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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2015년 제2회 원내 토론회 후기

작성자 국립국어원 등록일 2015. 3. 17. 조회수 13151

2015년 제2회 원내 토론회 후기

 

 

국립국어원에서는 2015년 제2회 원내 토론회를 다음과 같이 개최하였다.

 

주제

중국의 어문정책과 한국 고전의 오역 문제

발표자

정인갑(전 북경청화대 교수)

일시

2015년 3월 16일(월) 16:00~18:00

장소

국립국어원 2층 대회의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전 북경청화대 중문학과 정인갑 교수가 ‘중국의 어문정책과 한국 고전의 오역 문제’라는 주제로, 중국 어문정책의 제정․집행 구조 및 언어정책의 역사와 방향성, 한어(漢語)를 바탕으로 본 한국 고전의 오역 문제를 분석하여 발표하였다.

 

중국은 1954년 12월에 중국 최초의 어문정책 등을 제정 및 집행하는 기관인 ‘중국문자개혁위원회(中國文字改革委員會)’를 설립하였다. 그에 소속된 ‘문자개혁(文字改革) 출판사’는 중국문자개혁위원에서 결정된 어문정책 등을 반영하여 출판물을 간행한다. 중국사회과학원 산하에 중국의 언어문자를 연구하는 ‘어언학(語言學)연구소’가 있으며, ‘고대한어 연구실’, ‘현대한어 연구실’, ‘방언 연구실’, <‘중국어문(中國語文)> 잡지실’ 등이 있다. ‘상무인서관(商務印書館) 출판사’에 ‘공구서(工具書) 편집실’이 있으며, 주로 현대한어(現代漢語)에 관계되는 업무를 실행한다. ‘중화서국(中華書局) 출판사’에 ‘어언문자편집실(語言文字編輯室)이 있으며 주로 고대한어(古代漢語)와 관계되는 업무를 실행한다.
위의 1기관, 1연구소, 3출판사가 중국 언어문자의 정책 및 사업 전반을 이끈다.

 

‘중국문자개혁위원회(中國文字改革委員會)’는 한자의 정리와 간체화, 한자 독음의 규범화, 한어병음자모의 제정, 표준어 보급 등을 통해 중국 어문정책의 중추 역할을 수행하였다.
1950년~1965년에는 ‘한자 자형(字形)의 규범’, ‘간체자의 제정’, ‘한자 음독의 규범’, ‘병음자모의 사용’, ‘표준어 보급’ 등의 과업을 완수하였다. 1979년 개혁개방 이후로 홍콩, 대만 및 세계 각국 화교의 언어가 밀물처럼 들어오고 영어 등 외래어가 범람하기 시작하면서, ‘중국문자개혁위원회’의 명칭과 역할의 변혁이 불가피하였다. 1985년 12월에 ‘중국문자개혁위원회(中國文字改革委員會)’를 ‘국가어언문자공작위원회(國家語言文字工作委員會)’(이하 국가어위)로, ‘문자개혁출판사’를 ‘어문출판사’로 개명하였다. 1998년 2월 ‘국가어위’를 중국 교육부 산하로 귀속시키고, 부부급(副部級) 단위(차관급)로 조정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국가어위’의 역할을 ‘국가 언어문자 사업의 방침, 정책 및 법령을 관철․집행하고, 언어문자의 규범화, 표준화를 촉진하며, 문자개혁 사업을 계속 추진한다.’라고 규정하였다. 1990년대부터 ‘국가어위’는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한어(漢語)의 순결성과 규범성을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어서 한국 고전의 오역 문제를 언급하였다. 그동안 이룩한 성과는 독려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아래에 제시하는 기준에서 몇 가지 오류가 발견된다고 하였다.
첫째, 번역상의 오류가 있다.

古郡主獻靑牛
- 「역주 삼국사기」,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6, 제1권 24쪽.
번역: 고타군주가 푸른 소를 바쳤다.
정정: 고타군주가 검은 소를 바쳤다.
靑牛: 털이 검은 소
「한어대사전(漢語大詞典)」: 靑牛: 黑毛的牛。
고대 중국어에서 ‘靑’을 ‘검다’는 뜻으로도 썼다.

둘째, 쉽게 피할 수 있는 오류가 있다.

汝今忍害兄乎?
- 「역주 삼국사기」,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6, 제1권 315쪽.
번역: 네가 지금 늙은 형을 차마 해칠 수 있느냐?
정정: 네가 지금 차마 형님을 해치겠느냐?
老: 여기에서 ‘老…’는 ‘늙었다’는 뜻이 아니라 상대방을 존칭하는 접두사이다.
     한국어 ‘…님’의 용법과 비슷한 현대 중국어의 용법이다.

셋째, 현대 중국어 단어를 틀리게 번역하는 경우가 있다.

入朝尙早,立紫宸殿門。
- 「역주 삼국사기」,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6, 제1권 330쪽.
번역: 일찍이 조정에 알현하러 들어가다가 아직 일러서 자신전 문 앞에 서 있었는데…
정정: 조회하러 간 것이 아직 일러 자신전 문에서 기다린 적이 있는데

 

한국 고전 번역의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연구자들이 한문과 현대 중국어를 배울 필요가 있다. 현 고전 번역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한문으로 사고하는 체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인갑 교수의 발표에 이어 중국의 간체자, 번체자 사용 정책, 향후 중국의 외래어 정책의 방향 등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고, 국립국어원을 중심으로 한국과 중국의 어문정책 교류가 필요하다는 취지에 공감하며 토론회가 마무리되었다.

 

중국의 어문정책과 한국 고전의 오역 문제라는 주제에 대한 토론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