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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2015년 제1회 원내 토론회 후기

작성자 국립국어원 등록일 2015. 2. 24. 조회수 13689

2015년 제1회 원내 토론회 후기

 

 

국립국어원에서는 2015년 제1회 원내 토론회를 다음과 같이 개최하였다.

 

주제

훈민정음(訓民正音) 연구를 위한 기본 지식

발표자

정우영(동국대 교수)

일시

2015년 2월 23일(월) 16:00~18:00

장소

국립국어원 2층 대회의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동국대학교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정우영 교수가 ‘훈민정음(訓民正音) 연구를 위한 기본 지식’이라는 주제로, ‘훈민정음(訓民正音)’과 관련된 정확한 기본 지식 제공을 위한 훈민정음의 원천 문헌인 ≪훈민정음≫ 해례본과 언해본을 분석하여 발표하였다.

 

‘훈민정음(訓民正音)’이라는 명칭은, 크게 ‘문자체계’와 ‘책이름’에 사용되고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세분해 말하면, 첫째, 1443년 12월에 조선 세종이 창제한 문자체계의 이름(오늘날의 ‘한글’), 둘째, 문자 ‘훈민정음’을 한문으로 해설한 책이름(≪훈민정음≫ 해례본(解例本)), 셋째, 한문 해설서 중에서 ‘어제서문’과 ‘예의(例義)’ 부분을 우리말로 번역한 책이름(≪훈민정음≫ 언해본(諺解本)) 등 3가지가 쓰이고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解例本)과 ≪훈민정음≫ 언해본(諺解本)은 ‘훈민정음’의 원천 문헌이다. ‘훈민정음’에 관한 대부분의 정보는 이 책들의 내용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이것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곧 훈민정음을 정확히 이해하는 길이며, 나아가 훈민정음을 연구할 수 있는 기본 정석(定石)이라 할 수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 ‘예의편(例義篇)’은 조선 세종(世宗)의 글로서, ‘세종서문’과 ‘예의(例義)’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예의편’이라고 하는데, ‘세종서문’에는 세종의 ‘訓民正音’ 창제 취지가 밝혀져 있고, ‘예의’에는 ① 문자 ‘훈민정음’의 자모 규정으로 초ㆍ중ㆍ종성의 자형과 음가 등이, ② 국어의 문자화(文字化)를 위한 ‘문자 운용 규정’이 제시되어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 ‘해례편(解例篇)’은 세종의 글인 ‘예의’를 바탕으로 정인지를 비롯한 집현전 학자 8명이 작성한 해설 부분이다. <제자해>에서는 ‘훈민정음’을 만든 원리를, 초성해ㆍ중성해ㆍ종성해에서는 각각 초성ㆍ중성ㆍ종성에 대한 해설을, 합자해에서는 초성ㆍ중성ㆍ종성을 합쳐 쓰는 방법을 해설하였다. 산문으로 된 각 해(解)의 끝마다 ‘결왈(訣曰)’이라 하고 앞서 해설한 내용을 운문인 7언의 한시로 압축해 표현한 것이 특이하다.

 

훈민정음의 해례본과 언해본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에 주목해야 한다.

첫째, ‘세종서문’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정인지서’를 제1의 보충ㆍ해설 자료로 삼아서 정확히 독해하는 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인지서’는 ‘세종서문’에 대하여 2/3 분량에서 “자세하게 해석을 붙인다.[詳加解釋]”는 관점으로 해설ㆍ보충ㆍ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종성부용초성(終聲復用初聲)” 규정은 ‘해례편’의 <제자해(制字解)>뿐만 아니라 ‘표기 규정’과 관련되어 있는 <종성해(終聲解)>와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 규정은 비록 하나의 문장으로 되어 있지만, ‘종성 제자(制字)에 관한 규정’과 ‘종성 표기(表記)에 관한 규정’의 두 가지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고안된 중의적 규정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1447년 ≪석보상절≫ 간행 시에 ≪훈민정음≫의 언해본이 간행되었다는 견해도 있으나, ≪석보상절≫이 만들어지면서 책 안에 들어 있는 범어의 중국어 표기를 읽기 위한 필요에서 이미 1446년 12월 말 정도에 번역ㆍ간행된 ≪훈민정음≫ 언해본에 한음치성(漢音齒聲) 규정만을 추가 번역해 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훈민정음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연구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첫째, 대한민국 대표 사전인 ≪표준국어대사전≫에 기술된 훈민정음 관련 정보의 표준화 및 보완 정비가 시급하다. 문자체계의 명칭인 ‘훈민정음’이나 ‘정음’의 개념을 비롯하여 아직도 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용어들, 그리고 정확하게 해설되지 않은 것들이 여러 개 발견된다. 둘째, ≪훈민정음≫ 해례본을 컴퓨터그래픽으로라도 복원할 필요가 있다. 훈민정음 연구자들의 연구 역량을 결집해 국가적인 사업으로 복원하여 보급할 필요가 있다. 셋째, 한국의 고전(古典)이자 세계기록유산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표준 번역하고, 이를 바탕으로 외국어 번역본을 보완해 제작할 필요가 있다. 전통문화의 계승과 발전은 후속 세대들에 달려 있는데, 한자ㆍ한문을 해득하지 못하는 ‘한글세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추세를 감안하더라도 이 사업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70여 년간 축적된 훈민정음 연구와 관련 분야 연구자들의 진지한 학문적 토론을 거쳐 표준화된 공역 추진이 필요하다.

 

정우영 교수의 발표에 이어 훈민정음 제목의 의미와 해석, 훈민정음 해례본에서 혼용되는 ‘자(字)’와 ‘성(聲)’의 차이, ‘종성부용초성(終聲復用初聲)’의 중의적 규정 등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고, 훈민정음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정확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취지에 공감하며 토론회가 마무리되었다.

 

훈민정음 연구를 위한 기본 지식이라는 주제에 대한 토론 사진