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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제2회 원내 토론회 후기

작성자 국립국어원 등록일 2016. 7. 27. 조회수 18021

   

2016년 제2회 원내 토론회 후기

 

2016년 7월 25일 / 국립국어원 어문연구과

 

 

 국립국어원에서는 2016년 제2회 원내 토론회를 다음과 같이 개최하였다.

 

주  제

  일제 강점기 신문 고민 상담을 통해 본 국어의 변화

발표자

  전봉관(한국과학기술원 인문사회과학부 교수)

일  시

  2016년 7월 25일(월) 16:00~18:00

장  소

  국립국어원 2층 대회의실

 

 이번 토론회에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봉관 교수가 ‘일제 강점기 신문 고민 상담을 통해 본 국어의 변화’라는 주제로, 1930년대 근대 한국의 사회 현상, 가치관, 그에 따른 언어 사용을 확인할 수 있는 신문 고민 상담 사례<조선일보>에 1931년 9월 18일에서 1940년 3월 27일까지 연재되었던 고민 상담 코너 ‘어찌하리까?’를 중심으로)를 정리하여 발표하였다.

 

 1930년대는 전통적인 조선의 사회상에서 벗어나 근대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사회·문화적 충돌과 혼란이 있던 시기이다. 결혼, 교육 등에서 다양한 사회 변화가 나타나면서 전통적인 제도나 가치관이 그 시대의 유행과 대립하게 되었다. 이는 ‘무엇이 윤리적인 것인가’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어찌하리까?’에 나타난 여러 사연과 상담 내용은 당대의 사회상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예이다. 발표자는 80여 년 전 과거를 설명하고 비판하기보다는, 그 시대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자 하는 것임을 설명하였다.

 

 ‘어찌하리까?’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 사례는 조혼에 관한 것이다. 여전히 뿌리 깊게 남아 있던 조혼의 풍습으로 인해 5세 이하의 영유아까지도 배우자가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았으며, 남성이 훨씬 어리고 여성이 나이가 많은 부부가 많았다. 이로 인해 어린 남편이 자라 학업을 시작할 나이가 되었을 때에는 남편보다 나이가 많은 아내에게 사랑을 느끼지 못해 다른 여성과 연애를 하거나, 본처를 무식하다 하여 돌보지 않는 등 가정 유지, 연애에 대한 고민이 고스란히 ‘어찌하리까?’에 나타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고민에 대한 답변이 주로 여성이 참고, 남성을 이해하라는 쪽으로 치우쳐 있어 고민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못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시대의 또 다른 모습으로는, 학업에 뛰어 드는 여성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신여성들은 학교에서 만난 남학생들과 자유연애를 하곤 했으나, 남학생들 대부분은 조혼의 풍습으로 인해 고향에 이미 아내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 발표자는 이로 인해 첩이 된 신여성과 본처인 구여성 사이에 갈등을 조장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었다고 설명하였다.

 

‘어찌하리까?’에는 성폭력이나 성희롱에 대한 고민 상담도 실렸는데, 이에 대한 답변은 ‘혼자 숨기고 조심하라.’, ‘이해심 있는 남편을 구하시오.’ 등으로 성폭행의 원인이 피해 여성에게 있다는 것으로 대답하는 경우가 많았다. 발표자는 1930년대 한국의 여성에게는 엄격한 정조 관념을 요구하면서도, 강제로 정조를 앗아간 성폭력 가해자를 찾아내 처벌하려는 노력은 등한시하던 모순된 모습에 대해서도 지적하였다.

 

 또한 사회가 변하면서 진로에 대한 고민, 영어 공부에 대한 고민 등도 함께 다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발표가 끝난 후 현대에서 더 다듬어진 가정과 결혼 관련 가치관, 그 시대의 ‘본처’로 일컬어지던 여성의 인권 보장 문제, 상담에서 답변자가 주로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일본에서 넘어온 연애의 개념이 1930년대 한국의 연애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등에 대하여 질의응답을 하였다. 1930년대 근대 한국의 사회 현상, 가치관, 그에 따른 언어 사용을 확인하고, 우리의 언어 생활이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공감하며 원내 토론회를 마쳤다.

 

 일제 강점기 신문 고민 상담을 통해 본 국어의 변화라는 주제에 대한 토론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