분석 방법과 절차 및 실제를 다루었다. 4부 화법의 실제에서는 화법을 대화 화법, 대중 화법, 집단 화법으로 나누어 각 화법의 유형에 따른 방법과 실제적인 훈련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 책에서는 '화법'을 '삶의 공유 과정'으로 정의하고 이제까지 서구의 수사학적 전통을 바탕으로 하는 쟁론적 말문화에 의해 지배되어 온 화법 교육의 관행을 극복하고 우리식 말문화에 바탕을 둔 화법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또 화법 교육의 범주 안에 말하기 못지 않게 듣기 영역에 비중을 두어 포함시켰다는 점, 언어적 의사소통 못지 않게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체계화시켰다는 점, 대화분석론에 입각한 화법의 메타 분석의 방법과 절차를 도입하여 실제 교수 학습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말하기·듣기 영역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말하기·듣기 영역에서 이루어진 몇 가지 특징적인 연구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신체언어와 의사전달"(이석주)에서는 화법 영역에서 이제까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아오지 못했던 신체언어를 인간의 의도적인 음성이나 몸짓으로 언어적 의사전달을 보조하거나 대체하는 비언어적 의사전달 수단으로 정리하였고, "화법 원리에 대한 고찰"(전은주)에서는 기존의 선행 연구들에 의해 제안되었던 화법 원리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을 통해서 음성 언어 의사소통 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화법 원리'가 적용되는 층위를 고찰하고, 의사소통의 목적과 과정 층위에 따라 적용되는 '화법 원리'를 체계화하였다. "말하기·듣기 교육에 대한 관점 고찰"(이주섭)에서는 말하기와 듣기를 통합적인 과정으로 파악하고 음성 언어 의사소통에 대한 세 가지 관점-선조적 관점, 상호반응적 관점, 상호교섭적 관점-이 말하기·듣기 교육에 어떻게 반영될 수 있는지 그 교육적 함의를 살펴보고 있다. "대화의 특성과 지도 방법"(노은희)은 화법 영역에서 이제까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아오지 못했던 대화를 대상으로 하여 우선 대화의 특성과 과정을 살피고 그에 따른 대화 지도의 내용 체계를 마련하고 구체적인 대화 지도 방안으로 대화 분석법을 통한 문제해결 교수 학습 모형을 제안하고 있다.
    말하기·듣기 영역의 실험 연구로 "상호관계적 말하기·듣기 교수 학습 방법을 이용한 토론지도 프로그램의 교육 효과"(전은주)를 들 수 있는데 이 연구에서는 학습 상황에서 학습자의 능동적 수행을 강조하며 말하기 ·듣기를 동료 학습자나 교사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배우는 협동적 학습으로 보는 상호관계적 말하기·듣기 교수 학습 방법을 이용한 토론 지도 프로그램의 교육적 실효성을 실험을 통해서 검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
    말하기·듣기 영역의 뚜렷한 연구 경향으로 화법 지도나 화법 분석 작업에 대화 분석법을 적용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위에서 언급한 『삶과 화법』의 메타 분석 접근법이나 "대화의 특성과 지도 방법"에서 시도되었던 대화분석법을 통한 대화 지도 방안은 화법 교육분야에 대화분석법을 적용한 연구 성과로 정리될 수 있다. 이외에도 대화분석법은 실제적인 화법 분석 작업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 경향은 한국화법학회에서 발간한 『화법 연구』 2호에서 '국어화법과 대화 분석'이라는 특집으로 다룬 "한국어 교실의 의사소통의 양상 "(김상희), "민속 조사와 인터뷰"(박환영), "말차례 뺏기에 나타난 남녀 화자의 특징"(김순자), "20대 남녀 사용 어휘의 대비적 고찰"(장영희) 등의 기획 논문에서도 확인된다.
3.2. 읽기
    읽기 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진 연구 성과로 정보화 시대에 따른 독서 교육의 방향을 발전적으로 탐색한 일련의 연구물들을 들 수 있다. 이 일련의 연구물들은 한국독서학회에서 발간한 『독서 연구』 5호에 <정보화 사회와 독서>라는 주제에 대한 기획 연구물들로 "지식정보화 시대의 각서-독서의 정치학을 위한 각서-"(우한용), "다매체 시대의 독서"(최병우), "정보화 시대의 독서전략"(이화진), "정보화 사회의 독서매체 확장을 위한 일고"(김미량), "정보화 사회와 독서교육"(이재승) 등이다. 이 연구물들은 소위 정보화 사회의 도래에 의한 독서 환경의 변화와 이에 따른 독서력의 정치화, 독서 방식의 변화, 정보화 시대에 필요한 독서 전략 등의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정보화 사회가 요구하는 바람직한 독서교육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단행본으로 출간된 자료는 아니지만 단행본에 준하는 연구 보고서의 형태로 『독서교육학 교재 개발 연구』(한철우·이삼형)는 최근 독서 교육 분야의 제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독서 교육학의 체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고 있어서 읽기 영역의 학적 체계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보여진다. 이 연구 보고서는 독서의 개념, 독서의 요인과 독서 지도, 독서 교육의 평가의 3부로 구성된 체제를 기반으로 하는데 제1부 독서의 개념에서는 독서의 본질과 과정, 독서 능력의 발달을 다루고 있다. 제2부 독서의 요인과 독서 지도에서는 독서와 어휘, 독서와 지식, 독서와 글의 구조, 독서와 상위인지, 독서 기능과 책략, 독서 부진의 원인과 교정, 독서 자료의 독이성, 독서의 동기와 태도, 독서와 작문, 독서와 문학, 독서 지도 방법 등의 주제들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제3부 독서 교육과 평가에서는 독서 교육 평가의 원리와 독서 평가의 방법을 다루고 있다.
    이 외에 읽기 교육 영역에서 이루어진 주요 연구 성과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독서교육의 활성화 방안 연구"(박영목)는 독서 능력 신장을 위한 독서 활동 현상과 학습 능력 신장을 위한 독서 활동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적 기저를 마련하기 위해 능숙한 독자의 특성과 독서 학습의 특성을 독서 연구 분야에서 이루어진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하여 규명하였다. 또한 독서 지도 방법은 독서 지도 목적과 상황에 따라 달라야 한다는 점을 중시하여 기존의 독서 모형을 교사 안내 중심의 독서지도 모형, 총체적 언어 학습을 위한 독서 지도 모형, 독서 부진 학생을 위한 독서지도 모형, 언어 경험 중심의 독서지도 모형, 문학 작품에 대한 반응 중심의 독서지도 모형, 토론 학습과 협동 학습 중심의 독서지도 모형, 독해력과 비판적 사고력 개발을 위한 독서지도 모형, 내용 교과의 학습을 위한 독서지도 모형 등으로 분류하여 정리하고 우리 학교 교육현장에서 독서 교육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였다.
    "국어 이해과정으로서 읽기 전략의 종류와 기능"(박수자)에서는 읽기 지도의 목표를 '읽기를 통해 적절하고 효과적인 읽기 방법을 학습하고, 읽기를 통해 학습자의 (국어적) 사고력을 정련시키는 것'으로 정리하고 읽기에 유용한 전략들을 분류하고 이에 따른 읽기 전략 수업모형을 구안하여 제시하고 있다. "국어 읽기 부진의 진단에 대한 연구"(송현정)에서는 읽기 부진은 초기에 발견하고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입각하여 읽기 초기 학습자의 부진 원인, 부진의 특성과 유형, 진단 도구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한편 "읽기 교육의 최근 동향과 국어교육에의 시사"(강혜진)에서는 서구에서의 80년대 읽기 연구가 독자의 배경지식과 읽기 전략적 측면에 강조를 두었다면 90년대의 읽기에 대한 연구는 동기와 사회적 상호작용에 대해 강조하는 보다 포괄적이고 균형 잡힌 측면의 읽기에 강조를 두고 있다는 연구 경향과 함께 인지적, 정의적, 사회적 측면을 통합하는 통합적 접근을 통한 균형 잡힌 읽기 교육의 개념과 지침 등을 소개함으로써 우리 읽기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성에 대한 시사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3.3. 쓰기
    쓰기 교육 분야의 주목할 만한 성과로 단행본 『구성주의 작문 교수 학습론』(최현섭·박태호·이정숙)과 『장르 중심 작문 교수 학습론』(박태호)을 들 수 있다. 『구성주의 작문 교수 학습론』은 5차 교육과정기 이후 우리 쓰기 교육의 흐름을 주도해 온 소위 과정 중심 작문 이론을 대표하는 구성주의 작문 이론을 인지 구성주의, 사회 구성주의, 사회 인지 작문 이론으로 나누어 꼼꼼하게 정리하고 이를 대화 중심 작문 모형으로 구안하여 실제 교수 학습 현장에 적용해서 작문 교수 학습 현상을 문화 기술적 접근법을 통해 고찰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연구사적 의의가 인정된다. 박태호의 박사 학위 논문을 근간으로 하여 엮은 『장르 중심 작문 교수 학습론』은 이제까지 작문 교육을 결과 중심 대 과정 중심이라는 이분법적 접근법으로 일관해 온 연구 경향을 극복하고 과정과 결과를 통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장르 이론을 통해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책에서는 기존의 과정 중심 작문 교육의 의의와 한계를 검토하고 장르 이론을 굴대로 하여 맥락과 텍스트, 인지를 통합하여 작문 교육의 내용 체계를 구안하고 구체적인 장르 중심 작문 교수 학습 원리와 모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연구는 작문 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장르 중심의 접근법에 의해 규명하고 작문 과정과 결과를 균형 있게 지도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소위 과정 중심, 전략 중심으로 서구추수적 경향 일색으로 발전해 온 최근 작문 교육의 연구 경향을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우리의 표현 문화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표현교육의 연구 경향에 대한 비판적 고찰"(염은열)에서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염은열은 우리 표현 교육 연구의 문제점으로 생활 지향 대 미문 지향의 이분법적인 구도, 최근의 것 내지 새것이 최선이라는 발전론적 시각, 서구추수적인 경향을 지적하고 표현 교육 연구자들은 역사의식을 가지고 우리 학습자들의 표현의 문제나 표현 교육 고유의 문제에서 출발하는 표현교육의 전통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취학 이후 학생들의 쓰기 능력이 어떻게 발달해 가는지를 밝힌 실험 연구가 있어 주목된다. "글쓰기 능력 발달 단계 연구-초등학생의 텍스트 구성 능력을 중심으로-"(이성영)에서 연구자는 Bereiter(1980)의 글쓰기 발달 단계 이론을 비교 준거로 활용하여 우리나라 아동의 글쓰기 능력의 발달 단계를 실험 연구를 통해 밝혀내고 아동의 글쓰기 발달 단계를 고려한 바람직한 글쓰기 교육의 방향은 규범적 관습을 강조하기보다는 텍스트가 갖는 의미 전달성, 구조성 등에 대한 관심 유도와 글쓰기의 목적이나 과정, 텍스트의 구조, 독자 등에 대한 초인지적 통제에 초점을 두어야 함을 주장하였다. 이밖에 아직 시론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긴 하나 작문 부진의 원인과 진단 방법을 논의한 "작문 부진의 원인과 진단 방법"(이재승)의 논의도 작문 연구가 지향해 나가야 할 연구의 지평을 넓혀 주었다는 점에서 연구사적 의의가 인정된다.
3.4. 국어지식
    작년 한 해 동안 국어지식 영역에서는 텍스트 언어학을 국어교육 연구에 접목시킨 연구 성과들이 두드러졌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 그 대표적인 연구 성과로 단행본 『텍스트 언어학과 국어교육』(이은희)를 손꼽을 수 있는데, 이 책에서는 텍스트 언어학적 접근 방법을 통해 국어교육을 어떻게 연구할 것인가의 문제를 진지하게 탐색하고 있다. 즉 국어교육에서 언어연구는 어떤 위상과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국어교육에서 텍스트 언어학은 과연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텍스트 언어학적 연구 방법을 통해 언어 현상을 어떻게 연구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은희는 텍스트 언어학의 국어교육적 의의를 국어교육에 필요한 언어 설명의 틀을 제공하는 데 있어서의 유용성이라고 보면서, 텍스트 언어학이 언어적 의사소통의 요소들-맥락, 생산자, 수용자-을 고려하고 문장을 동적인 대상으로 보며 전체 텍스트의 의미적·화용적 측면, 맥락에서의 적절성과 용인성에 중점을 두면서 다양한 여러 학문간의 간학문적 특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을 찾고 있다.
    "학습자의 텍스트 구조에 대한 인지도 발달 연구"(김봉순) 역시 이 분야의 탁월한 성과로 평가된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의 11개 학년을 대상으로 설명적 텍스트의 텍스트 구조에 대한 이해력 및 표현력 발달 과정을 실험 연구를 통해서 밝혀내고 발달 단계에 맞는 학년별 지도 내용의 설정과 교재의 구성 내용 설정을 모색한 이 연구는 학습자의 발달 수준을 전제해야만 교육 목표, 교육 내용, 교수 학습 방법, 평가 방법 등에 대한 교육적 판단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논문이라 하겠다.
    이 외에도 국어의 표현 방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추출하여 분류하고 이들 표현 방식들이 작용하는 원리를 제시한 "표현 의도의 표현 방식"(이성영), 포괄성의 원리, 선호성의 원리, 상호성의 원리 등 중심 내용 분석 원리를 활용하여 설명적 텍스트의 독해 지도 방법을 제시한 "설명적 텍스트의 중심 내용 분석 원리"(김봉순), 초등학교 국어지식 교육의 목표, 내용, 교수 학습 방법, 평가 등을 개략적으로 살펴보면서 초등학교 국어지식 교육의 방향을 논의한 "초등학교 국어지식 교육의 방향에 관한 고찰"(신명선)도 눈여겨볼 만한 연구들이다.
3.5. 문학
    최근 문학 영역의 학회 활동으로는 소위 문학 연구와 문학 교육의 결합을 추구하는 한국문학교육학회의 활동이 특히 주목된다. 이 학회에서 펴낸 『문학교육학』 5호에 실린 논문으로는 "장르의 매체적 성격과 장르 선택 원리에 대하여"(고영화), "장르의 역동성과 쓰기 교육의 방향성"(최인자), "문학교육에서 정전과 학습자의 정서체험이 갖는 위계적 구조에 관한 연구"(최지현), "자아 정체성 형성과 이야기 교육"(임경순), "1920년대 한국 낭만주의 시와 상상력 교육"(정정순), "총체적 언어 교육을 위한 동화교육 방법론"(황정현) 등이 있다.
    『문학교육학』 6호에서 <문학교육의 민족성과 세계성>이라는 주제하에 기획된 논문들이 지난 한 해동안 특히 괄목할 만한 문학 영역의 연구 성과로 평가될 만하다. 제1부 세계화 논리와 문학교육에서는 "다원시대의 문학 읽기와 교육"(김우창), "중세 보편주의 시대의 문학과 문학교육"(김영), "21세기 문학교육의 전망"(정재찬)이, 제2부 문학교육의 민족성-민족 현실과 정서에서는 "민족문학과 문학교육에 대한 단상"(임규찬), "문학교육 이념으로서의 주체 형성과 민족적 주체"(김상욱), "민족 정서와 문학교육"(김종철)이, 제3부 문학교육의 민족성-발상과 표현에서는 "한국 소설의 내적 형식과 문학교육"(김동환), "한국 고전시 교육과 민족성"(정우봉), "한국 근대시 형성과정에서 '님'의 위상"(정우택)이, 제4부 동아시아 문학교육의 현황과 과제에서는 "동아시아 문학교육의 전통"(김인환), "중국문학교육의 현황과 과제"(왕기인), "재중 조선족 중·고등학교에서의 한국어권 문학교육에 대한 고찰"(김병민), "다매체 언어를 활용한 현대시 교육 연구"(윤여탁), "한국 고전문학교육의 현황과 과제"(심경호) 등의 논문이 실려 있다.
    한국초등국어교육학회에서 여러 편의 논문을 묶어 『문학수업 방법』이라는 단행본을 발간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문학 교육의 원리와 방법, 문학 수업의 실제의 두 부분으로 기획된 이 책에는 "문학교육의 방향"(유덕제), "문학영역의 수행평가"(최경희·김연님), "문학교육에서 가치 내면화 지도 방법 시고"(김도남), "시와 회화의 통합 교육에 관한 고찰"(허왕욱), "교재화를 위한 텍스트 변용 양상 고찰"(신원기), "초등문학교육과 전래동요"(한희정), "창의적 사고력 계발을 위한 동화교육 방법"(황정현), "시감상활동으로서 창작의 의의 및 그 지도 방안 탐색"(진선희), "텍스트 바꾸어 쓰기 전략과 시 감상 지도"(한명숙), "연극놀이를 활용한 희곡 지도 방안 연구"(신동구) 등의 논문이 실려 있다.
    "문학교육과 상상력"(김창원 외)에서는 문학교육과 상상력 교육은 구조적 상동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출발하여 문학교육 내용으로서 상상력의 본질과 구조를 밝히고 상상력 신장을 위한 문학 교육 교수 학습과 평가의 원리를 살펴보고 있다. "다중지능 이론에 기초한 문학 교육 방법"(김시태 외)에서는 학습자 중심의 문학교육의 관점에서 교사의 역할은 무엇이며, 학습자의 반응은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가드너(Gardner)의 다중지능이론에 비추어 고찰하고 학습자 반응 중심의 문학 교육 모형을 제시하고 있다.
    "문학적 글쓰기와 국어교육"(최미숙)에서는 그동안 실용적 목적 위주의 글쓰기 교육에 치우쳐 문학적 글쓰기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져 오지 못했다는 반성적 인식에서 출발하여 문학적 글쓰기를 국어교육에 적극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고, "반응일지 쓰기의 문학교육적 함의"(양정실)에서는 텍스트와 독자 사이의 상호작용이 드러나는 반응일지를 통해 문학교육의 교수 학습과 평가를 연계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3.6. 어휘
    어휘에 대한 연구로는 언어 사용 능력과 일반적인 인지 능력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전제하에서 인지전략을 활용하여 어휘 사용을 창의적으로 할 수 있는 능력을 신장시키는 방안을 고찰한 "창의적인 어휘 사용 능력의 신장 방안"(이종철), 문단 전개법을 도입하여 표현 어휘를 신장시키는 방안을 모색한 "표현 영역에서 어휘력 신장 방안 연구"(임성규), 교육과정과 교과서에 반영된 어휘 지도 내용을 살펴보고 어휘 지도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읽기(문학) 단원에서 양적·질적으로 어휘 확장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한 "국어과 어휘 지도의 내용과 방법"(손영애)을 들 수 있다.
    이 외에도 외국인 학습자에게 어휘를 중심으로 한 한국어 교육 방안을 연구한 『어휘 중심 한국어 교육 방법 연구』(조현용)도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이다.
3.7. 기타
    작년 한 해 동안에 이루어진 국어교육의 성과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경향은 매체 언어를 국어교육의 장에 수용하려는 일련의 논의들이라 할 것이다. 학생들의 언어 경험 매개체로서 미디어 텍스트를 적극 활용하기 위한 가능태를 짚어보고 미디어 텍스트 각각의 교육적 변용 가능태와 변용의 방법론을 모색한 『국어교육과 미디어 텍스트』(박인기 외)를 필두로 하여 "광고 텍스트의 문화적 의미와 국어교육"(신명선), "광고와 국어교육"(유성기), "재난보도에 나타난 TV 뉴스의 서사적 특성"(최인자), "의사소통 매체와 언어 표현의 특징"(박수자), "매체 언어의 국어교재화 방안"(이경화), "광고 텍스트의 문법 교육적 수용의 실제에 대하여"(김혜숙), "매체 언어와 국어교육-매체 언어의 교수 학습 방법에 관한 연구-"(최병우·이채연·최지현) 등이 그 대표적인 논의들이라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매체 언어와 국어교육-매체 언어의 교수 학습 방법에 관한 연구-"(최병우·이채연·최지현)에서는 매체 언어교육이라는 틀을 마련하여 매체 언어교육을 위한 방법론적 탐색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연구에서는 매체 언어교육의 성격과 매체 언어 교육에의 접근 방법, 매체 언어교육의 조건 등을 구체화하고 매체 언어교육의 교육과정 모델을 마련함은 물론 매체 언어를 인쇄 매체 언어, 방송 매체 언어, 인터넷 매체 언어 등으로 구분하고 국어교육 안에서 이 각각의 매체 언어로서의 특성을 어떻게 교육하고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를 점검해 보았다는 점에서 그 연구 성과가 인정된다.
    이외에도 "국어교육 정보화의 효율성과 체계성 제고를 위한 기초 연구"(서혁)에서는 최근 교육 정보화의 큰 흐름 속에서 국어교육 정보화의 효율성과 체계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국어교육 정보화의 개념과 범주, 세계 각국의 자국어 교육 정보화 현황, 국어교육 정보화의 실태와 문제점 분석, 대응 방안의 모색을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어 참고할 만하다.

4. 한국어 교육에 관한 연구
    지난 한 해 동안 한국어 교육 분야에서 이루어진 연구 성과들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특히 괄목할 만한 한 것이었다. 이러한 양적·질적 성장은 한국어 세계화 추진 위원회를 필두로 한 일련의 국책 연구들로 인해 더욱 가속화되었다고 보여진다. 문화관광부의 지원으로 한국어 세계화 추진 위원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이 한국어 세계화 작업은 『"국내외 한국어 교육기관간 협력망 구축을 위한 기반 조성" 및 "국제학술회의 개최"』, 『"한국어" 초급(말하기·듣기) 교재 개발』, 『외국어판 "한국어" 초급(읽기·쓰기) 교재 개발』, 『주요 국제어의 자국어 교사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실태 조사 연구』, 『한국어 교사 교육·연수 프로그램 교수 요목 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 『한국어 교사 자격 인증 제도 시행을 위한 기초적 연구』, 『한국어 교육 기초 어휘 의미 빈도 사전의 개발』, 『한국어 문형 사전의 개발』, 『한국어 중급 교재 교수 요목 개발』, 『한국어 초급(쓰기·읽기) 교사용 지침서 및 학습자용 워크북 개발』 등의 연구 보고서 결과에서 확인되는 바와 같이 한국어의 세계화는 물론 한국어 교육 분야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한국어 교육 분야에서 작년 한 해 동안의 연구 성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과서 개발 성과와 이에 관련된 교재론 분야의 연구 성과를 들 수 있다. 『말이 트이는 한국어 1~3』(이화여대 언어교육원)를 비롯하여 외국인에게 문지방이 높은 언어일 수밖에 없는 한국어의 난해한 문법 사항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한국어 교육 현장에서 응용할 수 있도록 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문법 사전』(백봉자)은 물론 서울대 국어교육연구소에서 주최한 제2회 한국어교육 국제학술회의에서 <한국어 교재의 현황과 개발 방향>이라는 주제하에 기획논문으로 발표된 일련의 연구 성과들-"한국어 교재의 실태 및 대안"(민현식), "일본에서의 한국어 교재 개발"(후지이시 다카요), "중국에서의 한국어 교재 개발"(장광군), "미국에서의 한국어 교재 개발"(이정노), "영국에서의 한국어 교재 개발"(연재훈), "호주에서의 한국어 교재 개발"(김영아), "러시아에서의 한국어 교재 개발"(인 알렉산드르), "대만에서의 한국어 교재 개발"(증천부)-을 손꼽을 수 있다.
    이외에도 한국어 교재론과 관련해서 이루어진 연구 성과로 "숙달도 배양을 위한 한국어 교재의 단원 구성 체제 개선 방안"(원진숙),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재 연구-구어 텍스트의 활용을 중심으로.-"(심재기·문금현)를 들 수 있고, 한국어 교육과정과 관련해서는 "한국어 교육과정 구안에 대한 논의"(박갑수), "학습자 중심의 한국어 교육과정 개발 방향에 대하여"(안경화·김정화·최은규)을 들 수 있다.
    한국어 교사 교육과 관련된 논의로 "언어 지도 교사의 전문성"(윤희원), 문화교육 방안과 관련해 "초급 단계에서의 한국어 교육과 문화 교육"(조항록), SAT II 평가와 관련해 "SAT II와 한국어 교육의 관련 양상"(손성옥), "SATII의 현황과 문제점"(문애리)에서 이루어진 논의들도 주목할 만하다.

5. 맺음말
    지금까지 2000년 한 해 동안 나온 국어교육 관련 연구 성과들을 개관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서 지난 한 해 동안 국어교육 분야에서는 국어교육학의 학적 체계화는 물론이고 다양하고 심도 깊은 연구 주제와 방법론의 모색 등으로 연구의 지평이 훨씬 더 넓어졌고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한 해의 두드러진 연구 경향으로는 선언적인 수준의 논의나 피상적인 이론의 모색 차원을 벗어나 실제적인 실험 연구가 늘어났다는 점, 국어교육 못지 않게 한국어 교육 분야의 연구 성과가 현격하게 늘어났다는 점, 학제적 성격이 강한 실용 학문답게 텍스트 언어학, 대화 분석, 문학 이론, 매체 이론, 문화론 등 인접 학문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국어 교육학에 적용한 일련의 연구 성과가 많았다는 점, 7차 수준별 교육이나 수행 평가 등의 교육 정책의 변화에 따른 실제적이면서도 현실적인 국어교육학의 대처 방안 모색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는 점, 21세기 지식 정보화 사회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다방면의 학문적 노력이 이루어졌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일련의 연구 성과들은 그 어느 해보다도 국어교육학의 학문적 역량을 튼실하게 다지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국어교육학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연구사적 의의가 적지 않다고 할 것이다.
    제한된 지면 사정으로 본고에서 미처 거론하지 못한 연구 가운데 훌륭한 연구들이 많을 줄 안다. 또 거론된 연구 중에서도 연구 성과에 걸맞게 응분의 대접을 받지 못한 연구나 제대로 소개되지 못한 것들이 있을 수 있다. 모쪼록 너그러운 양해를 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