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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제3회 원내 토론회 후기

작성자 국립국어원 등록일 2018. 1. 22. 조회수 94478

 

 

2017년 제3회 원내 토론회 후기

 

 

국립국어원에서는 2017년 제3회 원내 토론회를 다음과 같이 개최하였다.

 

학회/행사

주 제

한글과 멋글씨

발표자

이상현(멋글씨 작가)

일 시

2017년 10월 17일(화) 15:00~17:00

장 소

국립국어원 2층 대회의실

 

 올해 세 번째 원내 토론회는 한글의 활용에 초점을 두어 멋글씨 작가를 모시고 원내 토론회를 진행하였다. 한글을 학술적 대상으로만 보았던 익숙한 시각에서 예술적 표현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으로의 변화를 꾀하였다. 한글을 다각도로 체험하고 인지하여 다채롭게 한글과 우리말을 접하는 기회가 되었다.

 멋글씨는 대중에게 ‘캘리그래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중에게 익숙하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불과 십수 년 전에 상품명 표기부터 시작했던 멋글씨는 이제 우리 생활 곳곳에서 볼 수 있을 만큼 위력이 대단하다. 동양적인 매력을 앞세워 드라마·영화·책·음반의 제목, 달력, 광고까지 두루 아우르고 있다.

 한국의 캘리그래피는 동양적인 서체에 기반한 까닭에 고즈넉한 맛에 더하여 필압와 작성 속도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는 장점을 겸비하고 있다. 강연자는 이런 특성을 살려 국어의 음성상징어를 캘리그래피로 작업한 결과물을 소개하기도 하였다. 묵직하고 선명한 느낌에는 먹물을 듬뿍 묻힌 붓을 천천히 힘있게 내려 긋고, 날카롭고 가벼운 느낌을 나타낼 때는 먹물이 마른 세필로 다소 거칠면서 빠르게 획을 그어 표현한다.

이렇듯 인쇄 활자보다 더 풍부하게 감성이 전달되는 특성 덕에, 멋글씨는 단순히 보기 좋은 서체를 넘어서 제품이나 대상의 특성을 충분히 담아내는 그릇이 되기도 한다. 책의 내용과 정서를 담아 책 제목에 반영하기도 하고, 음식의 맛이나 연상되는 분위기를 서체에 담아 내기도 한다. 이것이 소비자의 이목 끌기가 곧 판매량과 직결되는 관련 업계에서 근래에 멋글씨를 자주 찾는 이유이다.

 또한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경우 외에도 순수 미술의 대상이자 수단이 되기도 한다. 한글은 도형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직선과 원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이를 활용한 그림을 무궁무진하게 그릴 수 있다. 거기에 다양한 필사 도구, 필압, 속도, 구성 등의 변괴가 더해지면 더욱 다채로운 표현이 가능하게 된다. 뜻이 있는 글자라면 그 의미를 표현을 통해 드러내는 것도 가능하다.

 강연의 일환으로 참가자의 이름을 즉석에서 멋글씨로 써 주는 시연이 있었다. 참가자의 이름을 구성하고 있는 획과 획수를 고려하여 참가자에게서 느껴지는 분위기 등을 멋글씨 이름에 고스란히 묻혀 내는 모습에서, 참가자 모두가 멋글씨의 아름다움에 함빡 빠질 수 있었다. 한글을 달리 보는 기회를 가짐으로써 한글의 또다른 매력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한글과 멋글씨라는 주제에 대한 토론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